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치유의 기도와 기리마난다경 (Girimananda Sutta)

담마다사 이병욱 2011. 4. 20. 14:09

 

 

 

 

치유의 기도와 기리마난다경 (Girimananda Sutta)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매일 현실세계와 사이버세계를 넘나들며 생활하고 있다. 어떤 때는 사이버세상에서 더 많이 보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인터넷은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공간이 되었고, 이제 하나의 생활이 되었다.

 

인터넷공간에서 수 많은 선지식을 만나고 있다. 비록 대면한 적은 없지만 글을 통하여, 때로는 음성으로 또는 동영상으로 만나기도 한다. 그런 선지식중의 하나가 마성스님이다.

 

둑카웨다나(dukkha-vedana)

 

마성스님의 글을 읽어보면 읽는 맛이 난다. 글을 읽음으로서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법문도 마찬가지이다. ‘불광법회동영상을 보면 준비된 법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법문의 내용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주옥같은 내용이다. 그래서 동영상법문을 녹취하여 블로그에 여러차례 올려 놓기도 하였다.

 

최근 불교관련 인터넷신문에서 마성스님의 글(태국 명상 수행 체험기_3)을 보았다. 태국에서 위빠사나 수행체험담이다. 모두 4회로 연재 되어 있는 글에서 스님은 오로지 위빠사나 수행만으로 열반에 이를 수 없다고 비판하며 선정수행과 위빠사나 수행을 겸비한 지관수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 글 중에서 둑카웨다나(dukkha-vedana)’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빠알리어 둑카웨다나를 한자어로 번역하면 고수(苦受)’이다. 이는 괴로운 느낌을 말하는데, “통증이 찾아 왔을 때 그 통증을 알아차리면 통증이 사라진다라는 말로도 쓰이고 있다.

 

알아차리면 통증이 사라진다!”

 

흔히 수행을 하다보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럴때 그 곳에 집중하면 아픔은 사라진다고 하는 것이 수행처에서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위빠사나 명상은 가장 자극이 심한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좌선할 때 다리저림, 가려움, 간지러움등도 자극이다. 자극이 심하다고 하여 자리를 바꾼다거나, 긁는등의 행위를 하기 보다 참고 지켜 보는 것이다. 그러면 저림이나 가려움, 간지러움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는 제행무상과 관련이 있다.

 

형성된 모든 것들은 반드시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 제행무상이다. 그래서 모든 현상이 무상함을 느끼고, 무상하기 때문에 고정된 것이 없으므로 무아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만일 다리저림, 가려움, 간지러움과 같은 자극이 없다면 호흡이 가장 큰 자극이 될 것이다. 그런 호흡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일어나고 사라짐의 가장 좋은 예라 볼 수 있다.

 

짧은 행복, 긴 고통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제행이 무상한 것이라면 고통은 극복될 수 있다. 고통 그 자체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지기 마련이라면 번뇌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탐욕과 성냄의 꽃다발과도 같은 번뇌 또한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므로 결국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말 운명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순간 순간 목숨을 건다.

 

사람들은 일시적 욕망때문에 짧은 행복 긴 고통을 맛본다. 또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여 마구 성질내지만 결국 정신적 고통만 겪는다. 이처럼 현상은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말 무책한 것임에 불구하고 순간 순간 좋다” “싫다에 집착한다.  

 

현상을 단지 바라보기만 하여도, 또 알아차리기만 해도 고통이 사라지고, 번뇌가 소멸된다는 것은 놀라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이렇게 스스로 알아차려 고통과 번뇌에서 해방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절대자나 초월적 존재에게 의존하거나  모두 떠 넘겨 버린다.

 

신유의 은사

 

병고치는 능력이 있느 사람들이 있다. 한 번 소문이 나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병고치는 기적을 보이는 종교인도 있다고 한다.

 

어떤 목사가 설교 중에 아픈 사람을 나오게 하여 아픈 곳을 만져 주면서 이제 다~ 나았습니다라고 말하면 여기 저기에서 주여, 주여...”하며 울부짖는다고 한다. 이처럼 신의 힘으로 병이 낫는 것을 신유(神癒)’라 한다.

