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여고생들의 힘, 안양 평촌 분향소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09. 5. 27. 22:18

 

여고생들의 힘, 안양 평촌 분향소에서

  

 

 

 

 

5월 27일 오후 4시대의 평촌 분향소

 

 

안양은 안양천을 중심으로 하여 동쪽에 올드타운이 있고, 동쪽에 뉴타운이 있다. 올드타운의 중심지는 안양역을 중심으로 한 상가이고, 뉴타운은 범계역을 중심으로 한 상가 이다.

 

안양시청 분향소를 방문해 보니

 

노대통령 분향소는 안양역에 23일 저녁에 처음으로 만들어 졌다. 그러나 뉴타운에는 왜 분향소가 없을까 하고 의문을 갖던 차에 시청에 분향소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인터넷 신문을 통해서 알았다. 가까이 있기에 한번 방문해 보기로 하였다.

 

시청분향소는 예상대로 썰렁 했다. 아무래도 관주도형 분향소이고 위치도 전철역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서 일 것 이다. 그래서 차가 있어야만 접근 하기 쉬운 것이다. 평소 같으면 주차 요금을 꼬박꼬박 받지만 장례 기간이어서인지 요금을 받지 않았다.

 

 

 

 

썰렁한 안양시청분향소.

상주가 시청직원이라 한다.

 

 

 

시청분향소에 상주 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상주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시청직원들이었다. 왜 이렇게 외진 곳에다 만들어 놓았느냐고 질문 하자 범계역에도 분향소가 마련 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자 시청분향소는 좀 특별한 용도로 보였다. 관공서용같다는 것이다. 법원이나 검찰청 경제부처 공무원등 특수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이용하는 전용 분향소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시청에 볼 일 보러 왔다가 분향 하는 사람도 간간히 있었지만 보통시민은 전철역에 있는 분향소에 가는 것이 나을 듯 하다. 그래서 범계역에 있는 분향소를 방문해 보기로 하였다.

 

여러모로 대조 되는 평촌분향소

 

범계역에 있는 평촌분향소는 여러 모로 시청분향소와 대조 되었다. 우선 상주가 보통 시민이다.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학생에서 부터 노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북적이는 평촌 분향소.

상주는 일반시민이고 자원봉사자들이 돕는다.

 

 

 

오후 4시대 이어서 인지 젊은층과 학생들의 참여가 많다는  것이 특색이 있었다. 학생중에서도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로 여고생들인 학생들에게 자원봉사자는 인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유동인구가 많아서일까 줄이 길고 젊은층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오후에 하교 하는 시간대이어서인지는 모르나 대부분의 참여자가 젊은층 위주이고 그 것도 여고생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물론 그냥 지나치는 학생들도 많이 있지만 이렇게 친구끼리 함께 와서 분향을 한다는 그 자체는 앞으로 이들 세대의 영향력을 실감 하게 한다.

 

 

 

 

시민들이 방명록에 기록을 하고 있다.

 

 

 

 

작년에 있었던 촛불집회도 이들 여고생들의 참여로 촉발 된 것임을 생각한다면 무언가 아래로 부터 변화가 느껴 지는 것 같다. 사실 이들 여고생들이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알면 얼마나 알길레 자발적으로 헌화 하고 분양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인터넷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인터넷에 들어 가면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고 서로 정보도 공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보아야 맞을 것이다.

 

마음속에 촛불을 들었음에

 

보수기득권세력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촛불이다. 촛불에 한번 데인 후로 촛불만 보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다. 보수 인사들이 매번 하는 말은 촛불이 횃불로 되고 급기야 산불로 되어 온 산을 다 태워 버릴 것을 염려 한다. 그래서 만명이 넘는 상비군이 항상 대기해 있고 모든 집회와 시위를 불허 할 뿐만 아니라 원천봉쇄 하기 까지 한다. 그러나 밑으로 부터 터져 나오는 불만은 억누룰 수 없는 모양이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 하는 것이 여고생 들이기 때문이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 할 수 있기 때문에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작년에 있었던 광우병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시발점이 이들 여고생들 이었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2008년 7월 4일 시국법회 당시의 촛불소녀 장엄연등

 

 

 

평촌분향소에서 본 여고생들의 헌화 분향 하는 모습은 제2의 촛불소녀처럼 여겨 진다. 그 것도 친구끼리 같이 집단으로 하는 모습을 보는 보수기득권세력의 가슴은 착잡 할 것이다. 이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서느냐에 따라 촉발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향소에 여고생들의 힘이 느껴진다.

 

 

 

여고생들이 분향을 하였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 하다. 노무현이 왜 죽어야만 했는가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알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 하다. 알고 있기 때문에 분향소에 오는 것이다. 모르고 있다면 올리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무언의 시위 일 지 모른다. 촛불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이미 촛불을 들었음에 틀림없다.

 

 

 

이들이 쓰는 내용이 의미 있을 것이다.

 

 

 

 

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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