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니코틴과 사행성 게임 중독, 몸은 업(業) 덩어리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09. 1. 8. 15:44

 

니코틴과 사행성 게임 중독, 몸은 업() 덩어리인가

 

 

한 정신요양원에서 10대와 20대의 환자들이 집단탈출을 하였다는 뉴스를 들었다. 담을 넘어 가게 된 동기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해서 탈출 하였다고 한다.

 

알면서 왜 끊지 못할까

 

담배는 매우 중독성이 강하다. 한 번 니코친이 배기면 몸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담배만 그럴까 술도 마찬가지이다. 알콜중독자가 고백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술을 끊기 위하여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았다고 한다. 심지어 정신병원에도 갖히기도 하였으나 결국은 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최후로 시도한 방법은 알콜중독자 모임에 나가면서 끊게 되는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고 말한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대화 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경마, 카지노, 로또와 같이 돈 놓고 돈 먹기 하는 게임을 사행성게임 이라고 한다. 주식도 일종의 사행성 게임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종종 메스콤에 보도 되는 이들 사행성 게임의 폐해를 보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건전하게 하면 별 탈이 없으나 인간의 욕망이 이를 허락 하지 않는 모양이다. 여기에 빠져서 패가망신 하는 보도를 보면 담배나 술 보다 훨씬 더 중독성이 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로또로 패가망신한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자신은 관속에 들어 가는 그 날까지 로또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카지노로 돈을 다 탕진 한 사람은 카지노장 주변에서 '앵벌이' 생활을 하면서 한방을 노린다. 이런 생활은 죽기 전까지는 결코 끝나지 않을 듯이 보인다. 이런 폐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관성의 법칙이 있다. 외력이 없는 한 물체가 운동상태를 유지 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알고 보면 모든 중독은 관성의 법칙에 지배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문다든가, 날씨가 우중충한 저녁이면 술이 한잔 생각 난 다든가, 아침에 커피 한잔을 마시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경마나 카지노, 로또, 주식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일종의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어쩔 줄 몰라 하고 허둥대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만일 끊게 된다면 심한 무기력증에 걸리고 금단현상 까지 나타나게 된다.

 

모든 중독현상은 자신의 힘으로 제어가 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로지 관성에 의하여 앞으로 나아 갈 뿐이다.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기어코 하는 것을 보면 업의 힘에 휩쓸리고 있다고 밖에 달리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이다. 마치 장마철에 폭우에 휩쓸려 가는 돼지의 모습이 연상 된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휩쓸려 갈뿐 빠져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업의 바다'라고 하는 모양이다.

 

자신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현상을 중독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불과 한다. 그런 행위가 쌓이고 쌓여서 업이 된다. 나중에는 업력에 압도 되어 빠져 나올 수 없게 된다. 한 번 빠지면 죽음이 오기 전까지 결코 자신의 힘으로 빠져 나올 수 없다. 그런 업을 잘라 버릴 수는 없을까 하고 새해 마다 다짐도 하고 심지어 요양원에 입원하기 까지 하지만 그 때 뿐이다. 해답은 먼저 언급한 알콜중독자의 경우에서 힌트를 발견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슷한 처지를 가진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통해서 나를 보는 것이다. 심리치료에 심리극을 활용 하는 것도 바로 이런 효과를 노리기 위함 일 것이다.

 

자신이 한 행동을 자신이 볼 수 있다면 굳이 심리치료나 중독자 모임에 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마음의 문제이므로 마음을 봄 으로써 치료 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융 심리학을 보면 심리 치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주로 꿈을 분석 하면서 치료 하는 기법이다. 환자가 꿈을 꾼 내용을 가져 오면 치료자는 꿈을 분석 한다. 잠재의식의 미묘한 변화를 캐치 하는 것이다. 회수가 거듭 될 수록 잠재의식속에 있는 또 다른 자아를 보게 되고 그 자아가 다름 아닌 자신의 일 부분이었다는 것을 깨 닫게 된다. 무의식을 의식화 하여 치료 하는 기법이라 볼 수 있다. 서양의 현대심층심리학이 꿈을 해석 하여 치료 하는 기법이라면 불교의 명상수행은 매우 적극적인 치료 방식이라고 여겨 진다. 최근에는 불교와 심리학이 결합 되어 연구가 진행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과 잠재의식과의 연관관계가 매우 밀접함을 알 수 있다.

