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무지개를 좇아서

담마다사 이병욱 2009. 8. 13. 21:46

 

무지개를 좇아서

 

 

무지개를 보았다. 태풍이 몰려 온다고 하는 날에 잠시 비가 개인 일몰에 무지개를 본 것이다.

 

도시에서 무지개를 보기란 그리 흔치 않다. 설령 무지개가 졌더라도 모르고 넘어가기 일쑤이다. 그런데 저녁 무렵 밖에 나왔을 때 하늘을 커다랗게 가로 질로 선명하게 무지개가 졌을 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디카로 촬영 하려 하였으나 그 날 따라 항상 소지 하던 디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 집으로 다시 들어가 디카를 가지고 나왔다. 그 사이에 무지개는 좀 옅어져 있었다. 촬영 하기 좋은 장소로 급히 이동하여 하늘을 보니 그 사이에 삼분의 일은 없어졌다. 급한 김에 우선 한 컷트 찍고 장소를 이동하는 중에 반은 사라졌다.

 

 

 

 

 

 

 

몇장의 사진을 찍고 돌아 서니 일몰과 함께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마치 신기루를 보는 것 같았다. 좀 더 오랫동안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 하였으나 아쉽게도 그런 소망을 들어 주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영원을 추구 한다. 그래서 영원히 살기를 원하고 영원히 행복 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영원을 추구 하면 할 수록 행복해지기 보다 고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잠시 인연따라 일어 났다가 머물다 사라지는 것이다. 무지개 역시 하나의 자연현상으로서 조건이 맞아서 생긴 것일 뿐이다. 일몰로 인하여 태양이 사라지자 즉시 소멸한 것도 인연이 다 되었기 때문이다.

 

 

 

 

 

 

 

한 순간을 오래 동안 간직하고픈 마음에서 카메라를 대었으나 그다지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언젠가 인연이 되면 멋진 장면을 찍을 날이 있을 것이다. 비갠후에 하늘을 쳐다 보는 습관이 생길지 모르겠다.

 

 

 

200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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