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혼합주의, 성모 마리아 모양의 길상사 관세음보살상

 

가톨릭과 혼합주의, 성모 마리아 모양의 길상사 관세음보살상

 

 

 

EBS다큐에서

 

주로 EBS를 본다. 다큐멘타리 프로가 있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 방송되고 있는 다큐프로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특히 오지에서 살아가는 뭇삶들의 살아 가는 모습을 HD 화면을 통하여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지난 연말 방송된 프로 중에 안데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페루와 볼리비아 등 고산 지역에서 사는 인디오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로에서 인디오 축제를 소개 하였는데, 성모마리아상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남미에서 마리아 신앙은 가톨릭과 인디오 토착신앙이 결합된 형태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자 필리핀의 마리아 신앙이 떠 올려 졌다. 필리핀에서도 역시 가톨릭과 토착신앙이 결합된 형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도 불교가 있었다

 

필리핀과 관련된 불교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다. ‘가톨릭에 불교의 흔적이, 마리안축제와 필리핀불교에서 발견한 놀라운 역사적 사실들(2010-3-14)’이라는 제목이다. 필리핀에도 불교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자료검색을 하다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 ‘Buddhism in the Philippines’이라는 기사를 발견한 것이다.

 

놀랍게도 필리핀에도 불교가 있었다. 그것도 스페인의 침략 이전에 다양한 불교문화가 꽃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 증거로서 현재 필리핀의 메이저 언어인 타갈로그 (Tagalog) 와 카팜판간(Kapampangan)어의 단어 상당수가 산스크리트어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타갈로그어로 고통을 두카(dukha)라 하는데, 이는 인도어의 둑카(dukkha)와 같은 것이고, 얼굴이라는 뜻의 무카(mukha)역시 인도어의 무카(mukha)와 같은 것이라 한다. 이렇게 필리핀의 여러 언어 중에 산스크리트어 단어가 차지 하는 비중이 약 25%에 달한다고 한다. 이루 미루어 보아 스페인 침략 이전 필리핀에서는 불교문화가 존재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필리핀의 혼합주의 종교

 

스페인 침략 이전 필리핀은 부족국가시대를 벗어 나지 못하였지만 유력 부족은 베트남과 중국 등과 교역을 하고 있었다. 9세기에 민다나오에 있었다던 부탄(Butan) 왕국이 베트남의 침파(Champa) 왕국과 교역을 하였고, 특히 11세기에도 송나라와의 교역을 하였는데 이런 사실은 송사에도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교역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불교가 유입되어서 그 흔적이 필리핀에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놀랍게도 티벳불교의 ‘타라(Tara)’보살사상이라 한다.

 

타라보살은 티벳에서 관세음보살과 더불어 가장 인기 있는 보살이다. 관세음보살의 눈물로 생겨 났다는 타라보살은 중생으로 하여금 고통의 강을 건너게 해주는 어머니 보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타라보살신앙이 스페인 침략이전에 필리핀에서 신봉되고 있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Hinduism in the Philippines)에 따르면, 스페인 침략이전 필리핀이 힌두-말라이얀(Hindu-Malayan)문화권에 속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1521년 마젤란이 필리핀을 발견하고 난 이후 스페인의 식민지로 전락 되면서 불교문화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가혹한 스페인의 종교탄압에 따라 불교와 전통신앙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톨릭과 습합이 일어난 것으로 본다. 스페인의 박해로부터 자신들의 신앙에 대한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하여 가톨릭을 받아 들인 것이다.

 

그래서 필리핀의 가톨릭은 겉으로는 가톨릭의 모습을 보여 주지만 조금만 안으로 들어 가면 토속신앙의 전통을 고스란히 각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종교혼합주의라 한다. 이런 종교혼주의의 산물로서 동정녀마리아를 들 수 있다.

 

마리안 페스티벌과 타라보살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의 동정녀마리아상은 후광, 손모양, 무지개 빛 아치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거의 이상적인 타라보살의 조형물로도 보여진다고 한다.

 

 

 

 

필리핀의 마리안 페스티벌(Marian-Festivals)

사진 www.etravelpilipinas.com/tourism...vals.jpg

 

 

 

 

 

티벳의 그린타라

사진 www.thubtenchodron.org/Retreat/i...Tara.jpg

 

 

 

이와 같이 필리핀에서의 마리아상은 가톨릭과 필리핀 전통신앙이 결합된 혼합주의적 산물로서 본다.

