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누가 이겼을까, 파욱사야도와 고우선사의 역사적인 태화산 논쟁

담마다사 이병욱 2011. 4. 13. 10:24

 

 

 

누가 이겼을까, 파욱사야도와 고우선사의 역사적인 태화산 논쟁

 

 

불교역사에 있어서 세상에 잘 알려진 논쟁이 두 건 있었다. 하나는 삼예(Samye)’의 논쟁이고, 또 하나는 파아나두라(Panadura)’논쟁이었다.

 

삼예의 논쟁과 파아나두라 논쟁

 

삼예의 논쟁은 794년 티벳 라사의 삼예(bSam yas)사에서 인도의 학승 까밀라 쉴라 와 중국의 선사인 마하연사이에 벌어졌다고 한다. 즉각적이고 동시적 해탈론인 중국의 돈오사상과 단계적 해탈론인 인도의 점수사상이 맞 붙은 이 논쟁에서 중국의 돈오사상이 패함에 따라 티벳불교는 인도불교로 기울어지게 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파아나두라 논쟁은 1873년 스리랑카의 파아나두라 팟티야 마을에서 이틀간 불교와 기독교의 대표가 번갈아 가며 네 차례의 논쟁을 벌였던 사건을 말한다. 이 논쟁에서 불교측을 대표한 구나난다비구가 기독교측을 대표한 실바목사와 시리만나 전도사의 논리를 반박하여 불교측의 승리로 끝났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역사적 논쟁이

 

그런데 세기적인 논쟁이 한국에서도 벌어졌다. 불교관련 인터넷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14 10일 충남 공주에 위치한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 미얀마의 파욱 사야도와 조계종의 고우선사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만남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벌였다고 한다.

 

 

 

 

 

파욱사야도와 고우선사의 태화산논쟁

 

사진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15061

 

  

간화선과 위빠사나 통하였는가.docx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방법에 대하여’, ‘‘깨달음과 사회적 역할에 대하여 3가지 주제에 대하여 무려 4시간 동안 토론회를 벌였는데, 누가 승리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인터뷰 기사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아끼는 제자가 다른 수행방법을 택한다고 하면 어쩔 것인가라는 질문에 고우선사는 “깨달음을 가는 길이니 상관없다”고 답한 반면 파욱 사야도는 “그런 제자를 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고 한다. 이는 파욱 사야도가 사실상 간화선의 돈오수행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마치 개구리가 깡충 뛰는 것처럼 급작스럽게 지혜를 꿰뚫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불교

 

태화산 논쟁을 보면 794년 티벳에서의 삼예사 논쟁과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그 때 당시도 돈오와 점수 논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불교에서 부처님의 근본가르침과 선불교에서 조사스님들의 가르침의 논쟁으로도 볼 수 있다.

 

파욱사야도의 경우 부처님의 근본가르침을 바탕으로한 점진적인 수행법을 말하였고, 고우선사는 조사스님들의 가르침에 입각한 견성성불을 말하였기 때문에 수행방법과 종착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두 개의 길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서로 다른 불교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선불교가 불교에서 갈라져 나왔기 때문에 어떤 이는 선불교 또는 선종에 대하여 조교(祖敎)’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조교는 조사불교의 약자라 한다.

 

누가 이겼을까

 

불교와 조교, 또는 테라와다불교와 선불교의 만남에서 누가 이겼을까. 기사로 보아서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부처님의 근본가르침에 충실한 쪽에 더 관심을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자나 뜰앞의 잣나무’, ‘마른 똥 막대기등의 화두를 삼아 단번에 깨달아 그것도 부처가 된다고 하는 견성성불은 보통불자들에게 있어서 감히 접근 할 수 없는 것으로서 상근기의 출가수행자나 그 길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꿈과 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근본가르침을 접하면 누구나 부처님의 가신 그 길을 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다.

 

비록 부처가 되지 않아도 부처님이 개척해 놓은 길로만 가면 부처님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는 점진적인 가르침은 보통불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이번 논쟁은 삼예의 논쟁처럼 한국의 선불교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부처님의 근본가르침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2011-04-13

진흙속의연꽃

 

 

 

 

 

 

간화선과 위빠사나 통하였는가.docx
0.0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