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군포 산본 분향소에서, 어느 비구니 스님이 방명록에 쓴 내용은

담마다사 이병욱 2009. 5. 27. 19:00

 

군포 산본 분향소에서, 어느 비구니 스님이 방명록에 쓴 내용은

 

 

군포에 있는 산본 중심상가는 주기적으로 간다. 노대통령 분향소가 중심상가에 차려 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서 찾아 가 보기로 하였다.

 

시민추모제라는 이름으로

 

군포는 인구 27만 정도 되는 중소 도시이다. 인구 60만의 안양과 생활권이 같기 때문에 보통 안양권이라 말하고 그린벨트와 같은 경계가 없다.

 

그리고 신도시를 끼고 있어서 서민층과 중산층이 골고루 모여 살고 있다.  각 지역에서 이주 해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안양과 더불어 표본 도시라 불리운다. 그런 군포의 중심지는 산본역을 중심으로한 중심상가 이다.

 

산본중심상가에도 분향소가 설치 되어 있다. 중심상가의 원형광장이다. 그런데 분향소 이름이 좀 거창하다. ‘노무현 전대통령님 시민 추모제라는 대형 플레카드가 걸쳐 있기 때문이다. 보통 분향소 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시민추모제라는 말을 사용 하는 것으로 보아 전체 시민의 참여를 유도 하는 듯이 보여 진다.

 

비구니 스님이 쓴 글은

 

오후 3시대는 무척 한가하고 여유 있는 시간대이다. 그래서 일까 장보러 나온 주부들이나 나이 드신 분들이 주변에 한가롭게 삼삼오오 앉아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참배객은 거의 끊이지 않는다. 보통 7~8명이 줄을 서서 대기 하고 있다. 아마도 퇴근 시간이 되면 줄은 더 길어 질 것이다.

 

대기하고 있는 줄 가운데 어느 비구니 스님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고 방명록에 서명 하는 것을 보았다.

 

 

 

5월 27일 오후 3시대의 군포 분향소.

줄을 서서 분향을 기다리고 있는 어느 비구니 스님

 

 

 

 

 

 

 방명록에 서명 하고 있다.

내용이 길어서 인지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쓰고 있다.

 

 

 

다른 사람 보다 꽤 오래 글을 쓰는 것 같아 호기심이 발동 하여 들여다 보았다. 방명록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극락왕생 하십시요. 그리고 한마음 챙기시고 나는 누구인지 꼭 밝히시기 바랍니다.

 

 

불행하고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한 것이라 보여 진다.  스님은 국화를 들고 헌화 한다. 그리고 향을 사르고 2배를 올린다. 그리고 앉아서 잠시 동안 묵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극락왕생을 간절히 빌고 기원 하였을 것이다.

 

 

 

 

 

비구니 스님은 2배를 마치고 잠시 묵상에 잠겨 있다.

 

 

 

 

 

 

 상주에게 인사 하고 물러 간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여성 참배자들의 훌쩍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으나 서거 5일째 이어서 그런지 그다지 침울한 분위기는 아니다. 이제 알만치 다 알고 이미 충격을 흡수 했기 때문일까  모두다 당연히 참배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생각 하고 있는 것 같다. 날씨 또한 초여름에 접어든 따가운 날씨에다 오후 3시대의 나른함도 한 몫 했기 때문 일 것 이다.

 

 

 

 

산본 중심상가에 있는 원형광장.

오후 3시대의 한가로움이 느껴진다.

시민추모제라는 플레카드가 보인다.

 

 

 

 

 

국화꽃을 한송이씩 들고

 

 

 

 

 

유모차 부대도 출현 하였다

 

 

 

 

 

어느 여인이 지극으로 분향을 하고 있다. 

 

 

둘째날에 찾아 보았던 안양역 분향소는 너무 침울한 음악을 틀어 주었으나 이 곳 산본분향소는 노대통령이 평소에 좋아 하였던 노래를 틀어 주고 있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내가 살아 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와 같은 노래들이다.

 

노대통령이 좋아 했다는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의 가사를 옮겨 본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2009-05-2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