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조계종 총무원장 과잉검문, 우발적 실수인가 계획적인 도발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30. 22:59

 

조계종 총무원장 과잉검문, 우발적 실수인가 계획적인 도발인가

 

 

우연적인 사건과 계획적인 사건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 사츠에이 전쟁이 있었다. 사츠마번과 영국과의 전쟁이었다. 그런데 이 전쟁의 발발 원인이 우연적인 사건에서 기인 했다는 것이다. 사츠마번주가 지나가는 길목에 영국상인이 마침 말을 타고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수행하는 무사가 말에서 내려 예를 갖출것을 요구 하였으나 영국상인은 말을 알아 듣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갔던 모양이다. 이 것을 본 무사는 그 자리에서 "일본무사의 검맛을 보여 주겠다"고 말하면서 목을 베어 버렸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영국에서는 관련자 문책을 요구 하고 배상을 요구 하자 사츠마번은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 하였다. 결국에는 양측간에 전쟁으로 비화 되기에 이르렀다.

 

사라예보 사건이 있었다. 세계사에 나오는 유명한 사건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가 탄 마차를 18세의 대학생이 폭탄테러를 감행 한 것이다. 보스니아 태생인 이 청년은 오스트리아-헝가리로부터 독립하여 독립국인 세르비아와 합칠 것을 원하고 계획적으로 테러를 한 것이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범슬라브계와 독일을 지원 받는 범게르만계의 싸움으로 변질 되고 전세계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이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1998년에 제주도 원명선원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 났다. 범인은 자신이 기독교인이라 밝히고 자신이 불을 질렀음을 당당하게 밝혔다. 소속 교단에서는 우발적으로 벌인 방화 사건으로서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간주 하였다. 이 건으로 인하여 종교간의 갈등이 본격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이후에도 크고 작은 방화 훼불 사건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미치광이나 이단의 소행으로 치부 하고 자신들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일관 하고 있다.

 

우발적 실수인가 계획적인 도발인가

 

불교계의 최고 수장이 경찰로 부터 모욕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충격적인 것은 총무원장 차량인 것을 알면서도 강제검문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량내부는 물론 트렁크까지 검색 하면서 "총무원 차량이니까 더욱 철저히 검문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마치 범법자 취급을 했다는 것이다. 불교계 최고의 어른이 마치 불신검문을 받는 잠재적인 범법자로 떨어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경찰의 해명은 초심자의 우발적 실수라고 말하면서 의도적인 검문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만일 우발적인 사건 이었다고 한다면 그 경찰관은 반 불교적인 타종교 신자 이었음에 틀림 없다. 아무리 초심자라 하더라도 총무원장을 밝혔음에도 불구 하고 더욱 더 철저하게 검사 해야 된다고 말하고 트렁크까지 샅샅이 뒤지는 것으로 보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만일 불자 이었다면 그 정도 까지 할 수 있었을까. 무신론자라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켰을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뻔히 알면서도 원리원칙대로 했다는 것은 어떤 종교적인 신념을 가지고 모욕을 주기 위하여 저질렀다고 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 반면에 계획적인 사건이었다면 어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의도로 엿보인다. 일종의 도발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의중을 떠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밀어 붙이고 세게 나오면 담당자 실수라고 떠 넘기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방화사건이나 훼불사건이 났을 때 흔히 보는 미치광이나 이단의 소행으로 떠 넘기는 것과 같다.

 

 

 

 

종교편향을 넘어서 이제는 불교탄압으로

 

경찰은 우발적인 사건이라 주장 하고 불교계는 의도된 계획적인 사건이라 주장 하고 있다. 어느 경우이든지 불교계는 큰 상처를 입었다. 스님들 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자존심을 몹시 상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회 전분야에 걸쳐서 진행되고 있는 불교편향을 넘어서 이제는 불교탄압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우발적인 사건이 전쟁으로 비화 되는 것을 보아 왔다. 그리고 계획적으로 도발을 하여 전쟁으로 확대 시켜 가는 것을 보아 왔다. 단기전이든 장기전이든 승부는 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종교전쟁은 양상이 다르다.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지 않는다. 대를 이어서 수천년간 전쟁을 벌여 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로 유일신을 믿는 종교끼리 전쟁이다. 다행이 불교는 종교전쟁을 벌인 역사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자꾸 딴지를 걸거나 틈만 나면 깍아 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럼에 따라 점점 호전적으로 가게 만드는 것이다. 수행정진에 열심히 해야할 스님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고 불자들 가슴에 분노를 쌓이게 만든다. 이렇게 시비를 걸고 싸움을 걸어 오는 것이 저들의 전략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불교계 최고수장이 수모를 당했다는 사실은 사실상 종교탄압의 신호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008-07-3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