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리만 브라더스, 무자격운전기사가 나의 안전을 책임져 줄까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1. 3. 09:45

 

리만 브라더스, 무자격운전기사가 나의 안전을 책임져 줄까

 

 

 

 

 

 

순례법회가는 날이다. 그 동안 여러번 순례법회가 있었지만 이번이 올해를 마지막을 장식 하는 순례법회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단풍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계절에 가게 된 곳은 무려 3군데나 들렀다. 개심사부터 시작해서 간월암, 수덕사로 이어지는 강행군 코스이다. 전세버스 한대는 빈자리 없이 꽉 찼다. 아무래도 금년 마지막 순례법회에 대한 아쉬움과 명찰을 본다는 설레이움 이었으리라.

 

순례법회때 만나는 얼굴들은 보면 보면 반갑다. 자주 보면 익숙하고 정이 드는 것일까 이제는 마치 형제를 보는 것 같고 누이를 보는 것 같이 정겹다. 여기에는 그 어떤 이해관계도 없고 또한 학벌이나 사회적 지위도 따지지 않는다. 오로지 도반으로서 관계만 있을 뿐이다. 공통적인 관심사는 물론 불교이고 마음공부이다.

 

길도 모르는 운전기사

 

같이 기도하고 같이 공부도 하면서 순례를 다닌지가 어언 5년 가까이 된다. 가는 곳 마다 소중한 추억이 담겨 져 있고 그 추억을 되살려 이야기 꽃이 피워지곤 한다. 금번 순례법회 역시 여러가지 이야기를 만들었다. 당일로 가는 경우 보통 준비해 온 떡과 김밥으로 아침을 때운다. 이번 같은 경우 어떤 법우님의 정성으로 약밥을 보시 하였다. 찹쌀에다 잣과 밤등을 집어 넣어 만든 것이다. 여기에다 국과 각종 반찬을 곁들였다. 문제는 어디서 먹을 것인가 이다. 서산 개심사로 먼저 가기 때문에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 하였는데 도중에 있는 휴게소가 '행담도' 휴게소이다. 벌써 수많은 관광버스들이 아침부터 북적이고 있다. 대부분이 산악회버스이다. 주차장 한쪽켠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서서 먹는 사람도 있고 아스팔트에 빙 둘러 �아서 먹기도 하였다. 식사를 반드시 식당에서 해야 하고 정식을 먹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야외 주차장에서 먹는 것도 좋은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음에 틀림 없을 것이다.

 

개심사로 가는 도중에 운전기사가 길을 잃어 버렸는지 엉뚱한 곳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요즘 흔하게 있는 '네비게이션'도 없고 지도책도 없는 모양이다. 기사는 지나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 보고 감으로 찾아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두들 불안해 한다. 믿을 수 없다는 눈치이다. 이런 불안감은 간월암에서 일어 났다. 뒤로 후진 하다 정차 되어 있는 RV카를 받은 것이다. 물론 가벼운 접촉 사고 이지만 불안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순례를 모두 마치고 해산할 때 쯤 기사는 마이크를 잡고 매끄럽지 않은 운행에 대하여 죄송 하다고 말하였다.

 

무자격 운전기사에게 길을 맡기면

 

차를 타면 차를 운전 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된다. 그런데 운전자가 길을 몰라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가 하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자주 물어 보면 과연 운전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인지 의심 하게 된다. 더구나 가벼운 접촉 일지라도 사고를 내면 그 불안은 더욱 더 증폭 된다. 배도 마찬 가지 일 것이다. 폭풍우가 몰아치고 위기 상황일 때 선장이 당황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든가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을 때 선원들의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선장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든든한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통제력이 상실 되고 급기야는 모두 난파되고 말 것이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조직의 리더가 우왕좌왕 하거나 잦은 실수를 하게 되면 믿지 못하게 된다. 믿음이 상실 되면 어떤 말을 해도 곧이 곧대로 듣지 않게 된다. 마치 무자격버스기사에게 몸을 내 맡긴 격이라고 볼 수 있다. 조직에서 신뢰를 잃은 사람은 바꾸어야 한다.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자격자에게 맡기면 불안해 지고 반드시 사고를 내게 되어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마찬 가지 일 것이다. 모두들 불한해 하고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계속 앉아 있는 한 무자격운전기사에게 생명과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리만 브라더스. 이들 형제가 바로 그런 무자격 운전기사와 같은 것은 아닐까. 과연 이들이 내 안전을 책임 져 줄까. 내가 남의 안전을 책임 져 줄 수 는 있다. 그러나  남이 나의 안전을 결코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200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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