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양심과 수치심은 어떻게 다른가, 히리경(Sn2.3)과 이 세상을 지키는 법(法)

담마다사 이병욱 2012. 4. 3. 09:31

 

 

양심과 수치심은 어떻게 다른가, 히리경(Sn2.3)과 이 세상을 지키는 법()

 

 

 

히리경

(Hiri sutta- Shamefulness-부끄러움의 경, 숫따니빠따 Sn2.3, 전재성님역)

 

 

[Hiri sutta] (*1)

 

 

주해(*1)

이 경전에 등장하는 시들은 한역 경전에서는 잡아함경, 별역잡아함 에서도 유사한 내용으로 등장한다.

 

Prj.II. 294에 따르면, 세존께서 아직 출현하지 않았을 때에 사왓티에 어떤 대 부호가 살았는데, 그에게 귀여운 외아들이 있었다. 그는 아들을 왕자처럼 키우다가 아들이 청년이 되었을 때에 재산을 물려주지 못하고 아내와 함께 죽었다. 그러자 그 부모가 죽은 뒤에 창고지기가 보물창고를 열어 그 바라문 청년에게 ‘이것이 부모의 재산이다’라고 내어 주었다.

 

바라문 청년은 재물을 보고는 ‘재물을 쌓은 사람은 재물을 보지도 못하고, 죽음의 힘에 빼앗기고 하나도 가져가지 못한다’고 알고는 그 재물을 포기하고 항상 지닐 수 있는 덕행의 재물을 쌓기로 했다.

 

그러나 매일 십만의 재물을 나누어 주면서 ‘어떻게 이 많은 재물을 나누어 줄까’하다가 왕에게 사람들이 와서 재물을 가져가라고 광고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래서 그는 오는 사람들에게 상자를 가득 채워 재물을 나누어 주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그는 모든 재물을 나누어 주고 집에서 살 수 없음을 알고 출가하여 고행자의 삶을 살기로 했다.

 

그런데 고행자에는 여덟 종류가 있었다.

 

1) 농사나 장사를 하며 처자식을 거느리고 사는 ‘처자 거느린 고행자’

2) 아슈람을 짓고 귀족들에게 기예 등을 가르치며 그들이 기부하는 금과 은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삭줍기 고행자’

3) 식사 때에만 음식을 얻어 연명하는 ‘끼니를 때우는 고행자’

4) 열매를 따서 그것을 먹는 ‘불로 익히지 않는 것은 먹는 고행자’

5) 주먹만한 돌이나 도끼나 칼을 가지고 다니다가 배고프면 나무껍질 등을 취해 연명하지만 포살을 지키고 네 가지 거룩한 삶을 닦는 ‘도구를 사용하는 고행자’

6) 주먹만한 돌 등을 사용하지 않고 배고프면 이빨로 나무껍질 등을 취해 연명하지만 포살을 지키고 네 가지 거룩한 삶을 닦는 ‘이빨을 사용하는 고행자’

7) 호수나 숲에서 살면서 연뿌리나 꽃 필 때의 꽃이나 열매가 열릴 때의 열매, 또는 나무의 싹 등을 취해 살면서 포살을 지키고 거룩한 삶을 사는 ‘익은 열매로 사는 고행자’

8) 줄기에서 땅에 떨어진 것을 먹고 사는 ‘줄기에서 떨어진 것으로 사는 고행자’

 

가 있는데 그 가운데 여덟 번째로 갈수록 고행의 정도가 가장 높아 그 바라문 청년은 여덟 번째의 고행을 택해서 히말라야로 들어가 아슈람을 짓고 살았다.

 

그런데 세상에 부처님이 출현하여 사왓티의 제따바나에 아나타삔디까 승원에서 가르침을 설한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부처님 앞에 빈손으로 갈 수가 없어 생각하다가 부처님은 재물을 중히 여기지 않으므로 법에 대한 네 가지 질문을 준비했다.

 

어떠한 친구는 사귀지 말아야 하고,

어떠한 친구는 사귀어야 하고,

어떠한 친구가 실천에 옮기는데 밝고,

맛 가운데 어떤 것이 최상인가’

 

라는 네 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부처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하여 대답한 것이 이 경이다.

 

 

1.[세존]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을 어기고(*1) 싫어해서(*2)

‘나는 당신의 친구다’라고 말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도맡아 도와주지 않는 사람,

그는 나의 친구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주해(*1)

자기 자신에 대하여 부끄러워하는 양심을 말한다.

부끄러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인간사회를 수호하는 두 가지의 법이다.

 

부끄러워함이란 악한 일을 하는 것을 내심으로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것이다. 즉 자기의 혈통, 연령, 능력, , 명성, 학력 등을 고려해서 ‘나와 같은 자는 살생 등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해서 악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창피스러워함은 악한 일을 하는 것을 외부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악한 일을 하면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난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두려워하여 악한 일을 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법이 인간 사회를 수호하는 법이다. 그 법이 없다면 사회에서 인간의 규범은 사라진다.

