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되면 총림(叢林)에서 피는 꽃
오월이 되면 피는 꽃
해마다 오월이 되면 피는 꽃이 있다. 그 꽃은 나무에서 피는 꽃이다. 잎사귀가 나고 난뒤 신록이 무성할 때 피는 꽃의 색깔은 대부분 하얀색이다. 오월이 되면 피는 꽃,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하여 나무에서 피는 하얀꽃은 어떤 것이 있을까.
관공서 앞마당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수령이 수십년 되어 보이는 나무의 가지에 마치 시루떡을 올려 놓은 것처럼 보이는 층층이 꽃이 핀 것이다. 이름 하여 ‘층층나무’라 한다.
층층나무
층층나무는 우리나라 산하 어느 곳에서든지 볼 수 있다. 특히 절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층층나무에 하얀 꽃이 필 때쯤 되면 ‘부처님오신날’이 머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든지 볼 수 있는 층층나무는 관상수로서도 많이 활용되는 듯 하다. 관청 앞마당에서도 볼 수 있고 특히 궁전에서도 볼 수 있다.
5월 말에서 6월 초순경에 경복궁에 가면 산에서 자라는 층층나무와 유사한 말채나무를 볼 수 있다. 경복궁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말채나무는 관상용이다. 안내 팻말을 보면 말채나무는 궁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라 한다.
경회루 뒤의 층층나무(말채나무)
다급한 마음을 안고 산길로
봄이 되면 꽃과 함께 신록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피는 작은 꽃잎의 야생화를 필두로 하여 개나리, 진달래 등이 피어나고 벚꽃이 피어나면 확실이 봄이 되었음을 알린다.
이렇게 3월과 4월이 지나고 나면 봄의 마지막 달이라고 볼 수 있는 5월에 일제히 피는 꽃들이 있다. 그런 꽃은 벚꽃과 달리 잎사귀가 먼저 나고 난 뒤에 꽃이 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 꽃들은 지금 산에 가면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다. 산에서 피는 ‘나무꽃’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동네 뒷산을 찾는다. 이맘때쯤 피는 나무꽃의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같은 길을 다니다 보니 어느 나무에 어느 꽃이 필 것인가를 대충 알고 있어서 꽃 구경을 하기 위해서 길을 나서는 것이다.
그 꽃은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하여 핀다는 ‘불두화’이다. 관악산 등산로 입구 연못 주변에 피어 있는 불두화를 보러 가기 위하여 길을 나섰다. 지난주 갔었을 때 이제 막 ‘육계’가 형성되어 아기 주먹만하하게 작은 꽃다발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오늘 가면 만개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연은 변화무쌍하다. 지난 4월 중순까지만 해도 산의 나무는 벌거벗은 모습이었으나 불과 이삼주만에 연두색 옷으로 일제히 갈아 입었다.
이런 변화를 연출하는가 하면 또 불과 이삼주만 지나면 꽃들을 일제히 피워 낸다. 그래서 나무에 신록이 무성한 것을 보고 이삼주 정도 보지 않게 되면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그 이삼주 안에 꽃이 피고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무에서 피는 꽃을 보거자 길을 나선 것이다. 목표지점은 늘 보아 왔던 연못주변에 핀 불두화이다.지금 보지 않고 일주일 후에 본다면 이미 꽃이 져서 떨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꽃 이름은 무엇일까?
그런 다급한 마음을 안고 산길을 접어 들었다. 그런데 산길에서 뜻하지 않게 횡재를 하였다. 불두화 보다 더 아름다운 산나무꽃을 보았기 때문이다. 평소 자주 다니던 길에서 보는 산나무에서는 하얀꽃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마치 금낭화를 연상시키듯이 한줄에 여러 꽃송이가 이가지 저가지에 달려 있다.
이 꽃이름은 무엇일까. 꽃의 생김새가 어렴풋이 때죽나무일 것 같다고 생각되었지만 금낭화처럼 빨래줄에 빨래가 널린 것처럼 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때죽나무인 것 같지는 않다. 참고로 때죽나무꽃은 다음과 같다.
때죽나무꽃
이렇게 때죽나무꽃은 꽃 모양은 순백색으로 비슷하지만 빨래줄과 같은 꽃다발을 이루고 있지 않다. 이런 차이가 있는 이 산나무꽃은 잎사귀가 동그란 모양으로 넓은 것이 특징이다. 길쭉한 모양의 꽃다발은 아카시아나 등나무꽃처럼 가지 아래로 향하고 있거나 수평을 이루고 있는 것도 있다.
