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불교가 처한 현실을 보면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24. 11:18

 

불교가 처한 현실을 보면

 

 

참기 힘든 고통의 순간

 

깍지낀손이 저려 온다. 벌써 수십분이 지났을 것이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무너질 것 같다. 그러나 누구하나 무너지지 않고 악으로 오기로 버티고 있지만 그 고통은 더욱 더 가중 된다. 마치 1초가 1년만치나 길게 느껴진다. 군대에서 기합받는 장면중의 하나이다. 원산폭격이라 불리우는 '머리박기'와 더불어 '깍지끼고 업드려 뻗쳐'는 대표적인 단체기합중의 하나이다. 기합을 받는 중에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오로지 이상황을 벗어 나고픈 마음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기합을 주는 사람은 따로 있고 기합을 푸는 것도 그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렇다고 기합을 안 받을 수 없고 자신의 맘대로 풀 수 없다. 자기 의사와 관계 없이 의무적으로 오게 된 집단에서 당하는 고통은 그 집단에 들어 와 있는 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저항 하게 된다면 더 가혹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러지도 저로지도 못하고 오로지 시간만 가기만 기다릴 뿐이다. 그 집단을 벗어 났을 때 흔히 하는 말로 그 쪽을 향하여 오줌도 누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을 부정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전교생이 모인 운동장에서 정기예배가 열리고 있다. 한명도 빠짐 없이 참석해야 하는 중요한 학교행사이다. 그 날 따라 외부초청강사는 가슴을 울리는 명설교를 하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정서가 맞지 않는 학생들은 딴전을 피우거나 듣는 채 마는 채 하거나 마음속으로 모두 부정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심리를 어떻게 파악 했는지 그 강사는 정곡을 찌른 것이다. 마음 속으로 계속 부정 하던 학생 입장으로 보아서는 그 순간 뜨끔 했을 것이다. 강제로 동원하여 꼼짝 없이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그냥 앉아만 있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열열히 부정 하고 받아 들이지 않고 있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 버린 것이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무장 해제를 시켜 놓고 그 설교는 계속 되었다. 하루빨리 지겨운 이야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벗어 났을 때 역시 그쪽 방향을 쳐다 보는 것 조차 무의식적으로 허락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사회는 관습과 인습과 제도와 시스템에 의하여 움직인다. 때 되면 교육을 받아야 하고 국방의 의무도 다 해야 한다. 또 일을 해야 하고 돈을 벌면 세금도 내야 한다. 이른바 국민의 4대 의무이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하지 않으면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고 사회의 낙오자오로서 낙인 찍히기 쉽상이다. 따라서 4대의무는 어느정도 강제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에 교육과 국방의 의무는 피 하기 힘들다. 꼼짝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일정 기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개인의 인권은 무시되고 짓�히기 일쑤이다. 특히 가장 감수성이 민감한 청소년기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황금 같은 시기인 청년기의 집단생활은 여로모로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제도라는 이름아래 자행되고 있는 폭력이라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만 있는 것일까.

 

종교가 지배하는 사회는

 

'신의 길 인간의 길' 프로를 보면 이슬람에 대한 설명이 꽤 길게 나온다. 몰랐던 사항이나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려 주었다는 의미에서 돋 보이는 프로중의 하나이다. 종교가 그 사회를 지배 하였을 때 집단 광기로 발전 하는 것은 필연인 모양이다. 이해 할 수 없는 그들의 신앙에 대한 열정을 보면 섬뜻 하기도 하고 종교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지배된 사회가 반드시 이상적인 사회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전체주의적인 사회분위기 아래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은 무시 되기 일쑤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진리도 하나이고 구원도 하나라는 유일신교의 교리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를 남겨 두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분명히 거기에 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서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 하고 제도와 관습 때문에 따라 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학교에서의 강제종교교육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나 유사한 모습을 보고서 착잡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역사적으로 중세를 암흑시대라고 말한다. 정치 경제 문화등 사회전분야가 종교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좌지우지 되던 시대이다. 여기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되면 추방 될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내 놓아야 하는 시대 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용감하게 이의를 제기 하고 제도 개선을 해 나간 세력이 개신교의 시작일 것이다. 그런데 중세와 같은 암흑기를 우리나라의 학교에서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생각까지도 통제하는 설교는 정신적인 감옥을 만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벌써 수십년 동안 이런 인권침해 사태가 계속 되고 있다. 대부분은 제도에 묶여서 꼼짝 없이 참고 견디지만 일부 용기 있는 학생은 이의를 제기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도와 시스템은 이를 허락 하지 않는다. 퇴학처분이라는 극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극형이 두려워 참고 견디고 마음속으로 부정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불교가 처한 현실을 보면

 

MB정부가 들어서면서 종교간의 차별이 더욱 더 심화 되고 있다고 한다. 공직자의 노골적인 선교행위를 비롯하여 불교계를 서운 하게 하는 각종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견 되고 있다. 향후 5년간 이런 행위가 반복 된다면 불교는 더 이상 존속자체가 어려워 질 지 모른다. 그나마 전통문화세력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 지고 있는 불교가 사라지면 이나라는 완전한 기독교 국가로 재탄생 될 것이다. 이런 점을 우려 하여 교계는 매우 심각 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 같다. 과거와는 다르게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실제로 대응 자체도 매우 강경함을 알 수 있다.

 

인도불교가 멸망한 원인에 대한 새로운 책이 소개 되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사실은 이슬람의 무자비한 탄압과 살육으로 인하여 멸망했다고 알려져 왔으나 실지로는 사회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소멸 되었을 것이라고 충격적으로 말하고 있다. 땅 끝까지 전도 하겠다는 공격적인 개신교와 전통문화를 수용 하면서 급격하게 세력을 확장 하고 있는 가톨릭을 보면서 불교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지 고민 할 때라 생각 된다. 단순히 기독교와 정서가 맞지 않는 사람들의 집합체라 생각 하고 안이하게 대응 한다면 인도와 같은 상황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외부의 충격에 대하여 무기를 들 수는 없다. 그러나 효과적인 방어 수단은 있을 수 있다. 바로 시위 하는 것이다. 헌법에서도 보장된 국민의 정당한 권리이다. 침묵으로 일관 한다면 더 얕잡아 보고 더욱 더 깊숙히 찌를 것이다. 동국대 로스쿨 탈락이나 불교차별 보도가 우연은 아니다. 반응이 없으면 계속 밀어 붙이게 되어 있다. 한 목소리를 내고 정당하게 주장 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다. 한 쪽에서는 후려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런 지도 모르고 태평 하다면 소수종교로 전락 하고 말 것이다.

 

미션스쿨에서 종교경험은 매우 쓰라린 경험이었다. 종교가 완전히 사회를 지배 하였을 때 바로 그 와 같은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 하겠는가. 마치 이슬람에서와 같이 완전하게 사회를 통제 하는 그런 사회에서는 정신적으로도 도망갈 여지를 남겨 두지 않을 것이다.

 

 

 

 

2008-07-2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