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민족사 3대 서적과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

담마다사 이병욱 2010. 11. 16. 15:33

 

 

민족사 3대 서적과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

 

 

 

 

 

 

 

 

책을 구입하는 데 있어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서점에 가서 확인 하는 방법이다. 그 다음 저자와 출판사등 외적인 요인도 고려 하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사 놓으면 남는 것

 

한 때 열심히 책을 사서 모은 적이 있다. 그렇게 하게 된 동기는 책은 사 놓으면 남는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 부터이다. 돈이 생겼을 때 그 돈으로 맛 있는 것을 사먹거나 술을 마시면 그 순간 날아 가 버려서 남는 것이 업지만, 책은 일단 사 놓기만 하면 닳아 없어지지 않는 한 남아 있게 된다는 논리이다. 그렇게 사 모은 책이 꽤 많이 되었다.

 

그런데 그 많은 책 중에 두 번, 세 번 보는 책은 극히 드믈었다. 거의 대부분의 책은 한 번 읽거나 심지어 몇 장 읽다 만 책이 대부분이었다. 한 마디로 책 구입하는데 있어서 실패를 한 것이다. 그 이후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다.

 

도서관에 갈 때 마다 대여섯권씩 빌렸는데 돈이 들어 가는 것이 아니어서 부담이 없어 좋았다. 그런데 대 여섯권의 책중에 건질 수 있는 책은 불과 한 두 권에 불과하다. 나머지 책은 그냥 책장 넘기기에 바빳다.

 

민족사의 3대 서적

 

인터넷 불교tv는 즐겨찾는 사이트이다. 주로 법문이나 강좌, 불교관련 이슈등, 영상으로 전하는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다 보니 눈길을 끌 만한 프로만 자주 보게 된다. 그러다가 이제까지 한 번도 들여다 보지 않은 프로도 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여 보게 된 프로가 열린마당이다.

 

불교tv의 대부분의 프로가 스님들의 이야기나 스님들 관련 프로가 대부분인데 열린마당의 경우 재가불자들도 다수 출연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중 도서출판 민족사 윤창화사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윤창화사장의 말에 따르면 민족사가 설립된지 30년이 되었다고 한다. 1980년에 세워진 민족사는 오로지 불교관련 서적만을 출판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민족사에서 수 많은 불교관련 서적이 출판 되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이 무엇이냐고 사회자가 묻자 윤창화사장은 세가지 책을 들었다. 그 세가지 책은 어떤 것일까

 

성본스님의 중국선종 성립사연구

 

첫째, 성본스님의 중국선종 성립사연구이다. 이 책은 1992년도에 출간된 책으로서 약 1,000 페이지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서 중국선종의 역사적 발전에 대하여 서술한 책이라는 것이다. 중국선종의 성립에 대한 책은 일본학계에서도 보기 드물고, 한국학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이 책으로 인하여 선학에 대한 연구가 한 단계가 아니라 여러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석지현스님의 벽암록

 

둘째, 석지현스님의 벽암록을 들고 있다. 이 책은 2007년도에 출간 되었는데 전 5권으로서 벽암록 완역판이다. 그 동안 벽암록이 소개 된 책이 있었지만 처음 부터 끝까지 완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본문에 토를 달고, 번역을 하고, 해설을 하고 더구나 벽암록 용어사전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또 이 책은 역자가 번역한 기간이 9, 민족사에서도 3년이 걸려서 총 12년간에 걸친 대작이라 한다.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

 

셋째,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이다. 이 책은 2008년도에 출간 된 책으로서 한역계통이 아닌 빠알리 원전을 직역한 것이라 한다. 이제까지 4성제, 8정도, 12연기등 불교의 핵심교리가 모두 한역 아함경을 근거로 소개 되었는데, 이 책은 빠알리 원전으로 소개됨으로서 부처님의 원음을 그대로 전달 한 것에 대하여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 들 세가지 책이 가장 인상깊었던 책이라고 말한 윤창화사장은 이들 세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 세가지 책은 세계에 내 놓아도 자부심을 가질만한 책이라 봅니다.”

 

 

일아스님이 출연한 방송을 보고

 

위의 이야기를 듣고 일아스님의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에 대하여 관심이 갔다. 그런 일아스님은 어떤 분일까.

 

일아스님에 대하여 알고 있었던 사항은 2009년 말 어느 인터넷신문에 기고 하였던  승가교육은 백지에 새로 짜야 합니다.”를 읽고 나서 이다. 이 기고문에서 스님은 한문경전 위주의 서당식 승가교육체계에 대하여 비판 하였다. 특히 강원에서 부처님과 부처님의 일생에 대하여 가르치지 않는 것은 커다란 모순이라 하였다.

