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죽을 때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

담마다사 이병욱 2011. 1. 25. 23:00

 

 

 

죽을 때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

 

 

 

선인선과 악인악과라 한다. 좋은 행위를 하면 좋은 결과를 받고, 나쁜 행위를 하면 나쁜 결과를 받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런 이야기가 법구경의 1번과 2번 게송에 실려 있다. 그런데 이 두 게송을 보면 불교의 윤리적인 가르침이 그대로 함축 되어 있는 느낌이다.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가르침이 알고 보면 매우 위대한 가르침인 것을 알 수 있다.

 

수레와 그림자

 

법구경의 1번과 2번 게송에 대하여 다양한 해석방법이 있는데, 주로 마음에 관한 것이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고통과 불행이 갈라진다는 소박한 진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문구에 담겨진 의미는 매우 크다.

 

마하시 사야도의 경우 12연기 법문집에서 1번과 2번 게송에 대하여 마음과 마음부수로 설명하였고, 또한 24가지 조건(, paccaya, 빠짜야) 중의 하나인 구생연(俱生緣, sahajāta-paccaya, 함께 생긴 조건)을 들어 이야기 하였는데 아비담마 논장식 해석방법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1번과 2번 게송은 선인선과, 악인악과에 대한 사항이라 볼 수 있다. 그런 표현중에 황소와 수레, 물체와 그림자의 비유를 아주 쉽게 설명한 것을 보았다.

 

불교TV에서 아상가 교수는 수레와 그림자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수레는 부담스로운 것으로, 그림자는 부담이 없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1번과 2번게송에 대하여 짤막하면서도 매우 명쾌한 해석방법이라 생각된다. , 악행을 저지르면 수레를 끌고 다니는 것처럼 부담(고통)스럽고, 선행을 하면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것처럼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림자는 달고 다녀도 자신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다. 반면에 수레는 황소의 뒤를 항상 따라 다니지만 끌고 다니기에 부담스러우므로 고통을 준다. 이처럼 악행을 하면 그에 따른 고통을 수레에 끌고 다니듯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았고, 선행을 하면 그에 따른 행복이 마치 그림자처럼 항상 따라다니면서 전혀 부담을 주지 않은 것으로 법구경에서 묘사한 것이다.

 

죽을 때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

 

초기경전에서 위의 법구경 게송과 유사한 내용이 있다. 죽을 때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에 관한 경이다. 경의 게송부분을 옮겨 보았다.

 

 

 

죽음의 신에게 잡힐 때

목숨을 버려야 하는데

정말로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있는가?

죽을 때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

그림자가 항상 따라다니듯

무엇이 사람을 따라다닐까?

 

공덕과 악행 두 가지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지은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자기의 것이다.

죽을 때 이것을 가지고 간다.

마치 그림자가 항상 따라다니듯

이것이 항상 따라다닌다.

그러므로 사람은 선행을 닦아야 한다.

공덕은 저 세상에서 든든한 후원자다.

 

(상윳따니까야:3 3 꼬살라 상윳따 1:4)

 

 

 

선행을 닦아야 할 이유에 대하여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이다. 죽을 때 가져가는 것은 오로지 자신이 지은 행위 뿐이라는 것이다.

 

지금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졌어도, 죽을 때 가져 갈 수 없다. 죽을 때 가져 가는 것은 재산이 아니라, 그 재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행위를 가져 가는 것이다.

 

 

 

 

사진 http://www.newyorkawareness.com/Karma%20Healing.asp

 

 

 

비난받지 않은 업

 

재산을 많이 축적한 부자일수록 정당하게 벌어들인 돈이라 볼 수 없다.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법과 탈법, 불로소득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높은 지위와 권력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남을 밟고 올라섰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돈이 많은 부자, 높은 지위에 올라간 사람,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사람치고 그 행위가 선한사람은 드믈것이다. 아마도 선업보다 불선업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본다. 그런면으로 본다면 공덕은 쌓지 않고 단지 자기자신만을 위한 온갖 즐거움과 명예와 권력을 마음껏 누린사람들은 죽음이 두려울 것임에 틀림없다. 그들이 죽었을 때 가져가는 것은 돈과 명예와 권력이 아니라 그 것을 누리면서 지은 행위를 가져 가는 것으로 본다.

 

비록 가난하지만 양심바르게 악행보다 선행을 더 많이 하고, ‘비난받지 않은 업을 짓다 살다 간 사람은 죽을 때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선업을 많이 지었다면 그 공덕이야말로 저 세상에 갈 때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이라 한다.

 

 

 

2011-01-2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