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글쓰기도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 블로그 개설일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3. 8. 2. 15:55

 

 

글쓰기도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 블로그 개설일에

 

 

 

처음 시작은 미미 하였지만

 

블로그 개설 9년째 되는 날이다. 그 날을 기념하여 소감문을 벌써 여덟 번째 쓰고 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바이블 구절처럼 처음 시작은 미미 하였지만 9년째 되는 요즘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것 같다. 그것은 검색을 통하여 알 수 있다.

 

키워드 검색을 하면 올린 글이 눈에 많이 띈다. 9년 동안 직접 작성하여 올린 글이 2,303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 두 페이지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올린 글은 폰트 12로 하여 A4사이즈 10페이지 안팍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여기 저기 눈에 띄고, 또 스크랩 한 글도 종종 눈에 띈다. 그래서일까 전국방방 곡곡 불교와 관련된 사람중에 ‘진흙속의연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진흙속의연꽃은 일반불자들 뿐만 아니라 스님들에게도 알려진 것 같다. 특히 초기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스님들이 그렇다. 그래서 이러 저러한 말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들었다. 하지만 그 어떤 스님들로부터 연락을 받은 바 없다. 아마 한 번 보고 그치는 것 같다.

 

자꾸 알려고 하는데

 

진흙속의연꽃은 필명이다. 오로지 인터넷상에서만 활동하는 필명이다. 따라서 넷상에서만 존재할 뿐 오프라인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철저하게 구분하여 서로 연계 시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꾸 알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 아마도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일 것이다.

 

종종 다른 사람의 글을 읽다 보면 불편할 때가 있다. 자신의 견해를 과도하게 드러내었을 때이다. 특히 교리나 경전과 관련하여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하였을 때 몹시 불편하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어진다.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말을 들어 보고 싶은 것이다. 반면에 감동적인 글을 접할 때가 있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문구를 발견하였을 때 공감한다. 그럴 때 역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진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해서 만나고 싶어 진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만났을 때 대부분 실망한다고 한다. 그것은 자신의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들은 이야기가 있다. 이웃 사무실의 어떤 이는 부대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였는데 이웃부대의 통신병과 종종 통화를 하였다고 한다. 전화선을 연결 해주는 일로 인하여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오프라인에서 만났다고 한다. 부대 앞 다방에서 만났는데 대단히 실망했다고 한다. 전화로 통화 할 때와 영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전화로 통화 할 때는 인생, 철학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하여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만나고 보니 자신이 생각하였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기대가 여지없이 깨져 버렸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차라리 만나지 않았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고 후회하였다고 한다.

 

장동건과 이외수

 

누구나 환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유명소설을 쓴 작가가 그렇다.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를 상상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 번 보고 싶어 한다.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일까 요즈음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주로 대형서점에서 볼 수 있는 ‘사인회’가 그것이다.

 

그러나 책을 쓴 대부분의 작가들은 독자들의 상상속 인물과 거리가 멀다. 독자들은 잘생긴 장동건같은 인물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런 생각은 만나자 마자 깨진다. 외모가 ‘이외수’ 처럼 이상하고 괴상하게 생긴 스타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외수 작가를 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나의 예를 들었을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장동건 같은 사람이 썼을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이외수 같은 스타일이 되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이런 저런 글을 받는다. 대부분 격려의 글이지만 악의적인 비방글도 있다. 그리고 안티도 있다. 그런 글중에 만나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다. 만나서 대화의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명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명망가도 아닌 일개 블로거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요청을 거절한다. 또 만나 보았자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동건 같은 사람으로 기대하였는데 이외수 같은 사람이 나타나면 실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오프라인 모임을 거부 하는 것은 내 세울 것도 없고 보여 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소감문 리스트

 

인터넷 룸펜처럼 인터넷 폐인처럼 사무실에서 글 만 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도 느는 것 같다. 여러 시간 글을 쓰고 난 뒤에 대부분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세월이 9년째이다. 그 이전에는 글쟁이가 아니었다. 공학도 출신으로서 상품개발 업무를 하고 있었다.

 

2005년도 사오정이 되어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서 손을 대게 된 것이 블로그이다. 그 때 당시 블로그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디.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2004년도에 블로그가 그해 히트상품으로 선정 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 영향으로 블로그를 만들게 되었다.

