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욕정의 허망함, 수바(Subha)비구니와 난봉꾼이야기

담마다사 이병욱 2011. 3. 12. 10:47

 

 

 

욕정의 허망함, 수바(Subha)비구니와 난봉꾼이야기

 

 

 

HDTV시대에

 

HDTV시대이다. 어디를 가나 169 LCD 대형화면에 마치 사진처럼 선명한 화면을 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얼굴에 있는 주름살이라든가 모공등이 가감 없이 모두 드러나 보인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든 흘러간 가수들은 노래를 부를 때 화장을 진하게 하고 주름살이나 모공등을 감추어 보려 하지만 늙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초고화질시대에 가장 각광을 받는 것은 아마도 젊음일 일 것이다. 화장을 하지 않은 쌩얼(맨언굴)’에 츄리닝만 걸쳤어도 빛나고 탄력있는 용모는 하나의 아름다운 꽃을 보는 것 같다. 그런 아름다움은 HDTV에서 보는 것이나 현실에서 보는 것이나 변함이 없다. 또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신체의 특징부위를 사랑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관심사는 연예인이나 스포츠맨들이 압도적이다. 스타들이 뜨면 팬들이 줄줄이 따라다니는 모습을 종종 TV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은 스타들의 전반적은 모습을 좋아 하지만 신체의 특정부위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어느 탤런트의 라든가, 누구의 입술등 자신이 좋아 하는 포인트가 있다. 마찬가지로 연인사이에서도 신체의 특정부위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특정 부위가 좋다고 해서 따로 떼어 놓고 보게 한다면 과연 계속 좋아 할 수 있을까. 어느 연예인의 눈이 마치 사슴의 눈망울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그 눈을 따로 떼어 내어 소독한 후 비이커에 담아 준다면 그 눈을 계속 사랑히게 될까. 아마도 그것을 보는 순간 사랑하는 마음이 가실 것이다.

 

이처럼 눈은 육신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육신을 떠 나는 순간 더 이상 사슴의 눈망울 같이 아름다운 눈이 아니라 혐오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감각적 욕망을 극복하기 위하여 부정관을 닦을 것을 권장하였다. 부정관을 닦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여인이 유혹한다고 할지라도 하나의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가 청정도론에 실려 있다.

 

장로와 여인

 

어느 때 장로비구가 길을 걷고 있었는데, 부부싸움 끝에 집을 뛰쳐 나온 아름다운 여인과 마주치게 되었다. 꽃단장을 한 그녀는 장로를 꼬시기 위하여 하얀 이빨을 드러내면서 씨익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사진

http://www.superstock.com/stock-photos-images/1799R-1613

 

 

장로는 이미 부정관(不淨) 을 닦았으므로 그 하얀 이빨을 보자마자 즉시 그 여인이 해골바가지로 보였다. 그리고 부정상(不淨想) 을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뒤따라 온 남편이 지나가는 여인을 보지 못하였느냐고 묻자 장로는 어느 뼈무더기가  지나간 것을 볼 뿐이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장로는 여자를 본 것이 아니라 씨익 웃는 하얀 이빨을 보고 뼈무더기로 본 것이다.

 

이는 여자’ ‘남자’ ‘예쁘다’, ‘아름답다와 같은 개념의 전체상(全體相)’을 취한 것이 아니라 이빨, , 입등 실재하는부분상(部分相)’  본 것이다. 만일 장로가 부정상을 닦지 않았다면 여인의 하얀 이빨에 넘어 갔을지 모른다.

 

10가지 부정상(不淨想)

 

그런 부정상은 어떤 것일까. 청정도론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열가지가 있다.

 

 

 

시체에 대한 10가지 부정상(不淨想)

No

  

     

1

부푼 것

바람에 의해 풀무가 팽창하듯이 생명이 끝난 후부터 서서히 팽창하고 부푼 것

2

검푸른 것

검푸르게 변하여 퇴색되어 가는 것

3

문드러진 것

끊어져 나간 곳에 고름과 함께 흘러내리는 것

4

끊어진 것

두 동강으로 끊어지면서 벌어져 있는 것

5

뜬어 먹힌 것

개와 자칼등에 의해 여기저기 여러가지로 뜯어 먹힌 것

6

흩어져 있는 것

여기에 손이 있고, 저기에 발이 있고, 저 너머에 머리가 있는 것

7

난도질 당하여 뿔뿔이 흩어진 것

까마귀의 발자취의 형태처럼 사지가 칼로 난도질 되어 뿔뿔이 흩어진 것

8

피가 흐르는 것

피가 묻어 있고, 피를 뿌리고, 여기저기서 피가 흘러 내리는 것

9

벌레가 버글 거리는 것

구더기들이 버글 거리는 것

10

해골이 된 것

뼈다귀를 말하며 혐오스럽고 넌더리가 나는 것

 출처; 청정도론, 진흙속의연꽃 편집

 