 

동정녀 깐델라리아(Candelaria)

 

그런데 이와 같은 경우가 필리핀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세동점시절 전세계에서 벌어진 현상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페루와 볼리비아 등 옛 잉카문화권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동정녀 깐델라리아(Candelaria)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자료에 따르면 동정녀 칸델라리아신앙은 스페인이 침략하기 이전 부터도 이미 안데스의 토착신앙으로 전승되어 왔다고 한다. 스페인의 가혹한 종교탄압으로 인하여 성모마리아와 비슷한 형태의 동정녀 깐델라리아로 변모한 것이다.

 

 

 

 

동정녀 칸델라리아(Virgen de la Candelaria)

 

 

 

티티카카호 부근의 페루 푸노(Puno)에서 열리는 동정녀 칸델라리아(Virgen de la Candelaria)를 위한 칸델라리아 축제는 남미의 3대 축제중의 하나라고 한다.

 

페루에서 동정녀 칸델라리라 신앙은 필리핀에서의 동정녀 마리아 신앙과 마찬가지로 혼합주의의 산물이다. 인디오들의 토착종교가 정치적 목적으로 유입된 가톨릭과 융합하여 혼합주의 신앙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본다. 이런 예를 멕시코에서도 볼 수 있다.

 

과달루페 성모상(Virgen de Guadalupe)

 

혼합주의 신앙의 전형으로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상(Virgen de Guadalupe)’  을 들 수 있다. 검색하여 확보된 ‘현대 멕시코 가톨릭의 혼합주의 분석과 선교전략’이라는 개신교 자료에 따르면, 인디오들의 토속신앙인 대지모신으로 알려져 있는 토난친(Tonanzin)이 부활된 것으로 본다.

 

이는 과달루페 성모상을 보면 알 수 있는데, 피부색은 인디오들처럼 거므스름한 황갈색이고 머리카락이 검은색이 특징이다. 과달루페 성모는 1531년 멕시코시티에서 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지 불과 40년 밖에 되지 않았을 때이다.

 

 

 

 

과달루페 성모상(Virgen de Guadalupe)

거므스름한 황갈색피부에 검은 머리카락이 특징이다.

 

 

 

뱀과 재규어 문양의 멕시코 성당

 

그런데 일부 멕시코 성당을 살펴 보면 유럽의 가톨릭 성당에서 볼 수 없는 문양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인디오 문명을 상징하는 사람과 꽃, 뱀과 재규어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메리카 가톨릭의 독특한 성격을 말해주는 전형이라 한다. 사라진 아메리카의 찬란했던 인디오 문명이 강력한 침략자들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남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이 서세동점시절에 필리핀, 페루, 멕시코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이 혼합주의적 성격의 가톨릭이라 한다. 그래서 개신교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혼합주의적 성격의 가톨릭은 겉모양만 가톨릭일 뿐 실질적으로 토속신앙으로 변용된 것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비록 가톨릭측에서는 본질을 잃지 않은 토착화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나 개신교측에서는 혼합주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래서 가톨릭이 유일신 사상의 기독교 본질을 전하는데 있어서 실패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톨릭에 있어서 혼합주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가톨릭의 구조적 특성

 

서세동점시절 스페인 식민통치로 인한 가톨릭의 전파 과정에 있어서 혼합주의가 형성되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경우 강압에 의한 인디오 종교근절, 성직자 부족, 인디오의 낮은 교육 수준, 가톨릭의 구조적 특성이 혼합주의 신앙으로 나타나게 된 배경이라 한다. 이 중에 가톨릭의 구조적 특성을 보면 개신교 자료에 다음과 같이 설명 되어 있다.

 

 

가톨릭은 ‘인꿀뚜라시오(Inculturatio)’라 하여 특정 민족의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맥락 안에서 가톨릭의 교리와 신앙생활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토착화를 중요한 원리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런 토착화는 말씀에 근거한 기준 하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타문화권에서 가톨릭의 생존과 교세 확장을 위한 선택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토착문화와의 무비판적인 융합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는다.

 

‘똘레란시아(Tolerantia)’는 타 종교에 대한 상대주의적 입장인 포용주의 세계관을 대변한다. 타종교에도 구원의 문이 열려 있음을 인정하는 가톨릭은 '이들 종교에서 발견되는 옳고 거룩한 것은 아무것도 배척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활양식과 행동방식뿐만 아니라, 그 계율과 교리도 진심으로 존중한다. 그것이 비록 가톨릭교에서 주장하고 가르치는 것과는 여러가지로 다르다고 할지라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진리의 빛을 반영하는 일도 드믈지 않다.’고 선언한다. 가톨릭의 개방성은 가톨릭을 거부하게 만들었던 인디오들의 다신교적인 신앙체계는 태양, 땅, 달, 뱀 등 신화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신들을 성모와 성자들의 이미지와 일치시켜 섬기도록 했다.

