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죽음에 대한 명상(死念), 살인자가 나타난 것으로

담마다사 이병욱 2010. 10. 20. 11:44

 

죽음에 대한 명상(死念), 살인자가 나타난 것으로

 

 

 

 

 

 

3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노처녀가 시집가지 않고 독신으로 살겠다는 말, 장사하는 사람이 손해보고 판다는 말, 그리고 노인네가 빨리 죽고 싶다는 말이다. 이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죽고싶은 사람, 죽기싫은 사람

 

그런데 이 중 나이든 노인네가 하는  말은 실제로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병이 들어 거동도 잘 못하는 가난한 노인의 소원이 어서 죽었으면!” 하고 말하는 것을 tv의 프로에서 종종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빨리 죽기를 소원하는 사람도 꽤 많은 것을 보면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 나는 길은 오직 죽음밖에 없는 듯이 보인다.

 

반면에 죽기싫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지만 특히 많이 가진사람들은 더 하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이루어 놓은 천문학적인 재산을 두고 죽는 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 한다. 더군다나 예쁜 애인을 남겨 두고 죽는 다는 것은 도무지 배가 아파 참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 할 수 도 있다. 이처럼 현생에서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자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마치 소가 도살장에 끌려 가는 듯이 생각하기 조차 싫은 것이다.

 

()’만 잔뜩 짊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놓고 가야 한다. 가지고 가는 것은 그 동안 이룬 재산도 아니고, 명예도 아닌 오로지 자신이 재산과 명예를 추구하기 위한 과정에서 지은 행위 즉, ‘()’만 잔뜩 짊어지고 다음 생의 티켓을 받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며 살아 가야 하는데 청정도론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았다.

 

청정도론에서 죽음에 대한 알아차림(死念)’ 40가지 사마타 명상주제중의 하나이다. 이를 빠알리어로 마라나사띠까타(maranassatikatha)’라 한다. 그렇다면 죽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때가 된 죽음과 또 하나는 불시의 죽음이다.

 

 

죽음의 종류

죽음

내 용

때가 된 죽음

공덕이 다한 죽음

재생연결을 생기게 한 과보가 익었기 때문에

수명이 다한 죽음

현재의 사람들처럼 백년의 수명이 다하여 맞는 죽음

공덕과 수명, 둘이 다함

재생연결과보와 수명이 다해서 맞는 죽음

불시의 죽음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죽게 하는 힘을 가진 업에 의해 상속이 끊어진 자들의 죽음

 

 

 

 

수명과 관련하여 천상과 인간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천상에서 태어난 존재는 수명대로살다가 죽지만, 인간은 수명대로 사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인간은 업대로산다고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천상의 존재가 수명이 보장된 이유는 전생에 선업공덕을 닦은 댓가라 볼 수 있다.그러나 인간을 포함하여 축생, 아귀, 지옥중생들은 딱히 수명이 보장 된 것이 아니라 전생에 지은 업대로 살기 때문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래서 천상은 수명대로 살고, 인간은 업대로 산다고 한다.

 

그러나 천상에 사는 존재도 수명이 다 하면 아래로 내려 가야 한다. 그 동안 쌓은 복을 다 찾아 먹고 새로운 공덕을 짓지 않았을 경우 대게 지옥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천상의 존재들은 죽을 때가 되면 안절부절 한다고 하는데 이는 자신의 신통력으로 자신이 태어 날 곳을 미리 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 생에서 천상의 삶을 누린 인간들이 죽음에 임박하여 죽기 싫어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죽음을 보는 관점에 따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면 슬픔이 일어난다. 이 경우 어머니가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원하지 않은 사람을 생각하면 기쁨이 일어난다. 이 것은 적들이 그들의 적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나와 관련 없는 자들의 죽음을 생각하면 무관심하기 때문에 아무런 절박감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 경우 시체를 태우는자가 시체를 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자신의 죽음을 계속해서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 이 때 두려움이 일어날 것이다. 마치 겁쟁이가 칼을 빼든 살인자를 쳐다 보는 것과 같다.

