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법회의식에 ‘오계(五戒)’가 보이지 않는다

담마다사 이병욱 2012. 3. 30. 10:58

  

법회의식에 오계(五戒)’가 보이지 않는다

 

  

 

 

불교TV사이트를 자주 방문한다. 집에서 불교방송은 자주 듣지만 불교TV의 경우 별도의 프리미엄급 시청료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인터넷으로 본다.

 

인터넷으로 보는 불교TV는 무료이지만 그 대신 한 가지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것은 프로를 보기 전에 반드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불교TV는 거의 매일 그것도 여러 번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도 가장 조회수가 많은 네티즌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언젠가 불교TV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불교TV를 후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인터넷으로 보는 불교TV는 거의 대부분 스님들의 법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도 거의 대부분 선사들이다. 법문내용은 거의 대부분 대승불교이고 또 거의 대부분 선종에 대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선사들의 법문을 들어 보면 거의 대동소이 하다.

 

선사들의 법문

 

언어와 문자보다 뜻과 마음을 우선시하는 선불교 전통에서 선사들이 자주 법문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있다. 언어와 문자로 표현 할 수 없는 진리에 대하여  설명할 때 선사들은 흔히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배고프면 밥 먹을 줄 알고, 목마르면 물 마실 줄 알고, 기쁘면 하하하 웃을 줄 알고, 슬프면 엉엉 울 줄 아는 자, 이 자가 누구이겠습니까?

 

배고프면 밥 먹을 줄 아는 것이 참다운 지혜요 참다운 복입니다. 목마르면 물마실 줄 아는 것이 또한 참다운 지혜요 참다운 복이요 기쁘면 하하 웃을 줄 아는 것이 참다운 지혜요 참다운 복이요 슬프면 엉엉우는 것이 참다운 지혜요 참다운 복입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스스로 배우지 않아도 배고프면 밥먹을 줄 알고 목마르면 물 마실줄 알고 기쁘면 하하 웃을 줄 알고 슬프면 엉엉 울줄 아는 것이 바로 여러분 자신이고 또 누구이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49년동안 설법하신 법문입니다.

 

(어느 선사, 불교TV 사이트, 불교TV 무상사 일요초청법회 264,2011-12-08)

 

 

참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배고프면 먹을 줄 알고로 시작되는 참나에 대한 설명은 매우 많다. 언어와 문자로는 설명이 안되고 뜻과 마음으로만 알 수 있다는 참나를 아는 것, 그것이 선불교에 있어서 깨달음이라 한다. 그런 깨달음을 위한 방편이 화두참선인데, 1700여 공안 중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이뭐꼬  한다. 그래서 배고프면 먹을 줄 아는 이놈은 이뭐꼬?” 한다든가, 심지어 이뭐꼬 하는 이놈은 이뭐꼬?”라고 하라고 한다.

 

화두선은 인파이터형

 

오로지 하나의 화두로 단박에 깨우치겠다는 것에 대한 비판글을 보았다. 불교포커스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렸다.

 

 

위빠사나 명상수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무엇보다 단계적인 진전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들고 있었고 변화와 진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와 안내가 병행된다는 것에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 말을 듣다 보면 위빠사나는 마치 몸 빠르고 영민한 아웃복서 같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 화두선은 마치한방을 노리며 큰 주먹을 휘두르는 맷집 좋은 인파이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간화선이 최상승 수행법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모든 사람을 터질 때까지 옥죄는 방법 한 길로만 인도하는 전통 일변도의 수행 방법에는 문제 또한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른 명상수행법이라면 적어도 잘못 가는 사람을 만들어내지는 않아야 할 것이고, 변화와 진보는 없다 하더라도 괴각乖角으로 일컬어지는 수행자를 만들어내는 일 또한 없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빠사나명상수행의 열풍은 어쩌면 그런 답답한 수행전통의 반동으로 일어난 것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들똘, 어려운 때일수록 크고 바른 서원 세워야......, 열여덟 번째 인연: 고려대학교 철학과 연구교수 조준호 박사, 불교포커스 2012-03-23)

 

어려운 때일수록 크고 바른 서원 세워야.docx

 

 

불교포커스에 실린 컬럼이다. 들똘이라는 필명을 가진 컬럼니스트와  조준호교수와의 대담에 대한 것이다.

 

먼저 들똘님은 위빠사나와 화두선에 대하여 복서로 비유하여 설명한다. 위빠사나는 아웃복서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수시로 잽을 날리는 것처럼 표현하였고, 화두선은 맷집이 좋은 인파이터형으로서 어퍼컷 한방을 노리는 것과 같다고 말하였다.

