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흑인에게 적용 되는 '피 한 방울의 법칙'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4. 11:08

 

 흑인에게 적용 되는 '피 한 방울의 법칙'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소유하고 싶은 여자 이었을 거야...." 영화 '자이언트'에 나오는 대사이다. 만년의 제임스딘이 텅빈 만찬장에서 술이 잔뜩 취해 혀 꼬부라진 소리로 하는 독백이다.

 

자이언트에 나오는 엘리스자베스 테일러는 무척 매혹적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애인으로 삼고 싶은 또는 가져 보고 싶은 미모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자이언트를 처음 본 것은 청소년기 시절이다. 극장의 넓은 스크린으로 본 자이언트는 꿈과 환상을 심어 주기에 충분 하였다. 이후에 종종  TV에서 보여 주었는데 볼 때 마다 느끼는 감회는 다르다. 가장 최근에는 일본 NHK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 거의 다 끝나갈 무렵이었다. 중년이 된 부부가 며느리와 손자등 가족을 데리고 한 식당을 찾는 장면이다. 여기서 며느리는 히스패닉계 유색인종이다. 유색인종을 차별 하는 식당주인이 못마땅해 한다. 마침 흑인 노부부가 식사를 하기 위하여 식당을 들어 온다. 식당주인은 나가라고 말한다. 인종차별을 보다 못한 록 허드슨이 이의를 제기 하고 드디어 식당주인과의 싸움이 벌어진다.

 

'자이언트'의 또 다른 메세지

 

자이언트는 1956년에 만들어 졌다. 이미 50년도 넘은 영화이다. 주로 미국의 백인 주류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사랑과 야망에 대한 이야기가 장쾌하게 펼쳐 진다. 상류사회의 화려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주변인들의 살아 가는 모습도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장면이 흑인 입장을 놓고 식당에서 싸우는 장면일 것이다.

 

50년대라면 인종차별이 매우 심한 시대이다. 학교는 물론 식당이나 심지어 화장실도 함께 쓰지 못하는 시대이다. 이때 이미 영화를 통해서 문제제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60년대에 일어 났던 인종차별에 대한 폭동을 마치 예견 하는 듯한 장면이다. 이렇게 시대에 따라 영화를 보는 각도는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흑인 피가 단 한 방울만 흘러도

 

미국대통령 선거일이다. 흑인 대통령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61년생이니 48세로 매우 젊은 대통령이다. 미국과 같은 백인 주류 사회에서 흑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고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현실화 되고 있다. 오바마는 100%흑인은 아니고 50%만 흑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자신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흑인으로 간주 하고 있다. 왜 그럴까.

 

미국에서 인종차별 데모를 할 때 보면 매우 다양한 얼굴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한다. 새까맡게 생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쯤 까만 사람도 있고 아예 흰 얼굴도 보인다고 한다. 피부는 하�고 눈은 푸르고 머리는 금발인데 자신은 흑인이라고 하면서 인종차별에 항의 하여 데모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알고 보면 얼굴만 백인이지 피속에는 흑인의 피가 흐르고 있어서 자신을 흑인으로 간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피 한방울의 법칙'이 작용 하는 것이다. 자신의 몸에 흑인 피가 단 한방울만 흘러도 흑인으로 간주 하는 것이 미국사회라는 것이다.

 

권력은 항상 그들의 것이기에

 

미국은 인종의 도가니라고 한다. 유럽계 백인은 물론 아프리카계 흑인, 아시아계 황인, 중남미의 히스패닉계통까지 인종전시장을 방불 할 정도 매우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고 있다. 그러나 엄연히 주류는 존재 한다. 이제까지 모든 역사는 백인이 주도 해 왔고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정책을 펼쳐 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반면에 백인을 제외한 유색인종은 항상 비주류 이었고 소외된 계층으로서 주변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 동안 백인이 너무 오랬동안 지배 해 온 것에 대한 부담일까 한번쯤 소외된 계층에게 정권을 넘겨 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 해서 일까 아니면 시대의 영향에서 일까 아무튼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단지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또 단 한방울의 흑인 피가 흐른다는 이유로 온갖 차별과 박해를 받아온 사람들에게 한풀이를 해 주는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전라도 출신 대통령이 나온 것과 같은 현상이다.

 

비록 흑인출신이 대통령이 될지라도 이번 한번만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백인 주류사회로 권력이 넘어가게 될 것이고 두번 다시는 흑인 대통령이 탄생 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권력은 항상 그들의 것이기에 한번쯤 일시적으로 넘겨 주는 것도 인종화합을 위하여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정권과 권력은 항상 영남것인데 한번 쯤 비영남으로 넘겨 주었다가 다시 되 찾아 오는 것과 하등의 다를 바가 없다.

 

흑인병사와 아가씨들

 

지금은 많이 볼 수 없지만 한 때 창경원과 같은 고궁에 가면 흑인병사의 팔짱을 끼고 돌아 다니는 아가씨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어린 눈으로 보았을 때 도 무척 신기 하게 느껴 지는 장면이기도 하였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음에도 불구 하고 서로 밀착해서 애정 표현 하는 행위가 너무 낯설었던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양공주'니 '양색시'니 하는 말이 그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외국군대가 주둔 하게 되면 기지촌이 형성되고 군인들을 상대로 해서 상권이 형성 되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군이 진주한 이래 수 많은 군인이 들락 날락 하면서 여러가지 흔적을 남겼다. 그 중에 필연적으로 남게 되는 것이 혼혈아들이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혼혈아로 보이는 친구가 있었다. 얼굴이 가무잡잡 하고 한눈에 보아도 흑인 혼혈로 보였다. 그러나 그 친구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언제나 혼자 이었다. 따라서 그 친구 한테 말을 걸거나 친구로서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차별 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 모른 채 하고 지냈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 일 것이다.

 

혼혈가수 인순이의 꿈

 

인순이가 예술의 전당에 서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흑인 혼혈가수인 인순이를 인터넷으로 조회 해 보니 신상에 대하여 나온다. 1959년생이다. 위키백과에는 1957년생으로 나와 있다. 1978년에 '희자매'로 데뷔 한 이래 30년간 끊임 없이 활동 한 여가수이다. 또 수많은 히트곡과 함께 가요 대상을 받은 기록도 있다. 비록 국민가수라고 하지는 않지만 인기가수임에는 틀림 없다. 그런 그녀가 꿈의 무대인 '예술의 전당'에 한번 서고 싶다고 요청 했으나 거절 당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용필은 그 무대에 섰다는 것이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식에 대하여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세상에 알려 진 것이다.

 

오바마나 인순이나 모두 흑인 피가 흐르고 있다. 인순이가 흑인 혼혈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흑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흑인 피가 단 한방울만 흘러도 흑인으로 간주 한다고 한다. 인순이가 미국에 있으면 흑인이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백인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흑인이 되고 또 그 아이가 백인과 결혼해서 또 아이를 낳아도 그 아이는 흑인이 된다. 이렇게 몇대를 거쳐서 얼굴과 눈과 머리카락이 백인과 같아 져도 조상중에 한번 흑인이 있었으면 흑인으로 간주 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 하고 유명인이 되어도 피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견제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어쩌다가 오바마와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인순이 같은 혼혈아가 인기가수가 되었다고 하지만 밑바탕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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