꽃잎을 보았다. 순백의 오엽꽃잎에 가운데 노란 꽃술이 들어 있다. 가지에 일렬로 매달려 있는 꽃다발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순백 그자체이다. 순수한 하얀색이다. 마치 흰옷을 잘 다려 입은 여인처럼 맑고 순수해 보인다.
이 꽃 이름은 무엇일까?
이 꽃이름은 쪽 동백나무로 확인 되었다. 쪽 동백나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쪽동백나무 [Styrax obassia]
때죽나무과(―科 Styrac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
키는 15m까지 자란다. 수피(樹皮)는 검은빛이 도는 갈색으로 매끈하며 광택이 있다. 잎은 길이가 7~20㎝, 너비 가 8~20㎝로 어긋나는데 끝은 뾰족하지만 밑은 둥그렇다. 잎 위쪽의 가장자리에는 톱니들이 있다.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 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며 하얗게 무리져 핀다. 꽃받침은 5~9조각으로 갈라져 있는데, 열매가 맺힌 후에도 붙어 있다. 통꽃이지만 꽃부리[花冠]가 5갈래로 깊게 갈라져 있으며,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열매는 9월에 삭과(蒴果)로 맺힌다. 줄기의 수피가 매끈하고 희며 향기로운 꽃이 무리져 피기 때문에 정원에 심기도 한다. 내한성(耐寒性)이 강하며 어떤 땅에서도 잘 자란다. 목재로는 국자·팽이 등을 만들며, 열매로 기름을 짜서 쓰기도 한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20j1434a
2012-05-14 진흙속의연꽃
이 꽃이름은 무엇일까. 지금 이맘 때쯤 산에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산나무꽃인데, 처음 보아서일까 너무 순수해 보여서 좋았다. 아래로 쳐진 꽃다발을 떼어내어 꽃 목걸이로 만든다면 ‘하와이안 꽃 목걸이’ 보다 더 나을 듯하다.
종종 꽃이나 나무에 대한 글을 쓸 때 꽃이름과 나무이름을 모를 때가 있다. 그런 경우 “이꽃은 무엇일까?” 또는 이 “나무이름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부호를 달면 글을 보고서 답을 가르쳐 주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되는 꽃일이름과 나무이름이 꽤 된다.
5월 이맘때 피는 산나무꽃 마치 금낭화처럼 매달려 있고, 하와이안 꽃 목걸이 보다 더 아름다운 순백의 꽃 이름도 누군가 알려 줄 것이다.
수행녀 웁빨라완나와 살라나무꽃
초기경전에서도 꽃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다. 주로 꽃의 비유를 들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초기경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꽃이름은 ‘연꽃’이다. 그래서 연꽃을 불교의 꽃이라 하는데, 초기경전에서 연꽃 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 이름이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살라(sala)꽃’이다.
초기경에서 살라꽃은 어떻게 활용되었을까. 먼저 상윳따니까야를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빠삐만]
"수행녀여, 위 아래로 아름답게 꽃핀 쌀라 나무 아래 그대가 외롭게 서 있으니
그대의 아름다움은 견줄 데 없네. 어리석은 이여, 악인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웁빨라완나경-Uppalavaṇṇāsuttaṃ., 상윳따니까야 비구니상윳따 S5.1.5, 전재성님역)
상윳따니까야 수행녀상윳따(Bhikkhūnī Saṃyutta)에서 악마 빠삐만이 수행녀 웁빨라완나를 유혹하는 장면이다.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 숲속에서 수행하는 것이 무섭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는 수행을 방해하기 위한 마라의 유혹이다.
살라나무 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마라는 젊고 아름다운 수행녀 웁빨라완나를 살라나무꽃에 비유하였다. 그렇다면 살라나무 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인터넷검색을 해 보았다.
‘Sala’를 키워드로 하여 검색한 결과 다음과 같은 매우 아름다운 꽃임을 알 수 있었다.
살라나무꽃
SAL Flower, Sala Tree - Thailand
사진은 태국의 왓포사원에서 찍은 것으로서 인도에서는 ‘살트리(SAL tree)’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사진의 설명에 따르면 부처님은 이 살라나무 밑에서 태어 났다고 한다.
