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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수행기9] 맨느낌 보다 매우 강렬한 의문인식

담마다사 이병욱 2009. 3. 15. 10:07

 

[위빠사나 수행기9] 맨느낌 보다 매우 강렬한 의문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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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의식(바왕가)의 흐름에서 5가지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에 대한 인식 과정을 오문인식이라 한다. 5가지 감각기관과 더불어 하나가 더 있는데 그 것은 마음()의 인식 과정이다. 5문인식과정과 달리 마음의 인식 과정은 크게 두단계로 나뉜다. '순수한 의문인식과정' '오문전향에 이어지는 의문인식과정'이다.

 

순수한 의문인식과정

 

첫번째로 순수한 '의문(意門)인식'과정이다.

의문 인식과정은 잠재의식의흐름(바왕가 찌따) 17단계 모두를 거치지 않는다. 6단계 영수식,7단계 판별식,8단계 확정식의 3단계를 건너 뛰어 막바로 9단계-15단계의 속행(자와나) 16-17단계(보존식)단계로 가버린다. 왜 그럴까 그 것은 마음이 물질적인 요소가 아니라 정신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떨 때 의문인식이 일어날까.

 

맨느낌 보다 매우 강렬한 의문인식

 

바왕가의 마음이 흘러 가고 있다 돌연 경험한 적이 있거나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감각대상에 대한 '정신적인 표상'이 나타 날 때가 있다. 여기서 '경험해 보지 못한' 이라는 말은 '헛것을 보았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이렇게 정신적인 표상이 나타나면 바왕가의 흐름은 그 순간 끊겨 지고 4단계인 의의문인식과정으로 들어 가게 된다. 4단계인 과정은 과보심과 무관하게 그대로 받아 들이는 '무인작용식'이다. 정신적인 표상의 특징은 매우 좋거나 싫은 감정이 대부분이다. 즉 분노, 두려움, 혼란, 경외감, 신심, 연민등과 같은 것이다. 이런 감정은 매우 강렬해서 알아 차리지 못하면 9-15단계의 속행 즉 자와나로 이어져 새로운 과보를 만들게 된다. 따라서 안이비설신의 중에 가장 강력한 과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의문 인식 과정이다. 그 다음으로 신()에 해당 하는 신식이 되겠다. 접촉은 안이비와 같은 맨느낌 보다 더 강렬하기 때문이다.

 

돈 떼어 먹고 도망 간 사람을 연상 하면

 

흔히 돈 떼어 먹고 도망 간 사람을 연상 할 수 있다. 차라리 못 받을 것을 생각 하고 잊어 버리면 속이라도 편할 텐데 문득 문득 떠올라서 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가 있다. 그럴경우 잠재의식인 바왕가의 흐름은 끊어지고 의문전향식인 빚쟁이에 대한 원망 하는 마음(4단계)이 생긴다. 거기서 그치면 좋으련만 더 발전해서 과거의 기분 나빳던 일까지 꺼집어 내게 된다. 그리고 당장 어떻게 요절이라도 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 단계가 속행(9-15단계,자와나)과 보존식 단계(16-17단계)이다. 만일 이런 마음을 알아 차리지 못한다면 또 다른 과보를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오문전향에 이어지는 의문인식과정

 

두번째로 오문전향에 이어지는 의문인식과정 단계이다.

이 과정은 안이비설신으로 대표 되는 인식과정 이후에 전개 되는 인식 과정이다. 안이비설신과 같은 오문인식 과정이 일어나게 되면 17단계를 거친후 다시 잠재의식(바왕가 찌따)에 들어 가게 된다. 그 후에 어떤 계기가 되어 다시 인식 하게 되었을 때 해당 되는 감각대상을 조사 하는 과정에 들게 될 것이다. 이것을 오문전향에 이어지는 의문인식과정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일어 나기 전까지 마노()는 구경법의 물질만을 대상으로 삼는 다는 것이다. 즉 실재하는 것만을 대상으로 삼는 다는 것이다. 남자, 여자 같은 관습적인 용어를 대상으로 삼지 않는 다는 말과 같다. 남자 여자와 같은 말은 '관념(빤야띠)'이기 때문에 관찰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구경법이란 무엇인가.

 

대문자 담마'Dhamma'와 소문자 담마 'dhamma'의 의미는

 

구경법은 빨리어로 '빠라맛따담마(paramattha-dhamma)'라 한다. paramattha parama라는 '최고의' '최상의'라는 뜻과 attha '이치' '' 이라는 말의 합성어이다. 따라서 최고의 이치라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승의(勝義)' 라 번역 하였고 서양에서는 '궁극적 실재(ultimate reality)'라 번역 하였다. 구경법이라고 말할 때 '(dhamma)'이라는 말은 두 가지로 해석 할 수 있다. 하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법으로서의 법이다. 이때는 법을 고유명사로 취급 하여 대문자로 하여 'Dhamma'라고 표기 한다. 또 하나는 존재일반으로서의 법이다. 이 법은 정신과 물질의 모든 현상을 말하는데 구경법에 해당 된다. 영어로는 소문자를 사용 하여 'dhamma'라고 표기 한다.

 

()와 마노(mano)는 다르다

 

의문인식과정에 있어서 의()의 의미는 무엇일까. 의는 빨리어로 '마노(mano)'이다. 한자어로 음역한 것이 '()'인데 마노와 의()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어떻게 다를까. 마노를 이해 하려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감각장소와 감각기능과 문이다. 중생들은 매 찰나 마다 안이비설신이라는 문을 통하여 형상 소리 냄새 맛 감촉이라는 대상을 만나게 된다. 이와 같이 만남이 일어 나는 장소를 감각장소()라 한다. 또한 보는 기능, 듣는 기능 또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감각기능이라 한다. 이와 같이 감각문과 감각장소와 감각기능을 관장 하는 정신적인 영역이 있는데 이를 '마노(mano)'라 한다. 대승불교에서 제7식인 말라식과 유사 하다.

 

불교는 해체의 종교

 

초기 불교는 대상을 해체 하여 본다. 전체를 보지 않고 하나 하나 분해 하여 대상을 관찰 하는 것이다. 전체를 본다면 대상의 이미지를 보고 관념이나 개념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질의 궁극적 실재가 관찰의 대상이다. 어찌 보면 불교는 관념이 아닌 실재(Reality)를 추구 하는 종교이다.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알아차려서 무상함을 보고 새로운 과보를 만들어 가지 않는 것이다. 만일 마노의 인식과정이 일어 난 뒤에 알아 차리지 못한다면 형상 소리등과 관련하여 또 다른 마노의 인식 과정이 일어 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정은 불선한 자극에 쉽게 노출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영화배우의 사진을 보고 있다면 또 다른 마노의 인식과정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더욱 더 불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극을 받지 않으려면 두가지중의 하나 일 것이다. 대상을 보았을 때 단지 '알아차림'으로 그치든가 아니면 아예 '피해 버리는 것'이다.

 

 

2009-03-1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