  

병고치는 기적을 보여 주는 것이 신유의 은사이다. 그래서 개척교회 목사들이 가장 바라는 것 중의 하나가 신유의 은사라 한다. 이처럼 자신의 문제를 외부에 맡겨 버리거나 떠 넘기는 현상은 유일신종교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치유의 기도

 

주말 불교방송을 듣다보면 인기음악프로가 있는데,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항상 낭송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치유의 기도라는 것이다.

 

또렷하고 분명한 어조로 낭송되는 기도문은 아픈 자를 위해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깨달음을 추구하는 불교와 기도는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용어이다.

 

치유의 기도문을 보면 어떤 절대자나 초월적 존재에게 내 맡기는 것 같은 내용이 주류이다.  기도문중에 어떻게 내가 축복을 받을 수 있을까요.” 라든가, “불성의 밝은 빛 속에 치유되게 하소서와 같은 내용이다. 

 

 

치유의 기도.docx

 

치유의 기도.pdf

 

 

 

치유의 기도문에 대한 경전적 근거를 알 수 없다.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런 기도문은 내용이 유신론적이고 타력적’인 것이 특징이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불성의 밝은 빛인데, 이는 불교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삼법인에도 어긋난다.  모든 현상은 무상(諸行無常)하고, 고정된 실체가 없는 것(諸法無我)임에도 불구하고, 불성의 밝은 빛처럼 영원불변한 실체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또 기도문에서  “~녹아 들게 하소서  “~치유되게 하소서  “~이익 얻게 되소서하는데, 이는 유일신교의 그것과 하등의 다를 바가 없다. 아마도 불성의 밝은 빛대신 유일신교의 ‘그분으로 대체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이름과 명칭으로만 존재하는 것들

 

병이 나서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의사를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자신이 믿는 종교에 의지하면 될 것이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라면 자신의 병이 하루 속히 병이 나을 수 있도록 자신의 신에게 기도할 것이다. 그렇다면 불자들은 어디에 의지해야 할까.

 

불교는 유일신교처럼 절대자나 초월적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현상이 무상하기 때문에 고정된 실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설령 신이 있다고 해도 그 것은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 현상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영원불변하는 고정된 실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마음이 만들어낸 개념으로 본다.

 

개념은 실체가 없고 오로지 이름과 명칭으로만 존재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실체가 없는 개념에 기도하는 것을 매우 어리석은 행위로 본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몸이 아팠을 때 무어라고 말씀하셨을까.

 

기리마난다경 (Girimananda Sutta)

 

불자들은 부처님의 제자들이다. 따라서 진정한 불자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병이 생겼을 때 치유목적으로 설한 경이 있다.

 

부처님의 제자인 기리마난다비구가 병에 걸려 누워있을때 아난다존자를 시켜 설한 경이 기리마난다경(Girimananda Sutta)이다. 그 경에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아난다여,

만일 그대가 기리마난다 비구에게 가서 열 가지 인식에 대해 말해준다면 , 기리마난다 비구는 열가지 인식에 대해 듣자마자 병이 즉시 가라앉게 될 것이다.

 

무엇이 열인가?
 

“오온에 대해 무상(無常)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무아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부정(
不淨)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위험을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버림을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탐욕이 빛바램을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소멸을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온 세상에 대해 기쁨이 없다는 인식,
모든 형성된 것들에 대해 무상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앙굿따라 니까야, 기리마난다경- Girimananda Sutta,  AN1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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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마난다 경_Girimananda sutta).pdf

 

 

부처님은 병이 난 기리마난다에게 오온이 무상함을 관찰하는 등 10가지를 알려 주었다.  이는 한마디로인식의 변환을 말한다. 생각만 바꾸어도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말이다.

 

 

사진 http://www.stress-management-for-peak-performance.com/meditation-techniques.html

 

 

현상을 있는 그대로

 

경에서 절대자나 초월적 존재, 또는 밝은 빛에 기도하라는 말은 없다. 오온등 형성된 모든 것들이 단지 일어나고 사라짐을 알게 되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통증을 알아차리면 통증이 사라진다라는 말과 같다. 바로 이와 같은 인식의 전환 즉, 생각을 바꿈으로 해서 병이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고정된 실체가 없기 때문에 기도할 필요가 없다. 또 모든 현상은 조건지워져 일어나므로 기적같은 일  또한 일어 날 수 없다. 단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20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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