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누가 진정한 부자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0. 24. 10:26

 

 

누가 진정한 부자인가

 

 

술과 장미의 나날

 

마치 백악관같이 생긴 저택에서는 매일 밤 파티가 열리고 있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오는 정원에서는 칵테일 잔을 든 명사들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장면이다. 1920년대 호황기때 벌어진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1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경기는 활황을 맞는다. 그 기세는 꺽일 줄 모르고 하늘 높이 솟아만 간다. 아마 그 때쯤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다던 100층이상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세워 졌을 것이다. 경제가 좋아지고 호황이 계속 되다 보니 주머니는 두둑 해지고 매일 매일 파티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술과 장미의 나날은 오래 영원히 지속 되지 못한다. 주가 폭락으로 하루 아침에 분위기는 반전 되어 고통의 대공황시대가 된 것이다.

 

1000이 무너지느냐 지켜지느냐

 

주가가 또 폭락 하여 지수 1000에 근접하였다. 1000이 무너지느냐 지켜내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1000의 의미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어디까지 추락 할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폭락 하다가도 반등 하면 이제 끝났나 싶어 일제히 희망 섞인 보도를 하던 보수신문도 최저치를 또 경신하자 이제는 더 이상 지금이 살 때 라는 보도는 하지 않는다.

 

주가는 최고치 기준으로 정확히 반토막 났다고 한다. 그리고 해외펀드의 손실도 대부분이 반토막이라고 한다. 자산가치가 고점대비 반으로 줄어 든 것이다. 주식만 반토막 난 것이 아니다.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도 거의 반토막이라고 한다. 경매시장에서만 소화되지 실거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 더구나 달러의 상승률을 적용 하면 하면 자산 가치는 더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주식도 가지고 있지 않고 자산가치가 있는 아파트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여기에 해당 사항은 없을 것이다. 들려 오는 이야기는 그저 남의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을 가지고 있고 아파트를 소유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빨리 하락이 멈추고 다시 올라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할 것이다. 이렇게 소유하고 있는냐 있지 않느냐에 따라 입장차이가 180도 다른 것이다.

 

 

 

 

강남에 거주 한다는 이유로

 

아파트와 땅값이 폭등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단지 강남에 거주 한다는 이유로 또는 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는 이유로 돈벼락을 맞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매우 허탈한 것이 여기에 참여 하지 못한 사람들의 심정일 것이다. 그래서 빚을 내서라도 또는 집을 담보로 잡아서라도 투기 대열에 합류 하고져 한다. 이른바 수고 없이 돈을 벌어 보겠다는 것이다. 불로소득 대열에 편승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열에 합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 프로나 될까. 아마 재산상으로 보았을 때 상류층 2-3프로와 중산층 20프로 정도가 될 것이다. 불과 20여프로의 사람들이 벌이는 불로소득을 챙기기 위한 머니게임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극빈층과 서민은 이 게임에 참여 하고 싶어도 참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가지수가 2000을 넘어도 아파트가 폭등해서 두배 세배 올라도 극빈층과 서민층에게는 돌아 오는 혜택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허탈감과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에 대한 불신만 키워 줄 뿐이다. 이제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거래가 끊기고 주식시장이 붕괴라도 하는 것처럼 끝없이 추락해도 서민들이 직접적인 손해 보는 일이 없다. 무언가 가지고 있는 것이 없으니 이익 될 것도 없고 손실 입을 일도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 있는 구경은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재미 있는 구경은 무었일까. 보통 싸움구경과 불구경이라고 한다. 한번 싸움판이 벌어지면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여 든다. 그리고 승부가 어떻게 날 것인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본다. 불구경 또한 싸움 구경 못지 않게 끌어 당기는 마력이 있다. 타오르는 불을 보고 있으면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온통 시선을 집중 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싸움구경과 불구경에 못지 않은 재미 있는 구경이 있다. 바로 사람구경이다. 흔히들 놀러 갔을 때 노는 것 보다 사람구경만 하고 돌아 왔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생긴 것도 모두 다르고 옷차림 또한 똑같은 모양이 없다. 얼굴이 서로 다른 만큼이나 개성 또한 달라서 보는 것 자체가 큰 구경거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반드시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만 사람구경을 재미 있게 하는 것일까. 아마 사람구경 하는데는 공항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비행시간 보다 먼저 일찍 도착하여 수속을 마치고 나면 시간이 남는다. 때로는 2시간이상 남는 경우도 있다. 할일 없이 그냥 앉아 있는다면 매우 지루한 시간이다. 그런데 공항 터미널에 앉아 있으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사람구경을 하기 때문이다. 내국인서 부터 외국인에 이르기 까지 생긴 모습도 다양하다. 차림새 또한 정장서 부터 가벼운 캐주얼에 이르기 까지 천차만별이다. 갖 신혼여행를 떠나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멀리 외국으로 보내기 위해 배웅 나온 사람도 있다. 그런 한켠에는 깃발 부대도 보인다. 해외로 놀러 가는 사람들이다. 골프채 가방을 맨 사람도 있고 등산복 차림도 있다. 그러나 놀러 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관광이 목적이다. 이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여유 만만해 보인다. 어떤 우월의식이랄까 자신감과 자만감도 엿보이기도 한다.