 

주해(*2)

부끄러울 줄 아는 마음 즉 ‘양심을 혐오하여’ 라는 뜻이다.

 

 

2.

친구들에게 실천 없이 사랑스런 말만 앞세운다면,

현명한 자들은 그를 말만하고 실천하지 않는 자로 알아야 합니다.

 

3. 항상 전전긍긍하며(*1), 금이 갈까 염려하면서도,

벗의 결점만을 보는 사람은 친구가 아닙니다.

아들이 아빠의 품에 안기듯 의지하고,

타인 때문에 금가지 않는 사람이야 말로 친구입니다.

 

 

주해(*1)

원래 ‘방일하지 않는’이라는 말인데, ‘그를 기쁘게 하고 그에게 봉사하는데 게으르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4.

훌륭한 결과를 바라는 사람은

인간으로서 적당한 짐을 지고,

기쁨을 낳고, 칭찬을 받으며,

안락을(*1) 가져올 조건을 닦습니다.

 

5. 멀리 떠남의 맛을 누리고,

고요함의 맛을 누리고,

진리의 기쁨이 있는 맛을 누리는 사람은

고뇌를 떠나고 악을 떠납니다.

 

 

주해(*1) 열반의 지복을 말한다.

 

 

- 부끄러움의 경이 끝났다.-

 

 

(Hiri sutta- Shamefulness-부끄러움의 경, 숫따니빠따 Sn2.3, 전재성님역)

 

  히리경(부끄러움의 경-Sn2.3).docx  히리경(부끄러움의 경-Sn2.3).pdf

 

 

 

 

 

 

 

 

Shamefulness

 

 

 

양심과 수치심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말에 양심이라는 말이 있다. 양심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나 마음씨라고 인터넷 사전에 표현 되어 있다. 또 우리말에 수치심이라는 말이 있다. 양심과 비슷한 말처럼 보이는 수치심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이라고 표현 되어 있다.

 

마음부수란 무엇인가

 

이런 양심과 수치심은 아비담마에 따르면 모두 아름다운 마음부수(sobhana-cetasika)에 속한다. 그런 아름다운 마음부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 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아름다운 마음부수(sobhana-cetasika)-25가지

No

아름다운 마음부수(sobhana-cetasika)

 

  

1

(28) 믿음

(, 삿다, saddha)

아름다움에 공통되는 마음부수-19가지

(sobhana-sadharana)

 

2

(29) 마음챙김

(, 사띠, sati)

 

3

(30) 양심

(, 히리, hiri)

 

4

(31) 수치심

(, 옷땁빠, ottappa)

 

5

(32) 탐욕없음

(不貪, 알로바, alobha)

 

6

(33) 성냄없음

(不嗔, 아도사, adosa)

 

7

(34) 중립

(따뜨라 맛짯따따, tatramajjhattata)

 

8

(35) 몸의 경안

(輕安, 까야 빳삿디, kayapassaddhi)

 

9

(36) 마음의 경안

(찟따 빳삿디, cittapassaddhi)

 

10

(37) 몸의 가벼움

(까야 라후따, kayalahuta)

 

11

(38) 마음의 가벼움

(찟따 라후따, cittalahuta)

 

12

(39) 몸의 부드러움

(까야 무둣따, kayamuduta)

 

13

(40) 마음의 부드러움

(찟따 무둣따, cittamuduta)

 

14

(41) 몸의 적합함

(適業性, 까야 깜만냐따, kaayakammanannata)

 

15

(42) 마음의 적합함

(찟따 깜만냐따, cittakammanannata)

 

16

(43) 몸의 능숙함

(練達性, 까야 빠군냐따, kayapaagunannata)

 

17

(45) 몸의 올곧음

(正直性, 까야 우주가따, kayaujukata)

 

18

(46) 마음의 올곧음

(찟따 우주가따, cittaujukata)

 

19

(47) 바른 말

(正語, 삼마 와짜, sama-vaaca)

절제-3가지

(위라띠, virati)

 

20

(48) 바른 행위

(正業, 삼마 깜만따, sama-kammanta)

 

21

(49) 바른 생계

(正命, 삼마 아지와, sama-aajiiva)

 

22

(50) 연민

(, 까루나, karuna)

무량-2가지

(無量, 압빠만냐, appamananna)

 

24

(51) 같이 기뻐함

(, 무디따, mudita)

 

25

(52) 통찰지의 기능

(慧根, 빤닌드리야, panninindriya)

어리석음 없음-1

(不痴, 아모하, amoha)

 

 

출처; 아비담마 길라잡이

 

 

표를 보면 수 많은 아름다운 마음부수들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마음부수 25가지와 해로운 마음부수(akusala-cetasika)’14가지와 공통되는 마음부수(annasamana-cetasika)’ 13가지를 합하여 모두 52가지의 마음부수가 있게  된다. 이것을 오온에서 (sakhāra, 상카라)’이라 한다.