 

이런 기고문의 영향이어서일까 조계종의 강원교육 개편안에 따르면 일아스님의 주장이 상당부분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일아스님에 대하여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불교tv의 열린마당 프로에서 일아스님이 출연한 방송을 발견 하게 되었다. 2008 12 25일자 동영상 (http://www.btn.co.kr/program/Program_datail_contents.asp?ls_StSbCode=CATPR_02&PID=P385&DPID=51200)에서 이다.

 

강원에 부처님이 없다니

 

이 방송에서 스님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스님은 수녀출신으로서 뒤 늦게 불교에 입문하였다. 여자로서 결혼과 수행이라는 두개 중에 선택의 기로에 처했을 때 선택한 것이 수행의 길이었다고 한다. 그 때 당시 수녀가 될 것인가 비구니가 될 것인가로 고민 하였는데, 수녀가 된 동기는 머리를 깍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제복으로서 수녀복을 입은 모습이 좋아서 이었다고 솔직히 이야기 하였다. 그러나 수녀생활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 법정스님을 찾아가 비구니가 될 사찰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서 찾아 간 곳이 언양에 있는 석남사라 한다.

 

1980년대초 30대 중반에 비구니가 되었는데 강원교육을 받으면서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강원교과과정에 부처님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문으로 된 대승경전이나 중국의 스님들이 지은 교재만 있을 뿐 석가모니 부처님에 대한 교과가 없어서 부처님은 어떤 분일까하고 매우 궁금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어느 누구도 자신과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은 없었고 그와 같은 교과과정이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스님은 강원에서 부처님을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이 자신의 상식으로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강원교육이 끝나자 부처님을 알기 위하여 태국, 스리랑카와 같은 남방불교 국가로 떠 났고, 2년동안 공부하였는데 그 때 당시 위빠사나 수행도 겸했다고 한다.

 

지독한 공부벌레

 

이처럼 부처님을 알게 되자 부처님에 대하여 더 알고 싶어 1990년대 초 미국유학을 떠 났고, 거기에서 빠알리어를 전공한 교수님으로 부터 빠알리어를 배워 숙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이미 한국에서 오래 전 대학교과과정을 다 마쳤지만 미국 대학교에 다시 신입생으로 들어가 졸업을 한 후 진학하여석사박사과정을 모두 마쳤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 다닐때 영어를 마스터 하기 위하여 교수가 강의한 것을 녹음하여 한 글자도 빠지지 않고 모두 노트에 기록 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는데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가 지독한 공부벌레이었다고 한다.

 

그런 일아스님의 올해 나이는 64세이다. 한국의 강원에서 부처님을 가르치지 않아 부처님을 알기 위하여 외국으로 떠 났고 결국 빠알리어를 익혀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을 내어 놓은 것이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도 극찬한 그 책을 사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책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책에 대하여 일아스님은 방송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것을 읽으면 내가 직접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볼 수 있습니다. 이 것을 읽으면 직접 옆에 있는 부처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것을 읽으면 불교의 근본 교리들이 아주 자세하게 철저하게 나와 있습니다.”

 

 

스님이 강조 하는 또 하나의 사항은 청소년을 위한 예경집이다. 사실 우리나라 불교가 청소년, 어린이, 대학생, 군 불자들을 위해서 법회에서 사용할 적절한 예경집이 없다고 한다. 이 것은 청소년을 도외시한 결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빠알리 경전에는 청소년을 위한 수 많은 예경문이 있는데, 이는 젊은이들이 이해할 만한 내용이고, 환영할 만한 내용이어서 전혀 가슴에 와 닿지 않은 전통적인 예불문 하고 비교 된다는 것이다. , 누가 아플 때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 많이 있고, 우정에 관한 이야기도 있어서 누구나 쉽게 불교를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과 금상첨화

 

마지막으로 스님은 한국불교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스님들이 참선을 하고 정진을 한 푸른 기상이 있는데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불교를 좀 더 발전시키고,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빠알리 경전과 같이 나아 간다면 금상첨화 입니다.”

 

 

힘이 있는 한국불교와 빠알리 경전이 접목 되면 한국불교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고 이는 금상첨화의 결과가 될 것이라 말한다.

 

글을 쓰는 도중에 인터넷으로 구매한 책이 단 1일만에 택배로 도착 하였다. 민족사에서도  민족사의 3대 서적중의 하나로 추천하고 있고, 일아스님도 방송에서 바로 옆에서 부처님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책과 같은 것이라 하였다. 앞으로 항상 머리 맡에 두고 노랑색의 형광메모리 펜을 이용하여 새겨두어야 할 문구에 칠을 할 것이다.

 

한국불교, 과연 스님의 말대로 초기불교를 받아 들여서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금상첨화가 될 것인지, 아니면 바라기만 하는 기복적 기도처럼 기독교 따라하기로 일관하다 디그레이드 되어 설상가상이 될 것인지는 깨어있는 불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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