진흙속의연꽃

불자가 본 '신의 길 인간의 길'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19. 10:00

 

불자가 본 '신의 길 인간의 길'

 

 

 

 

예수는 가공인물이라는데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불교인도 이 프로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첫회를 보고 나서 예수가 실제 인물이 아니라 신화적인 인물이었다는 말에 대하여 놀라워 하는 모양이다. 방송에서 나오는 예수는 실제로 존재 하였던 인물이지만 여러 종교와 신화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가공의 인물일 것이라고 말 하고 있다.

 

예수가 신화적인 인물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 부터 있어 왔다. 특히 '예수는 신화다'라는 책이 출간 되고 나서 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국내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기독교측의 반대로 인하여 절판 되었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보려고 해도 목록에는 나와 있지만 실제로 볼 수 없었다. 그런데 sbs에서 프로를 방영 한다고 나오자 누군가 인터넷에 올려 놓은 모양이다. 책 전문을 다운 받을 수 있게 해 놓은 것이다. 물론 무료이다.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 하는 시대이다.

 

붓다와 무함마드 같은 경우

 

오강남 교수의 '예수는 없다'라는 책이 있다. 캐나다에서 활동 하는 개신교인 종교학자이다. 그의 책을 읽어 보면 '신화는 없다'라는 책을 많이 인용 하고 있다. 그 책에서도 예수는 역사적인 인물이 아닌 만들어 낸 가공의 인물일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도올 용옥은 그의 강의에서 말하기를 성지순례를 다녀 보았지만 예수의 뚜렷한 유적이나 유물을 발견 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유적지라고 보여 주는 것이 진짜인지 의문 스럽다고 말 하고도 있다. 그러면서 붓다의 경우를 예를 들고 있다. 탄생지 부터 열반지 까지 4대성지 또는 8대성지가 잘 보존 되어 있고 또한 기념비나 석주가 있어서 역사적으로 실제 하였던 틀림 없는 역사적인 인물일 것 이라는 것이다. 또 이를 뒷받침 하는 여러 사건이 경전에도  상세히 묘사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 역시 역사적인 인물로 나와 있다. 방송에서 보는 그의 행적은 지금도 뚜렷이 남아 있고 성지순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가장 가까운 시기에 태어났고 예수 같이 신격화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무함마드 보다 시기적으로 1000년 전에 태어났고 예수보다 500년 전에 태어난 붓다도 역사적인 인물인데 반하여 예수는 왜 신화라고 하는 것일까.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다투는 이유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예수는 보통인간과 다른 사람으로 알려 져 있다. 바로 신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신인 '하나님'이 육화된 모습이라고 하는 것이다. 인간의 몸을 빌어 이 세상에 나셨다는 것이다. 이 부분 대승불교에 있어서 붓다의 탄생 설화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화신불(化身佛)'로서의 붓다이다. 그러나 붓다는 후세에 신의 길로 가지 않았고 인간의 길로 갔다는 점이 다를 것이다.

 

방송에 나오는 내용과 같이 인간 예수가 실제로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다 주변의 종교 영향 등으로 인하여 전설과 신화가 추가 되면서 인간 예수가 신의 아들로 변했다고 보는 것이다. 전혀 다른 인물이 탄생 된 것이다. 예를 들면A라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에다 B라는 사람의 신체적인 특징과 또 C라는 사람의 신체적인 특징이 첨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과연 본래의 A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 합성사진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장점만 모아 놓은 게임의 막강한 케릭터가 상상 된다.

 

종교의 교주나 창시자는 예외 없이 이상적으로 묘사 되어 있다. 그리고 완전한 인간상에 가깝다. 그러나 신격화 되는 경우는 기독교 에서 발생 하였다. 이점이 이슬람에서 기독교를 인정 하지 않는 제1의 요소라고 방송에서 말한다. 인간이 신이 될 수 없고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 한다면 창조주에게 대단히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일 뿐 그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비록 같은 신을 믿는 한 뿌리이며 형제 종교 일지라도 이 부분에 있어서 첨예 하게 대립하고 있고 갈등과 긴장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의 이름으로 전쟁도 불사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 한다.