수행녀 우빨라완나의 대답
이렇게 아름다운 살라나무꽃과 같은 수행녀 웁빨라완나의 수행을 방해 하려 하였을 때, 수행녀 웁빨라완나는 마라에게 어떻게 말 하였을까. 초기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Sataṃ sahassānapi dhuttakānaṃ idhāgatā tādisikā1 bhaveyyuṃ,
Lomaṃ na iñjāmi na santasāmi na māra bhāyāmi tamekikāpi.
Esā antaradhāyāmi kucchiṃ vā pavisāmi te,
Pakhumantarikāyampi tiṭṭhantiṃ maṃ na dakkhasi.
Cittasmiṃ vasībhūtāmhi iddhipādā subhāvitā,
Sabbabandhanamuttāmhi na taṃ bhāyāmi āvusoti.
[웁빨라완나]
“백 명, 천 명의 그대와 같은 악한이 여기에 와 있더라도
터럭만큼도 동요가 없어 두려워하지 않네.
악마여, 나는 홀로지만 그대를 무서워하지 않네.”
[빠삐만]
“내가 여기서 사라져서 그대의 자궁으로 들어가거나
또한 그대의 미간에 서면 그대는 나를 볼 수가 없네.”
[웁빨라완나]
“나는 마음의 자재함을 얻어 신통력의 기초를 잘 닦았네.
모든 속박에서 해탈하여 벗이여, 나는 그대를 두려워하지 않네."
“Hundreds and thousands of rascals like you may come here!
I would not be frightened, even a hair would not rise!
Although alone, I am not frightened. Here I disappear and enter even your belly.
I will enter even your body and you will not see me.
I have control of my mind, and have developed the four ways of making determinations.
Friend, I do not fear you, am free from all bonds.”
(웁빨라완나경-Uppalavaṇṇāsuttaṃ., 상윳따니까야 비구니상윳따 S5.1.5, 전재성님역)
살라나무꽃(Sal Flower, 스리랑카)
살라꽃 공양
스리랑카 웨삭(부처님오신날)일에 비구가 부처님에게 꽃공양을 하기 위하여 살라꽃(살라나무꽃)을 들고 있다(akkakaso 비구 사이트에서 가져옴)
살라꽃처럼 아름답다는 웁빨리완나에 대하여 수행을 포기하도록 마라가 말하지만, 수행녀 웁빨리완나는 단호하게 거절 한다. 마음의 자재를 얻어 해탈한 이에게 두려움을 포함하여 그 어떤 번뇌도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어떤 ‘꽃향’이 가장 최상일까
산행길에서 보는 산나무꽃의 순백의 자태도 좋았지만 가까이 가서 냄새를 맡아 보니 특유의 향내가 났다.
어느 꽃이든지 꽃이 피면 향내를 발산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 지구상에서 어떤 ‘꽃향’이 가장 최상일까. 이에 대하여 초기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어떠한 꽃의 향이 있든지 그들 가운데 자스민향이 최상이라고 불린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건전한 법들이 있지만 그 모든 법들은 방일하지 않음을 근본으로 하고 방일하지 않음을 연결고리로 삼으므로 방일하지 않음은 그 모든 것 가운데 최상이라고 불린다.”
(왓시까경- vassika-자스민경, 상윳따니까야 S47.9.6, 전재성님역)
초기경에서 부처님은 향중에 최상의 향이 ‘자스민향’이라 하였다. 그런 향내를 내는 자스민꽃은 어떤 것일까. 인터넷검색을 해 보았다.
자스민꽃은 어떤 꽃일까
한글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재스민( jasmine)은 재스민속(Jasminum)에 속하는 식물의 총칭이라 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열대 또는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이다. 대부분의 종은 백색 또는 황색 꽃을 피운다. 여러 종의 꽃은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고, 향수와 재스민 차의 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자스민
이처럼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는 자스민은 ‘말리(茉莉)’라고 하며, 산스크리트 의 말리카(mallikā)가 어원으로, 원래는 ‘말리화(茉莉花)’라고 한다.
이처럼 자스민을 ‘말리화’라 하는데, 일본어 사이트에서 본 자스민은 다음과 같다.
자스민(말리화)
부처님은 향내 중에 자스민 향이 최상이듯이 모든 법 중의 최상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하였다. 그 법은 일곱가지로 요약되는데, 이를 칠각지라 한다.
이렇게 부처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가장 수승한 것임에 대하여 자스민향을 비유로 하여 설하였다.
