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죽어서 돌아온 사람들이 없기에, 재생연결식에 대한 붓다고사의 답변

담마다사 이병욱 2011. 12. 19. 23:55

 

 

죽어서 돌아온 사람들이 없기에, 재생연결식에 대한 붓다고사의 답변

 

 

 

 

죽어서 어떻게 될까. 어떤 이들은 물질의 죽음과 함께 정신도 역시 죽는다고 하여 단멸론을 주장하는 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마치 옷을 갈아 입듯이 육체는 죽지만 영혼만은 계속된는 영속론을 주장하는 자들도 있다. 이처럼 단견과 상견을 가진 것이 보통사람들의 생각이다.

 

정신과 물질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하지만 부처님은 단견과 상견을 배격하고 연기법을 주장하셨다. 그래서 부처님은 죽어서 어떻게 되는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그때 수행승들이여,

나는 철저히 사유한 뒤에 지혜로써 깨달았다.

'의식이 있어야 비로소 명색이 생겨난다.

의식을 조건으로 명색이 생겨난다.’

 

(나가라경- Nagara Sutta: The City , 도시, 상윳따니까야 SN 12.65,  전재성박사번역)

  나가라경(Nagara Sutta, 도시).pdf  나가라경.docx

 

 

부처님은 식과 명색의 관계를 연기법으로 설명하였다. 명색이 있다는 것은 의식을 조건으로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있게 된 것은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이때의 의식을 삼세로 설명하는 12연기에 있어서 재생연결식이라 한다.

 

이와 같은 식과 명색과의 관계에 대하여 부처님은 철저히 사유한 뒤 지혜로써 깨달았다고 초기경에서 밝히고 있다.

 

초기경전에 대하여 설명을 해 놓은 것이 주석서이다. 대표적으로 청정도론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청정도론에서는 부처님이 설한 식과 명색에 대한 관계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해 놓았을까.

 

5세기 스리랑카에서 청정도론의 저자 붓다고사 장로비구는 일어나는 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단지 조건을 얻은 그 법이

다음 생으로 갈 뿐이다.

이것은 과거로부터 윤회해온 것도 아니고

원인이 없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17장 통찰지의 토양, 161)

 

 

이 게송에 따르면 단지 조건을 얻은 물질과 정신의 법이 일어나면서 다음 생으로 간다고 하였다.

 

이 말은 중생이나 영혼과 같은 개념이 간다는 뜻이 아니다. 또 과거생으로 부터 윤회해 온 것도 도 아니고, 원인없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아니라 한다. 철저하게 조건에 따른 법이 일어날 뿐이라 한다.

 

갈애에게 밀리고 상카라들에게 던져져서

 

그래서 붓다고사 장로비구는 죽음과 재생연결의 순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과거 생에서 자연사나 혹은 사고로 죽음에 다다른 자가 사지에 관절과 근육이 끊어지는 죽을 것 같은 참을 수 없는 느낌의 비수가 습격해 옴을 견디지 못하여, 폭염아래 버려진 푸른 종려 잎처럼 몸이 점점 쇠해지고, 눈의 기능 등이 멈추고, 몸의 기능과 마노의 기능과 생명기능이 오직 심장토대에 머물 때 심장토대를 의지하여 그 순간에 아직 남아있는 알음알이가 업이나 그 업에 의해 생긴 업의 표상이나 태어날 곳의 표상이라 불리는 대상을 의지하여 일어난다.

 

업은 무겁거나 습관이 되었거나 임종 직전에 생각났거나 과거에 지은 것 중에서 나머지 조건을 얻은 상카라들을 말한다. 이와 같이 이것이 일어날 때 갈애와 무명이 버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명에 의해서 위험이 가려진 그 대상에 갈애는 [그 알음알이를] 밀어 넣고, 함께 생긴 상카라들은 [그 알음알이를] 그곳으로 던진다.

 

그 알음알이는 흐름에 의해서 갈애에게 밀리고 상카라들에게 던져져서 이쪽 언덕의 나무에 매달려있던 줄을 의지하여 강을 건너려던 사람처럼 이전의 의지처를 버리고 업에서 생긴 다른 의지처를 잡던지 혹은 잡지 못하던지 하면서 대상 등의 조건에 의해 일어난다.

 

(17장 통찰지의 토양, 163)

 

 

 

 

 

 

붓다고사(Buddhaghosa)

앉아 있는 이가 붓다고사이다.

붓다고사는 5세기 인도출신 테라와다 불교비구이자 학자로서 대표작인 청정도론을 저술하였다.

사진 : http://trueancestor.typepad.com/true_ancestor/2009/03/index.html

 

Bhadantācariya Buddhaghoa

Chinese: 覺音was a 5th-century Indian Theravadin Buddhist commentator and scholar. His best-known work is the Visuddhimagga, or Path of Purification, a comprehensive summary and analysis of the Theravada understanding of the Buddha's path to liberation. The interpretations provided by Buddhaghosa have generally constituted the orthodox understanding of Theravada scriptures since at least the 12th century CE. He is generally recognized by both Western scholars and Theravadins as the most important commentator of the Theravada.