 

또 한가지 가톨릭의 중요한 세계관은 ‘사크로산또 유카리스띠에(De Sacrosanto Eucharistia)’, 즉 성체-신비의 세계관이다. 가톨릭교에서는 성만찬 예식의 빵과 포도주에 실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현존하며,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까지도 그 형태 안에 내재한다고 믿는다. 또한 성례전에 있어서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와는 상관없이 성례전 자체에 저항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신비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신비주의적인 가톨릭의 세계관은 기톨릭이 샤머니즘적인 종교와 만날 때 혼합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 멕시코 가톨릭의 혼합주의 분석과 선교전략, 한동대학교 국제지역연구소)

 

현대 멕시코 카톨릭의 혼합주의 분석과 선교전략.pdf

 

 

 

자료에 따르면 가톨릭의 경우 인꿀뚜라시오(Inculturatio, 토착화)와  똘레란시아(Tolerantia, 포용주의)와 사크로산또 유카리스띠에(De Sacrosanto Eucharistia, 성체-신비) 이렇게 세 가지를 특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세동점 시절 신세계에 있어서 이와 같은 정책은 필연적으로 혼합주의 신앙이 될 수밖에 없었음 말하고 있다.

 

이런 혼합주의 신앙은 도시 보다 농촌이 더 심하고, 교통이 불편하고 고립되어 있는 문맹지역일수록 더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인디오 들이 오래 전부터 믿어 오던 토속신앙의 대상이 교회내에서 자신을 보호 해 주는 성인으로서 숭배 되는가 하면,  각종 숭배의식, 노래, 춤 등 혼합종교적 요소들이 생겨 났다는 것이다.

 

천주교가 최대종교로 부상할 것이라고

 

우리나라에서 현재 최대 종교는 불교이다. 전체국민대비 불교인구는 22.8%로서 이는 18.3%에 달하는 개신교, 10.9%에 달하는 천주교 보다 통계상 1위로 되어 있다. 그러나 체감하는 비율은 개신교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는 한국불교가 산중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은둔형불교로서 거의 지역적 기반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고, 또 현실의 삶과 동떨어진 종교, 사회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종교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불교의 미래가 비관적이다.

 

실제로 불교미래사회연구소에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나면 한국불교는 한자리숫자의 비율의 소수 종교로 전락하고 그 대신 천주교가 최대종교로 부상할 것이라 예측하였다.

 

 

 

 

 

종교지형 장래 추세

위에서부터 종교인구, 불교, 개신교, 천주교 예측 그래프.

(출처: 한국불교 지금 이대로 간다면2044년 대한민국은 천주교 국가, 불교미래사회연구소-퇴휴스님, 미디어붓다 2012-02-06)

 

 

 

이와 같이 천주교의 부상에 대한 시각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측으로 보여진다. 이는 앞서 언급한 천주교의 토착화와 포용주의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본다. 가톨릭의 본질을 유지한 채 전통사상을 받아 들여 교세를 확장하는 것인데 일종의 혼합주의라 볼 수 있다. 그런 혼합주의 양상을 성모신앙과 관음신앙을 결합하려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성모 모습을 한 관음상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길상사에 가면 독특한 관세음보살상을 볼 수 있다. 마치 마리아상과 관세음보살상을 합쳐 놓은 듯한 인상이다. 이에 대한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초기에 주로 제작했던 소녀상과 성모상, 그리고 관음상은 사실 같은 연결선상에 있습니다. 저한테는 해맑은 소녀와 성모 마리아, 관음보살이 한 원 안에 있을 뿐이지요. 마찬가지로 저는 불교에서 말하는 ‘견성’(見性)이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나라가 같은 울타리라고 봐요. 관음의 이미지와 성모의 이미지가 당연히 겹칠 수밖에요. 이런 작업이 작으나마 종교간의 벽을 허무는 결과를 낳은 거겠지요.

 

(“관음의 미소는 성모를 닮았다” 최종태 한국가톨릭미술협회 회장, 한겨레21 2000년 06월 01일 제310호 )

 

 

 

 

 

성모 마리아 모습의 길상사 관음상

 

 

 

2000년 한겨레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길상사 회주이었던 법정스님이 원로 조각가인 김종태교수에게 직접부탁하여 성모를 닮은 관세음보살상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법정스님이 제시한“꽃관과 정병과 세상고통을 구한다”라는 세 가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김교수가 만들었는데, 김교수는 독실한 가톨릭신자라 한다. 그래서일까 김교수는 성모를 닮은 관세음보살상을 만들었다.