 

이런 표현에 대하여 조준호 교수는 오로지 큰 것 한방에 의존하는 간화선 수행자에 대하여  괴각승(怪覺僧)으로 만들어 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 한다. 

 

괴각승의 걸림 없는 행보

 

괴각승이란 무엇일까. 문자그대로 괴이한 깨달음을 얻은 스님을 말한다. 그런 괴각승의 이미지는 온갖 기행을 일삼는 대자유인 또는 천진도인 등의 이미지로 비추어진다.

 

종종 선사들의 파격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크게 깨달은 선사들의 걸림없는 행보를 말한다. 그래서일까 계율에 대하여 거추장스럽게 여기고 막행막식을 일삼기도 한다고 한다. 또 그런 행위에 대하여 마치 무용담을 늘어 놓듯이 말하는 승려들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파격은 왜 나오는 것일까. 어떤 이는 우리나라 불교가 오로지 큰 것 한방을 노리는 간화선 수행풍토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계율을 등한시 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불교에서 이해 할 수 없는 것 하나

 

인터넷토론사이트에서 인터넷논객 ‘S법우님은 한국불교에서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고 하였다. 그것은 법회모임에서 법회의식을 행할 때 오계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사찰의 법회나 교육법회, 일반법회 모임에서 오계를 합송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아침에 듣는 불교방송에서 오분향례로 시작되는 아침예불이나 저녁 예불시간에서도 오계에 대한 것은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불교의 법회모임에서는 어떤 식으로 법회가 진행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식순이라 볼 수 있다.

 

 

법회 진행 순서

 

법사나 스님의 법문을 듣는 법회의 진행 순서는 법회를 주관하는 사찰이나 단체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하는 것이 관례이다.

 

1. 개회(開會)

 
사회자가 대중을 바라보며
  "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몇월 몇칠 00법회를 시작하겠습니다."

2.
헌공(
獻花, 獻香)

 
지금 이 시간은 우리 모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시간입니다. 다같이 지극한 마음으로 헌공에 동참하시기 바라며, 오늘은 00법우님께서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공양을 올리겠습니다.

3.
삼귀의

(
찬불가를 할 때는 삼귀의를 하고, 예불문을 할 때는예불문을 한다.)

다음은

지혜와 복덕 구족하신 부처님(
歸依佛 兩足尊: 귀의불 양족존)
중생을 해탈로 이끄는 가르침(
歸依法 離慾尊: 귀의법 이욕존)
화합과 자비의 공동체 승가에(
歸依僧 衆中尊: 귀의승 중중존)
귀의하는 삼귀의(예불)가 있겠습니다.

4.
찬불가(원제목: 찬양합니다)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찬탄하는 찬불가가 있겠습니다.

5.
반야심경

지혜를 깨달아 알게 하는 '반야심경'이 있겠습니다.

6.
발원문(
發願文)

부처님께 올리는 서원으로, 나쁜 마음을 모두 버리고, 부처님처럼 크고, 넓고, 밝고, 맑은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다짐하는 발원문이 있겠습니다.

7.
입정(
入定)

 
입정은 설법을 듣기 위하여 자기 마음을 비우는 수행이다. 그릇에 물을 담으려면 빈 그릇이어야하듯, 자기 마음속에 부처님의 무량한 법문을 담으려면 자기 마음속의 잡된 마음을 모두 버려야 한다. 이것은 곧 교만을 모두 버려야 한다. 이것은 곧 교만을 버린 겸손이기도 하다.
입정은 곧 좌선을 말한다.

8.
청법가

법사님께 부처님의 법을 설해 주시기를 청하는 청법가가 있겠습니다.


9.
설법(
說法)

 
설법이란 삼보 중의 법보(法寶)인 경전에 의지하여 법사가 부처님을 대신하여 불교의 진리를 중생에게 일깨워 주는 경건한 의식이다. 따라서 설법의 내용이 너무 쉽고 아는 내용이더라도 너무 아는 체하여 경박한 생각을 내어서는 안 된다. 법회를 여는 목적은 잘 아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중생을 위해서 베풀어지는 까닭에서이다.

 
옛날 큰스님들은 설법을 들을 때 그 내용을 잘 안다고 해서 경박한 마음(
輕薄想)을 내지 말고, 너무 어렵고 요원하다고 해서 현애상(縣崖想: 해보기도 전에 너무 어렵다고 하는 생가)을 내지말라 했다. 다만 꾸준해 노력하면 반드시 기틀이 발동할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설사 잘아는 설법 내용이라도 마음 속에 깊이 새겨들을 때 언젠가는 진리의 말씀이 자신의 마음과 계합(契合)이 되리라.