 

52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느낌(vedana, 웨다나)’인식(sañña, 산냐)’을 따로 떼어 내어 각각 이라 한다. 그래서 오온의 색수상행식이 되는 것이다.

 

오온에 대하여 색수상행식 이렇게 다섯가지로 구분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삼온이 된다. 색행식이다. 여기서 색은 물질을 말하고, 행식은 정신을 말하는데, 행은 상카라로서 52가지 마음부수(cetasika)  말하고, 식은 마음(citta)을 말한다.

 

마음부수는 마음이 일어날 때 함께 일어나는 심리현상 또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그런 마음부수는 모두 52가지가 있는데, 숫따니빠따 히리경(Sn2.3)에서 언급된 히리(hiri) , 양심이 이 52가지 중의 하나에 해당된다.

 

청정도론에서

 

우리말 양심을 빠알리어로 히리(hiri)라고 한다. 그런데 이 히리와 함께 쓰이는 용어가 옷땁빠(ottappa)이다. 옷땁빠는 우리말로 수치심이라 한다. 그래서 양심과 수치심은 항상 함께 하는데, 이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 하였다.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 등에 대해 부끄러워한다고 해서 양심이라 한다. 이것은 부끄러움의 동의어이다. 오직 그것에 대해 두려워한다라고 해서 수치심이라 한다. 이것은 악행에 대한 불안의 동의어이다.

 

이 가운데서 양심은 악행에 대해 진저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수치심은 두려워함이 특징이다. 양심은 부끄러움 때문에 악행을 짓지 않는 역할을 하고, 수치심은 두려움 때문에 악행을 짓지 않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이미 말한 방법대로 악행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가까운 원인은 각각 자기를 중히 여김과 타인을 중히 여김이다. 자신을 중히 여겨 양심상 악행을 버린다. 마치 좋은 가문의 규수처럼. 타인을 중시 여겨 수치심으로 악행을 버린다. 마치 궁녀처럼. 이 두 가지 법은 세상의 보호자라고 알아야 한다.

 

(청정도론, 14장 무더기 142)

 

 

청정도론에서 설명된 양심과 수치심에 대하여 표를 만들면 다음과 같다.

 

 

양심과 수치심

구 분

양심

수치심

정의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 등에 대해 부끄러워함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 등에 대해 두려워함

동의어

부끄러움

불안

특징

악행에 대해 진저리를 내는 것

악행에 대해 두려워 하는 것

 

 

 

자신이 지은 나쁜 행위에 대하여 양심은 부끄러워 하는 것이고, 수치심은 두려워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마하시사야도의 등받이론

 

그렇다면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없을까. 마하시사야도의 초전법륜경 법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Hīri tassa apālambo, satyassa parivārana,

dhammaha sārathi byuhi, sammādiṭṭhi pure java.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무서워하는 마음인 수치심(히리, hiri)은 수레가 움직일 때 승객들이 뒤로 넘어지지 않게 하는 의자의 등받이 역할을 한다. ‘도(막가, magga)의 수레바퀴’는 수치심과 양심(오따빠, ottappa)이라는 훌륭한 등받이를 가지고 있다.”

 

명상수행을 하는 수행자는, 어떤 대상에 대한 주의 깊은 알아차림을 놓쳤을 때, 행여나 불선한 생각이 일어날까봐 이것을 거부하고 두려워합니다. 이것은 마치 상쾌하고 깔끔한 목욕을 하고 나서 똥을 만졌을 때 느끼는 혐오와도 같은 것입니다.

 

불선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양심적인 배려(걱정)와 이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을 수치심 혹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인, 양심良心이라고 합니다.

 

또 이 불선한 생각이 악행을 저지르게 하고 그 결과 불선과보를 가져오며, 그래서 윤회로부터의 탈출을 방해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악행과 그 불선과보에 대한 두려움을 오따빠, 즉 양심이라고 합니다.

 

이 수치심과 양심 때문에 수행자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어떠한 것도 놓치지 않고 모든 육체적, 정신적인 현상을 알아차리는 일에 매진합니다. 이러한 식으로 도는 사라지는 매 순간마다 연속적으로 계발됩니다.

 

이는 수레의 등받이가 승객들이 뒤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자세를 유지하게 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수치심과 양심을 위빠사나 도의 등받이라고 하셨습니다.