 

 

여기서 장로가 여인의 이빨을 보고 뼈무더기로 본 것은 열 번째의 해골이 된 것의 부정관을 닦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범부들은 단지 상대방의 신체의 일부를 사랑하여 감각적 욕망을 품는다. 그 결과 거기에 집착하게 되어 사랑을 하게 되고 그에 따른 업을 생성하게 된다. 그런데 그 결말은 항상 괴로움, 비탄, 탄식,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 절망으로 귀결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잘 아는 이들은 신체의 일부를 혐오스런 것으로 인식하여 비탄, 고통, 탄식, 절망으로 부터 벗어난다. 그런 이들이 비구나 비구니들일 것이다.

 

13가지 두타행(頭陀行, dhutaga)

 

감각적욕망의 허망함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초기경전인 테리가타에서 수바 (Subha)비구니와 난봉꾼에 관한 내용이다.

 

부처님 당시 비구들은  숲에서 살았는데, 그들은 ‘분소의’만 입고 오로지 탁발음식만 수용해 가며 살았다고 한다. 이를 두타행(頭陀行, dhutaga) 이라 한다.

 

청정도론에 따르면 두타행은 모두 13가지인데, 비구에게는 모두 적용되지만, 비구니에게는 부분 적용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더우기 놀라운 사실은 재가불자인 청신사와 청신녀도 부분적으로 두타행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표현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두타행은 어떤 것일까. 청정도론을 참고하여 표로 정리하여 보았다.

 

 

두타행의 내용과 대상

 

수행

분류

관련

비구

비구니

사미

식차마나

사미니

청신사

청신녀

1

분소의를 입는

단독

수행

수용

수용

수용

수용

X

2

삼의만 수용하는

단독

수행

수용

수용

X

X

X

3

탁발음식만 수용하는

 

음식

수용

수용

수용

수용

X

4

차례대로 탁발하는

주수행

음식

수용

수용

수용

수용

X

5

한 자리에서만 먹는

주수행

음식

수용

수용

수용

수용

수용

6

발우의 탁발음식만 먹는

 

음식

수용

수용

수용

수용

수용

7

나중에 얻은 밥을 먹지 않는

 

음식

수용

X

수용

X

X

8

숲에 머무는

단독

수행

숙소

수용

X

수용

X

X

9

나무 아래 머무는

 

숙소

수용

X

수용

X

X

10

노천에 머무는

주수행

숙소

수용

X

수용

X

X

11

공동묘지에 머무는

단독

수행

숙소

수용

X

수용

X

X

12

배정된 대로 머무는

 

숙소

수용

수용

수용

수용

X

13

눕지 않는

단독

수행

정진

수용

수용

수용

수용

X

 

 출처; 청정도론, 진흙속의연꽃 편집

 

 

표를 보면 비구니에게 7번 부터 11번항까지는 허용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특히 거처를 떠나 숲이나 나무아래, 노촌, 공동묘지등에 머무는 수행을 금하고 있다. 이는 부처님 당시 비구니 승원이 정착되기 전에 비구니들의 수행처가 매우 어려웠음을 알 수 있고, 부처님이 비구니 출가의 허락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었다고 한다.

 

수바 (Subha)비구니와 난봉꾼이야기

 

테리가타에서 수바 (Subha)비구니와 난봉꾼이야기에서 수바비구니는 숲에 머무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어느 날 거처 주변의 아름다운 망고숲을 거닐다 어느 난봉꾼을 만나게 된다.

 

그 난봉꾼은 수바비구니를 보자마자 한 눈에 반해 버린다. 사슴같은 아름다운 눈에 반하여 감감적쾌락에 대한 욕망이 치밀어 올라 수바비구니에게 자신과 함께 살 것을 요청한다. 이에 대하여 수바비구니는 감감적욕망이 허망함을 알려 주는 것이 수바비구니와 난봉꾼 이야기이다.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옮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욕정의 허망함을 가르침

 

아름다운 지와까의 망고 숲을 비구니 수바가 걸어가고 있는데 한 남자가 길을 가로 막았다. 수바 비구니가 말하였다.

 

[수바 비구니]

그대는 왜 길을 막고 있습니까? 내가 잘못이라도 했습니까? 출가 비구니에게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나의 스승께서는 계율을 정하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존중하고 따릅니다. 나는 티 없는 청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대는 왜 길을 막고 있습니까? 그대는 마음을 절제하지 못하고 욕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평온합니다. 그대는 왜 길을 막고 있습니까?”

