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물과 나비효과,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이 더 있다. 남자화장실에 가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한발짝만 앞으로 오세요”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이 말은 어떤 경우라도 남자는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감정에 치우쳐 함부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이성적 판단을 놓칠 수 있어서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경구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눈물을 잘 흘린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쇼’를 한다가나 ‘악어의 눈물’이라고 폄하가기도 한다.
대통령의 눈물
추석전날 온 가족이 모여 있는 오전에 대통령이 방송에 출연해서 눈물을 흘렸다.‘대통령부부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1시간 넘게 진행된 TV의 아침토크쇼에서 대통령은 자신의 어머니를 떠 올리며 눈물을 흘리자 옆에 있던 대통령부인도 눈물을 흘리고, 토크쇼에 참가 하였던 텔런트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고, 방청객들도 훌쩍이는 모습을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아침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눈물바다를 만들어서 일까 그 날 하루 종일 서울과 경기지역에 내린 비는 300mm가 되었다. 그 결과 서울의 저지대가 침수되고, 수도서울의 상징 광화문광장이 물바다고 되고, 청계천은 물에 잠겨 형태를 알 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를 두고 호사가(好事家)들은 대통령의 눈물이 결국 강물이 되어 폭류로 반응하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의 행위에 대한 과보를 자연재해로 연결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람들이 악행을 많이 하여 지진이 일어났다거나 자신의 종교를 믿지 않아 쓰나미가 발생하였다는 식의 주장은 업과 자연재해를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하여 ‘엘니뇨’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 폭우가 내려 모든 것을 휩쓸어 버렸다면 업과 자연재해의 관련성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의 눈물이 300mm가 넘는 큰 비를 오게 하였다는 식의 이야기는 단지 청계천 복원이나 4대강 사업과 같이 대통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대한 반발심리에 기인 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종교적 소명의식에 기반하여 ‘차선’ 보다 ‘최선’을 고집하여 국민과 갈등과 긴장의 요인을 제공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결국 국민들로 하여금 ‘나비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1975년도 사건과 나비효과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초기치의 미묘한 차이가 크게 증폭되어 엉뚱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당일 아침의 대통령의 눈물이 빗물이 되어 광화문광장을 물바다고 만들고, 청계천을 무용지물로 만든 것을 나비효과로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날 대통령이 있기까지 수 많은 나비효과는 없었을까.
어느 인터넷토론사이트에서 대통령과 관련된 나비효과 하나를 소개 하였다. 오늘 날의 대통령이 있기 까지 국내굴지의 최대건설회사의 사장이 된 것이 결정적이다. 1975년도 불과 34세의 나이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회사의 사장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 오늘날 대통령이 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렇게 최연소 사장이 되어 결국 대통령이 되기 까지 하나의 나비효과가 있었는데 바로 그것은 최근 인기절정의 트로트 가수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1975년도에 어떤사건이 있었을까.
그 때 당시 신문스크랩을 보면 가수와 모 건설회사 사장부인과의 전대미문의 충격적인 스캔들이 있었다. 당시 가수의 나이는 21살 이었고, 상대 여인은 47세이었는데 26살차이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만날 때 마다 그 때 당시 돈으로 80~백만원씩 용돈을 주었다고 한다.
이런 불륜관계는 10여차례 진행 되었는데 결국 발각 되어 간통사건으로 고소 되었다. 그 충격의 여파로 사장부인은 이혼당하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장부인의 딸은 어머니의 간통사실에 대한 충격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던 집안에서 파혼 까지 당하였다고 한다. 물의를 일으켰던 21세의 젊은 가수는 그 사건 이후 미국으로 줄행랑을 쳤고, 그 사건이 잊혀 질 때 쯤 귀국해서 현재는 인기절정의 트로트 가수이자 간증도 열심히 하는 종교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경우이든지 사건이 벌어지면 피해자가 있는가 하면 우연치 않게 이익과 행운을 거머 쥐는 자도 생기게 마련이다. 1975년도에 발생하였던 엽기적 스캔들로 인하여 H건설사장은 부인의 스캔들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자신 사퇴를 하였는데 그 자리를 불과 34세의 나이로 사장이 된 사람이 바로 현 대통령이다.
결국 한 젊은 가수와 중년여인의 스캔들이 오늘 날 대통령을 만드는데 있어서 일종의 나비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인기 절정의 트로트 가수는 오늘 날의 대통령을 만드는데 있어서 일조를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
남자화장실에 쓰여 있는 격언과 같이 남자는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이 더 있는 것이다.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이 그 것 뿐일까.
우리 몸에는 무수한 분비물이 있다. 청정도론에 따르면 똥, 담즙, 가래, 고름, 피, 땀, 굳기름, 눈물. 기름기. 침, 콧물, 오줌등 우리 몸의 모든 구멍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은 함부로 흘려야 되는 것은 아니다. 때와 장소를 가려서 보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아무 때나 흘리면 이 세상을 ‘오염’시키기 쉽다. 이 세상의 모든 스캔들은 함부로 흘리지 말아야 될 것을 흘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 눈물도 해당 된다.
울음과 갈애
우는 것은 슬퍼서 울기도 하지만 좋아서도 운다. 또 감격해서 울기도 하는데 우는 것도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적 사실은 모두 ‘좋아서’ 운다는 것이다. 슬퍼서 우는 것도 좋아서 우는 것이고, 기뻐서 우는 것도 좋아서 우는 것이고, 감격해서 우는 것도 좋아서 우는 것이다. 우는 것이 왜 좋아서 우는 것일까. 그것은 12연기법에 따르면 울음을 하나의 갈애로 보기 때문이다.