 

마치 릴레이를  하듯이

 

위빠사나수행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매우 인기 있는 수행방법이라 여겨 진다. 특히 지식인층에서 적극적으로 참여 하고 있고 심지어는 유일신교의 성직자도 가담 하는 것을 보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 할 것임에 틀림 없다.

 

위빠사나 수행은 마음수행이다. 자신의 행위를 알아 차리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보거나 느낀다. 마음이 연속되어 있는 한 마음이 아니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개의 마음으로 본다. 그렇다고 전의 마음과 같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것도 아니다. 마음이 일으킨 '과보'가 종자가 되어 다음 마음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의 마음과 그 다음에 일어 나는 마음이 똑 같은 나의 마음 일 수 없다. 그래서 '무아'라고 말한다.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순간적으로 일어난 마음에는 17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사물을 본 순간에 일어 나는 마음의 단계가 17번 이라고 하지만 거의 인식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 된다는 것이다. 그런 마음의 흐름을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잠재의식' 이라고 하고 빨리어로는 '바왕가 찌따' 라고 한다.

 

안이비설신의를 육근이라고 하고 이와 마주치는 대상이 색성향미촉법의 6경이다. 6근이 6경과 마주치면 6계가 된다. 반약심경에서 보는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할 때의 계이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육근과 육근 그리고 육계는 모두 '()'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집착 할 것이 못 된다고 말한다. 법회의식을 할 때 마다 독송 하는 반야심경의 심오한 내용이 있지만 입으로만 욀 뿐 그 깊은 의미를 음미 해 가면서 독송 하는 사람은 드믈다. 6근이 6경을 만나서 6가지 계를 만드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바왕가 찌따는 바로 6근이 6경을 만나서 6계를 형성 과는 과정을 17단계로 설명한다. 각 단계 마다 마음의 과보가 다음으로 이어 지는 식이다. 마치 릴레이를  하듯이 과보가 전달 된다. 과보라는 행만 있을 뿐이지 처음의 릴레이 선수가 본 마음이라 볼 수 없다. 마음은 간데 없고 과보 즉, 행 다른 말로 업만 전달 되는 것이다.

 

그저 바라 볼 수만 있다면

 

로또를 해서 망한 사람이 관속에 들어갈 때 까지 돈만 생기면 로또를 하겠다고 하였다. 카지노로 거지가 된 사람이 카지노장 주변에서 앵벌이를 하면서 못 떠난다. 주식 하는 사람은 판돈이 다 없어 져야 손을 털고 나온다. 담배 피우는 사람은 폐암선고를 받아야 끊을둥 말둥 한다. 알콜중독자는 술집앞에만 지나면 발동이 걸린다. 커피를 하루에도 10잔 이상씩 마시는 사람은 커피향내를 맡으면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긴다. 경마 하는 사람은 말만 보면 가슴이 설레인다. 무언가 중독 된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 대로 제어가 되지 않는다. 몸과의 싸움에서, 마음이 요구 하는 싸움에서 항상 지고 끌려 다닌다. 그렇게 되기 까지에는 습관이 깊이 들어서 좀처럼 그 습관을 깨뜨리지 못하고 관성에 의하여 본능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찌 되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제어가 되지 않으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음이 마음으로 넘어 갈 때 마음의 과보를 넘겨 주고 사라 진다고 하였다.중독이 심한 사람들은 마음의 과보가 보통사람들 보다 몇 배 더 강력 하다고 볼 수 있다. 술을 마시다 보면 술이 술을 마시듯이 전달된 마음의 과보가 다음의 마음을 삼켜 버린다. 마음의 과보를 전달 받은 즉시 액션을 취하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순간에 17단계가 있는데 워낙 전달 받은 업의 힘이 세다 보니 순식간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때 6근이 6경과 맞 닥 뜨렸을 때 6계를 만들지 않고 단순히 대상으로서 관찰 한다면 걷 잡을 수 없는 마음을 제어 할 수 있을 것이다. 6근이 6경에 부딪쳤을 때 마음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다면 바로 그것이 수행이라 볼 수 있다. 술을 단지 술로 볼뿐 그 이상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는 것이다. 꽃을 꽃으로 볼 뿐 예쁘다거나 따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이런 마음을 내는 것이 과연 쉬울까.

