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조계사의 불교계 굴욕, 제2의 법난을 예고하는 것일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30. 09:34

 

조계사의 불교계 굴욕, 2의 법난을 예고하는 것일까

 

 

총을 든 군인들이 사찰에 난입하였다. 그리고 스님들을 마구 폭행하고 잡아 가두었다. 1980년에 일어난 이른바 10.27법난 사건이다. 현대불교계의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기록된 10.27법난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 때의 상황을 어느 스님이 표현하기를 "술취한 남편에게 영문도 모르는채 두둘겨 맞는 아내"와 같았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아침에 라다오 뉴스를 듣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두군 거리는 마음을 진정 할 수 없었다. 불교계 최고의 수장이라는 총무원장의 차를 검문검색하는 가 하면 신분증요구를 하며 트렁크를 열어 보는 등 샅샅이 수색하였다고 한다. 모니터링용으로 보는 보수신문 중의 하나인 D일보를 보았다. 이에 대한 기사는 단 한 줄도 볼 수 없었다. 그 대신에 검찰의 PD수첩에 대한 중간 발표에 대한 기사로 도배 되어 있었고 서울시교육감 선거일을 맞아 칼럼에는 노골적으로 보수후보의 지지를 유도 하는 글만 볼 수 있었다.

 

불교계가 현정부에 대하여 느끼는 소외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 분위기는 한국불교 총본산인 조계사에 가 보면 알 수 있다. 정부의 잘못된 종교편향 정책을 항의 하는 각종 현수막이 말해 준다. 그 중에 MB정부는 '기독교공화국'이라는 문구도 눈에 띤다. 사상최악의 정권을 맞이 하여 불교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불교계의 현주소를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

 

 

 

 

호법을 위해서라면

 

불교는 평화의 종교로 알려 져 있다. 그리고 교리자체가 관용적이고 포용적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폭력으로 나오더라도 폭력으로 대하는 일은 없다. 이런 것을 불교의 미덕으로 생각 해 오고 가급적 폭력적인 수단을 자제 해 온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열반경'에 보면 호법을 위해서라면 무기를 들고서라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석지명 스님이 쓴 대반열반경 해설서인 '큰죽음의 법신'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선남자여, 그러한 인연으로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바른법을  수호할 것이니 법을 수호한 과보는 한량없이 크고 넓으니라.  선남자여, 그러기에 법을 보호하려는 우바새들은 칼과 작대기를 들고 법을 지니는 비구를 옹호해야 하느니라. 설사 오계를 갖추어 받아 가졌더라도 대승인이라고 말하지 못하려니와, 오계를 받지 않고도 바른 법을 수호하는 이는 대승인이라고 할 것이니 법을 수호하는 이는 칼이나 병장기를 들고 법사를 호위 할 것이니라.(대승열반경 금강신품3)

 

 

여기서 외부의 부당한 침략으로 부터 불법을 보호 하기 위해서는 칼과 창을 들어도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특히 그 역할을 '우바새' 즉 남자신도에게 맡긴다. 그러면서 오계를 받았지만 불법을 지키지 않으면 진정한 대승인이라고 할 수 없고 반대로 오계는 받지 않았지만 불법을 지킨다면 이런 사람이 진장한 대승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어지는 부처님의 말씀은 비록 칼과 창을 들었을지라도 생명을 끊는데 사용 하지는 말라고 당부 한다. 일종의 무력시위를 통하여 적을 압도 하는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이책에서 석지명 스님은 현대사회에서 창과 칼과 같은 의미인 총과 대포를 들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그에 준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 하고 있다. 바로 시위 하는 것이다. 외부로 부터 공격을 당했을 때 불법이 위기에 처했을 때 사부대중이 모두 모여서 조직적인 저항을 하고 부당함을 알리는 것이 현대에 있어서 호법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책이 쓰여진 시점은 1990년대 초반이다. 인터넷이 있을 리 없는 시대에 유일한 항의 방법을 시위 하는 것으로 표현 한 것이다.

 

새로운 항의 수단

 

지금은 인터넷시대이다. 불과 10년만에 급속도로 보급된 인터넷은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네트워크만 연결 되어 있으면 접속 할 수 있다. 보수신문에서와 같이 민감하고 중요한 사건이 보도 되지 않은 내용을 인터넷을 접속 하면 상세히 알 수 있는 시대이다. 더구나 '디카'와 같이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수단을 이용하여 사진이나 동영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알리는 1인 미디어 시대이기도 하다.

 

시위는 유효한 항의 수단이다. 시위와 더불어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 또한 매우 유효한 방법중의 하나이다. 누구나 보는 인터넷의 영향력은 이제 보수신문의 영향력 보다 더 크고 온라인상의 모임이 오프라인까지 영향을 주는 상태에 이르렀다. 어느 이슈가 터졌을 때 순식간에 확산 되는 것도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하게 한다.

 

2의 법난을 예고하는 것일까

 

동국대 로스쿨탈락, 고위공직자의 종교편향 발언, 공공기관의 불교폄훼가 유독 이 MB정권이 들어서면서 심화 되고 있다. 거기에다가 불교계 최고의 수장이 수모를 당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렀다. 이 것을 보고만 있고 평화와 관용만 외친다면 더 심한 모욕을 당하지 않으리라고 누가 보장 하겠는가. 10.27법란을 당했을 때 만일 천주교성당에서 신부가 두들겨 맞았다면 로마교황청이 가만히 있었을까. 그리고 대형교회 목사들이 얻어 터졌다면 미국이 보고만 있었을까. 외세와 연결고리가 없는 불교가 시범케이스로 걸려서 훔씬 두들겨 맞은 것이다. 수십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 또 한번 두들겨 맞는 형국이 연출 되고 있다. 그것도 나이어린 전경들 한테 경찰들 한테 모욕을 당한 것이다. 어쩌면 제2의 법난을 예고 하는  것인지 모른다.

 

잘못된 관행과 행동에 대하여는 항의 하여야 한다. 칼과 총을 들 수는 없다. 그러나 사부대중이 모여서 조직적인 항의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욱 더 얕잡아 볼 것이고 이 보다 더 심한 모욕을 당할 수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조선500년동안 시행 되었던 승려의 도성출입금지가 재현 될 수 도 있다는 상상도 해본다. 그리고 인터넷시대에 불자들은 의견개진을 활발히 하여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 일종의 사이버 시위인 것이다. 토론방에 글을 올리고 카페나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전파해야 한다. 이것이 칼과 총을 들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시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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