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갈매기와 함께한 오이도, 바다의 공덕을 생각한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21. 15:47

 

갈매기와 함께한 오이도, 바다의 공덕을 생각한다

 

 

 

 

수도권에서 부담 없이 바다구경 할 수 있는 곳

 

택시 하는 분에게 물어 보았다. 요즈음 교통이 어떻느냐고. 그랬더니 확실하게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5프로에서 10프로는 차가 줄어 들었다고 한다.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차를 놓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 졌다. 왠만 하면 대중교통을 이용 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닌다. 물건 하나 사기 위하여 가까운 할인점을 굳이 차을 끌고 가는 수고를 하지 않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는 소비가 줄어 들고 전반적으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놀러 가는 것도 멀리 가지 않고 가급적 가까운 곳을 찾기 마련이다. 특히 돈 없는 서민들이나 소시민들은 여름 휴가철이 되어도 멀리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가까운 산이나 계곡 또는 바다를 찾는다.

 

여름 하면 먼저 바다가 떠 오른다. 일상에서 벗어나 머나먼 곳으로 떠나 원시와 만나고 싶은 것이다. 동해안도 좋고 남해안도 좋지만 장거리라 부담 스럽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 서해 바다이다. 그 중에서도 대중교통으로 손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마 '오이도' 일 것이다. 전철이 연결 되어 있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전철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수도권에서 바다 구경 할 수 있는 곳이 이만한 데가 있을 까.

 

 

 

 

나열 해본 바다의 여섯 가지 공덕

 

바다를 바라보면 시원하다. 툭 터진 전망에 아스라이 수평선이 보이고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다. 그리고 넘실거리는 파도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명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바닷바람 한번 쏘이자고 먼 거리를 찾아 오는 모양이다.

 

바다의 특징이라는 것이 있다. 첫째로 바다는 모든 강물이 합류 하는 곳이다. 큰강이든 작은 강이든 종착지는 바다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받아 들이고 절대로 되돌려 보내지 않는다. 둘째로 바다는 그 양이 항상 일정 하다는 것이다. 강물은 끊임 없이 유입되지만 결코 넘치는 법이 없다. 유입되는 것 만큼 증발 되어서 그 양을 항상 일정 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바다의 물맛은 늘 일정 하다. 어느 나라의 어느 바다에 가도 그 맛은 다 똑같다. 굳이 전세계에 있는 바다의 물맛을 다 보지 않아도 한 숫가락의 맛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넷째 바다는 숨겨진 보물창고와 같다. 바다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마어마한 진기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을 지라도 들어가면 이제 까지 보지 못 하였던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다. 다섯째 바다는 늘 청정 하다. 오물이나 불필요한 물건은 모두 밀어 내어 버린다. 가끔 해안가에 가면 밀려 떠 내려온 여러가지 물건을 볼 수 있다. 지난번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가 났었을 때 바다 한가운데 남지 않고 모두 해안가로 밀려 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배가 난파 하면 반드시 부근 해안가에 당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다. 이 모두가 청정함을 유지 하는 바다의 특성이다. 여섯째 바다는 단순하다. 단순하기 때문에 꾸밈이 없다. 그리고 거짓이 없다. 도시와 산과 들은 온갖 것들이 다 모여서 이루져 있지만 바다는 물과 바람과 파도와 파도 소리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인공적인 냄새를 맛 볼 수 없다. 자연 그대로 그리고 원시그대로의 모습이다. 100만년 전이나 천만년전에도 그랬을 것이고 100만년 후나 천만년후도 그럴 것이다.

 

 

 

 

바다에 비유한 말들이 많은 까닭은

 

불교에서는 바다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많이 한다. '업의 바다' '고통의 바다' '삼매의 바다'니 하는 말들이다. 단순히 업이나 고통 또는 삼매라고 말하는 것 보다 뒤에 바다를 붙여 놓으면 그 뜻이 좀 더 분명하게 전달 되기 때문일 것이다. 바다와 같이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하늘도 있지만 굳이 바다를 비유로 드는 것일까. '업의 하늘' '고통의 하늘' '삼매의 하늘'이라는 말이 있을 법 하지만 그런 말은 없다. 이와 같이 바다는 어떤 비유을 할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치 바다를 하나의 꿈틀거리는 커다란 생명체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태풍권에 있는 오이도는 비가 무섭게 내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아 졌다가 다시 억수로 비가 퍼붓는 변화무쌍한 일기를 보여 주었다. 태풍이름도 우리나라 이름인 '갈매기'이다.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갈매기라고 부르는지 알 수 없다.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 하고 일요일을 맞아 바닷바람 쏘이기 위하여 낭만을 찾기 위하여 사람들이 나와 있다. 요즘 같이 기름 값도 오르고 경제도 어려운 이때 멀리 가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바닷구경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그 것도 바다의 여섯가지 공덕을 생각 하면서.

 

 

 

포구에서 바라본 상가

 

 

 

 

 그믈망

 

 

 

 

멀리보이는 송도 신도시

 

 

 

 

만조가 된 바다

 

 

 

 

비오는 오이도 포구

 

 

 

 

 

비가 와도 낭만은 있는 모양이다.

 

 

 


 

 

 

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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