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계곡에서 보는 "자장면 시키신 분!"

담마다사 이병욱 2008. 7. 28. 10:46

 

계곡에서 보는 "자장면 시키신 분!"

 

 

 

 

휴가로 보는 사회의 단면

 

휴가철이다. 어느 기업이든지 7월말 부터 8월초에 휴가가 집중 되어 있다. 특히 제조업체 같은 경우 일시적으로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를 전후 하여 거래 하는 업체들도 함께 쉬게 되어 있다. 학교는 물론 학원과 같은 교육기관도 보조를 맞춘다. 또 공단 주변의 상가는 이때를 전후하여 철시 한다. 산으로 바다로 또 한번 민족 대이동이 일어 나는 것이다.

 

휴가철에 휴가비까지 주면서 캠핑장을 운영 하는 기업체는 극히 드물다. 규모가 큰 기업이나 잘 나가는 일부회사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대부분의 업체는 그냥 쉴 수 있도록 유급휴가 개념을 채택 하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과 같은 경우는 이마저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 못지 않은 비정규직이 존재 하고 있는 현실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도 일종의 사치일까.

 

방학때가 되면 공항은 늘 북적인다. 해외로 공부 보내는 사람들과 해외로 놀러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 한다. 단순 관광에서 부터 등산 골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우리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공항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더위가 시작 되면

 

장마가 끝나자 마자 무더위가 시작 되었다. 끈적 끈적한 날씨에 햇볕은 강렬해서 '무더위'라고 한다. '불볕더위'는 습도가 높지 않지만 무더위는 항상 습도가 높고 뜨겁다. 선풍기 하나 가지고 버티는 것도 한계이고 더구나 열대야라도 시작 되면 몹시 고통스럽다. 한겨울에 살을 에는 추위에 버금 가는 고통이라 할 수 있다. 잠시나마 무더위를 피해서 공항으로 달려 가고 바다로 가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가난한 서민이나 소시민들은 그리 멀리 갈 처지가 못 된다. 그래서 비좁은 집을 박차고 나와 갈 수 있는 곳이 가까이에 있는 산이나 계곡이다.

 

장마가 끝난 후의 계곡은 수량이 매우 풍부 하다. 평소에는 찾지 않던 계곡이 사람들로 빼곡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쉽게 다가 갈 수 있는 계곡은 수도권에 많이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북한산과 관악산은 대표적인 서민들의 휴식처이다. 그 중에서도 마을 버스가 닿는 위치에 있는 관악산 계곡에 가 보았다.

 

 

 

 

계곡에서 보는 "자장면 시키신 분!"

 

계곡중에 가장 좋은 계곡은 암반 위에 물이 흘러가는 계곡일 것이다. 암반 위에 있어서 물이 매우 깨끗하다. 밑에 모래나 흙이 있으면 금방 탁해 지는데 암반이 있다면 매우 청정하게 보인다. 빈터에는 자리를 깔고 가족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누워 자면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모처럼 한가로움을 만끽 하는 듯 하다. 물장난 하는 데 있어서 어린아이와 어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물장난은 먼저 몸을 푹 담가야 한다. 옷이 다 젖어야 본격적인 물장난이 시작 되는 것이다.

 

계곡에서 유유자적 하게 노는 사람들의 틈새를 비집고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돌리고 있다. 중국집에서 스티커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계곡마케팅'이라고 할까 틈새시장을 공략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때 "자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광고가 실감 나는 장면이다. 출출하던 차에 메뉴스티커를 본 사람들은 신청 한다. 단순히 자장면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탕수육과 같은 고 부가가치의 메뉴도 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문을 받고 곧바로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한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오느냐이다. 정확하게 30분 걸려서 도착 하였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시켜 먹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번에는 가격이 문제다. 계곡에서 시켜 먹기 때문에 더 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밖에서 먹었을 때와 차이가 없는 자장면은 4000원이었다.

 

 


 

 

 

 

최고로 재미 있는 놀이는

 

놀이 중에 가장 재미 있는 놀이가 '불놀이''물놀이'라고 한다. 불놀이는 주로 정월 대보름과 같은 특정한 날에 하지만 이마저 하기는 쉽지 않다. 위험하기도 하고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때에 하지 않으면 거의 할 수 없는 놀이다. 반면에 물놀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놀이이다. 바다에서 해수욕을 하는 것도 물놀이고 수영장에서 헤엄을 치는 것도 엄밀히 따진다면 물놀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두가 돈이 들어 간다는 것이다. 여름 휴가철에 돈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물놀이터가 계곡 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그 것도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이 최고의 물놀이 장소 일 것 이다.

 

 

 

 

 

200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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