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동방의 성서 담마빠다(Dhammapada, 법구경)

담마다사 이병욱 2011. 6. 29. 23:48

 

 

동방의 성서 담마빠다(Dhammapada, 법구경)

 

 

 

마음이 심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차라리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여러모로 나을 듯 싶다. 하지만 눈을 감는다고 한 번 흐트러진 마음이 정화될까. 이럴경우 부처님의 말씀을 접하는 것 같이 좋은 것이 없을 듯 하다. 그 중에서도 담마빠다(Dhammapada, 법구경)’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이천년전에

 

담마빠다는 어느 곳을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어느 구절이나 지금 처해 있는 심리상태를 꿰뚫어 보는 것처럼 가슴에 꼽히는 성구(聖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번역하였느냐에 따라 그 감흥 또한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빠알리 원전을 직역한 담마빠다가 초기불교의 교리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한역의 경우 중역에 중역을 거쳐서 3중역이라 볼 수 있다. , 기원전후에 인도의 다르마트라타(Dharmatrata, 法救)가 빠알리어를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하였고, 이를 후한시대에 안세고( 25~220)’ 가 한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런 한역본이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에도 수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아시아에서 담마빠다를 접한 것은 거의 이천년 가까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동방의 성서

 

서양에서는 언제 담마빠다를 접하게 되었을까. 기록에 따르면 서양에서 최초로 담마빠다가 소개 된 것은 1855년이라 한다. 빠알리어 담마빠다를 덴마크의 학자 파우스 뵐이 라틴어로 번역한 것이 최초라고 한다. 이 라틴어 담마빠다는 그 때 당시 유럽에서 동방의 성서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오늘날 빠알리어 담마빠다는 영역된 것이 100여종이고, 십여종의 일어, 다수의 한국어, 그리고 스페인어, 이태리어등 전 세계에 수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구족계를 받기 위하여

 

빠알리어 담마빠다는 모두 423개의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처님의 설법중에 핵심적인 가르침만 모아 놓은 것이 담마빠다인데, 이는 테라와다불교 전통에서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경전이라 보여진다.

 

얼마전 스리랑카 비구로 부터 빠알리어 강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때 그 비구가 말하기를 스리랑카에서는 구족계를 받기 위하여 담마빠다를 모두 외워야 한다고 하였다. 그 비구는 일곱살 때 출가하여 열살 때 부터 니까야를 외우기 시작 하였는데, 당연히 담마빠다도 다 외웠다고 한다.

 

이처럼 테라와다 불교에서의 담마빠다는 우리나라의 금강경과 같이 매우 귀중하게 여기는 경전임을 알 수 있다.

 

나의 심리상태에 따라

 

담마빠다는 언제 어느 때나 읽어도 좋은 경전이다. 화가 났을 때 적합한 게송이 있는가 하면, 상처받았을 때 적합한 게송도 있다. 마음이 심란할 때, 우울할 때, 의욕이 상실되었을 때등 어느 경우이든지 나의 심리상태에  해당되는 게송이 꼭 하나이상 실려 있는 것이 담마빠다이다.

 

 

 

화가 날 때

 

그는 나를 욕하고 때렸다.

그는 나를 이기고 내 것을 빼앗았다.

이런 생각을 품는 사람에게

원한은 가시지 않는다.

(담마빠다 3, 일아스님역)

 

 

미운마음이 들 때

 

원한을 원한으로 갚을 때

원한은 결코 가셔지지 않는다.

원한은 자애에 의해서만 가셔진다.

이것은 영원한 진리이다.

(담마빠다 5, 일아스님역)

 

 

상처받았을 때

 

좋아하는 사람도 두지 말라

싫어하는 사람도 두지 말라.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지 못함도 괴로움이요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도 또한 괴로움이다.

(담마빠다 210, 일아스님역)

 

 

홀로있고 싶을 때

 

어리석은 이와 함께 길을 가는 사람은

오랜 세월 괴로움이 따른다.

어리석은 이를 가까이 하는 것은

원수를 가까이 하는 것처럼 괴롭다.

지혜로운 이를 가까이 하는 것은

친척의 모임처럼 행복하다.

(담마빠다 207, 일아스님역)

 

 

 

 

 

 

 

사진 : http://images.quickblogcast.com/59555-52271/spiritual_growth_sorrow.gif

 

 

 

담마빠다는 어느 한 게송이라도 의미가 없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각 게송마다 게송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한 인연담이 있다. 이는 5세기 스리랑카에서 청정도론의 저자 붓다고사 비구가 담마빠다의 게송에 대한 주석을 해 놓은 것을 근거로 한다고 전한다.

 

부처님의 오도송

 

담마빠다에는 부처님의 깨달은 순간에 대한 것도 실려있다. 이를 흔히 부처님의 오도송이라 한다. 부처님의 오도송은 어떤 것일까. 이전에 블로그에 올려 놓았던 동영상과 함께 보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의 오도송

 

 

 

 

 

 

Anekajātisasāra           아네까자-띠삼사-

sandhāvissa anibbisa   산다-위쌍 아닙비상

gahakāra gavesanto        가하까-랑 가웨산또

dukkhā jāti punappuna     둑카- -띠 뿌납뿌낭

 

한량없는 세월의 생사윤회 속에서

집을 짓는 자가 누구인지 알려고

찾아 헤매다 헤매다 찾지 못하여

계속해서 태어났나니 이는 둑카였네.

(담마빠다 153, 거해스님역)

 

 

Gahakāraka diṭṭhosi           가하까-라까 딧토시

puna geha na kāhasi        뿌나 게항 나 까-하시

sabbā te phāsukā bhaggā    삽바- 떼 파-수까- 박가-

gahakūta visankhata      가하꾸-땅 위상카땅

visankhāragata citta       위산카-라가땅 찟땅

tahāna khayamajjhagā     딴하-낭 카야맛자가-

 

, 집을 짓는 자여! 나는 이제 너를 보았노라!

너는 이제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하리라!

이제 모든 서까래는 부서졌고

대들보는 산산이 조각났으며,

나의 마음은 닙바나에 이르렀고,

모든 욕망은 파괴되어 버렸느니라.

(담마빠다 154, 거해스님역)

 

 

 

                                      담마빠다전문(빠알리-영어-한글).hwp

 

 

최고의 유산은

 

담마빠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경전이다. 이는 결국 진리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리는 언제 어느 때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매번 보고 또 보아도 모두 나의 경우를 말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 때문에 좋은 경구는 외워 볼 만 하다. 한 번 외워 놓고 때때로 읖조리면 억만금을 가진 것 보다 더 가치 있을 듯 싶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손들에게 진리를 전수하는 것이 최고의 유산입니다.

재물은 자칫 재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011-06-29

진흙속의연꽃

 

담마빠다전문(빠알리-영어-한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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