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행위로 브라만이 된다

담마다사 이병욱 2011. 1. 26. 18:20

 

 

행위로 브라만이 된다

 

 

 

역사드라마를 보면 가문과 신분에 따라 차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잘 나고 똑똑해도 신분이 미천하면 더 이상 위로 올라 갈 수 없고, 아무리 학식과 덕망이 높아도 가문이 별 볼일 없으면 인정받지 못한다. 반면 못나고 무식하고 막 되어 먹은 인간이라도 가문이 좋으면 특권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하여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날에도 유사한 신분제가 존재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어떤 이는 현대판 카스트제도라 하였다.

 

현대판 카스트

 

현대판 카스트는 어떤 것일까. 소득에 따른 구분으로 나누어 본다면 우리사회에 엄연히 신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느 보수신문에 발표된 칼럼(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14/2010051402153.html_에 따르면 인도의 카스트처럼 우리나라도 4가지 계층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 칼럼을 근거로 표를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현대판 카스트

계층 명칭

사회적 업무

한국의 현대판 카스트

브라만

재산가(재벌, 사장등)로서 사용자의 위치

일하지 않아도 평생먹고 살 수 있는 계층

크샤트리아

사회 제도와 안보를 유지하며 국가를 통치하는 일

공무원 및 공기업임직원

바이샤

생산 활동과 관련된 일

정규직 임금근로자

수드라

육체 노동과 관련된 일

비정규직

 

 

 

현대판 브라만은 일하지 않고도 평생먹고 살 수 있는 계층을 말한다. 재산가나 재벌, 장차관, 국회의원, 고위공무원등이 해당 될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든다면 종교재벌이 되겠다.

 

이들의 특징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고, 모든 자리를 차지 하고 있어서 수구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변화를 싫어한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변화를 요구하면 심각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현대판 카스트제도 역시 세습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계층이 고착화 되는 현상은 사회의 여러 곳에서 목격되고 있고, 그렇게 된다면 날 때 부터 신분이 정해질 수 있다. 고대인도에서와 같이 출생에 의하여 브라만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브라만이란

 

한국판 카스트 제도하에에서 생산적인일이나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최상층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이미 고착화된 제도와 시스템하에서 계층이동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정신적으로라도 브라만과 같은 최상류층이 될 수 없을까. 그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비록 가진 것이 별로 없는 별 볼일 없는 존재일지라도 자신의 행위에 따라 브라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열어 준 경이 초기경전에서 보는 와셋타경(Vasettha sutta)’이다.

 

와세타경에서 부처님은 출생이나 가계에 때문에 브라만이라 부를 수 없고, 대신 행위에 따라 브라만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브라만이란 정신적인 깨달음을 얻은자를 말한다. , ‘아라한과 동의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부처님이 말한 진정한 브라만은 누구일까. 와셋타경의 일부를 옮겼다.

 

 

출생이나 가계때문에 그를 브라흐민이라 부르지 않는다.

만일 그대가 아직 장애에 묶여 있다면, 그는 다만 그대라고만 불린다.

그러나 모든 장애와 갈애를 벗어난 사람 그를 나는 브라흐민이라 부른다.

(맛지마니까야 : 98 와셋타경, Vasettha sutta)

 

 

 

 

 

 

사진 http://www.sleuteltotinzicht.nl/snp0-00.htm

 

 

 

부처님은 신분이나 가문때문에 브라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갈애와 장애를 벗어난 사람이 브라만이된다고 하였다. 좋은 가문에 고귀한 신분을 가진 브라만일지라도 그가 장애와 갈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바이샤나 수드라와 같은 범부와 같은 것이고, 반면 바이샤나 수드라일지라도 장애와 갈애를 벗어났다면 그가 진정한 브라만이라 한다.

 

행위로 브라만이 된다

 

그렇다면 진정한 브라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같은 경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이름이나 가계는

세상에서 다만 정하여 쓰는 것일 뿐,

관습에서 생겨서 여기저기 쓰인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릇된 견해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알지 못하고 그들은 단언한다.

출생에 의해 브라흐민이 된다.’.

 

출생에 의해 브라흐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출생에 의해 브라흐민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행위에 의해 브라흐민이 되기도 하고

행위에 의해 브라흐민이 안 되기도 한다.

 

행위에 의해 농부가 되고

행위에 의해 기술자가 되고

행위에 의해 상인이 되고

행위에 의해 하인이 되고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무사가 되고

행위에 의해 제관이 되고

행위에 의해 제왕이 된다.

 

참으로 지혜로운 이는

이처럼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본다.

그들은 연기를 보는 자이며

행위와 그 결과를 잘 알고 있다.

 

(맛지마니까야 : 98 와셋타경, Vasettha sutta)

 

 

와셋타경은 맛지마니까야 뿐만 아니라 숫따니빠따에서도 동일한 이름으로 있다. 또한 법구경에서도 진정한 브라만에 대한 게송이 있어서 초기경전 중에서도 가장 고층에 속하는 경이라 한다. 그런 경에서 강조하는 사항은 행위가 브라만을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행위에 따라 농부, 기술자, 하인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도둑이나 사기꾼이 되기도 한다. 또 하고 있는 행위에 따라 무사도 되고 왕도 된다.

 

그러나 연기법을 알아서 그 행위에 대한 결과를 아는 사람이 진정한 브라만이라한다.

 

 

 

2011-01-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