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달라이 라마가 한국에 못오는 진짜이유는

담마다사 이병욱 2011. 3. 15. 09:59

 

 

 

달라이 라마가 한국에 못오는 진짜이유는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한 곳에 멈추었다. 이름도 생소한 방송대학TV(OUN)’채널이다. 프로의 내용은 우리는 중국을 두려워해야 하는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었다.

 

평소 중국의 힘과 잠재력, 그리고 갈수록 증대되는 영향력을 생각하였을 때 중국은 어떻게 G2가 되었을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있던 참에 본 프로의  강사는 프랑스 파리대 기 소르망(Guy Sorman)교수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 본 이유는 방청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 하는 명성을 가진 명망가들이 총망라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홍구, 정몽준, 추미애등 널리 알려진 정치인들의 얼굴이 보이고, 이외 유명경제인, 문화인등 이 나라의 지성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인 강연장은 묵직하고 중후한 느낌을 주었다.

 

중국을 두려워 하지 말라

 

우리나라의 정치와 정책을 좌우하는 인사들을 모셔 놓고 기 소르망교수가 강의한 내용은 어떤 것일까. 한마디로 중국을 두려워 하지 말라는 주문이었다. 중국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하여 경제적으로 성공하였지만 정치적으로 공산주의 체제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권적으로도 문제투성인 나라라고  비판한다.

 

그런 중국은 현재 성공적으로 공산정권을 유지하고 있고, 등소평 이래 권력이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으로 권력이 순조롭게 이양되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엘리트 정치를 하고 있지만, 체제비판은 금지 되어 있어서 표현의 자유가 없는 반인권국가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경제교류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인권에 대하여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엘리트들에게 주문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그의 강의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달라이 라마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정치적 요인

 

달라이 라마는 아직도 한국에 못 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눈치때문이라 한다. 최대교역국인 중국에게 잘 못 보이면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고, 정치적으로도 좋을 것이 없기 때문에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지금의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입국이 불허 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고 동시에 세계적인 불교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들어 오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중국의 눈치 때문이라면 이는 세계적인 웃음거리이다. 그래서 일까 기 소르망 교수는 달라이 라마의 입국금지 결정을 내린 한국정부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 하였다.

 

중국통인 그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비즈니스가 우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설령 우리가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한다고 해도, 중국에서는 강력한 항의의 표시를 하겠지만 비즈니스 우선이기 때문에 곧바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란 말이다.

 

중국통이자 중국전문가인 기 소르망 교수의 의견이 맞다면 역대 우리나라 정부의 중국대응 방식은 중국을 무서워 하고 두려워 했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달라이 라마의 입국불허가 단지 중국이 두려워서이었을까. 다른 요인은 없었을까.

 

달라이 라마 친견 일본성지순례단

 

불교방송을 듣다보면 성지순례단을 모집하는 광고를 많이 접한다. 그 중에 특이한 성지순례단이 있었다. 그것은 달라이 라마 친견 일본성지순례단이었다. 달라이 라마의 입국이 불허되는 우리나라에서 불자들이 그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이웃나라 일본에 왔을 때 라는 것이다. 그런 성지순례단을 친견하는 모습을 불교TV사이트에서 보여 주기도 한다.

 

 

 

 

 

 

 

 

 

달라이 라마 일본법회

2010 7월 일본 요꼬하마 컨벤션센터

사진 법보신문, http://www.lba.or.kr/common/board/listbody.html?a_gb=board&a_cd=18&a_item=0&sm=&mmboard=&kind_cd=new_info_10&po_no=17460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인 불교지도자가 들어가지 못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 한다. 범법자도 아닌 그가 들어오지 못하는 큰 이유는 중국의 눈치 때문이라 한다. 중국에 잘 못 보이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치적, 경제적 요인만 있을까.

 

달라이 라마는 종교인이다. 그렇다면 그가 오지 못하는 이유 또한 종교에 있을지 모른다. 그런 혐의를 두는 것은 우리나라의 종교구조에 달려 있다.

 

불교바람이 불까봐?

