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세계문화유산 추진하는 중국 ‘등축제’, 정부에서 외면하는 ‘연등축제’

담마다사 이병욱 2011. 6. 27. 12:34

 

 

세계문화유산 추진하는 중국 등축제’, 정부에서 외면하는 연등축제

 

 

 

종로거리를 가득메운 연등행렬을 보면

 

불자로서 가장 자부심을 느낄때가 언제일까. 아마도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약 1주일 전에 열리는 연등축제일 것이다.

 

종로거리를 가득메운 연등행렬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불교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각종 형형색색의 개인연등과 불교를 상징하는 장엄등이 등장하는 종로은 연꽃세상으로 변하는데, 이 행렬에 참가하는 불자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고 불자임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불자들의 최대잔치인 연등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연등이다. 갖가지 형상의 연등을 보면 그 화려함과 기상천외한 발상에 놀라게 되고, 또한 창호지 밖으로 은은하게 내뿜는 불빛은 모든 사람들을 매료 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이런 연등축제는 이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축제 내지 국민축제로 자리 잡았고, 브라질의 삼바축제에 못지 않은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져서 연등축제 당일날 종로에는 외국인 관람객들로 넘쳐난다.

 

연등축제는 우리나라에만 있을까

 

그런데 이런 연등축제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불교관련 인터넷신문의 기사(연등축제, 중국이 먼저 세계유산 등재 ‘우려’)를 보고 알았다.

 

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중국등축제(China Lantern Festival)’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중국정부차원에서 적극추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등축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문화유산 등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중국에서는 전세계에 중국판 연등축제를 적극 홍보하고 대규모 관광객들도 유치할 뿐만 아니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정부차원에서 맹렬히 데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판 연등축제는 어떤 것일까.

 

인터넷에 ‘China lantern festival’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수많은 콘텐츠를 접할 수있다. 그 중 가장 먼저 눈에 띠는 콘텐츠는  중국정부에서 홍보용으로 작성한 랜턴 페스티벌(Lantern Festival)’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중국연등축제의 기원

 

이 기사를 보면 중국판 연등축제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여 놓았는데, 그 기원이 한나라시대(Han Dynasty, 206 BC-AD 25)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나라시대에 불교가 전래되었는데, 그 때 당시 부처님의 사리와 유품도 함께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스님과 신도들이 정월 대보름날(음력 1 15)에 연등을 밝히고 부처님의 사리와 불상등을 숭배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런 사실을 들은 어느 황제가 제국내의 모든 절에서 이날 연등을 밝히고 부처님을 숭배할 수 있도록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불교도들의 의례로 출발한 이 의식은 나중에 모든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로 발전되었고, 중원에서 부터 사작하여 전중국으로 퍼져 나갔다고 한다.

 

중국정부의 자료를 보면 연등축제의 기원이 불교로 부터 시작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축제날자는 정월 대보름이다. , 연등축제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시작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불교의 전래는 백마사가 창건 된 때인 68년으로 본다. 후한시대이다. 서역에서 가섭마등과 축법란스님이 불경과 불상등을 백마에 싣고 낙양에 도착하였는데, 이들이 머물 숙소를 관청에서 마련해 준것이 백마사가 생긴 유래라고 한다. 이처럼 중국에 불교가 전래될 당시 황실에서 지원 해 주었음을 역사적으로 알 수 있다.

 

중국에 전래된 불교는 중국전체로 퍼졌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로도 퍼지게 되었는데, 중국정부에서 랜턴페스티벌의 역사를 한나라시대까지 거슬러 강조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것은 연등축제의 기원이 중국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 보여진다. 그래서 연등축제는 중국의 전통축제이자 동아시아 연등축제의 원조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전통이 지금까지 면면히 내려 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일까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랜턴페스티벌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현대판 중국의 연등축제

 

중국 전역에서 매년 등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매우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가진 등이 거리에 매달려 있어서 수 많은 방문객들을 매료시킨다고 한다. 더구나 중국인들은 손수만들었거나 구입한 등을 손에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데 배우 흥겨워 한다고 한다.

 

그런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랜턴수수께끼알아맞추기(Guessing lantern riddles)’라 한다. 기사의 설명에 따르면 랜턴소유자가 종이 조각에 수수께끼를 적고 그것을 랜턴에 붙인다고 한다. 만일 방문자가 그 수수께끼를 푼다면 그들은 그 종이를 가지고 답을 확인 하기 위하여 랜턴 소유자에게 가져간다고 한다. 답이 옳으면 작은 선물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놀이는 송왕조시대 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싣는 것도 중국판 연등축제가 전통을 중시하고 역사가 오래 되었음을 알리기 위함일 것이다.

 

중국의 등축제는 음력 1 1일 춘절에서 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15일간 열리는데, 축제의 절정은 정월대보름날이라 한다. 이 때 용등춤(dragon lantern dance )이라든가 사자춤(a lion dance), 양게댄스(yangge dance), 각주걷기(walking on stilts)등의 퍼포먼스가 벌어지고 밤에는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한다고 한다.

 

 

 

 

중국 등축제

춘절부터 시작하여 정월 대보름에 절정을 이룬다.

사진 : http://www.china.org.cn/living_in_china/spring-festival-2009/2009-01/07/content_17070641.htm

 

 

 

 

한마디로 정월대보름날에 벌어지는 등축제는 중국의 국민대축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상하이나 베이징등과 같은 대도시에서 열리는 연등축제를 관람하기 위하여 매년 수백만명이 몰린다는 것이다. 그런 연등축제의 장엄물 또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스케일이 크고 화려하다고 한다.

 

 

 

 

 

중국 등축제 야경

온 건물을 형형색색으로 장엄하여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엄청난 스케일의 연등축제이다.

 

 

 

 

지공()시 랜턴페스티벌

 

다음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다운 받은 것으로서 중국의 중급도시인 지공(Zigong, ()시에서 벌어진 등축제에 관한 것이다.

 

 

 

 

 

지공시 랜턴페스티벌

 

 

 

 

지공시는 쓰촨성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지공시의 연등축제는 1964년 부터 시작 되었는데, 처음에는 몇 년에 한 번 정도 열리는 작은 규모의 지역축제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보잘 것 없던 축제가 매년 열리는 호화찬란한 쇼로 발전되어 이제 200만명이 방문하여 즐기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연등축제

 

중국이 이렇게 정부차원에서 중국판 연등축제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려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의 연등축제는 아직도 국내에서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한 상태라 한다. 유네스코에 등재를 신청하려 해도 국내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자격조건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계종에서 지난 2009년 중요무형문화재로 문화재청에 신청하였지만 거부당했다고 한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의식과 대중놀이가 복합된 연등축제에 대하여 마땅히 적용할 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을 새로이 만들지 않는한 유네스코등재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러는사이 중국은 정부주도로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면서 또 전국민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축제로서 중국등축제를 유네스코 인류문화로서 등재하려는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연등축제는 중국이 주도하는 등축제의 문화권에 편입되어 중국등축제의 아류로서 남게 될 것이라 한다.

 

 

 

2011-05-2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