느낌(受)이 갈애(愛)로 발전되고 갈애가 더욱 더 강화되어 달라 붙으면 집착(取)이 된다. 그런데 느낌은 반드시 세가지가 수반된다.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덤덤한 느낌이다.
이 중 즐거운 느낌과 괴로운 느낌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이를 세분하면 육체적 즐거움(sukha,수카, 樂), 육체적 고통(dukkha, 둑카, 苦), 정신적 즐거움(somanasa, 소마나사), 정신적 고통(domanasa, 도마나사), 평온(upekkha, 우뻭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렇게 5가지 느낌으로 나눌 수 있다.
눈물을 흘리는 행위가 단지 슬퍼서, 또는 기뻐서, 감격해서 눈물을 흘린다면 이는 좋아서 우는 것이다. 울다 보면 소리내어 울게 되는데 그 소리에 더욱 더 울게 되어 울음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된다. 그럴 경우 이는 일종의 정신적 즐거움에 속할 것이다.
성냄에 뿌리 박은 울음
그러나 자신의 지위, 일자리, 명예, 재산, 권력이 상실 되었을 때도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흔히 정치인들이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부정이나 스캔들 등에 연루 되어 눈물을 흘릴 때 많이 보게 된다. 이런 경우 흘리는 눈물, 비탄의 근저에는 ‘성냄’이 도사리고 있다.
청정도론에 따르면 성냄에 뿌리 박은 울음은 정신적 즐거움이 아니라 ‘정신적 고통(domanasa, 도마나사)’에 속한다. 정신적 고통은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위. 일자리, 명예, 권력, 재산 등을 상실하여 근심하고 슬피 운다면 이는 정신적 고통에 속한다. 더구나 엉엉 소리내어 운다면 그렇게 하기에 충분한 불타오르는 ‘분노’가 깔려 있다.
이렇게 성냄에 뿌리박은 울음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친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어서 흐느껴 우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에 비난해서는 안되지만, 단지 ‘동정심’을 얻으려고 우는 것은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근심에 빠지게 한다. 이는 마치 어린아기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몸울 굴리고 울어서 어른들을 ‘굴복’ 시키려는 것과 같다.
정치인들이나 유명인들이 우는 행위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유발하게한다. 그런 기저에는 이제까지 일구어 놓은 재산, 명예, 권력을 상실하였거나 상실하지 않으려는 이기적 감정 내지 분노의 표출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울음은 본인으로 하여금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 어떤 삶의 부침을 당했어도
현자들은 그 어떤 삶의 부침을 당했어도 자신의 고결함을 유지 하고 평온과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삶의 부침이란 어떤 것일까. 생활속의 아비담마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라바(Lābha) = 이익, 재물과 필수품등을 얻는 것
2. 아라바(Alābha) = 손실, 재물과 필수품을 얻지 못하는 것,
3. 야사(Yasa) = 명예, 추종하는 무리가 있는 것
4. 아야사(Ayasa) = 불명예, 추종하는 무리가 없는것
5. 닌다(Nindā) = 비난
6. 파삼사(Pasaṁsā) = 칭찬
7. 수카(Sukha) = 행복, 즐거움
8. 두카(Dukkha) = 불행, 괴로움
(생활속의 아비담마, http://cafe.daum.net/vipassanacenter/3wAS/13)
육체적 고통을 둑카(dukkha)라 하고, 정신적 고통을 도마나사(domānassa)라 한다. 돈이 없어서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들면 고된 육체적 고통이나 피곤함을 느낀다. 또한 몸이 아플 경우 역시 육체적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육체적 고통이 반드시 정신적 고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근심, 걱정, 우울, 실망, 절망, 슬픔, 비탄등은 육체적 고통이 수반 하든 안하든 마음 속에서 일어나므로 정신적 고통이라 하고 이를 한데 묶어 도마나사(domānassa)라 한다. 이런 도마나사의 특징은 ‘성냄’괴 ‘분노’에 뿌리박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정신적 고통은 육체적 고통보다 훨씬 더 가혹하다는 것이다. 지금 천만금을 가지고 있어도,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어도, 명예와 권력을 누리고 있어도 정신적으로 고통스럽다면 초막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 보다 불행할 것이다. 따라서 물질적으로 빈곤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정신적 고통은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업(業)이 자신의 주인
설령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행, 괴로움, 비난, 불명예, 재산손실등이 있더라도 이는 불선업에 대한 과보이므로 좌절해서는 안된다.
선행과 불선행은 그에 따른 과보를 수반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은 업의 결과라면 분노의 감정으로 근심, 걱정, 우울, 실망, 절망, 슬픔, 비탄, 울음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유발 할 것이 아니라 항상 성자처럼 고결함과 평온과 침착함을 유지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초기경전의 문구처럼 업이 자신의 주인임을 반조해야 한다.
“모든 존재는 자기가 지은 업의 주인이자 자기 업의 상속자이다. 그들 각자는 자기 업으로부터 솟아나는 것이며 자기 업에 매여 있고 자기 업으로 지탱된다. 선악 간에 어떤 업을 짓든 그들은 그 업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
(A10:206)
2010-09-24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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