‘불두화’가 이제 막 시작 되고
산길에서 본 산나무꽃은 순백색으로 보기도 좋았지만 냄새 역시 향긋하여 시각과 후각적으로도 좋았다. 이와 같은 순백색의 아름다운 꽃을 도처에서 볼 수 있는 때가 오월이다.
산길을 따라 가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관악산 등산로가 시작 되는 입구 연못이다. 이미 폐가가 된 비닐하우스집은 을씨년스럽게 방치 되어 있지만, 따사롭고 상쾌한 오월의 햇살아래 ‘불두화’가 이제 막 시작 되고 있었다.
불두화는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하여 피고 절에서 많이 볼 수 있다하여 불두화라 한다. 특히 꽃모양이 부처님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불두화라 한다.
부처님의 정수리에 육계가 있다. 머리 윗 부분이 볼로 튀어 나온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부처나 전륜성왕에게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 한다. 그런 육계는 32상중의 하나에 속하는데 부처나 전륜성왕의 신체적특징이라 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 정수리모양의 육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불두화의 특징이다.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면
예쁜 여인을 보면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남자들의 일반적인 심리이다. 멋진 남성을 보면 가까이 하고 싶어 하는 것 역시 여자들의 보통심리 일 것이다.
이처럼 예쁘고 멋지게 생긴 사람을 보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들의 근본적인 욕망인데, 꽃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면 따고 싶어 진다. 꽃을 따서 꽃병에 넣어 나만 보고 싶어 지는 것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꽃을 모두 따 가 버리면 어떻게 될까. 초기경에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Ohārayitvā gihīvyañjanāni 오하라이뜨와 기히와이얀자나니
Sañchannapatto yathāpārichatto, 산찬나빳또 야타빠리찻또
Kāsāyavattho abhinikkhamitvā 까사야왓토 아비닛카미뜨와
Eko care khaggavisāṇakappo. 에꼬 짜레 칵가위사나깝뽀
잎들이 떨어진 산호나무처럼
재가자의 모든 특징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서 가라.
Pulling out the layman's attire,
trimmed and clad in yellow
Go forth as a homeless,
and fare alone like the single horned rhinoceros.
(칵가위사나경-Khaggavisāna Sutta. -The Rhinoceros- 코뿔소의 외뿔의 경, 숫따니빠따 Sn1.3, 전재성박사역)
숫따니빠따 코뿔소경 30번 게송에 “잎들이 떨어진 산호나무처럼”이라는 문구가 있다. 경에서 왜 ‘산호나무(pārichatta)’에 잎들이 떨어졌다는 표현을 하였을까.
이에 대한 주석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 시는 짜뚜마씨까 브라흐마닷따 라는 연각불이 지은 것이다. 그는 베나레스의 왕이었다. 그는 4개월 마다 한 번씩 유원으로 행락을 떠났다. 어느날 왕은 여름에 유원으로 나들이를 떠나 유원의 입구에 만개한 산호나무에서 꽃을 한송이 꺽어 가지고 유원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보고 대신들도 코끼리를 탄 채 한 송이씩 꺽었고 병사들도 한 송이씩 꺽었다. 그들은 꽃이 손에 닿지 않게 되자 나뭇잎을 꺽었다. 마침내 꼬빌라라 나무는 줄기만이 남게 되었다.
저녁 무렵 왕이 유원을 떠나려다가 그 나무를 보고 ‘어찌된 일인가. 내가 도착했을 때는 보주와 같은 가지에 산호같은 꽃이 피어있었는데 지금은 꽃과 잎이 달려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머지 않은 곳에 꽃이 피지 않았으나 잎이 무성한 나무를 보고는
‘가지에 꽃을 핀 나무는 사람들이 탐내는 것이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파멸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무는 탐욕의 대상이 아니라 이렇게 서 있다.
왕국도 꽃이 핀 나무와 같아 탐욕의 대상이다. 그러나 수행승의 삶은 꽃이 없는 나무와 같아 탐욕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저 다른 나무처럼 약탈 당하지 않는다. 잎이 무성하게 뒤덮힌 저 다른 나무처럼 가사를 입고 출가해야겠다’
고 생각하여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통찰을 닦아 연각불이 되어 그 감흥으로 이 시를 읊은 것이다.
