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1박2일 순례법회 가는 날에, 최고로 오래된 절 불갑사 대웅전에 앉아서

담마다사 이병욱 2009. 6. 1. 16:16

 

1박2일 순례법회 가는 날에, 최고로 오래된 절 불갑사 대웅전에 앉아

 

 

순례법회 가는 날이다. 일년에 한번 정도는 12일로 다녀 오는 것이 몇년째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순례법회 행선지는 남도 땅끝이다. 먼저 영광의 불갑사와 마라난타사를 들르고 이어서 미황사에서 일박 한다. 그리고 다음날 대흥사와 백련사를 들러서 오는 일정이다.

 

순례법회 가는 날에

 

5 30일 떠나는 날 서울의 날씨는 잔뜩 흐려 있었다. 그러나 남쪽으로 내려 감에 따라 날씨는 좋아 져서 전형적인 초여름 날씨이다. 햇살이 따갑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상쾌한 기분이다. 그늘로 들어 가면 선선하기도 하여 여행 하기에는 더 없는 좋은 날씨이다.

 

원래는 버스 한차를 채우려 하였으나 토요일이 낀 순례라서 다 채우지 못하고 39명이 가게 되었다. 이중의 반은 항상 보는 얼굴들인 기별 법우들이고 나머지는 이들 법우들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항상 여성 법우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남자 법우들은 1/3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오래 된 절, 불갑산 불갑사

 

처음으로 도착한 순례지는 영광에 있는 불갑사이다. 유명한 전통사찰이나 천년고찰들과 달리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백제불교 최초의 가람일 뿐 만아니라 역사기록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 된 절이다.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인도승 마라난타 존자가 법성포로 들어와서 창건한 절로도 알려져 있는 매우 유서 깊은 절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증거로서 삼국유사와 백제본기에 기록에 따르면 385년에 건립된 것으로 나와 있어서 영광 불갑사가 문헌에 나타난 현존 최고(最古)의 사찰이라고 볼 수 있다.

 

불갑사 가는 길은 의외로 매우 넓었다. 최근에 대대적으로 개발 된 듯 하다. 넓은 주차장과 인상적인 일주문을 지나서 잘 단장된 잔디밭과 도로를 따라  한참 들어 가자 1600년 고찰이 나타 났다.

 

 

 

 

불갑사 일주문 전경.

멀리 불갑산이 보인다.

 

 

 

 

 

 

 

독특한 모양의 일주문.

자연목을 이용하여 가공 하지 않고 사용 하였다.

 

 

 

 

 

 

 

 

불갑사 가는 길.

주차장에서 한참 걸어가야 한다.

 

 

 

 

 

 

 

다음 스카이뷰로 본 항공사진.

거리를 측정해 보니 주차장에서 불갑사까지 900미터로 나온다.

 

 

 

 

 

 

 

불갑사로 가는 도중에 보는 불갑산호랑이상.

1908년 잡힌 것으로서 박제가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보관 되어 있다고 한다,

불갑산은 해발 516미터에 지나지 않지만 평지에 돌출 하고 있어서 산과 골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불갑사 가는 도중에 연못에 연꽃이 피어 있다.

 

 

 

 

어느 절이든지 불사가 끊임이 진행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 곳 불갑사 역시 대대적인 불사를 하고 있었다. 이미 여러채의 크고 작은 전각들이 있지만 새로운 전각들이 속속 건립 되고 있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규모의 사찰이라면 유명 사찰 못지 않은 대찰이 될 것이고 전남 서쪽지역을 대표 하는 대가람이 될 것 이다.

 

 

 

 

 

 

불갑사 제1관문인 금강문이다.

 

 

 

 

 

 

 

 

불갑사 제2관문인 천왕문.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다.

 

 

 

 

 

 

 

천왕문의 사천왕상

 

 

 

 

 

 

 

제3관문인 만세루.

이 곳을 통과 하면 대웅전이다.

 

 

 

 

대웅전에 앉아서

 

불갑사에는 1600년 고찰답게 여러 문화재를 볼 수 있었다. 가장 주의 깊게 본 것은 대웅전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불상의 방향이다. 특이 하게도 대웅전 정면에 있지 않고 측면인 남쪽을 바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영주 부석사의 아미타불도 측면인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어떤 이는 법당 공간을 좀 더 넓게 활용 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대웅전은 보물로 지정 되어 있다. 보물 제830호로서 건립연대는 1700년대로 200년 이상된 고풍스런 건물이다. 그래서 일까 내부의 대들보와 공포 그리고 각종 장식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200년 이상 매일 예불드리고 기도 한 기운이 배어 있는 듯 하다.

