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예수 믿으세요" 하면, “네, 성불 하세요" 라고

담마다사 이병욱 2009. 5. 8. 11:53

 

예수 믿으세요" 하면, “, 성불 하세요" 라고

 

 

 

 

 

 

예수 믿으세요지나가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동네 골목을 지나 가다 마주친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지나 가듯이 예수 믿으라고 말한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막 접어 든 듯한 초로의 노인이지만 행동거지가 의젓하고 차림새 또한 깔끔 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옆구리에 성경을 끼고 있었다. 이렇게 기습적으로 듣고 나서 몇 발자국을 앞으로 나아가서 뒤돌아 보니 벌써 그 사이에 그 사람은 저 멀리 가고 있었다.

 

그런데 참 희한한 것은 어떻게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임을 알았을까 이다. 지나치는 수 많은 사람 중에는 예수를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을 터인데 어떻게 쪽집게 처럼 한번 힐끔 보고 알았을까. 참으로 대단한 선인안(選人眼)을 가진 사람이라 볼 수 있다.

 

팔짱을 끼고 속삭이듯이

 

예수 믿으라는 말은 도처에서 많이 듣는다.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사무실을 방문 하는 사람을 통해서, 심지어는 인터넷의 댓글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런 예수 믿으라는 가장 좋은 타켓은 아마도 스님들이 될 것이다. 일반인들과 달리 쉽게 구분이 되기 때문이다.

 

언젠가 불교방송을 듣다가 길거리 전도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 스님으로 부터 들을 적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스님이 인사동거리를 걸어 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중년여인이 나타나서 팔짱을 끼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몇 발자국 걸어간 다음에 귓속에 대고 속삭이었다는 것이다. “예수 믿으세요라고. 이렇게 기습적으로 이야기 하고 내 빼듯이 도망치더라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당한 이야기를 듣고 모두 웃고 넘어 가는 분위기이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기독교의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데이트 할 때 보면

 

연인들이 데이트 할 때 보면 여자가 남자의 옆에서 팔짱을 끼는 장면을 종종 목격 할 수 있다. 그 것도 밀착해서 걸어 가는 장면을 보면 남자의 기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듯 하다. 여자의 신체특정부위가 팔에 압박을 가해 왔을 때의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그 먼거리를 다리 아픈 기색도 내지 않고 끝까지 잘도 걸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체적인 접촉으로 인한 느낌은 어느 정도일까.

 

눈 귀 코 혀 몸을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의() 까지 추가 하면 감각기관은 총 여섯가지가 된다. 보통 '안이비설신의' 육근이라 말하고 이 때 의()도 감각기관으로 인정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여섯감각기관에 의하여 받아 들이는 느낌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맨느낌이다.

둘째가 육체적 느낌이다.

셋째가 정신적 느낌이다.

 

여섯가지 감각기관중 눈, , , 혀로 느끼는 것은 '맨느낌'이라 볼 수 있다. 단지 보여서 보이고, 들려서 들리고, 냄새가 나서 맡을 뿐이다. 따라서 원인 없이 작용 하는 느낌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몸으로 느끼는 느낌은 다르다. 맨느낌과는 달리 매우 '강렬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느낌은

 

신체적 접촉으로 느끼는 감정은 크게 즐겁거나, 불쾌 하거나, 무덤덤한 느낌으로 나눌 수 있다. 문제는 즐거운 느낌이다. 누군가를 접촉 하였을 때 즐거운 느낌 또는 행복한 느낌을 가졌다면 눈이나 귀나 코로 느끼는 감정과 비교 할 바가 아닐 것이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은 곧 바로 경험이나 기억을 떠 올리게 한다. 또한 신체적인 접촉으로 인하여 정신적인 느낌으로 발전 되고 이제까지 모르고 지냈던 희미한 기억이 되살아 날 뿐만 아니라 전생에서 경험했던 기억이 떠 오르게 될 지 모른다.