 
법사가 주재하지 않는 일반 신도만의 법회 때에는 경전의 어는 부분을 그대로 봉독(
奉讀)함도 좋고, 혹은 불심이 돈독한 슬기로운 신도가 사전에 설법 내용을 연구하여 대중에게 전하여도 되겠다.

10.
정근(
靜勤)

거룩하신 부처님을 고요한 마음으로 간절히 생가하며, 부처님의 크신 공덕을 기리며, 부처님이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정근이 시작되면 대중들은 각자가 준비해온 공양물을 앞사람부터 조용히 앞에 나아가 부처님전에 공양을 올린다.

11.
축원

12.
공지사항

13.
사홍서원(
四弘誓願)

 
사홍서원은 모든 불,보살들이 일체중생을 구원하기 위하여 세운 총원이다
 
따라서 불도를 실현하는 것은 바로 사홍서원을 실현하는 것이다.
 
찬불가를 부르거나 게송을 읊더라도 진지하고 경건하게, 서원을 실현하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14. 산회가

 

(법회 진행 순서 )

 

 

이것이 법회모임에서 스님을 모시고 법회하는 전형적인 순서이다. 재가불자들끼리만의 모임에서 법회의식을 할 때 위의 내용 중에 일부가 빠지긴 하지만 삼귀의와 반야심경, 사홍서원, 산회가는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반적인 법회의식은 물론 아침예불 등 각종 예불과 관음재일 등 각종 재일 에 오계항목은 들어가 있지 않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스리랑카에서 살고 있다는 S법우님에 따르면 테라와다 불교전통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한다. 법회의식에서 반드시 오계가 빠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빠알리 예불 순서( Pāi Devotional Chanting )

 

그래서 인터넷으로 테라와다 불교전통의 의식을 검색하여 보았다. ‘붓다네트(http://www.buddhanet.net/ ) 사이트에서 다음과 같은 의례를 발견 하였다.

 

 

Pāi Devotional Chanting 

 

1. Buddhābhivādanā

Homage to The Buddha

 

2. Ti-Saraa

The Three Refuges

 

3. Pañca Sīla

Five Precepts

 

4. Buddha Vandanā

Salutation To The Buddha

 

5. Dhamma Vandanā

Salutation To the Doctrine

 

6. Sagha Vandanā

Salutation to the Sagha of the Blessed one’s Disciples

 

7. Cetiya Vandanā

Salutation to the Pagodas

 

8. Bodhi Vandanā

Salutation to the Bodhi Tree

 

9. Padīpa Pūjā

Offering of Lights

 

10. Sugandha Pūjā

Offering of Incense

 

11. Puppha Pūjā

Offering of Flowers

 

12. Anumodanā

Transference of Merits to All Celestial Beings

 

13. Patti Dāna

Transference of Merits to Departed Relatives

 

14. Patthanā

Aspiration

 

15. Khamāyācanā

Forgiveness of Faults

 

16. Magala Sutta

Discourse on Blessings

 

17. Ratana Sutta

The Discourse on Jewels

 

18. Mettā Sutta

The Discourse on Loving-Kindness

 

19. Mahā Jayamagala Gātha

Great Verses of Joyous Victory

 

(Vadana)

 

vandana02.pdf

 

 

넷상에서 잘 알려져 있는 붓다네트에 실려 있는 빠알리 예불문이다. 이 예불문에서 띠사라나(삼귀의)’ 다음에 판짜실라(오계)’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런 예불의식은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위빠사나 수행처로 잘 알려져 있는 보리수선원 사이트에서 본 예불 순서는 다음과 같다.

 

크게 예불문과 삼보공덕문과 ‘5-8로 되어 있다. 이중 ‘5-8를 보면 다음과 같다.

 

 

 

5계와 8

 

 

5

 

빠나디빠따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Panatipat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아딘나다나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Adinnad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까메수 밋차짜라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Kamesu micchacar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삿된 음행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무사와다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Musavad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거짓말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수라매라야 맛자빠마다타나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Surameraya-majja-pamadatth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약물이나 술을 먹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8

빠나디빠따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Panatipat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아딘나다나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Adinnad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까메수 밋차짜라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Kamesu micchacar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삿된 음행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무사와다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Musavad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거짓말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수라매라야 맛자빠마다타나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Surameraya-majja-pamadatth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약물이나 술을 먹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위깔라보자나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Vikalabhoj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정오가 지난 다음 음식 먹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닛싸, 기따, 와디따, 위수카 다싸나, 말라간다, 위레빠나, 다라나, 만다나, 위부사나타나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Nicca,gita, vadita, vis?kadassana, malagandha, vilepana, dharana, mandana, vibh?sanatah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춤추고, 노래하고, 몸을 아름답게 꾸미는 향수, 화장품 등을 사용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옥싸사야나 마하사야나 왜라마니 식카빠당 사마디야미.
Uccasayana, mahasayana veramani sikkhapadam samadiyami
높고 넓은 사치스런 좌구나 침상을 사용하지 않는 계를 지키겠습니다.

