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실크로드 불교유적 순례를 떠나며

담마다사 이병욱 2013. 5. 28. 09:34

 

실크로드 불교유적 순례를 떠나며

 

 

 

해마다 이맘때쯤 여행을 떠난다. 명목은 불교성지순례이다. 올해의 경우 실크로드로 정하였다. 그래서 8 9일 일정으로 떠난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지만

 

여행을 떠나는데 조건이 있다. 하나는 시간이고 또 하나는 돈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 되어야 떠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난다. 시간은 있으나 돈이 없어서이고, 또 돈은 있으나 시간이 없어서이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면 더욱 더 떠나기 힘들 것이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으나 여행을 떠난다. 시간은 만들어 내면 되는 것이고 돈 역시 만들어내면 된다. 가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어디든지 떠날 수 있다. 이번 여행은 순수한 자비여행이다.

 

일년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어떤 이는 이런 시기에 놀러 간다고 팔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일년동안 준비한 것이다. 그렇다고 곗돈 붓듯이 다달이 돈을 모은 것은 아니다. 마음의 준비를 한 것이다. 그래서 상당한 금액의 여행경비를 부담없이 지불한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돈이 많아서 여행을 간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인사업자, 그것도 영세사업자가 여유 있을 리 없다. 5월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세금이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영세사업자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불로소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철저하게 노동으로 번 것이다. 마치 호미 들고 밭을 매듯이 수천, 수만번 클릭하여 콘텐츠를 완성시켜 번 것이다. 그리고 시간 투자를 한 것이다. 때 되면 임대료나 월급이 나오는 것과 달리 오로지 시간 투자한 것 이외에는 나오는 것이 없다. 그래서 호미들고 팔뚝의 힘으로 밭을 매는 것처럼, 팔의 힘으로 노동으로 번 것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기에 더 없이 값진 것이다. 소중한 돈으로 여행 경비를 마련 하였으니 이제 남은 일은 두 배, 세 배의 효과를 내야 한다.

 

두 배, 세 배 효과를 내려면

 

여행 효과를 두 배, 세 배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세 가지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로, 여행 가기 전에 일정에 따른 지역정보를 아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하여 어떤 성격인지 파악해야 한다. 블로그나 카페의 여행기를 참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래서 하나의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가이드가 설명해 주겠지만 사전에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여행지에서 해야 할 일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이드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가이드는 직업상 끊임 없이 떠들어 댄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 이야기부터 시시콜콜한 이야기 까지 이동 중에 끊임 없이 말을 한다. 그러나 여행객들은 대부분 흘려 듣는다. 심지어 잠을 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가이드는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모두 도움이 되는 말이다. 그래서 가이드 말을 경청하고 반드시 메모해야 한다. 나중에 후기를 작성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 사진을 찍어 놓는다. 그리고 가이드에게 들은 말을 종합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여 여행기를 쓰는 것이다. 지난 두 차례 여행 역시 이와 같은 방법으로 기록을 남겼다.

 

진정한 여행이란?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라 본다. 사전에 준비한 것을 현지에서 확인하고 글로 옮기는 작업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인 것이다. 만일 현지에 보는 것으로 그쳤다면 반쪽짜리 여행 밖에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백만원을 들어 여행갔다면 100만원 비용만 지불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후기를 작성하면 200만원, 300만원 효과가 있다. 여행기를 작성함으로서 두 배, 세 배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사례가 말해 준다.

 

과거 구법여행을 떠났던 스님들은 여행기를 작성하였다. 가장 유명한 것이 현장스님의 대당서역기와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이다. 만일 이들 스님들이 여행기를 남기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단지 이국적인 것을 보고 듣고 느낀 것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기를 남겼기에 그 때 당시 상황을 후대 사람들이 소상하게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기를 남기는 것은 여행효과를 두 배, 세 배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가치 있는 것이다.

 

일년에 한 번 성지순례를 발원하고

 

일년에 한 번 성지순례하기로 발원 하였다. 불교사원과 유적지가 있는 곳이면 모두 대상이 된다. 중국, 대만, 일본, 태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스리랑카 인도, 티벳 등이다. 그래서 2011년부터 해외성지순례를 하고 있다. 2011년의 경우 중국 정주-서안으로 떠 났고, 2012년의 경우 일본 관서-북큐슈 지방을 다녀 왔다.

 

실크로드 불교유적 순례일정

 

이번 실크로드 불교유적 순례는 8 9일로 평소의 여행일정 보다 두 배나 길다. 이런 일정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긴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이다. 돈황에서부터 우루무치까지 길이가 무려 987km로서 거의 천키로미터에 이른다. 이를 지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사진에서 A가 돈황이고 B가 우루무치이다. 그래서 돈황에서 우루무치로 가는 길에 하미, 선선, 투루판을 거친다.  