 

블로그에 글쓰기가 일상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9년을 맞이한 지금 블로그 개설 기념일인 8 2일에 소감문을 남겼다. 이를 표로 만들어 매년 사용하고 있는데 매년 업데이트 된다. 소감문을 리스트를 보면 다음과 같다.

 

 

블로그 개설기념 소감문리스트

No

연월일

구분

누적조회

소감문

1

2005/8/2

개설일

-

-

2

2006/8/2

1주년

조사안됨

인연(因緣)

3

2006/11/13

10만명돌파

10만명

블로그 조회수 10만회 돌파에 즈음하여

4

2007/8/2

2주년

21만명

넷심(Net) 바로 민심(民心)이다, 블로그활동 2주년을 맞아

5

2008/8/2

3주년

69만명

블로그 개설 3년, '쓰레기성 글' 되지 않기 위해서

6

2009/1/23

100만명돌파

100만명

블로그와 조회수, 뗄래야 없는 관계일까

7

2009/8/2

4주년

133만명

블로그개설 4주년에, ‘진흙속의연꽃’ 부담스러워

8

2010/1/10

200만명돌파

200만명

블로그 누적조회수 200만명 돌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하여

9

2010/8/2

5주년

238만명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블로그 만든지 만 5 되는 날에

10

2011/8/2

6주년

269만명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블로그 6주년을 맞아

11

2012/5/26

300만명돌파

300만명

오늘도 내일도 뿐이다, 누적조회수 300만명을 맞이 하여

12

2012/8/2

7주년

307만명

블로그 개설 7주년에, 글쓰기 원칙 가지

13

2013-08-02

8주년

353만명

 

 

 

 

 

 

 

블로그 개설 첫 해 2005년에는 소감문이 없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블로그를 만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만드는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 보았을 뿐이다.

 

블로그를 만들고 나니 누군가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글을 남겼다. 참으로 신기하였다. 볼 것도 없는 블로그에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네티즌이 격려의 글을 남긴 것이다. 비록 사이버 공간이지만 현실공간과 마찬가지로 친구가 있고 커뮤니티가 있어서 소통이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을 무렵 2006년도 8 2일 중국에 있었다. 일 때문에 동관시에 있었다. 동관시는 심천경제특구 바로 위에 있는 공업도시이었다. 그곳에 약 2주간 머물렀다. 그때 일주년을 맞아 간단한 소감문을 하나 올렸다. 그것이 이후 소감문을 작성한 시발점이 되었다. 

 

현재 블로그 누적 방문자는 353만명이다. 일년전의 307만명과 비교하면 46만명이 증가하였다. 이전에는 일년에 100만명 가량 증가한 적도 있었지만 이는 거품이다. 페이지뷰 개념이 적용 되었고, 또 몇 차례 글이 대문으로 올라가 한 꺼번에 수 십만 조회수가 포함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조회수는 이전과 다르다. 페이지뷰 개념이 아니라 방문자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 올린 글이 대문에 걸린 적이 없기 때문에 순수한 방문자에 따른 조회숫자이다.

 

왜 글쓰기 하는가?

 

올린 글이 대문에 걸리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아무리 잘 써도 결코 대문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종교관련 블로그라 그런 것 같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이야기, 그리고 맛집 이야기, 정치이야기 등 시류와 편승된 이야기를 다루면 모를까 종교이야기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아무리 글을 잘 써도 메인에 올려 주지 않는다.

 

메인에 올라 가기 위하여 글을 쓰지 않는다. 만일 메인에 올리기 위한 글을 쓴다면 많은 것을 양보하고 타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쓴다. 그리고 무언가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글을 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전을 근거로 한 글쓰기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방문한 이들이 공감하는 것은 교리나 경전에 근거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갈망이라 본다.