(전재성박사, 칵가위사나경-Khaggavisāna Sutta 30번 게송 주해)
30번 게송에 대한 주석에 따르면 산호나무꽃이 아름다워 이를 자신만 보고자 꽃을 모두 따 버린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 산호나무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산호나무꽃, 코럴트리는 어떻게 생겼을까
처음 접하는 산호나무에 대하여 ‘산호나무’을 키워드하여 인터넷 검색결과 산호나무는 영어로 코럴트리(coral tree)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다속에서 보는 산호초처럼 생겼다고 하여 산호나무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산호처럼 생긴 산무호나무 꽃의 학명은 에리스리나( Erythrina )이다. 위키피디아 실려 있는 산호나무 꽃은 다음과 같다.
꽃을 보니 매혹적으로 아름답다. 누구나 꺽어 가고픈 욕망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그렇다면 인도의 코럴트리(산호나무)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인디안 코럴트리(산호나무)꽃
The Coral Trees Of Northern India
역시 매혹적으로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호나무 꽃을 왕이 한송이 꺽어 가지고 가자 뒤 따르던 신하 들도 역시 한 송이씩 꺽어 갔다. 그 결과 산호나무에는 아름다운 꽃이 한송이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꺽고 싶은 욕망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왕은 저 멀리 서 있는 산호나무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산호 나무에는 꽃은 없고 잎만 무성한 것이었다. 꽃이 없으니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그 대로 서 있는 나무를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왕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된다.
“가지에 꽃을 핀 나무는 사람들이 탐내는 것이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파멸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무는 탐욕의 대상이 아니라 이렇게 서 있다.”
가지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을 때 그 꽃은 탐욕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꽃이 없다면 누구도 욕망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탐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통치하는 왕국 역시 다른 왕국으로부터 탐욕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왕위를 버리고 출가 하게 되었다는 것이 주석에 쓰여 있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매혹적으로 아름다운 꽃은 누구에게나 탐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꺽어 싶은 욕망이 발동한다. 그런 욕망의 대상은 사람도 마찬가지 이다. 예쁜 여자, 멋진 남자가 지나갈 때 한 번 더 쳐다 보는 것은 탐욕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멋진 차, 고급 아파트 등 역시 탐욕의 대상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명예와 권력 역시 아름다운 꽃처럼 쟁취 하고픈 탐욕의 대상이다.
이른 더위가 시작 되기 전 오월 총림(叢林)에서 피는 꽃
꽃이 있으면 꺽어서 자신 혼자 보기 보다 여러 사람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그대로 놔 두어야 한다. 그런 꽃은 초기경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비유되기도 한다.
Vanappagumbe yathā phussitagge 와납빠굼베 야타- 풋시딱게
Gimhānamāse paṭhamasmiṃ gimhe, 기마-나마-세 빠타마스밍 기메
Tathūpamaṃ dhammavaraṃ adesayi 따투-빠망 담마와랑 아데새이
Nibbānagāmiṃ paramaṃ hitāya, 닙바-나가-밍 빠라망 히따-야
Idampi buddhe ratanaṃ paṇītaṃ 이담삐 붓데 라따낭 빠니-땅
Etena saccena suvatthi hotu. 에떼나 삿쩨나 수왓티 호뚜
여름날의 첫 더위가 오면,
숲의 총림이 가지 끝마다 꽃을 피어내듯,
이와 같이 열반에 이르는 위없는 묘법을 가르치셨습니다.
깨달은 님에게야 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 지이다.
The forest tops flower in the first month of Summer
The noble Teaching preached with a single aim of attaining extinction
is comparable to that,
This too is precious in the Enlightened jewel,
by this truth may there be mental happiness. .
(라따나경-Ratana Sutta, 보배경, 寶石經, 숫따니빠따(Sn 2.1) 와 쿳다까빠타 (Khp 7), 전재성님역)
라따나경(보배경) 12번 게송
Imee Ooi창
오월에 피는 꽃의 특징은 나뭇가지에서 잎이 무성한 상태에서 피는 꽃들이다. 봄의 막바지에 나뭇가지 끝에서 피는 꽃들을 보면 이제 여름이 머지 않았음을 말해 준다. 경에서도 숲속의 총림에서 꽃들이 앞다투어 피면 첫 더위가 시작 되는 여름이 곧 시작 될 것임을 말해 주고 있다.
이렇게 오월 산의 숲속 나무위에 꽃이 피면 매우 아름답다. 그리고 특유의 향내도 진하다. 더위가 시작 되기 전에 앞 다투어 피는 꽃에 대하여 부처님은 부처님의 제자들이 부처님의 위 없는 가르침을 실천하여 성취한 ‘열반(Nibbāna)’으로 비유 하여 설명하였다.
2012-05-1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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