 

이번 여행에 대한 일정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5월 28일(화)

인천-우루무치 이동

5시간 30분 소요

 

5월 29일()

우루무치

천산천지

 

5.29-5.30

우루무치-돈황 이동

기차(야간)

 

5월 30일(목)

돈황

명사산, 월아천

 

 

 

양관고성

 

5월 31일(금)

 

막고굴

불교유적

 

 

백마탑

불교유적

 

 

한나라 성벽 유적지 관광

 

6월 1일(토)

하밀

빠리쿤 초원

 

6월 2일(일)

선선

쿠무타크 사막

 

 

투루판

고창고성

 

 

 

아스타나고분군

 

 

 

화염산

불교유적

 

 

천불동

불교유적

6월 3일(월)

투루판

교하고성

 

 

 

투루판박물관

불교유적

 

 

카레즈

 

 

 

투루판군왕부

 

 

 

소공탑

 

 

 

투루판 민가 방문

 

6월 4일(화)

우루무치

남산목장

 

 

 

신강성 박물관

 

 

 

그랜드 바자르

 

6월 5일(수)

우루무치-인천 이동

 

 

 

 

이번 일정을 보면 실크로드를 두 번 지나게 되어 있다. 왜 두 번인가. 먼저 인천공항에서 우르무치로 이동한다. 비행시간이 5시간 30분이다. 우루무치가 중국 서쪽 끝에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우르무치에서 1박후 돈황으로 야간열차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돈황에서부터 탐방이 시작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황에서 하밀, 선선, 투루판을 거쳐 다시 우루무치로 들어 간다. 그래서 우루무치-돈황 천키로와 돈황-우루무치 천키로를 이동하기 때문에 합하여 이동거리는 이천키로가 된다.

 

지도책 보기를 좋아했는데

 

아시아 대부분 지역은 불교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불자들이 아시아 여행을 하면 불교성지순례가 된다.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불교와 관련된 유적이 많다. 실크로드도 그 중의 하나이다.

 

어려서부터 지도책 보기를 좋아 했다. 그러다 보니 나라의 수도 이름을 다 외울 정도이었다. 그런 나라 중에 가장 가 보고 싶은 곳이 ‘서역’이었다.  천산산맥과 타클라마칸 사막이 그려져 있는 지도를 보면 언젠가는 가 보아야 할 곳으로 생각하였다. 이런 생각이 더욱 더 구체화 된 것은 세계역사책을 접하면서 부터이다. 10여권으로 된 세계사가 있었는데 그 중에 서역과 관련된 부분을 여러 차례 읽어서 익숙하게 되었다. 거기에다 일본 NHK에서 제작된 ‘실크로드’ 프로를 보고서 더욱 더 친숙하게 되었다. 이번 탐방길이 비록 실크로드의 십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익히 알고 있던 투루판, 하밀, 돈황 같은 도시 이름은 이미 익숙하다.

 

불교의 전래길

 

실크로드 출발지는 돈황이다. 더 나아가 서안으로 보는 경우도 있으나 실질적 출발지는 돈황이다. 돈황에서 천산북로와 천산남로로 갈리기 때문이다. 주로 천산 북로를 통하여 동서간의 교역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실크로드를 통하여 불교가 전래 되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불자들이 불교와 인연을 맺고 있는 것도 알고 보면 실크로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돈황에서부터 하밀을 거쳐 투르판에 이르는 천산북로는 불교가 전래된 통로일 뿐만 아니라 순례자가 다닌 길이기도 하다. 삼장법사 현장스님도 이길을 통하여 인도로 왕래하였다. 또 혜초스님도 목숨을 건 구도(求道)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천산북로를 활용하였다. 이외에도 구라라습, 불도징 등 수 많은 서역승들이 불서를 가지고 이 길을 왕래 하였다. 그래서 실크로드는 동서의 교역로이자 동시에 불교의 전래길이라는 사실이다.

 

서유기의 무대 화염산(火焰山)

 

인터넷 검색으로 미리 가 본 실크로드는 척박하기 그지 없다. 특히 이번 여행의 절정이라 볼 수 있는 투루판의 경우 불모지나 다름 없다. 일년 강수량이 16mm에 지나지 않고 더구나 비가 내리자 마자 증발해 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뜨거운 사막지대에 있는 서유기의 무대 화염산(火焰山)의 경우 가장 더울 때 무려 70도까지 온도가 상승한다고 한다. 미리 위성으로 본 화염산은 다음과 같다.

 

 

 

A가 화염산이고 B가 투루판이다.