 

[남자]

당신은 젊고 아름답습니다. 청정한 삶에서 무엇을 구합니까? 가사를 벗어 던지고  ! 어서 꽃이 만발한 이 숲에서 즐깁니다. 숲에 혼자 들어가서 무슨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맹수들이 출몰하는 인적이 드문 두려운 숲에 당신은 동행 없이 혼자 들어가려는 것입니까? 금빛 인형처럼, 천상 정원의 여신 처럼 당신은 걷고 있습니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까시산의 옻을 입으면 당신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 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여 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하겠습니다. 그대보다 더 사랑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없소. 하녀의 시중을 받으며 궁전에 삽시다. 온갖 금은 보화로 당신을 입혀드리겠소.”

 

[수바 비구니]

결국은 부서질 이 육신은 시체로 가득찬  무덤의 묘지리만 하나 더 늘려 주겠지요그런데 그대는 이런 육신에게 무슨 가치를 보았기에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 것입니까? 그대는 정신이 돌았습니다.”

 

[남자]

그대의 눈은 어린 사슴과 같고, 산 속의 요정과 같소. 당신의 눈을 보면 나의 감각적 쾌락은 더욱 더 솟아납니다. 티 없는 금빛 얼굴위에 당신의 눈은 연꽃 봉우리 같이 청초하고 빛납니다. 그대가 설령 멀리 있다 하더라도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대의 긴 눈섭, 청순한 눈빛, 그대의 눈보다 더 사랑스러운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수바 비구니]

 

그대는 길이 없는 곳을 걸으려 하오. 달을 잡으려 하고, 수메르산 뛰어 넘으려 하고 있소. 그대는 부처님의 자녀를 쫒고 있습니다. 천상에서도 이 지구상에서도  나에게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에 의하여 욕망은 뿌리째 뽑혔습니다. 마치 그릇 속의 독이 증발하듯이.

 

이런 것을 성찰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스승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나 유혹 하시지요. 그러나 이런 것을 아는 사람을 유혹한다면 그대는 괴롭기 만 할 것입니다. 내 마음은 괴로움이나 즐거움, 칭찬이나 비방에도 흔들림 없이 굳건히 마음챙김에 머뭅니다. ‘인연따라 생긴 것을 부정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나는 부처님을 따릅니다. 그리고 훌륭한 팔정도를 타고 갑니다. 번뇌의 화살은 뽑혔습니다.

 

나는 막대기와 줄로 만든 화려하게 색칠한 춤추는 꼭두각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만일 이 꼭두각시의 막대기나 줄들을 떼어내고 던져 버리면 흩어져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꼭두각시의 형체를 발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까요?(어느 것을 꼭두각시라 하겠습니까?)

 

나의 몸도 이와 같습니다. 육신의 특성(현상)을 떠나서 육신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육신의 특성들을 제거하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까요? (어느 것을 육신이라 하겠습니까?)

 

어리석은 이여,  그대는 사라진 신기루 같은 꿈속의 황금나무 같은, 군중속에서 보여주는 마술 같은 있지도 않은 것을 맹목적으로 쫒고 있습니다.

 

(그대가 그렇게 찬탄나는)눈은 구멍 속의 작은 구()로서 중앙에 거품이 있고 눈물도 나고 눈꼽도 낍니다. 다양한 양상들이 눈의 모양에서 만들어 집니다.”

 

그때 그토록 아름다운 눈을 수바 비구니는 아무런 애착도 없이 뽑았다. 그리고 말하였다.

 

여기 이 눈을 가져가시오.”

 

그리고 그것을 그 남자에게 주었다. 그 남자의 욕정은 즉시 사라졌다. 그리고 용서를 빌었다.

 

그대의 눈은 원래대로 복구되기를 빕니다. 청정한 삶의 여인이여.

이런 일은 두번 다시 없을 것입니다

그대와 같은 사람을 해치려는 것은

마치 불길을 끌어 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마치 독사를 움켜쥔 것 같습니다.

그대의 눈이 원래대로 복구되기를 빕니다.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

 

수바 비구니는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 온전히 깨달으신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의 거룩한 공덕을 보는 순간 그녀의 눈은 원래대로 복구되었다.

 

 

(테리가타 366-399 수바비구니,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

 

 

수바 (Subha)비구니와 난봉꾼이야기.docx

 

수바 _Subha_비구니와 난봉꾼이야기.pdf

 

 

2011-03-1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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