 

 

스님:
이마니 아타 식카빠다니 사마디야미(Imani ataha sikkhapadani samadiyami)
여덟가지 계를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여 잘 지키겠습니다.


수행자:

이마니 아타 식카빠다니 사마디야미 (Imani ataha sikkhapadani samadiyami)(세번)
여덟가지 계를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여 잘 지키겠습니다.

 

스님:

이마니 아타 식카빠다니
(Imani ataha sikkhapadani)
실레나 수가딩 얀띠
(S?lena sugatim yanti)
실레나 보가삼빠다
(S?lena bhogasampada)
실레나 니부딩 얀띠
(S?lena nibbutim yanti)
따스마 실랑 와소다예
(Tasma s?lam visodhaye)

수행자라면 비록 눈이 밝을지라도 장님과 같이 행동하고
비록 귀가 밝을지라도 귀머거리와 같이 행동하라.
비록 아는 것이 많을지라도 벙어리와 같이 행동하며
비록 몸이 건강할지라도 병든 환자와 같이 행동하라.
이 가르침대로 행동해야만 여러분은 법을 찾으리라.

 

 

(오계와 팔계, 보리수선원, http://www.borisu.or.kr/  )

 

 

스리랑카에서 살고 있는 인터넷논객 S법우님에 따르면 테라와다 불교권 불자들은 법회의식을 할 때 마다 위와 같이 오계를 합송한다고 한다. 오계는 재가불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실천덕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불교에서는 법회의식에서 오계 또는 팔계, 십계 등을 독송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이어서인지 몰라도 재가불자들은 물론 출가자 역시 지계의식이 매우 약하다는 것이다.

 

철학적 가르침, 윤리적인 가르침, 도덕적인 가르침

 

부처님의 가르침이 사성제와 같은 철학적 가르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처님은 윤회를 설하여 인과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윤리적인 가르침이라 볼 수 있다. 또 부처님은 오계 등 계율을 지킬 것 또한 강조 하였는데, 이는 도덕적인 가르침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부처님의 가르침은 철학적, 윤리적, 도덕적 가르침을 펼치었기 때문에 복합적인 가르침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불교 전통을 보면 오로지 철학적 가르침만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앞서 언급한 괴각승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오로지 참나를 깨닫기만 하면 대자유인이 되는 것처럼 걸림없이 행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윤리적, 도덕적 가르침이 배제된 절름발이식 불교라고 볼 수 있다.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경전에서 언급한대로 빠짐없이 모두 배워야 하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부처님이 전법선언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법문을 펼치라고 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코끼리 자취에 비유한 작은 경(M27)’에서

 

그렇다면 부처님은 초기경에서 도덕적인 삶, 즉 계에 대하여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 맛지마니까야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16. 이와 같이, 그는 출가해서 수행승이 배워야할 생활규칙을 갖추어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리고,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떠나고, 몽둥이를 버리고 칼을 버리고, 부끄러워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가엾고 불쌍히 여깁니다.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을 버리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을 떠나고, 주는 것을 받고, 주는 것에 따르고, 훔치지 않은 깨끗한 것으로 살아갑니다.

 

순결하지 못한 삶을 버리고, 청정하지 못한 삶을 멀리하고, 음욕을 일삼는 세속적인 것을 떠납니다.

 

17. 거짓말을 버리고, 거짓말을 떠나고, 진실을 말하고, 신뢰할 만하고, 의지할 만하고, 세상을 속이지 않습니다.

 

중상을 버리고, 중상에서 떠나고, 여기서 듣고 저기에 옮겨 사람들 사이를 이간함이 없이, 저기서 듣고 여기에 옮겨서 사람들 사이를 이간함이 없이, 그래서 사이가 멀어진 자를 화해시키고, 화해한 자를 돕고, 화해에 흐뭇해하고, 화해를 즐기고, 화해를 기뻐하고, 화해하는 말을 합니다.