 

온갖 사상이 난무하는 인터넷공간

 

불자들이 불교를 접하기 쉽지 않다. 사람 사는 곳에 절을 보기 힘들 뿐 더러 마땅히 배울만한 곳도 드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공간을 기웃거려 본다. 수 많은 사이트가 있지만 알짜 정보는 드믈다. 그래서일까 스님들이나 학자들은 인터넷에 돌아 다니는 정보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고려할 만한 가치가 없는 쓰레기 정보로 취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믿을 수 없고 왜곡되어 있고 심지어 거짓정보도 있어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공간에는 온갖 왜곡된 자료가 난무한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블로그나 카페를 개설하여 자신의 견해를 쏟아 내 놓기 때문이다. 심지어 단멸론을 주장하는 카페까지 생겨났을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불자들은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가 왜곡된 주장에 현혹되기도 한다. 마치 일베가 무엇인지 알려고 들어 갔다가 일베충이 되듯이 단멸론이 무엇인지 알려고 단멸카페에 들어 갔다가 단멸론자가 되는 것과 같다.

 

스님들과 학자들은 무엇을 하는가?

 

이처럼 인터넷 공간은 온갖 사상이 난무하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이럴 때 불교를 전업으로 하고 있는 스님들이나 학자들이 나서서 바로 잡아 주어야 하나 거의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블로그나 카페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바빠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생업을 하면서 블로그나 카페활동을 하는 사람 보다 더 바쁘지는 않을 것이다. 불교를 전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어서 불교공부를 하여 글을 올리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불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카페는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한다. 없는 시간을 내어 가며 글을 쓰고 올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님들이나 학자들은 무엇을 하는가. 글을 좀 쓸 줄 아는 스님들은 그 시간에 책을 쓸 것이고, 학자들은 그 시간에 논문을 쓸 것이다. 신간서적을 발표 할 때 보면 스님들의 책 소개가 있는데, 블로그나 카페 활동 하는 대신 책을 썼음을 알 수 있다. 또 학회에 등재된 교수들의 논문을 보면 블로그나 카페 활동하는 대신 논문을 썼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님들과 학자들이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인터넷 공간에는 단멸론 같은 비법이 활개를 친다.

 

인터넷공간은 국경이 없다. 누구나 넘나 들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공간은 생활의 일부이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생활을 하고 심지어 온라인으로 먹고 사는 이들도 있다. 이처럼 또 하나의 공간은 우리들의 생활이자 일상이다. 그럼에도 불교를 전업으로 삼고 있는 스님들이나 학자들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에서 가르침을 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스님들은 심산유곡에서 마치 신선처럼 세월을 보내고 있고, 학자들은 자신의 미래가 걸린 일에 몰두 하고 있다. 이렇게 방치된 인터넷 공간에서 온갖 비법이 판을 친다. 그래서 불자들은 현실공간에서도 갈 곳이 없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조차 머물 곳이 별로 없다.

 

글쓰기도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

 

수 년 동안 수 많은 글을 썼다. 글의 양을 따지면 책으로 수십권이 될 것 같다. 그런 글들은 모두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글을 쓸 때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남는 글을 쓰는 것이다. 나중에 보았을 때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말한다. 그리고 글을 통하여 무언가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경전을 근거로 해야 한다. 아무리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글이라 해도 A4 한 장을 쓰기 어렵지만 경전을 근거로 하는 글쓰기는A4 10장 넘기기 예사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 남는다. 마치 책을 사두면 남아 있듯이 글을 써서 올려 놓으면 남게 된다. 그래서 누군가가 볼 수 있다. 몇 해 전에 쓴글에 대하여 댓글을 달아 놓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럴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잘 써야겠다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여러 차례 확인 과정을 거친다. 먼저 초안을 작성한다. 그 다음에  문단을 나누고 소제목을 붙인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린다. 올리고 난 후 다시 한번 본다. 이 때 오자, 탈자 등을 집중적으로 본다.

 

그렇게 해서 올린 글 대부분 만족스럽다.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그렇다고 하여 그런 기분을 하루 종일 가지고 있지 않는다. 올린 것은 올린 것으로 끝이다. 다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의 소재를 찾고 마음속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글쓰기가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하루의 반 나절은 글쓰면서 보낸다. 주로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와서 점심전후로 글을 완성한다. 그러다 보니 생업은 늘 뒷전이다. 본업보다 돈도 안되는 부업에 더 열중인 셈이다. 그런 세월을 벌써 몇 년 째 하고 있다. 이쯤 되면 글쓰기도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

 

 

 

2013-08-0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