 

최상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국내에서 밤늦게 까지 또는 주말도 일만 하다가 모처럼 해외출장이라도 나가면 흥분이 일어난다.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 듯한 기분이다. 그런 기분의 연장선상이 공항에서 보는 풍경이다. 이렇게 해외로 나가면 전혀 다른 세상을 접하게 되고 또한 호텔생활을 하며 돈을 쓰다 보면 스트레스가 해소 되는 것을 느낀다. 비록 비즈니스 출장일지라도 한번 나갔다 오면 그 동안 마치 머리가 세척 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바로 이런 기분을 맛보기 위하여 공항이 북적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부자는 정기적으로 해외에 나간다고 한다. 이렇게 한번씩 나갔다 와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다. 서민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살며 고급승용차를 몰고 주말에 골프를 치고 다니는가 하면 종종 해외에 나감으로써 스트레스를 풀고 다니는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다.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 하고 그 여유의 근원은 바로 돈이다. 그런데 그 돈이 어떻게 형성 되었는가. 거의 대부분은 투기로 형성된 불로소득일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적인 상황에서 투기를 하지 않으면 단기간에 재산이 형성 될 수가 없다. 자금 여유가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불로소득을 추구 하게 된다. 그래서 주식을 사고 요지에 아파트를 사 놓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이 마치 붕괴 되듯이 추락 하고 아파트는 내 놓아도 팔리지 않는다. 주가가 폭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서 경기가 안좋다는 것은 바로 이들의 문제 인 것이다.

 

원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경기가 침체 되고나 호황이 되거나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러나 잘살던 사람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다르다. 경기가 침체 되어 수입이 줄어 들게 되면 1주일에 한번 치던 골프를 한달에 한번 치게 되니까 삶의 질이 낮아 졌다고 한탄 할지 모른다. 1년에 6번 해외로 놀러 가던 사람이 환율이 오르고 수입이 줄어 들자 1년에 한번 나가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다고 말 할 수 있다. 이 모두가 편하게 살다가 조금 불편해지니까 하는 하소연이다. 마치 넓은 집에서 살다가 좁은 집으로 옮기게 되었을 때 또는 대형차를 몰다가 소형차로 바꾸었 때 느끼는 심리와 같다는 것이다.

 

진정한 부자는

 

물고기만을 잡아서 생계를 유지 하는 필리핀 원주민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다. 그 프로에 나오는 한 원주민은 지금 자신의 생활이 행복 하다고 하였다. 거의 벌거벗은 몸에다 갈대를 역어 수상가옥 형태로 살고 있는 그를 보면 매우 불행할 것 같아 보이는 데 행복 하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의 하나가 부탄이라고 한다. 물질문명의 혜택이 없이 사는 불교국가이다. 불교를 믿는 나라 치고 가난한 나라 없다라고 어떤 목사가 말했던 그런 나라이다. 문명의 이기도 없이 모든 것이 불편 하게 사는 부탄이 행복한 나라로 지목 된 것은 반드시 부자이어야 행복 하고 편안하게 살아야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투기와 같은 불로소득으로 이루어진 부를 이용하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술과 장미의 나날을 보낸 사람들에게 경제위기는 고통일 것이다. 자신의 부가 점점 줄어 들고 조금 더 불편 하게 살게 됨에 따라 아우성 또한 크게 들린다. 그러나 본디 소유할 것도 없고 불편 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경제위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 밖에 없다. 설령 경제가 회복 되어 호황이 온다 하여도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 더욱 더 부자가 되고 더욱 더 편리하게 될 뿐이지 서민들 하고는 무관한 이야기이다. 돈이 많다고 부자가 된다고 반드시 행복하다고 볼 수 없다는 말은 이제 상식과 같은 말이다. 이제는 불로소득으로 이루어진 부로 골프를 치고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하여 해외로 나가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또 수고 없이 이루어진 소득으로 편리함만을 추구 하는 희고 고은 손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경제위기로 인하여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이제까지 편안하게만 살아 왔던 사람들일 것이다. 불편함을 감수 하면서 청빈 하게 살아온 대다수 서민들에게도 경제 위기는 더욱 더 사는 것을 힘겹게 만들 것이다. 불편하게 살기로 단련된 서민들이야 경제가 나빠져도 더 나빠 질 것도 없지만 편안하게 살아 온 사람들은 매우 불편한 생활을 할 것이다. 경제를 회복 시키는 것도 중요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는 이제라도 불편하게살기운동과 청빈운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반드시 많이 소유 해야만 부자라는 생각을 바꾸는 운동 같은 것이다. 노자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진정한 부자는 주어진 조건 속에서 만족 할 줄 아는 사람이다

 

 

 

2008-10-2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