 

단순한 신체적 접촉은 남자’ '여자' 라는 감각적 욕망의 개념으로 발전 되고 불선한 자극에 쉽게 노출 됨에 따라 수천 수만가지 생각을 일어 나게 만드는 정신적인 느낌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정신적인 느낌은 반드시 과보를 만든다. 그리고 업을 짖게 한다.

 

즐겁거나, 불쾌하거나, 무덤덤한 신체적인 느낌이 눈이나 귀로 느끼는 맨느낌에 비하여 집접적이고 강렬 하긴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정신적인 느낌에 따라 과보를 만들고 업을 짖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맨느낌, 육체적 느낌 보다 더욱 더 가장 강력한 것은 정신적인 느낌이라 볼 수 있다.

 

효과 100%의 집창촌 삐끼전략은

 

'삐끼'라는 말이 있다. 일본어로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지나 가는 사람을 잡아 끈다고 해서 삐끼라고 말한다. 주로 장사 하는 곳에서 많이 볼 수 있으나 집창촌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집창촌에서는 지나 가는 손님에게 말로서 호객행위를 하거나, 야한 모습을 보여 줌으로서 관심을 끌기도 한다. 그러나 더 적극적인 호객행위는 팔짱을 끼는 것이다. 팔짱을 끼고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몸을 밀착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특정신체부위가 팔에 느껴지고 그대로 끌려 가는 것이다. 이런 신체적인 접촉행위는 말이 필요 없다. 오로지 강렬한 육체적인 느낌만이 있을 뿐이어서 효과는 거의 100%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신체적인 강렬한 느낌을 미끼로 하여  선교 하는 전략이 인사동 거리에서 보는 어느 중년여인의 스님에 대한 접근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스님을 타겟으로 하는 선교행위를 보면

 

인사동거리에서 어느 중년여인이 다짜고짜 스님의 팔을 끼고 귀에 속삭이듯이 예수 믿으세요라고 말했을 때 그 여인의 전략은 크게 세가지라 볼 수 있다.

 

첫번째로 대상을 확실히 선택한 것이다. 누구나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스님을 대상으로 하였고 출가한 스님에게 접근 하였다는 사실이다.

 

두번째는 감각적인 욕망을 자극 하였다는 것이다. 모든 감각적 욕망을 내려 놓고 사는 출가수행자에게 접근 하여 감각적욕망을 일으키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예수 믿으라'고 말한 것이 첫번째이고 그로 인하여 반격의 틈을 주지 않고 도망치듯이 내뺏다는 것이 두번째이다.

 

이렇게 기습을 당하고 나면 한동안 어리벙벙한 기분이 들 것임에 틀림 없다. 이미 몸에서는 그 여인의 자극이 남아 있고, 귓전에는 그 여인이 남기고 떠난 말이 맴 돌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님을 타겟으로 한 선교행위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듣는다.

 

혹시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동네 골목에서 만난 초로의 노인이 건넨 말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을 듣고 무심히 지나 쳤으나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툭 던지기'식의 선교 방식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길래 지나가는 사람에게 무례를 범하는 것일까. 만일 자신의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 던졌다면 상대방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에 대하여도 생각 해 보았다. 그럴 경우 '아니면 말고' 식일까. 기습적으로 툭 던지 한마디의 말이 다행히도 그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비신자 이었다면 성공적이었을 것이다. 사람 보는 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불교신자가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매우 불쾌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문제로 쫓아 가서 나는 불교신자입니다라거나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따져 보았자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습적으로 당하고 나서 느낀 점은 앞으로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답례는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쪽에서 먼저 인사 하였으니 이 쪽에서도 받아 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그 때를 대비 하여 앞으로 혹시라도 예수 믿으세요라고 기습적으로 툭 던지고 지나 가는 사람이 있다면 정중하게 이렇게 대답 할 것이다.

 

, 성불 하세요

 

 

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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