 

위의 모든 것들 즉 죽음에 대한 슬픔, 기쁨, 무관심, 두려움은 기본적으로 알아차림과 절박함과 지혜가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강도에 의하여 살해된 사람이나 자연적으로 죽은 사람, 이전에 부귀와 영화를 누렸던 자들의 죽음으로 마음을 향하여 알아차림과 절박함과 지혜를 확립 할  필요가 있다.

 

죽음에 대한 명상 8가지

 

죽음에 대한 명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죽음,죽음하면서 근원적으로 마음을 집중 하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 죽음이 들이닥칠것이다라고 마음에 숙고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죽음에 대한 명상은 근접삼매에 이르게 되나 그렇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죽음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여야 한다.

 

 

① 살인자가 나타난 것으로

② 영화가 몰락한 것으로

③ 비교함으로써

④ 몸을 여러 중생들과 공유함으로써

⑤ 수명의 힘이 없는 것으로

⑥ 표상이 없는 것으로

⑦ 시간이 한정된 것으로

⑧ 수명의 순간이 짧은 것으로

 

 

 

살인자가 목에 칼을 들이댄것처럼

 

살인자가 나타난 것처럼 죽음에 대하여 계속 하여 생각 하여야 한다. 살인자가 목에 칼을 대는 것처럼 곧 죽음은 오고야 말것이다라고 생각한다.

 

태어난 자에게 죽음은 불가피하다. 태어남과 함께 죽음은 오고야 마는 것이다. 아침에 태양이 떠 올라 반드시 서쪽으로 갈 뿐 간 곳으로 부터 조금도 되돌아 오지 않듯, 중생도 태어난 시간 부터 시작하여 조금도 되돌아 가지 않고 죽음을 향할 뿐이다.

 

순간의 죽음도 마찬가지이다. 찰나적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현상도 죽음이 있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중생의 일생 역시 일어나고 사라기 마련인데, 재생연결의 마음이 일어나자 마자 곧 바로 늙음에 이르고 그와 함께한 무더기()도 부서진다.

 

어머니, 저의 출가를 방해하지 마십시요

 

이처럼 태어난 자에게 반드시 죽음은 찾아 온다. 청정도론에 소개된 죽음에 대한 게송을 보면 다음과 같다.

 

 

중생이 밤에 자궁에서 처음으로 임신될 때부터

일어난 구름처럼 그는 갈 뿐

가면서 되돌아 오지 않는다.”

(Ja.iv.494, 자따까)

 

 

낮과 밤은 지나가고, 생명은 사라진다.

사람의 수명은 줄어드나니

마치 산에서 흐르는 물처럼.”

(S.i.109, 상윳따니까야)

 

 

익은 과일들이 아침에 떨어질 두려움이 있듯이

이와 같이 태어난 중생도 항상 죽음을 두려워 한다.

도공이 만든 흙으로 된 옹기가

작든 크든 구운 것이든 굽지 않은 것이든

모든 것은 끝내 파손되듯이

중생의 생명도 그와 같다.”

(Sn.476-77, 숫따니빠따)

 

 

풀잎 끝의 이슬이 태양이 떠오르면 사라지듯이

인간의 수명도 그와 같습니다.

어머니, 저의 출가를 방해하지 마십시요.”

(Ja.iv.122, 자따까)

 

 

한 번 일어난 구름처럼 , 산에서 흐르는 물처럼, 한번 만들어진 옹기가 끝내 파손되듯이, 떠오르는 태양에 이슬이 사라지듯이 인간의 수명도 그와 같다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그와 같기에 수행을 하여 다시는 나고 태어날 일이 없는 열반을 추구 하는 것이다.

 

바로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출가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어머니, 저의 출가를 방해하지 마십시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2010-10-2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