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담배를 끊는 또 하나의 방법

담마다사 이병욱 2009. 2. 23. 11:59

 

담배를 끊는 또 하나의 방법

 

 

 

 

 

 

80년대의 유행가를 보면

 

80년대에 유행한 노래를 보면 유독 '바람'에 관한 노래가 많았다. '바람 바람 바람' '바람이려오' '바람이었나'등 그 때 당시 인기가수들은 바람을 소재로 하여 대히트를 치기도 하였다. 이를 두고 평론가들은 그때 당시의 암울한 시대상황을 바람에 빗대어 표현 하였다고도 말한다. 즉 바람과 같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이었다는 것이다.

 

유행가에서 말하는 바람은 '사람의 마음'을 말한다. 하루에도 여러 번 변하는 마음이 마치 바람과 같다는 것이다. 바람은 한번 스치고 지나가면 그만이다. 항상 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불다 금방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상처만 남긴다. 그런 바람이 마치 마음의 변덕을 보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이다.

 

"내 마음 나도 몰라"

 

흔히 사람들은 자신을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한다. 영원히 변치 않는 마음이 있어서 그 마음은 항상 자신의 마음과 같다고 생각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마음은 자신도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럴 경우 흔히 "내 마음 나도 몰라"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왜 그 때 당시 그렇게 판단 했는지 후회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듣는 말이다. 모든 범죄자에게 물어 보면 공통적인 대답이 "왜 그 때 당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분명히 고정된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변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때 당시 '탐욕'이 지배해서 또는 '분노'때문에 또는 '어리석은' 마음이 그 사람을 지배해 버려서 일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서 탐욕과 성냄과 분노의 마음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 자신의 마음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과보는 받아야 되기 때문이다.

 

마음의 속성은 무엇일까

 

이렇게 마음은 왔다 갔다 한다. 한마디로 무책임 한 것이 마음이다. 마치 바람과 같은 것이다. 한번 스치고 지나가고 나면 그만이다. 그런 바람에 붙들려서 집착하기 때문에 울고 불고 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에 대하여 잘 요약해 놓은 구절이 있다.

 

- 마음은 길들이기 어렵다

- 마음은 빠르게 일어나고 사라진다

- 마음은 제멋대로 간다

- 마음은 원래 선하지 않은 것을 좋아한다.

 

마치 바람의 속성과도 같다. 일어 났다가 사라지고 제멋대로 가는 것이 바람과 비슷하다. 또 마음은 길들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본래 선하지 않은 것을 좋아 한다고 했다. 여기서 왜 마음은 선하지 않은 것을 좋아 한다고 했을까. 그 이유는 마음은 여간 해서 선한 생각에 머물지 않고 선하지 않은 대상에 빠져 드는 것을 좋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마음의 성품이다.

 

담배를 끊는 또 하나의 방법

 

이와 같이 미쳐 날 뛰는 것과 같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없을까. 방법이 있다면 날뛰는 마음을 바라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일어 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이다. 일어난 마음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노력하고 연습을 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순간적으로 담배 피우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일어난다. 그럴 경우 중독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주머니에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가면서 기어이 피우고야 만다. 관성에 따라 지배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우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 있을 때 잠시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면 그 마음은 또 슬며시 사라진다. 한 고비를 넘긴 것이다. 그러다가 또 불현듯 강렬하게 치고 들어 온다. 이때 피우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본다. 일종의 시간벌기 작전이다. 그러는 순간 다른 마음이 치고 들어 오기 때문에 담배피우고 싶다는 마음이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이런 방법은 모든 분야에 응용 할 수 있다. 특히 불현듯 솟아 오르는 욕구를 제어 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이다. 살아 가면서 일상화 되다시피한 탐냄, 성냄, 증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은 자신의 것이라 생각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영원하다고 생각 한다. 죽어서도 자신의 마음은 계속되고 몸만 바꿀 뿐이라고 생각 한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종교가 이런 범주에서 벗어 나지 못한다. 이것이 '영혼불멸'사상이고 '상주론(常住論)'이고 '상견(常見)'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마음은 자신의 마음이 아니다. 순간 순간 연속된 마음일 뿐이다.

 

마음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알게 모르게 일어 났다 사라지는 마음은 1초에도 여러 번이다. 그 여러 번의 마음이 동시에 머물렀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한번 발생한 마음이 지배 하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렇게 연속 되어서 멀리서 보면 연결 되어 있는 선처럼 보이는 것이다. 아마 마음을 보는 현미경이 있다면, 마음의 점들이 연결 되어 있는 것 처럼 보일 것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연결 될 때는 전의 마음의 과보가 다음 마음의 과보로 전달 된다. 마음이 전달 되는 것이 아니다. 전의 마음의 행한 과보만이 전달 될 뿐이다. 따라서 전의 마음이 나의 마음이라 볼 수 없다. 이것이 '무아(無我)'이다. 단순히 나가 없다는 무아가 아니라 연속된 마음이 없다는 뜻에서 무아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은 한번 스치고 지나간 바람과 같다고 볼 수 있다.

 

 

20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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