츨처 ; http://dhammawiki.com/index.php?title=Buddhaghosa

 

 

 

죽어가는 사람에 대하여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제 숨이 끊어질 찰나 마지막 죽음의식이 일어나는데, 그 의식(알음알이)  업이나 그 업에 의해 생긴 업의 표상이나 태어날 곳의 표상중의 하나라 한다.

 

이 알음알이를 대상으로 다음생을 위한 재생연결식이 일어나는데,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무명과 갈애의 힘으로 다음생으로 던져진다고 한다. 이는 축적된 성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지은 업의 힘에 떠밀려 가는 모습이 마치 강물에 휩쓸려 가는 돼지를 연상시킨다.

 

현생과 다음생의 연결고리인 재생연결식에 대하여 강물을 건너는 줄로 묘사하였다. 그런 재생연결식은 과거생으로 부터 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인 없이 나타난 것도 아니라고 한다. 단지 조건에 따라 발생된 법일 뿐이라는 것이다.

 

메아리, 등불, 인장의 예

 

붓다고사 장로비구는 재생연결식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메아리 등을 보기로 들 수 있나니

상속(흐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하나도 다른 것도 아니다.

 

여기서 알음알이가 과거 생으로부터 여기에 온 것이 아닌것과, 과거 생에 포함된 원인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메아리, 등불, 인장, 거울에 나타난 영상을 보기로 들 수 있다. 메아리, 등불, 인장, 그늘 등이 각각 소리 등을 원인으로 생겼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는 것처럼 이 마음도 그와 같다.

 

(청정도론 , 17장 통찰지의 토양, 165-166)

 

 

여기서 예로 든 것은 메아리와 등불, 인장, 거울에 나타난 영상을 들었다. 이들 예로 부터 붓다고사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은 어떤 고정되고 변치 않는 자아나 영혼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단지 조건에 따라 법이 일어나고, 조건에 따라 법이 사라지는 현상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업을 심판하는 자가 없는 이유

 

이처럼 조건에 따라 법이 일어나 상속하는 것이 연기의 법칙인데, 이런 연기법이 십이연기에 있어서 재생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그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명을 조건으로 하여 상카라가 일어나고, 상카라를 조건으로 하여 식이 일어나듯이 역시  (재생연결식)을 조건으로 명색이 일아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연기의 과정에 있어서 어떤 고정되고 불변한 자아나 정신, 영혼이 상속되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른 법이 상속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데, 설명에서는 메아리, 등불, 인장등을 예로 들었다.

 

메아리 같은 경우 울림이 계속 퍼져서 전달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음이 파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 앞의 파동을 조건으로 하여 뒤의 파동이 일어나고, 뒤의 파동을 조건으로 하여 다음 또 다음 파동이 일어나듯이 연기법칙 역시 한번 조건에 따른 법이 일어났다면 반드시 조건을 사라지는 것일 뿐, 그 일어난 법이 계속 전승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조건에 따라 법이 일어나 다음 조건을 만들고 사라지는 것으로 그 역할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식을 조건으로 명색이 일어나는데, 이때 식이 계속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명색이 일어났을 때 사라지므로 그 역할을 다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 있어서 중유가 있을 수 없다. 중유가  없으므로 업을 심판하는 자가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불일불이(不一不異)

 

그렇다고 해서 먼저 일어난 법과 뒤이어 일어난 법이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이는 뒤에 일어난 법이 앞에 일어난 법을 상속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건에 따라 연이어 법이 일어나서 상속된다는 것이 연기의 법칙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인데. 이에 대하여 붓다고사는 우유와 커드의 관계로서 설명하고 있다.

 

 

상속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하나도, 다른것도 아니다. 만약 상속으로 이어질 때 절대적으로 하나라고 하면 우유로부터 커드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절대적으로 다르다면 커드는 우유로부터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 방법은 원인으로부터 일어난 모든 것에 해당된다. 만약 이럴진댄 일체 세간의 일상적 표현이 한계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여기서 절대적으로 하나라거나 절대적으로 다르다고 집착해서는 안된다.

 

(청정도론 , 17장 통찰지의 토양, 167)

 

 

우유와 커드(요구르트)는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똑 같은 것도 아니라 한다. 이를 한자 용어로 말한다면 불일불이(不一不異)가 될 것이다. 대승에서 흔히 말하는 불이법과는 다른 것이다. 이와 같이 우유와 커드의 관계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업의 상속자

 

지금 나의 행위는 이전의 나가 지은 업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나는 그 업의 계승자이고 상속자이다. 따라서 이전에 지은 업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전에 일어난 법과 지금 일어난 법은 같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것도 아니다. 단지 조건에 따라 일어난 법의 상속자일 뿐이다. 그래서 이전에 일어난 법, 행위, 업에 대하여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붓다고사는 이와같은 불일불이(不一不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상속에 있어 결과는

다른 이의 것도 아니고

다른 원인으로부터 온 것도 아니다.