 

(마하시사야도의 초전법륜경 5장)

 

 

마하시사야도는 양심과 수치심에 대하여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데 있어서 등받이와 같은 것이라고 표현 하였다. 버스를 탈 때 서 있다면 급출발이나 급제동시 넘어지기 쉽다. 하지만 앉아 있다면 넘어질 염려가 없다. 등받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살아 가는데 있어서 양심과 수치심이 없다면 그 어떤 일도 서슴없이 할 것이다.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도둑질을 한다든가 성폭행 등을 말한다.

 

이러한 행위는 양심없고 수치심이 없기 때문에 악행에 속한다. 그래서 마하시 사야도는 양심과 수치심에 대하여 윤회와 관련하여 이야기하였다. 양심과 수치심을 모르고 하는 모든 행위는 반드시 불선과보를 가져 올 것이기 때문에 악처에 태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심에 대하여 부끄러움과 동의어라고 하였고, 수치심에 대하여 두려움과 동의어라고 하였다.

 

잘못을 부끄러워 함과 도덕적 두려움

 

이러한 부끄러움과 두려움에 대하여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은 것이 있다. 마하시사야도의 초전법륜경 법문집에 대한 주석서에 다음과 같이 히리(양심)와 옷땁빠(수치심)에 대하여 정의해 놓았다.

 

 

히리(hiri) : 잘못을 부끄러워 함

 

 ‘잘못을 부끄러워 함’으로 번역한 히리(hiri)는 √hir(부끄럽다)에서 파생된 여성 명사로써, 몸과 말과 마음으로 행하는 악행을 꺼리고 혐오하는 특징을 지니다.

 

이러한 히리를 지닌 사람은 마치 수탉의 깃털이 불 앞에서 오그라드는 것처럼 악행에서 물러난다.

 

「뿍갈라뺜냐띠」(Pug.79)에서는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할 것을 부끄러워하고, 악행과 불선을 행하길 두려워하는 것을 히리(hiri)라고 한다.”라고 정의한다.

 

중국에서는 참()으로 번역했고, 영어권에서는 conscience, moral shame이라 한다.

 

 

오따빠(ottapa) : 도덕적 두려움

 

 '도덕적 두려움‘으로 번역한 오따빠(ottapa)는 ud(위로)+tap(타다)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문자적으로 보면 마음을 태우고 속을 끓이는 행위인데 몸과 말과 마음으로 행하는 악행을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뿍갈라뺜냐띠」(Pug.80)에서는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것을 두려워함과 악행과 불선을 행하기를 두려워함을 오따빠라고 한다.”라고 정의한다.

 

중국에서는 괴()로 번역했고, 영어권에서는 fear of wrongdoing, moral dread라고 한다.

 

(마하시사야도의 초전법륜경 제5장 주석)

 

 

양심에 대하여 한자어로 참()이라 하였고 영어로 conscience이라 하였다. 수치심에 대하여 괴()라 하였고 fear of wrongdoing라 하였다.

 

세상을 지키는 법(lokapāla-dhamma)

 

 따라서 부끄러워하는 것이 양심이고, 두려워 하는 것이 수치심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주석서에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과 주석서에서는 보통 hiri-ottapa와 같이 둘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히리는 내적인 것이고, 오따빠는 외적인 것이다.

 

예를 들어, 여기에 한쪽 끝에는 시뻘겋게 달구어져 있고, 다른 한쪽 끝에는 똥이 범벅이 되어 있는 철봉이 있다. 똥으로 범벅이 된 철봉 끄트머리는 역겹기 때문에 손을 대려 하지 않을 것이고, 시뻘겋게 달궈진 철봉 끄트머리는 두렵기 때문에 손을 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비유에서 시뻘겋게 달궈진 철봉 끄트머리를 피하는 마음은 히리(잘못을 부끄러워함)이고, 똥으로 범벅이 된 철봉 끄트머리를 피하는 마음은 오따빠(도덕적 두려움)이다.

 

히리와 오따빠는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지 않을 때에도 아들이 어머니와, 딸이 아버지와 성관계를 하는 것과 같은 불선행을 하지 않게 함으로써, 인간이 동물과 구별이 되도록 한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마음의 작용을 ‘세상을 지키는 법(lokapāla-dhamma)’이라 한다.

 

(마하시사야도의 초전법륜경 제5장 주석)

 

 

양심과 수치심은 이 세상을 지키는 법이라 한다. 그것은  마치 똥으로 범벅이 된 철봉과 달궈진 철봉을 잡는 것을 피하고 두려워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또 근친상간과 같은 동물적 행위를 피하게 하는 것처럼, 양심과 수치심은 이 세상을 지키는 보루와 같은 것이라 한다.

 

 

2012-04-03

진흙속의연꽃

 

히리경(부끄러움의 경-Sn2.3).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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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리경(부끄러움의 경-Sn2.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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