 

천년 고찰에 가면 반드시 법당에 앉아 눈을 감고 앉아 기를 느껴 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기도가 배인 장소에 앉아 있다 보면 그 기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법당이야말로 명당 중의 명당이기 때문에 가장 기가 센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단순히 3배만 하고 물러 갈 것이 아니라 단 5분이라고 앉아 있어 보라고 권하는 말이 생각 나서 좌선 하듯이 앉아 있어 보았다.

 

 

 

 

 

불갑사 대웅전.

석가모니 부처님이 주불이다. 정면3칸, 측면3칸의 팔작지붕 형태이다.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385년)에 인도의 마라난타 존자가 세웠다고 삼국유사와 백제본기에 나와 있다고 한다.

문헌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절이다.

지금 보고 있는 대웅전은 18세기에 건립되었다.

 

 

 

 

 

 

 

 

대웅전과 주변전각의 모습이다.

 

 

 

 

 

 

 대웅전의 문틀의 꽃 문양

 

 

 

 

 

 

 

대웅전에 오르기 위한 댓돌.

크고 넓직한 것이 특징이다.

 

 

 

 

 

 

 

대웅전에 있는 대형 목탁과 마루바닥 .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200년 이상된 대웅전의 천정의 공포와 기둥 그리고 단청의 고풍스러운 모습

 

 

 

 

 

 

 

대웅전에 모셔진 석가모니 부처님

 

 

 

 

 

 

 

대웅전의 아름다운 모습.

 

 

 

 

 

민중과 함께, 역사와 함께

 

부처님을 마주 하고 잠시 동안 앉아 있었다. 이 곳 부처님은 그 동안 수 많은 역사적인 격변을 지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이 곳 법당에 찾아 와서 기도 하고 앉아 있는 모습을 지켜 보았을 것이다.

 

불갑사는 노령산맥이 끝나는 불갑산에 자리 잡고 있다. 주변은 노령기의 지형으로서 들이 많아서 예로 부터 곡창지대로 불리워 왔다. 평지에 돌출 되어 있는 불갑산은 516미터로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산이 깊어서 호랑이가 출몰 하는 지역중의 하나 이었다. 들은 넓고 산은 깊어서일까 예로 부터 불갑산과 불갑사는 민중을 품어 왔다. 근세의 동학혁명과 현대의 6.25전쟁의 비극의 현장이기도 하고 수 많은 민중이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여서 희생된 장소 이기도 하다.

 

세월과 함께 그 때 그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또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있고 앞으로 새로운 사람들이 또 찾아 올 것이다.

 

 

 

 

 

대웅전을 바라보고 좌측에 있는 전각 일광당

 

 

 

 

 

 

 

일광당의 뒷모습

 

 

 

 

 

 

 

대웅전을 바라보고 우측에 세로운 전각이 건립 되고 있다.

 

 

 

 

 

 

 

대웅전 뒷켠에 있는 칠성각

 

 

 

 

 

 

 

약수터 세심정

 

 

 

 

 

 

 

 

대웅전 뒤 우측에 있는 각진국사비

 

 

 

 

 

 

대웅전 뒤 좌측에 있는 굴뚝.

사람의 얼굴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이 하다.

 

 

 

 

 

마라난타불교대학이 있는 곳

 

불갑사는 새로운 단장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여기저기에서 공사가 계속 되고 있고 새로운 전각 들이 속속 들어 서고 있다. 마치 그 옛날의 대가람의 위용을 회복 하려는 듯이 보인다. 또 서부 전남에서 불교가 중흥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런 증표는 종무소에 붙어 있는 마라난타불교대학 표지판이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종무소와 마라난타대학

 

 

 

 

 

 

커다란 상수리나무

 

 

 

유난히 맑고 따사롭고 싱그러운 5월의 끝자락에 본 불갑사는 점점 초록이 짙어져 간다. 그러나 불갑사로 들어 오는 주변이 아직 덜 개발 되어서 일까 한적하고 한가로운 풍경이다. 거기에다 남쪽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들로 인하여 약간은 원시의 맛도 느껴진다. 이런 모습과 풍경들이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였던 남도의 독특한 정취 일 것이다.

 

점심을 일주문으로 내려 가는 길에 있는 공원에서 먹었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인 인근 법성포에 있는 마라난타사로 출발 하였다.

 

 

 

준비한 점심을 먹고

 

 

 

 

2009-06-0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