씨앗들이 발아하는 과정으로 이 뜻을 성취할 수 있다.

 

(청정도론 , 17장 통찰지의 토양, 169)

 

 

씨앗이 발아하면 얼마 안있어 싹이 나고 또 시간이 많이 흐르면 열매를 맺게 된다. 이는 조건에 따라 법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그래서 씨앗과 열매는 다른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는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어려서 배운 학문과 기술이 시간이 경과한 후 성인이 되었을 때 도움을 주듯이, 지금 나의 모습 또한 원인과 결과에 따른 상속으로 보는 것이다.

 

이처럼 조건에 따라 발생된 법은 다음법이 일어나면 역시 소멸한다. 그래서 식을 조건으로 명색이 일어나고, 명색을 조건으로 여섯감역(육입)이 일어나고, 육입을 조건으로 다음법이 계속일어나 마침내 태어남이 생겨나고, 태어남을 조건으로 죽음, 우울, 슬픔, 고통, 불쾌, 절망이 생겨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진리, 중생, 재생연결, 조건

 

붓다고사 장로비구는 청정도론에서 연기의 주석은 어렵다고 하였다. 그래서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이야기 중에 “ 진리, 중생, 재생연결, 조건이 네 가지 법은 보기 어렵고 가르치기도 아주 어렵다.”고 전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아직 죽어서 돌아온 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이후의 재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리, 중생, 재생연결, 조건이 네 가지 법에 대하여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들은 전승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달한자이거나 수행을 통하여 법을 증득한 자라 한다.

 

재생연결식에 대한 붓다고사의 답변

 

그래서일까 붓다고사 장로비구는 청정도론에서 재생연결식에 대하여 매우 신중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재생연결이 일어나고 정신.물질(명색)이 생기는가에 대하여 물어 보았을 때 대답은 부처님이 설한 추론으로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삼장에 통달하고 수행에 경지에 오른 붓다고사도 철저하게 부처님의 말씀에 의지하고 연기의 법칙에 따른 추론으로 재생연결을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붓다고사는 재생연결과 명색의 관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답한다.] 경과 추론으로 알 수 있다. 경에 “ 법들은 마음을 따라 일어난다.(Dhs.5)”라는 방법으로 여러 곳에서 느낌 등이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한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추론으로는,

 

마음으로부터 생긴 물질을 봄으로써

보지 않은 물질도 알음알이를 조건한 것이라 알 수 있다.

 

마음이 편안하거나 편안하지 않거나 간에 그것에 적합한 물질들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 본 것을 통하여 보지 않은 것도 추론하여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여기서 이미 생긴 물질을 봄으로써 보지 않은 재생연결의 물질도 알음알이를 조건한 것이라고 알아야 한다. 마음에서 생긴 물질처럼 업에서 생긴 물질도 알음알이가 그 조건이라고 빳타나에서 설하셨다. 이와 같이 조건의 방법으로 판별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 물질이 있다’라는 구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다.

 

(17장 통찰지의 토양, 202)

 

 

붓다고사는 재생연결이 일어나는 것에 대하여 경의 구절을 예로 들고 있다. 법들은 마음을 따라 일어나고 또 조건에 따라 발생한다는 연기법에 따라 다음 법이 일어날 것에 대하여 추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마음으로 부터 생긴 물질을 보았기 때문에 역시 죽어서도 마음으로 부터 명색이 생겨날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이다.

 

이처럼 붓다고사는 가르침과 경에 따라 추론 하고 있는데, 그 방법은 철저하게 연기법에 따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어서 돌아온 사람들이 없기에

 

인터넷토론사이트에 들어 가 보면 불교교리에 대하여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불자들이 본다면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어려운 내용이다. 그런데 불교 교리에 대하여 좀 안다고 하는 자칭 논객들은 자신들의 견해에 대하여 단정하듯이 이야기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단언하듯이 말하는 자들의 견해를 보면 경전을 자신의 입맛대로 취사 선택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것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런 것중의 하나가 단멸론이다. 이와 같은 단멸론은 상견과 함께 부처님이 가장 염려하고 경계하였던 것이다. 이런잘못된 견해에 대하여 부처님은 연기법으로 논파 하였다.  

 

단멸론을 주장하는 것은 연기법에 대하여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멸론이나 영속론등을 주장하는 자들이 활개를 치는 것은 아직까지 죽어서 돌아온 사람들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죽음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에 대하여 누구나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죽음이후에 대하여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드믈다

 

부처님은 경에서 나는 철저히 사유한 뒤에 지혜로써 깨달았다고 말씀하시면서 식과 명색에 대하여 설명하셨다. 이처럼 부처님의 지혜로 보았을 때 죽음이후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한데 그것도 철저하게 연기법에 따른 것이다.  또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대로 전승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달한자이거나 수행을 통하여 법을 증득한 자들일 것이다.

 

 

2011-12-1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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