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 삿짜까(Saccaka)이야기

담마다사 이병욱 2011. 9. 2. 23:07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 삿짜까(Saccaka)이야기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누구일까. 자신의 몸숨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 사랑하는 애인일까. 하나 밖에 없는 외아들일까. 이런 물음에 대한 가르침이 있다. 초기경전에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빠쎄나디]

 "말리까여, 그대에게는 그대 자신보다 더 사랑스런 다른 사람이 있소?"

 

[말리까]

"대왕이시여, 나에게는 나 자신보다 더 사랑스러운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폐하께서는 자신보다 더 사랑스러운 다른 사람이 있습니까?"

(상윳따니까야, 말리까경-Malika Sutta, S.i.75, 전재성님역)

 

 

부처님당시 꼬살라국의 빠세나디왕이 말리까왕비와의 대화이다. 말리까왕비는 다른 비빈들 보다 예쁘지 않아 기를 펴고 살지 못하였는데, 이를 안 왕이 왕비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하여 친히 거처로 찾아가 이 세상에서 누구를 가장 사랑하느냐?”하고 물은 것이다. 물론 폐하를 가장 사랑합니다와 같은 답을 듣기 위해서이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자신도 나도 왕비를 가장 사랑합니다라고 말을 할 참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왕비는 나 자신 보다 사랑스런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하였다. 그러면서 왕에게 똑같이 폐하께서는 자신보다 더 사랑스런 사람이 있습니까?”하고 묻는다. 이에 왕은 말리까여, 나에게도 나 자신보다 더 사랑스런 다른 사람은 없소.”라고 답하였다. 이말은 무엇을 뜻할까.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우리는 우리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까지 받칠듯 말을 하지만 막상 생사를 가르는 상황이 닥치면 자기자신을 더 돌보게 된다는 말이다. 이처럼 다른 누구보다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보편적인 마음이기 때문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마음으로 모든 방향으로 찾아 보았건만

어느 곳에서도 자신보다 사랑스러운 자 얻을 수 없네,

이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각자 자신이 사랑스러운 것

그러므로 자기의 행복을 원하는 자, 남을 해치지 마세.”

[말리까경(Malika Sutta, 상윳따니까야 S.i.75, 우다나(Ud.47; S3:8))

 

 

이 세상에 자기 자신보다 사랑스런 사람이 없다면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도 자기자신을 이 세상 누구 보다도 사랑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내가 소중한 존재이니만큼 남도 소중한 존재이므로 해쳐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이다.

 

자아의 교리에 대한 집착(atta-vāda-upādāna)

 

하지만 자기자신을 가장 사랑스럽다고 여기는 것은 유신견에 토대를 두기 때문이다. 자아는 항상 존재하고 모든 말과 행동, 생각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자아의 교리에 대한 집착(atta-vāda-upādāna)’이라고 한다.

 

이 자아와 교리에 대한 집착은 빠알리어로 앗따 와다 우빠다나(atta-vāda-upādāna)’라 하는데, 이는 아따와다(atta-vāda)’우빠다나(upādāna)’의 합성어이다.  여기서 아따와다자아의 교리라는 뜻으로 영혼이 실지로 있다는 믿음을 뜻한다. 우빠다나는 집착을 뜻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살아있는 영혼이 있다고 보는 견해에 대한 집착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집착은 매우 뿌리가 깊어서 대부분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종교에서 자아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자아가 육체적인 몸에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런 자아는 죽어서도 변치않는 영혼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존재의 영속성을 유지시켜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자아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하여 자유의지와 결정권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삿짜까(Saccaka)이야기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는 잘못된 견해이다. 이에 대한 가르침이 초기경에 나오는 유행승(paribbājaka) 삿짜까(Saccaka)’에 대한이야기이다. 부처님은 쭐라삿짜까경(Cūla-Saccaka Sutta, M.i.227ff)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너는 이 몸이 너의 자아라고 하는데 그러면 이 몸을 항상 잘 간수하고 즐겁지 못한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느냐?

(쭐라삿짜까경, Cūla-Saccaka Sutta, M.i.227ff, 마하시사야도의 ‘12연기에서)

 

 

부처님은 유행승 삿짜까에게 자아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고쳐 주기 위하여 위와같은 식으로 계속 질문하였다. 이에 대하여 삿짜까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는 부처님이 오온 중에 어느 것 하나 통제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었다.

 

위 삿짜까이야기는 자야망갈라가타에서도 게송으로 나온다.

 

 

Sacca  vihāya  mati-saccaka-vāda-ketu     삿짱  위하~야 마띠  삿짜까  ~  께뚱

Vādābhiropita-mana ati-andhabhūta            ~~비로삐따  마낭  아띠  안다부~

Paññā-padīpa-jalito  jitavā munindo                빤냐~  빠디~ 잘리또  지따와~  무닌도

Ta-tejasā/ bhavatu   te  jaya-magalāni         떼자사~  바와뚜    자야  망갈라~

 

삿짜까가 진리를 버리고 진리에서 벗어난
논쟁에 맹목적으로 뛰어들었을 때,
성자들의 제왕 지혜의 불 밝혀 섭수하셨네.

이 위대한 힘으로 승리의 행운 제게 임하길 바라옵니다.

(자야망갈라가타, 6번 게송)

 

 

 

 

 

 

 

이미우이(Imee Ooi,황혜음)의 자아망갈라가타 6번 게송

 

 

 

 

진정으로 이 몸이 나의 자아라면 이 몸은 내가 바라는 대로 콘트롤 되어야 할 것이다. 잠자고 싶을 때 마음대로 잘 수 있어야 하고, 몸도 아프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나의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따라서 이몸과 마음은 나의 것, 나의 자아, 영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 듣는 것이 나이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전도된 인식으로 본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오온의 본성을 알게 되면 전도된 인식에서 벗어나게 되고 유신견이 타파되는 것으로 본다.

 

영원에 대한 집착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있다. 또 주관이 매우 뚜렸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좀처럼 지기 싫어 하고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이나 아내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여야 하고, 자식도 자신이 의도한 대로 따라 주어야 한다. 돈도 자신의 뜻대로 벌려야 하고, 심지어 대통령도 자신의 뜻대로 따라주기를 바란다. 대체로 자수성가형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와 같이 아상이 높기 때문에 자기자신을 너무나 사랑한다. 하지만 남들도 자기자신을 다른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는 것을 잘 모른다. 그래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구 화를 내지만 이는 남을 헤치는 행위이다.

 

이처럼 철저하게 자신을 위주로 돌아가는 사람을 이기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런 사람의 밑바탕에는 몸과 마음이 내 것, 나의 자아라고 생각하고 영원히 지속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처럼 자신이 주인이고 변치 않는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을 유신견(有身見, sakkāya-diṭṭhi)’이라 한다. 그런 유신견이 강할수록 자신에 대한 사랑도 더욱 더 커진다.

 

 

대부분의 종교는 자아가 있다라는 유신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자아와 세상은 영원하다는 상견을 가지고 있어서 죽어서도 천국이나 극락과 같은 곳에 가기를 갈망한다. 이와 같은 영원에 대한 집착은 바라는 기도를 통하여 성취되어 진다고 믿는데, 기도를 하면 할 수록 자아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서 더욱 더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아의 교리에 대한 집착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집착은 삿된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부처님은 유신견을 타파 하는 것이 해탈과 열반으로 가기 위한 첫번째 족쇄를 끊는 것이라 하였다.

 

 

 

20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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