 

 

 

안락여행인가 구도여행인가

 

실크로드는 그 옛날 구법승들이 목숨을 걸고 다녔던 길이다. 그런 길을 이제 안락하게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대부분 패키지 여행이 그렇듯이 4성급 호텔에 기름진 중국음식, 발맛사지를 특징으로 하는 안락여행이 되었다. 이번 여행 역시 안락여행의 성격이 짙다. 명목상 성지순례라고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일반 여행자들과 들뜻 기분으로 보낼 수 있다. 그래서 여행 다닐 때마다 준비한 것이 있다. 그것은 경이 적혀 있는 작은 메모지이다.

 

2011년 중국 정주-낙양-서안 여행 당시에 라따나경(보배경, Sn2.1)을 외우기로 발원하였다. 여행 기간 중에 틈틈히 외는 것이다. 그러나 17개에 달하는 게송을 모두 다 외울 수 없었다. 더구나 뜻도 잘 모르는 빠알리어를 외운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틈나는 대로 몇 개의 게송을 여행기간 중에 외었다. 이렇게 시동을 걸어 놓고 나머지 게송은 여행이 끝난후 모두 다 외웠다. 거의 한 달 걸렸다. 빠알리 뜻도 모르고 마잡이로, 울며겨자먹기로, 우격다짐으로 외웠다.

 

한 번 경을 외우기 시작 하자 자신이 붙었다. 이어서 자야망갈라타와 까리니야멧따경(자애경, Sn2.4)를 외웠다. 그리고 2012년 일본 여행기간 중에는 망갈라경(길상경, Sn1.8)외우기 시동을 걸었다. 3 4일간의 짧은 기간 이었기 때문에 역시 몇 개 외우지 못하였다. 그러나 시동을 걸어 놓았기 때문에 나중에 모두 외울 수 있었다. 그래서 테라와다 예불문이라 불리우는 라따나경(보배경, Sn2.1), 까리니야멧따경(자애경, Sn2.4), 망갈라경(길상경, Sn1.8)을 모두 빠알리어로 외울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경을 외워야 할 지 고민이 되었다. 성지순례라는 명목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안락을 위한 여행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고민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초전법륜경이었다. 꽤 긴 길이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독송하기 좋게, 외우기 좋게 다시 배열 하였다. 그리고 출력하여 두루마리 형식으로 만들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들여다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또 호텔에서 아침, 저녁으로 시간이 철철 남아 돌 때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어떤 이는 “젊었을 때 부지런히 여행다녀라”라고 말한다. 늙어 다리에 힘이 없으면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도 없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다리에 힘이 있을 때 좋은 추억거리를 남겨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을 참 많이 다니는 것 같다. 인천공항에 가면 모두 여행만 다니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 좀 다녔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까운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유럽 등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니는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 여행 그 자체만으로 그치고 만다. 여행 경비 만큼만 본 것이다.

 

그렇다면 본전을 뽑고 그 이상의 효과를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전 준비를 하고, 가이드 말을 잘 듣고, 후기를 남기는 것이다.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안락여행을 구도여행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생각한 것이 경전 외우기이다.

 

평생동반자를 만드는 작업

 

경을 한 번 외워 놓으면 잊어 버리지 않는다. 세월은 무상하게 흘러 가고, 번 돈은 금새 없어 진다. 그래서 항상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나 한 번 외워 놓은 경의 내용은 좀처럼 배신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평생동반자가 될 수 있다. 이번 여행기간을 통하여 새로운 동반자를 만드는 작업이 초전법륜경을 빠알리어로 외우기 시동을 거는 것이다. 일단 시동을 걸어 놓으면 끝을 보게 되어 있다. 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외웠을 때 그 희열감이란 느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빠알리독송용 초전법륜경

 

독송하기 쉽게, 그리고 외우기 쉽게 배열한 빠알리 독송용 초전법륜경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빠알리와 번역이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 2번 항에서 번역문에는 두 가지란 무엇인가?”라는 구절이 있는데, 빠알리 원문에는 없다. 이는 전재성박사가 미얀마본을 참고 하였기 때문이다. 미얀마본을 구할 수 없어서 인터넷으로 쉽게 검색이 되는 TIPITAKA 사이트에서 빠알리 원문을 참고 한 것이다. 또 하나 차이가 있는 것이 4번 항에 있는 첫 번째 문단이다. 이는 3번 항의 문구를 반복한 것인데, 전재성박사의 번역에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원뜻과 큰 차이가 없다.

  

 

빠알리독송용 초전법륜경_130626.docx

 

 

 

2013-05-28

진흙속의연꽃

 

빠알리독송용 초전법륜경_130626.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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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리독송용 초전법륜경_130606.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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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알리독송용 초전법륜경_130527.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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