 

머리로 알 수 있을까

 

반야심경에 6근과 6, 6계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 하고 있다. 일체가 공함을 설명 한다. 일체가 공함을 머리로서 알 수 있을까. 설령 머리로 이해 한다 하더라도 매번 중독에 빠지는 것은 왜 그럴까. 머리로 이해 하는 것과 체득해서 아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머리로는 이해 하고 있지만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영원히 업의 굴레에서 빠져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업의 굴레에서 빠져 나오려면 한결 같이 하는 말은 수행을 통해서 벗어 나야 한다고 한다. 수행을 다른 말로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운동선수가 매일 매일 연습 하듯이 매일 매일 연습 하여 습관이 몸에 배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중독이 나쁜 습관이라면 수행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수행중에도 염불수행, 다라니기도, 절 수행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업장을 녹이는 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수행이 선정수행이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내면을 바라 보는 것이 수행중에 가장 편하고 쉬울 것 같지만 가장 치열한 수행이라 한다. 따라서 가장 수승한 수행이 선정 수행이라 볼 수 있다. 순간 순간 변하는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미운사람을 보면 미웠던 장면이 떠 오르고 더욱 더 미워 지게 되어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미운 사람을 본 순간 자아는 더욱 더 강화 되는 것이다. 그 것이 쌓이고 쌓이면 강화된 자아는 좀처럼 깨어 지지 않는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다시 그 미운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알콜중독으로 세상을 떠나도 다음생은 그 마음의 과보를 그대로 안고 가기 때문에 알콜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 하다고 한다. 관속에 들어 가기 전 까지 로또를 하겠다던 사람 역시 엄청난 과보를 마음속에 간직 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음악을 업으로 살아 온 사람은 음악이 그의 전 생애를 지배 하였으므로 마음속에 생애 전과정의 음악과보를 간직 하고 있다. 동물이나 물고기를 잡아서 파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일생동안 축적된 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고스란히 전달된 마음속에 저장 되어 있다.

 

몸은 업덩어리인가

 

후생에서 미운 사람과 다시는 만나지 않으려면 이제까지 강화 되어 왔던 자아를 깨부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번 생에 해 놓지 않으면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한다. 이제 까지 자신의 마음이라고 믿어 왔던 마음이 자신의 마음이 아니고 흘러간 마음으로 부터 전달 받은 과보를 전수 받은 마음에 불과 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순간 순간 발생된 마음에 의하여 6경에 부딪치고 그 결과 과보로 남겨진 마음은 모조리 잠재의식에 저장 되어 있다가 계기가 되면 그 마음의 종자가 발현하여 또 다른 과보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시작도 끝도 없이 만들어진 과보로 이루어진 것이 우리 몸이다. 따라서 몸은 업 덩어리라 볼 수 있다. 중독이 되었는데 쉽사리 끊지 못하는 이유가 몸 뚱아리 자체가 업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업덩어리인 몸을 제어 하기는 쉽지 않다. 하자는 대로 끌려 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새로운 과보를 만들어 내면서 윤회 하는 모양이다. 업덩어리인 몸을 통제 하려면 몸과 마음을 분리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연습을 해야 하는데 연습하는 과정이 수행이다. 수행중에서 업장을 녹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무상 무아 고를 체득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고 단지 행위에 대한 과보를 전달 받은 임시적인 나로 아는것, 매 순간 마다 꽃이 단지 꽃임을 알아 차리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 하지 않은 것 등이다.

 

 

 

2009-01-0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