 

욕지거리를 버리고 욕지거리에서 떠나고 온화하여 귀에 듣기 좋고 사랑스럽고 흐뭇하고 우아하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많은 사람이 마음에 들어 하는 그러한 말을 합니다.

 

꾸며대는 말을 버리고, 꾸며대는 말을 떠나고, 적당한 때에 말하고, 사실을 말하고, 유익한 말을 하고, 가르침을 말하고, 계율을 말하고, 새길 가치가 있고, 이유가 있고, 신중하고, 이익을 가져오는 말을 때에 맞춰 합니다.

 

18. 그는 종자나 식물을 해치는 것에서도 떠납니다. 하루 한 번 식사하고, 밤에는 식사하지 않으며, 때 아닌 때에 먹는 것을 떠납니다.

 

노래ㆍ춤ㆍ음악ㆍ연극 등을 보는 것에서 떠납니다. 꽃다발ㆍ향료ㆍ크림을 가지고 화장하고 장식하는 것에서 떠납니다. 높은 침대, 큰 침대에서 떠납니다. 금은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날곡식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날고기를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여인이나 여자아이를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하녀나 하인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산양이나 양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닭이나 돼지를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코끼리나 소나 암말, 숫말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전답이나 땅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심부름을 보내거나 가는 것에서 떠납니다. 사고파는 것을 떠납니다. 저울을 속이고, 화폐를 속이고, 도량을 속이는 것에서 떠납니다. 사기ㆍ기만ㆍ간계ㆍ부정에서 떠납니다. 절단하고 살육하고 포박하고 노략하고 약탈하고 폭행하는 것에서 떠납니다.

 

(코끼리 자취에 비유한 작은 경, 맛지마니까야 M27,전재성님역)

 

쭐라핫띠빠도빠마경(코끼리 자취에 비유한 .docx

 

쭐라핫띠빠도빠마경(코끼리 자취에 비유한 .pdf

 

 

맛지마니까야 코끼리 자취에 비유한 작은 경(M27)에서 출가수행자가 지켜야 할 계목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이를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리고

2)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을 버리고

3) 순결하지 못한 삶을 버리고

4) 거짓말을 버리고

5) 하루 한 번 식사하고

6) 노래ㆍ춤ㆍ음악ㆍ연극 등을 보는 것에서 떠납니다.

7) 꽃다발ㆍ향료ㆍ크림을 가지고 화장하고 장식하는 것에서 떠납니다.

8) 큰 침대에서 떠납니다

9) 금은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그런데 한가지 빠진 것이 있다.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이다. 맛지마니까야에서는 빠져 있지만 율장 마하왁가에서는 들어가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거나 취하게 하는 물질을 금합니다가 추가 되어 다섯번째 항목으로 되어 출가수행자가 지켜야 할 열가지 계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쓰면 다음과 같이 된다.

 

 

1)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립니다.

2) 주지 않는 것을 빼앗는 것을 버립니다.

3) 순결하지 못한 삶을 버립니다.

4) 거짓말을 버립니다.

5) 술을 마시거나 취하게 하는 물질을 금합니다.

6) 하루 한 번 식사합니다.

7) 노래ㆍ춤ㆍ음악ㆍ연극 등을 보는 것에서 떠납니다.

8) 꽃다발ㆍ향료ㆍ크림을 가지고 화장하고 장식하는 것에서 떠납니다.

9) 큰 침대에서 떠납니다

10) 금은을 받는 것에서 떠납니다.

 

 

날개를 유일한 짐으로 하늘을 날듯이

 

이런 삶을 살아가는 수행자는 어떤 모습일까. 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마치 날개를 가진 새가 어디로 날든지 날개를 유일한 짐으로 하늘을 날듯이, 이와 같이 수행승은 옷은 몸을 보호하는 것으로 족하게 걸치고, 식사는 배를 유지하는 것으로 족하게 하고 어디에 가든지 오로지 이것들만 가지고 갑니다. 그는 고귀한 여러 가지 계율을 갖추고 안으로 허물이 없는 행복을 느낍니다.

(코끼리 자취에 비유한 작은 경, 맛지마니까야 M27,전재성님역)

 

 

 

 

 

Eagle

 

 

걸식하면서 비록 하루 한끼 밖에 먹지 않고 , 걸치는데 족한 옷을 걸친 수행자의 삶이라는 것이 마치 날개를 가진 새처럼 본 것이다. 이렇게 계를 지키며 한 점 부끄로움 없는 삶을 살아 갈 때 행복을 느낄 것이라 하였다.

 

 

 

 

 

2012-03-3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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쭐라핫띠빠도빠마경(코끼리 자취에 비유한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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