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벚꽃절정의 서울대공원에서 본 탁발, 구도행각인가 구걸행각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11. 4. 18. 09:53

 

 

 

벚꽃절정의 서울대공원에서 본 탁발, 구도행각인가 구걸행각인가

 

 

 

인터넷에 즐겨찾기가 있듯이 현실세계에서도 즐겨찾는 곳이 있다.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이다. 특히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즐겨 찾곤 하는데, 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가깝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지하철이 연결 되어 있어서 접근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두 가지 풍경

 

화창한 봄 날 서울대공원을 찾았다. 벚꽃이 만개한 시기이므로 예상대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주로 자녀들과 함께 나온 상춘객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인파속에 자주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등산복차림의 시니어계층이다.

 

 

 

 

 

 

 

 

이미 은퇴하여 운동삼아 대공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마도 무임승차무료입장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탁발승이다. 올해도 변함 없이 항상 그 자리에서 목탁을 치며 절을 하고 있다.

 

 

 

 

 

 

앞에는 부처님과 관세음보살이 그려진 시주함이 놓여져 있고, 표정은 고뇌에 차서 일그러진 모습이다. 하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옆을 지나치건만 시주하는 사람은 보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그는 왜 출근하다시피 하며 가장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서 탁발을 하는 것일까.

 

구도행각인가, 구걸행각인가

 

승가의 위의를 훼손한다고 하여 조계종에서는 공식적으로 탁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내 곳곳에서 탁발승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복장도 다양하고 주문외는 것도 다양한 그들은 과연 구도행각을 하는 것일까 구걸행각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 탁발을 하는 것일까. 분명한 사실은 불교와 불교인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불자들 보기가 힘들다. 이는 이미 통계적으로 발표 되어 있다. 지난 2005년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의 불자는 16.8%에 불과하다. 이는 개신교(22.7%)에 훨씬 못 미치고,  천주교(14.1%)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유일신교인 개신교와 천주교를 합하면 36.8% 달하는데, 이는 서울사람들의 1/3이상은 기독교를 믿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려서 이 땅을 불국토로 만들어야할 의무가 불자들에게 있다. 하지만 거리나 공공장소에서 탁발행각을 하는 탁발승을 보면 그런 바램을  무참히 깨뜨려 버린다고 볼 수 있다.

 

대공원의 명물

 

이제 대공원을 찾으면 의례히 볼 수 있는 탁발승은 명물아닌 명물이 되었다. 누구하나 간섭하거나 제지 하지 않은 것 같다. 그 것도 수년간 같은 장소에서 사계절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탁발승의 탁발행각은 불교에 대하여 잘 모르는 신세대들에게 구걸의 종교라는 악영향을 주기 쉽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경멸의 눈으로 쳐다 볼 것이다. 불자의 눈에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공공장소에서 탁발행각은 알게 모르게 불교에 대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취약한 서울과 수도권에서 불교의 포교에 악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단과 스님들은 탁발승에 대하여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

 

최소한 공공장소, 그것도 자라나는 신세대들이 즐겨찾는 대공원에서 탁발행각은 종단차원에서 관여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방치해 준다면 결국 기독교의 선교효과만 극대화 시켜 줄 것임에 틀림없다.

 

코끼리열차가 다니는 길에

 

마치 문지기처럼 보이는 탁발승을 뒤로 하고 오르쪽으로 방향을 틀자 하얀 벚꽃이 구름처럼 보였다. 아직 완전하게 만개 하지 않았지만 이미 흐드러지게 핀 시내의 벚꽃과 달리 이제 시작이었다. 아마도 이곳이 호수를 끼고 있어서 산중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대공원의 벚꽃은 호수주변의 코끼리열차가 다니는 길 양옆에 띠처럼 피어 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보면 구름처럼 보인다. 이처럼 벚꽃은 군락을 이루어 피어야 장관을 연출한다.

 

벚꽃음악동영상, 평화(Peace)

 

일년 중 오로지 이 때 만 피는 벚꽃을 디카에 담았다. 매년 보는 벚꽃이지만 그 때 마다 보는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만일 같은 영화를 매번 반복해서 보라고 하면 고문일 수 있지만, 매년 피는 벚꽃은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음악동영상을 만들었다.

 

배경음악은 이미우이(Imee Ooi, 黃慧音)의 음악메세지중의 평화(Peace)이다.

 

 

이미우이(Imee Ooi, 黃慧音)의 음악메세지중의 평화(Peace)  

 

here

 

 

대공원이 만들어진지 이미 30년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그 만치 연륜이 쌓였음인지 벚꽃나무의 키 또한 매우 높다. 하지만 벚꽃이 세상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오로지 이 때 뿐이다. 꽃이 일제히 지고 나면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고 잊혀진 존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꽃을 찾아 떠 날 것이다.

 

자라나는 신세대와 불교의 이미지

 

호수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다시 처음 그 자리에 섰을 때도 여전히 탁발승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앉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절을 하고 있다. 이제 대공원의 명물아닌 명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자들은 물론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리를 피해 가기 때문에 인파속에 처럼 남아 있다. 과연 자라나는 신세대들은 그와 같은 모습을 보고서 불교에 대하여 어떤 이미지가 각인 될까.

 

 

 

 

2011-04-1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