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제주도는 거대한 항공모함, 구럼비폭파소식을 듣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2. 3. 8. 09:53

 

 

제주도는 거대한 항공모함, 구럼비폭파소식을 듣고

 

 

기어이 구럼비를

 

구럼비 폭파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2012 3 7일 오전 11시 경 하는 발파 소리와 함께 화약냄새가 진동하며 기어이폭파를 강행했다고 한다.

 

‘구럼비’라는 말을 들은 것은 몇 일 되지 않았다. 뉴스타파 6회 강정특집을 보고서 그런 바위가 있는 줄 알았다.

 

구럼비는 길이 1.2km, 너비 150m정도 되는 크기로서 용암으로 된 너럭바위라 한다.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파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럼비는 보호해야 할 자연유산이라 한다.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구럼비는 이미 지난 2004년 보호해야할  절대자연보존지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제주도에 왜 해군기지를 짓는가

 

제주도에 왜 해군기지를 짓는 것일까. 인터넷 블로거뉴스에 따르면 정부가 해군기지를 갖는 것은 미군의 해군전략때문이라 한다, 미국은 전세계 해군력의 60%정도를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배치하고 있는데 제주도 서남방 해양에서 항공모함, 핵잠수함, 이지스함을 동원하여 중국을 바다로부터 봉쇄하고 MD시스템을 운영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 한다.

 

해군의 입장을 보면

 

그렇다면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정부의 입장도 있을 것이다.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하여 대한민국해군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찾아 보았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제주해군기지는 -군 복합형 관광밀미항 제주해군기지라는 긴 이름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민-군을 강조한 것은 15만톤급 전장 340m의 크루즈선이 입항가능하도록 설계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서 친환경적인 개발임을 강조하고 있고, 주민의 동의를 받아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만화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설명은 뉴스타파에서 보도된 내용과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제주해군기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보면 “제주해군기지는 대한민국과 제주도를 위해서 반드시 건설되어야 합니다”라는 케치 프레이즈를 걸고 있다.

 

그 구체적인 이유로서 제주해군기지는 첫째 21세기 ‘청해진’이 되어야 하고, 둘째 해군력 운용의 ‘허브’가 될 것이고, 셋째 평화의 ‘버팀목’이라 한다.

 

거꾸로된 지도

 

이런 세가지 목적이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가장 큰 목적인데, 그 중 세 번째의 평화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실질적 이유가 될 것이다. 이는 다음과 지도로 잘 설명되어 있다.

 

 

 

 

거꾸로된 지도

출처 : 대한민국해 제주기지사업단

 

 

 

지도는 거꾸로 되어 있다.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니 대양이 보이고 그 중간에 제주도가 위치하고 있는데, 한 눈에 보아도 제주도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그런 제주도는 중국, 일본, 한국,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오키나와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황해와 중국연안의 동지나해의 제해권을 장악할 수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기술해 놓고 있다.

 

 

제주남방해역은 한-중-일의 울타리 없는 앞마당과 같은 지역으로 보호하 절박합니다. 주변국들은 항공모함, 잠수함 건조등 군비경쟁을 가속화하고, 더불어 우리의 해양영토 넘보기를 노골화하는 등 우리의 각별한 대비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해군 제주기지사업단)

 

 

해군에서는 제주지역의 해역이 울타리 없는 앞마당과도 같다고 하였다. 더구나 최근 중국이 항공모함과 잠수함을 건조하여 국가안보에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US Naval Base on Jeju Island (제주도에 미국해군기지)

 

하지만 이런 시각은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활동가들의 시각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 예를 인터넷검색을 통하여 글로벌 NGO단체의 컬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칼럼의 제목은Environmental Catastrophe: US Naval Base on Jeju Island, South Korea으로 되어 있었다. 칼럼의 제목을 우리말로 풀어 보면 환경재앙: 남한 제주도에 미국해군기지로 번역된다. 제주도에 미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칼럼의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The ships, from the South Korean and US fleets, are outfitted with "missile defense" systems and will surely be used to continue surrounding China's coastal region. Jeju Island, now called the peace island, will thus become a prime military target. “ 

(남한과 미국함대의 전함들은 미사일방어시스템으로 무장되고 이는 중국해안 주변을 감시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평화의 섬이라 불리우는 제주도는 가장 중요한 군사적 타겟이 될 것이다.)

 

(by Bruce Gagnon, Environmental Catastrophe: US Naval Base on Jeju Island, South Korea, Organizing Notes - 2010-01-11)

 

  US Naval Base on Jeju Island.docx  US Naval Base on Jeju Island.pdf

 

 

칼럼은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NGO단체로서 Bruce Gagnon이라는 활동가가 쓴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환경 문제를 거론 해 왔는데, 지난 2012년 1월 11일자에 쓴 것으로 되어 있다.

 

칼럼의 내용을 보면 참으로 무시무시한 예언이 아닐 수 없다. 미사일방어망(MD)시스템을 탑재한 미국과 한국의 함대 즉, 항공모함, 핵잠수함, 이지스함 등이 제주도 해군기지를 활용함으로 인하여 중국의 해안선을 감시하고 최악의 경우 제주도는 군사적 타겟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초토화’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중국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밖에

 

이런 우려에 대하여 활동가 Bruce Gagnon는 다음과 같이 우려 하고 있다.

 

 

This Navy base will have a direct negative impact on our work to restrain US military expansion in the region and will ultimately provoke more conflict with China .

(이 해군기지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하여 곧바로 부정적인 충격을 가지게 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중국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by Bruce Gagnon, Environmental Catastrophe: US Naval Base on Jeju Island, South Korea, Organizing Notes - 2010-01-11)

 

 

칼럼을 쓴 Bruce Gagnon는 황해와 남지나해에서 군사적 팽창을 노리는 시도는 결국 중국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한다.

