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잡초(雜草)정신으로

담마다사 이병욱 2013. 5. 4. 14:43

 

잡초(雜草)정신으로

 

 

 

봄은 생명이다. 영어로 스프링(spring)’처럼 용수철 처럼 튀어 오르는 듯하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 해 가는데 싹이 보인지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 완연한 신록의 모습이다.

 

철쭉과 영산홍 전성시대

 

벚꽃나무는이제 한물갔다. 11월 말 벌겋게 물들 단풍을 보기 전까지 이제 다시 쳐다 볼일이 없다. 봄의 전령사 벚꽃은 졌어도 꽃의 릴레이는 계속된다. 목련, 벚꽃 등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나무에 이어 라일락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그리고 거리에서 관상용으로 흔하게 심어져 있는 철쭉과 영산홍 전성시대가 되었다.

 

쩔쭉과 영산홍은 어떻게 다를까? 진달래와도 비슷한 두 꽃나무를 구별하기 힘들다. 인터넷 검색에 따르면 잎파리로 구분한다고 한다. 잎파리가 작은 것이 철쭉이고, 잎파리가 큰 것이 영산홍이라 한다.

 

철쭉은 인터넷백과에 따르면 “잎은 길이가 5~10㎝ 정도인 넓은 난형(卵形)으로 끝은 둔하고 밑은 뾰족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연한 홍색의 꽃은 잎과 같이 5월 무렵 3~7개씩 가지 끝에 피고 꽃잎은 5개가 합쳐 깔때기 모양을 이루는데 지름이 5~8㎝이다.”라고 소개 되어 있다. 가로에 조경용으로 심어져 있는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영산홍은 어떤 것일까? 백과사전에 따르면 일본에서 들여와 관상용으로 식재하는 같은 속()의 식물을 총칭한다고 한다. 붉은 계통이 대부분이지만 노란색이나 흰색도 있고, 꽃잎의 모양도 겹잎인 것, 길게 갈라진 것, 쭈글쭈글한 것 등 아주 다양하다고 설명되어 있다. 특히 잎파리가 철쭉 보다 더 크다고 한다. 이런 기준에 맞는 꽃을 가로정원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왜철쭉 쯔쯔지

 

일본에도 우리나라 진달래와 비슷한 꽃이 있다. 작년 6월초 일본 성지순례 갔었을 때 교토 료안지(龍安寺) 정원에서 보았다. ‘일본진달래라 불리는 꽃이다. 가이드가 설명하기를 일본에서 봄이 되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영산홍 같은 꽃이다. 주로 정원이나 가로에 관상용으로 가꾼다고 한다. 일본어로 쯔쯔지라 하였다.

 

 

 

 

 

쯔쯔지를 왜철쭉이라 한다. 우리나라 가로에 피어 있는 영산홍보다는 꽃색깔이 옅고 부드러워 보인다. 초록색잎과 연분홍꽃이 함께 있어서 초록과 분홍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화려할수록 최후는 비참하고

 

흔히 조경용, 관상용을 재배하는 꽃들은 크고 화사하고 화려 하다. 특히 온실에서 자란 꽃은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것이기 때문에 시선을 사로 잡는다.

 

 

 

 

 

하지만 꽃잎이 크고 색깔이 화려할수록 최후는 비참하다. 어떤 시인은 피를 뚝뚝 흘리는 것으로 묘사 하기도 하였다. 꽃이 피었을 때는 쳐다 보지만 지고 나면 아무도 쳐다 보지 않는다.

 

야생에서 피는 꽃

 

그러나 야생에서 피는 꽃은 누가 쳐다 보건 말건 피고 진다. 그런 꽃은 화려 하지도 화사하지도 크지도 않다. 매우 작고 소박하다.

 

 

 

 

 

 

 

 

 

 

 

 

 

 

 

 

 

 

 

 

 

 

 

 

 

야생화는 누군가 관리 해 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꽃을 피운다. 그런데 꽃이 너무 작다 보니 꽃이 져도 티가 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다 보니 꽃이 피었는지 졌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때가 되면 나름대로 독특한 꽃을 피워 내는 것을 보면 자신의 할 바를 다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의 눈길을 확 끌어 당기는 관상용꽃이 있는가 하면 피었는지 안피었는지 모를 정도로 안 보이는 곳에서 홀로 피는 야생화도 있다. 그런데 야생화 보다 더 아래 단계가 잡초이다.

 

애기똥풀

 

이른 아침 일터로 향하는 길에 생태하천을 지나친다. 하천길에는 이름 모를 온갖 잡초들로 가득하다. 이름을 아는 것이 있다면 쑥, 토끼풀, 민들래, 애기똥풀이다. 특히 애기똥풀의 경우 언젠가 블로그에 꽃을 올렸는데 어느 네티즌이 알려 주어 알게 되었다.

 

 

 

애기똥풀

 

 

 

 

 

 

 

 

 

아무도 눈길을 주지않아도

 

하천길에 보는 잡초는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지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잡초에서 꽃이 피어도 아무도 쳐다 보지 않는다. 땅이 있는 곳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잡초,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것이 잡초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잡초는 자신의 할 바를 다한다.

 

 

 

 

 

 

 

 

 

 

 

 

 

 

 

 

 

 

 

 

 

 

 

 

 

 

 

 

 

 

 

 

 

 

 

경이를 넘어 기적을

 

잡초를 보면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어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살아 남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잎이 떨어져 죽은 듯이 보이는 겨울에도 잡초만은 싱싱한 푸르른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런 잡초에서 작은 경이(驚異)’를 본다.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 그 자체가 경이를 넘어 기적이다.

 

 

 

 

 

 

 

 

 

 

 

 

 

 

 

 

 

 

 

 

 

 

 

 

 

잡초정신으로

 

아무도 보아 주지 않고,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잡초이다.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뿌리를 내리며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밟아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잡초이다. 아마 삼일이면 충분한 것 같다. 그래서일까 잡초정신으로 무장하면 삼일이면 충분한 것 같다. 아무리 좌절하여도 삼일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넘어져도 삼일만에 탈탈 털고 다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2013-05-0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