 

그 바탕에는 종교다원주의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뷰 기사내용에서와 같이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목적은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말하는 견성과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이 같은 것이라 한다. 이런 관점은 종교다원주의자인 길희성교수의 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산에 올라가는 길은 여럿 있지만 모두 정상에서 만난다는 논리이다.

 

천주교의 토착화와 포용주의

 

종교다원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일원론은 그들 종교의 궁극적 실재가 인격화된 하느님 또는 하나님으로 귀결된다. 모두 하나의 근원에서 시작 되었다고 보고 있는데, 하나의 근원에 대하여 하느님, 하나님, 알라, 브라흐마, 바이로차나, 공, 참나, 진여 등으로 불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대승불교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스님들 역시 다원주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법륜스님의 경우도 2000년 대 중반 인터넷으로 유포된 반야심경이나 금강경 강의에서도 “산에 오르는 길은 여럿이어도 정상은 하나다”리는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1년 불교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종교평화를 위한 불교인 선언', 소위 '21세기 아쇼카선언' 역시 종교다원주의의 입장에서 기반한 선언문이었다. 이 선언문 역시 '진리는 하나이다'라는 입장을 보였는데, 놀라웁게도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의 '자성과 쇄신 결사본부(본부장 도법스님)'에 의하여 추진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면으로 본다면 천주교의 토착화와 포용주의가 먹혀 들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독교 근본주의와 불교 근본주의

 

개신교에서는 중남미에서 볼 수 있는 가톨릭의 혼합주의신앙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다. 바이블에 입각한 유일신교적 신앙의 본질을 벗어 났다는 것이다. 토착신앙을 받아 들이고 더구나 성모숭배와 같은 ‘우상숭배’가 만연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래서 바이블의 가르침에 충실한 신앙을 유지할 것을 강조한다.

 

개신교에서 바이블에 근거한 신앙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초기불교와 테라와다 불교에서 빠알리니까야에 의존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개신교나 테라와다의 경우 본래 가르침에 충실하자는 면에서 보았을 때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근본주의로 보일지라도 개신교의 경우 매우 공격적이다. 이는 개신교 자료에서 “가나안 땅에 들어 갈 때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의 경계를 나누고 분할하여서 이스라엘의 각 지파에새 그 지역을 얻게 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에게 그 땅 주민을 몰아내고 그 땅을 취하라고 명하셨다.”라는 내용에서 알 수 있다. 이는 무력을 이용한 정복을 뜻한다. 마치 여리고 성을 함락하여 씨를 말리듯이 땅을 빼앗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초기불교에서 볼 수 있는 빠알리니까야에 따르면 부처님은 한번도 무력에 따른 전도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때리면 맞는 식의 전도방식을 취하였는데 뿐나경(S35:88)에 따르면 “만약에 쑤나빠란따까의 사람들이 저에게 날카로운 칼로 목숨을 빼앗으면, 그때 저는 이와 같이 ‘몸 때문에 목숨 때문에 오히려 괴로워하고 참괴하고 혐오하여 칼로 자결하길 원하는 세존의 제자들도 있다.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고도 칼로 자결하는 셈이다.’ 라고 말하겠습니다.”라고 뿐나 비구가 말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때리면 맞는 식의 비폭력적 전도 방식이 씨를 말리는 개신교식의 전도 방식과 다른 것이다. 따라서 불교 근본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빠알리니까야를 근본으로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가족내에서도 다양한 종교를 볼 수 있다. 부모 형제 자매간의 종교가 모두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토착화와 포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가톨릭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불교의 앞날을 예측 할 수 없다.

 

지난 1995년 통계에 따르면 가톨릭의 경우 3위에 지나지 않지만 1위 종교가 되리라고 예측하는 것은 제사 등과 같이 전통과 관습을 인정한 포용주의 때문이라 한다. 그런 와중에 불교 역시 그 포용주의에 대상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성모를 닮은 관세음보살상이 이를 잘 말해 준다.

 

하지만 이는 대승불교에 한한다.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에 따르면 절대유를 바탕으로 한 일원론적 종교는 ‘사견(邪見)’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디가니까야 브라흐마잘라경(D1, 범망경)에서 62견 중 ‘영원주의’로 표현된 견해가 대표적이다.

 

한국불교가 불교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포용주의를 표방하는 종교에 혼합되지 않으려면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이 담겨 있는 빠알리니까야를 근본으로 해야 한다. 불교는 부처님 당시 오늘날 유일신교와 다름 없었던 브라만교를 연기법으로 비판하여  허구임을 입증하고 성립 되었기 때문에 결코 포용주의 종교의 먹잇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불교가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으로 회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될 것이다.

 

 

 

2012-01-13

진흙속의연꽃

현대 멕시코 카톨릭의 혼합주의 분석과 선교전략.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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