 

이런 면으로 보았을 때 제주도문제는 이제 전세계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세계의 NGO가 주목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해군 측의 반박을 보면

 

제주해군기지는 미군기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런 미군기지화의 우려에 대하여 해군 측에서는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있다.

 

 

-미군기지화의 우려가 있다.

 “이 사업은 미군과 협의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9766억원의 예산 중 미군용 시설이나 장비, 물자 구비계획 등 미군을 위한 것은 없다. 미군은 일본 사세보나 요코스카 항에 기항하고 있는데, 제주에 잠깐 들를 수는 있어도 주둔할 수는 없다. 규모도 사세보의 14분의 1 수준이다. 노무현 정부 와 이명박 정부 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박찬석 해군 참모부장이 제주 해군기지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2012-03-08)

 

 

해군의 책임자급이 한 말이다. 미군의 함대가 잠깐 들를 수 있어도 주둔할 정도의 시설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 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사일방어(MD)에도 참여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해군기지는 미국을 위한 것

 

그러나 한겨레신문에 실린 사설을 보면 이와 다르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항의하려고 워싱턴의 한국대사관에 전화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한테 얘기하지 말고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에 하시오. 제주 기지를 만들라고 우리를 압박하는 게 그들이니까.’” 지난 5일 <뉴욕 타임스> 오피니언 난에 ‘원치 않는 미사일 강요당한 한국 섬(제주도)’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코리아 정책연구소’ 사무국장 크리스틴 안의 글에 나오는 얘기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도 실린 그 글에서 크리스틴 안은, 미국이 밝히길 꺼리지만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을 위한 기지라고 주장했다.

 

([유레카] “제주 기지는 미군 기지” / 한승동, 한겨레 신문 2011 08 08)

 

 

한겨레 신문기사에 따르면 제주에 건설되고 있는 기지는 미국을 위한 것이라 한다. 그 단적인 예로서 “우리한테 얘기하지 말고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에 하시오. 제주 기지를 만들라고 우리를 압박하는 게 그들이니까”라고 말한 것을 보도한 뉴욕 타임스에 실린 기사를 인용한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논쟁을 보면 한편에서는 미군기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사실상 미군기지와 같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은 우리나라가 미국과 맺은 조약때문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제4조 : 상호합의에 의하여 결정된 바에 따라 미합중국의 육군,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내와 그 주변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許與)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이 조약에 따르면 미국은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한국내의 기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된다면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이지스함 등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고 기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 NGO단체 활동가가 자신의 칼럼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하여 “US Naval Base(미국 해군기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군 갈등에 이어 종교간의 갈등양상으로

 

현재 제주도에는 해군기지건설 문제로 인하여 수 많은 환경단체와 종교단체가 활동 중에 있다고 한다. 그 중 불교계에서도 목소리를 내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은 자신의 출생지인 제주도에 내려가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 및 평화적 해결만이 정답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는 제주도 강정마을이 이슈로 크게 부각함에 따라 관심을 보였을 뿐 그 이전에는 불교계의 참여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2 25뒤늦은 동참을 후회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상 발전된 것이 없다. 불교관련 인터넷신문에서 더 이상 불교계의 활동에 대한 기사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천주교와 매우 대조된다. 인터넷뉴스에 따르면 구럼비폭파가 있을 때 까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농성하는 수녀들의 사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제주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종교단체도 있었다. 서경석목사가 주도하는 개신교에서이다. 이렇게 강정마을에서는 민-군 갈등에 이어 종교간의 갈등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두 가지

 

제주도 하면 두 가지 이미지가 떠 오른다. 하나는 해외로서의 이미지이고 또 하나는 화산도이다.

 

먼저 제주도가 해외의 이미지로 떠 오르는 것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제주도가 바다 건너 멀리 있다하여 해외(海外)’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제주도는 다른 나라와 다름없다.

 

그런 제주도는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 되기 이전에 신혼여행지로서 각광을 받았다. 그래서 그 때 당시 대부분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갔기 때문에 나이 든 세대에 있어서 제주도는 각별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제주도의 이미지는 화산도이다. 화산으로 인하여 형성된 곳이 제주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보다 더 본질 적인  것은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4.3사태라 불리우는 비극의 역사 때문이다. 육지에서 건너 온 다른 나라 사람들에 의하여 무자비하게 희생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어느 작가는 제주도를 화산도라고 표현하였다.

 

제주도는 거대한 항공모함

 

이런 제주도가 또 한 번 아픔을 겪고 있다. 이번에는 강대국의 힘겨루기에 희생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희생은 생활터전을 잃는 것 뿐만이 아니라 구럼비 같은 세계적인 자연문화유산의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희생은 제주도 전체라고 볼 수 있다. 해군기지 건설로 인하여 세계최강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한미방위조약에 따라 대한민국의 해군기지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주도자체가 하나의 항공모함처럼 되어 군사적 타겟으로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구럼비가 폭파되고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제주도는 하나의 군사적 거점이자 전략적 요충지가 된다. ‘평화의 섬(the peace island)’ 이라 불리우는 제주도가 이제 ‘최고의 군사적 타겟 (a prime military target)’ 으로 되어 긴장과 갈등의 중심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제주도에서 구럼비를 폭파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화산도 제주도가 강대국의 힘의 각축장으로 변모 되어 군사적 타겟이 된다면 구럼비 폭파 보다 더 무서운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도대체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해 주어야 할까.

 

 

 

2012-03-08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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