 

기독교가 득세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사결정권자들 대부분은 기독교인들이다. 그들이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탐탁치 않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굳이 입국을 허용해서 분란을 키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방한 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불교바람이 불까봐 염려가 되어서 일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70년대 빌리 그레함 목사가 방한하여 여의도광장에서 설교함으로서 그 이후 기독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또 천주교의 경우 80년대 교황의 방한을 기점으로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마찬가지로 달라이 라마가 방한 한다면 불교의 폭발적 성장이 우려 되는 것일까.

 

불교종단은 왜 소극적일까

 

10여년 전부터 매년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추진해왔지만 역대정권마다 번번히 거절당한 것은 정치적, 경제적 요인 뿐만아니라 종교적 요인도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런 의문에 불교종단도 포함된다.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였지만 번번히 비자가 거절 당한 이유 중의 간접적요인을 들라면 종단의 애매하고 모호하고 무관심하고 유보적태도라 볼 수 있다. 불교종단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대부분 기독교인사들로 채워져 있는 정부에서 불교종단은 정부와 정치에 예속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템플스테이나 문화재관리비와 같은 정부예산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에 잘 보여야 하는데 정부에서 싫어 하는 달라이 라마의 방한 추진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하나는 같은 불교라도 타국의 불교를 대하는 태도이다.

 

대승불교권인 우리나라에서 동남아시아인들이 믿는 불교를 소승불교라고 폄하하여 왔다. 그리고 선종만이 최상승이라고 오래전부터 주장하여 왔는데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밀교또는 금강승으로도 불리우는 티벳불교를 아래로 내려다 보는 경향 역시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도 못 오는 나라

 

이처럼 달라이 라마아 한국에 오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정치적, 경제적 요인 뿐만 아니라 종교적 요인까지 겹쳐서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듣는 소리는 달라이 라마도 못 가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비아냥 섞인 조롱이 들리는 듯하다.

 

기 소르망 교수가 한국정부에 유감을 표시한 것도 간접적인 조롱일 수 있고, 달라이 라마를 친견하기 위하여 스님과 신도로 구성된 수백명의 일본성지순례단이 출발한 것도 세계적인 뉴스거리이다. 그렇다면 이런 코메디와 같은 상황을 반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하는 것이다. 기 소르망 교수의 말대로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한다고 해도 중국의 의례적인 항의는 할 수 있겠지만 그 것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국간의 비즈니스이가  더 우선하기 때문에 중국이 두려워, 경제에 영향을 미칠까봐 방한을 불허하는 것은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주불교를 선언한 마당에

 

종교적으로 보았을 때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해야 하는 이유는 불교종단의 자주성에 있다. 최근 조계종은 템플스테이 예산등으로 인하여 정부와 불편한 관계 때문에 정부와 교류를 끊고 자주불교를 선언하였다. 그 결과 효과도 있었다. 지난 3 11일자 교계 인터넷 신문에 따르면 자연공원법이 개정이 되어 국립공원 내 전통사찰 불사가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교가 독자적 생존과 자주적 의사결정으로 나갔을 때 많은 것을 얻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달라이 라마의 방한에 대하여 이제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자주불교를 선언한 마당에 정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성사시킨다면 한국불교가 자주불교임이 만방에 널리 알려질 것이다. 

 

국격을 이야기한다면

 

장로대통령이라 불리우는 MB도 틈만 나면 국격을 이야기 하였다. 일인당 GNP 2만달러이고, OECD 회원국이고, 더구나 G20국가인 한국에서 달라이 라마도 방한 하지 못하는 나라라면 그가 입버릇 처럼 주장하는 국격에 맞지 않는다. 더구나 중국이 무서워 달라이 라마도 못 오게 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지금이라도 그의 방한을 허용해야 한다.

 

그는 최근 교회권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스스로 국격을 무너뜨렸다. 그가 국격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종교인이 되기 보다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종교를 하지 말고 정치를 하여야 한다.

 

 

 

 

교회권력앞에 무릎꿇은 대통령

 

 

 

 

 

그가 달라이 라마가 방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그가 그토록 바라는 국격도 올라가고, 또 교회권력 앞에 무릎꿇은 사건도 어느 정도 용서 될 것이다.

 

 

20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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