 

제목에 다 나와 있는 방송내용

 

이번 방송의 내용은 이미 제목에 다 나와 있다. '신의 길 인간의 길'이 제목 이지만 내용은 '신의 아들인가 아니면 인간의 아들인가'이다. 한 인물을 두고 신격화 하느냐에 하지 않느냐에 따라 그 인물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재탄생 하는 것이다. 예수 같은 경우는 신격화 되었으므로 여러 요소들이 포함 되어서 신화적인 인물이 되었다. 반면에 신격화 되지 않은 붓다나 무함마드는 그 모습 그 대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실재 하였으므로 유적지가 남아 있고 경전에도 생생하게 묘사 되어 있다. 그리고 천수를 누리고 인간과 똑 같이 살다 죽었다. 그러나 예수와 같은 경우는 그 일생도 짧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입증할 만한 뚜렷한 유적이 없다. 다만 신화적인 요소가 풍부 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예수를 역사적으로 존재 하지 않은 가공의 인물일지 모른다고 생각 하는 것이 이 프로의 이야기이다. 이 부분은 매우 민감한 주제라서 기독교의 반발이 매우 심하다고 알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방송과 인터넷을 통하여 몰랐던 사항이 알려 지고 은폐 되었던 사항이 노출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시대에 들어 와서 모든 정보가 낱낱이 오픈되고 있는 상황에서 알만한 사람은 알고 있고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모르고 있었던 사람에게는 충격으로 다가 왔을 것이다.

 

진리 그 자체로서의 '하나님' '비로자나(Vairocana)불'

 

4부에서 한신대 김경재 교수의 마지막 멘트가 나온다. 진리도 하나이고 구원의 길도 하나라고 주장 하면 다른 종교의 가르침은 전부 무시 된다는 것이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의 전형적인 특징이 바로 독선적인 교리와 배타적인 구원관인 것이다. 그래서 같은 뿌리에서 나온 사촌 종교나 형제 종교 일지라도 해석 하는 방법에 따라 전쟁을 불사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이다. 또 유일신교의 특징은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고 구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설자리가 없어질까도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신의 길'로 가는 종교가 강력한 흡입력도 있지만 때로는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함을 알 수 있다.

 

김경재교수는 기독교인이 알고 있는 '하나님'의 개념을 좀 더 확대 해석 하라고 말한다. '진리 그 자체' '우주 그자체'의 보편적인 하나님을 받아 들이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으니 대승불교의 '비로자나불(Vairocana, 바이로차나)' 이 생각 난다. 비로자나불은 한자어로 '법신불(法身佛)' 이다. 여기서 법은 다르마(Dharma)로서 진리를 말한다. 즉 법신불이라 불리우는 비로자나불은 진리 그 자체를 말한다. 김경재 교수가 생각 하는 하나님 이나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비로자나는 알고 보면 같은 뜻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우리말로 '()'이라고 말하지만 미국에서는 '스노우(Snow)' 라고 말한다.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스노우' 하면 못 알아 들었지만 지금은 '스노우' 하면 어느 정도 알아 듣는다. 국민들의 교육수준과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방송이나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이제 '' '스노우'는 같은 개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야훼'와 이슬람교에서 말하는 '알라' 그리고 도교에서 말하는 '' 그리고 불교에서 말하는 '비로자나'가 같은 대상을 두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려 진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대상이라는 것을 알기 까지 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스노우'가 같은 뜻이라는 것을 알기 까지 수십년이 걸렸듯이 몇 십년이 걸릴지 몇 백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다만 정보통신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높아 짐에 따라 급격하게 알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실을 크리스찬과 불자들은 어떻게 받아 들일까.

 

 

 

200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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