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성지순례는 도반들끼리

담마다사 이병욱 2011. 6. 24. 21:47

 

 

성지순례는 도반들끼리

 

 

 

이웃블러거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현대인들은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매일 넘나들며 생활하고 있다. 현실공간에서 아는 사람도 있지만 사이버공간에서도 역시 아는 사람들이 있다. 단지 글이나 사진, 동영상등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사이버 세상에서의 아는 사람은 현실세계에서 아는 사람 못지 않게 반가울 때가 있다. 다녀간 흔적을 남겨서 의사소통을 하였을 때이다. 그런 법우중에 나무사랑님이 있다.

 

나무사랑님은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을 때인 2006년 부터 의견을 주신 법우님이다. 2005년에 블로그를 만들고 남의 글을 주로 옮길 때인데 본인의 글을 쓰기 한달전이다.

 

그때 당시 글쓰기는 생각하지도 않았고 단지 불교공부를 하기 위하여 닥치는 대로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올리던 때이다. 따라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이나 다름없었는데, 그 때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었다

 

최근 나무사랑님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티벳과 네팔여행에 대한 기행문을 올렸기 때문이다. 불자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가보고 티벳에 대하여 수 많은 사진과 설명을 곁들인 기행문은 마치 티벳 현지를 보는 듯 생생하다. 그런데 글에서 종종 심경토로에 대한 글도 보이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았다.

 

 

이번 여행에 동행하시는 분들이 10명중 8명이 기독교 신자분들이시라 불상에 별 관심이 없으셨고 1분은 氣를 하시는 분이라 그렇고 불교인은 제가 혼자이다보니 불상에 공경의 표시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전 티벳을 가시는 분들이라 당연히 불자분들이실줄 알았는데 그분들은 티벳 사람들을 구경하러 오셨다는 군요, 그래서 그분들은 티벳인들이 너무 불교에 오체투지등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몰두하고 있어서 가난하게 살게 되었다고도 하시더군요.

(나무사랑, 티베트불교 순례자들의 최종 목적지 조캉사원!)

 

 

 

 

 

 

전체투지(全體投地)하는 티벳불자들

출처: http://blog.daum.net/hyeanj/18352832

 

 

 

대다수가 기독교인인들로 이루어진 가운데 오로지 자신만이 불자이었을 때, 수 많은 불상앞에서 예경 한번 제대로갖추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이다.

 

불자라면 어느 절에 가든지 법당에 들러서 삼배를 하는 것이 예의이다.그런데 티벳과 같은 오지에서 보는 부처님상은 반갑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경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은 대부분  이교도이고, 더구나 그들은 티벳인들의 종교성조차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제논리로 잣대를 들이대었을 때 괴리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그런면으로 보았을 때 불자들과 유일신교도들간의 내면적 세계는 다르다고 볼 수 있고, 또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티벳불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신심이 강한 불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들의 예배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와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옷이나 몸을 아끼지 않고 나무가 쓰러지듯이 땅에 몸을 던져 온 몸으로 예배하는 전체투지(全體投地)’를 보면 불법승삼보에 대한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 티벳불자들의 예배모습을 보고서 시간낭비라거나 그로 인하여 못살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다른 정신세계에서 살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108배나 삼천배 역시 시간낭비에 지나지 않고, 참선을 비롯한 모든 수행방법 또한 쓸데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개그맨 보다 더 웃긴다는 어느 목사가 스님들의 수행에 대하여 한 마디 한 것이 커다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는데, 이는 그들의 잣대로 세상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중국여행은 참으로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스님을 포함하여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불자들로 이루어졌고, 더구나 3명은 동기법우님들이었기 때문에 늘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나무사랑님의 경우 불교국가에 가서 불상앞에서 예경 한번 제대로 못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해외 성지순례 갈 때는 가급적 불자들로 이루어진 팀위주로 가는 것이 나을 듯하다. 설령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였을 지라도 부처님을 믿는 불자라면 정신세계는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으로 보았을 때 성지순례는 도반들끼리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201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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