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팔상전과 사망유희, 법주사 단풍놀이

담마다사 이병욱 2013. 11. 5. 12:34

 

팔상전과 사망유희, 법주사 단풍놀이

 

 

 

순례팀은 법주사로 이동였다. 공림사에서 불과 이삼십분 밖에 되지 않는 거리이다. 지도를 보니 산 하나 건너에 있다.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법주사는 우리나라 최대의 관광명소이다. 단풍철을 맞아 수 많은 사람들이 진입도로에서부터 밀리고 있다. 차창으로 보니 눈에 익은 광경이 보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이품송이다.

 

 

 

 

우리나라 국민치고 정이품송 소나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것은 교과서에 실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주사가 중고등학교의 수학여행지 장소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정이품송 소나무는 매우 익숙하다.

 

오랜만에 보는 정이품송 소나무는 늘 그렇듯이 당당하다. 정이품이라는 벼슬의 지위가 뜻하듯이 기품있고 호연지기가 넘쳐 난다. 그러나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수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저자거리에 온

 

법주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주차장은 크고 멋진 관광버스로 꽉 차 있었다. 먼저 다녀간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 이때가 속리산 단풍놀이의 절정이라 한다.

 

 

 

 

법주사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 보통 걸음으로 약 15분 가량 소요된다. 그런데 바로 이전 공림사의 분위기와 180도 다르다. 공림사의 경우 사하촌이 형성되지 않아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이었으나 이곳 법주사는 마치 저자거리에 온 것 같다. 기념품과 음식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고 인도에는 농산물과 특산품 등을 판은 노점이 역시 줄을 지어 있다. 그래서 마치 시장에 온 듯하고 축제의 거리 처럼 들떠 있다.

 

 

 

 

 

 

 

 

 

 

 

 

 

 

 

 

 

 

 

 

 

 

 

 

 

 

 

 

 

우리나라 전통사찰이 있는 지역은 사하촌이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 상가지역이다. 수덕사, 부석사 등의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사하촌 거리를 보면 불자 보다 관광객들의 숫자가 더 많다. 이곳 법주사 사하촌 상가거리 역시 관광객으로 넘처난다. 이처럼 유명사찰이 있는 곳은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가 아니라 ‘국민관광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스님이 색소폰을

 

단풍철의 법주사는 국민관광지가 된 듯하다. 불자들 뿐만 아니라 등산객,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길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입고 있는 옷도 거리의 단풍이 물 듯 것처럼 울긋불긋 하다. 이렇게 들떠 있고 잔치 분위기 속에서 한켠에 춤판이 벌어졌다. 색소폰 소리에 맞추어 지루박을 추고 있는 것도 목격 되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놀랍게도 스님이 색소폰을 불고 있었다.

 

 

 

 

 

스님과 색소폰,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초기불교 관점에서 보았을 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되었다. 이웃종교의 관점에서 보아서도 이해가지 않는 일이다.

 

남방 테라와다 빅쿠가 색소폰을 불고 있다는 것을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 천주교 신부가 사제복을 입고 색소폰을 들고 길거리 공연하는 것을 상상 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한국불교에서는 가능한 것 같다. 스님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그림 그리고, 음식을 만드는 것 등이 예사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늘 진기한 것과 특별한 것만 쫒아 다니는 방송사에서 스님들의 특별행동은 섭외 일순위가 되는 것 같다. TV프로에 등장하는 스님들의 특별난 모습은 늘 ‘별난 존재’ 또는 ‘별종’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색소폰을 불고 있는 스님은 회색승복차림이다. 그런데 가수스님, 화가스님, 쉐프스님 등 유별난 취미를 가진 스님들의 공통점은 가사를 입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국불교 스님들이 가사를 입을 때는 예불이나 특별한 날에만 입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가사를 걸치지 않을 때는 어떤 것이든지 하는 것 같다.

 

만일 스님들이 테라와다빅쿠처럼 24시간 가사를 입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가수스님, 화가스님, 쉐프스님, 마술스님, 색소폰스님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의 제자임을 뜻하는 가사를 입고 잡기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금된 돈이 불우 이웃을 위하여 쓰여지기를!

 

색소폰을 불고 있는 스님 앞에 모금함이 보였다. 모금함에는 사랑의 연탄 후원공연이라고 적혀 있다. 아마도 색소폰연주로 모금한 돈을 연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라 보여 진다. 불자들이 연이어 모금함에 돈을 넣는 것은 아마도 스님이 연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길거리에서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다는 명목으로 길거리 공연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무명의 가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러도 사람들은 쳐다 보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은 늘 썰렁하다. 따라서 모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도 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곳 저자거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법주사 사하촌 거리에서 스님의 색소폰 공연에 수 많은 불자들이 동참하고 있다.

 

만일 스님 대신 일반인이 색소폰을 불고 있다면 이 정도의 모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스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불자들은 아직까지 스님을 부처님 보듯이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이 색소폰을 불어도 중생구제를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모금에 줄을 이어 동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금된 금액이 과연 연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될까? 이런 의문을 이번 순례에 함께 한 법우님에게 말했더니 그 법우님은 그것 이상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하였다. 단지 좋은 일 하는 것으로 아는 것으로 그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금에 동참한 불자 역시 선업공덕을 쌓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 돈이 어떻게 쓰여지는 것에 대해서 더 이상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디 모금된 돈이 불우 이웃을 위하여 쓰여지기를 바란다.

 

법주사 입장료는?

 

법주사 일주문 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평탄하다. 산사에 가려면 험하고 가파른 길을 올라 가야 하나 이곳 법주사길은 평탄한 아스팔트 길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주변의 단풍의 빛깔과 함께 등알록달록한 등산복이 물결을 이루고 있어 산에도 거리에도 온통 울굿불굿 하다.

 

 

 

 

 

 

매표소에 도착하였다. 중부권 최대 사찰이자 최대관광지라 볼 수 있는 법주사 매표소 앞은 표를 사기 위하여 줄을 서 있다. 입장료를 사지 않으면 들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입장료는 얼마나 될까?

 

 

 

 

 

 

 

 

 

 

매표소에 적혀 있는 입장료를 보니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어른이 4,000원이다. 이 정도 금액이면 다른 입장료 사찰 보다 높은 편이다. 이날 단풍놀이 절정을 맞아 거의 줄지어서 들어가다 시피하였는데 입장료 수입은 얼마나 될까? 만명이면 4천만원이고, 십만명이면 4억원이다. 그렇다면 이런 입장료 수입은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치열한 교구본사 주지경쟁

 

우리나라 사찰에서 재정을 공개하는 곳은 매우 드믈다고 한다. 명진스님이 봉은사에 있을 때 재정공개를 한 바 있지만 대부분 재정공개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입장료 수입을 포함하여 각종 기도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어떤 이는 사찰의 수입은 모두 주지의 개인 사금고와 같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국보급 문화재가 있는 입장료 사찰의 경우 주지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경선으로 치루어지는 주지선거에서 억대, 심지어 수십억의 돈이 살포 되기도 하여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곳 법주사 주지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렇게 목좋은 입장료 사찰의 주지가 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권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권이 없다면 돈을 뿌려 가면 기를 쓰고 주지가 되려 할까?

 

최근 재가불자 단체인 교단자정센터에서 성명을 발표 하였다. 요지는 대표성을 갖지 못한 총무원장스님은 사퇴하라는 것이다. 비록 선거인단에 따른 간접선거로 선출 되었지만 불법선거로 당선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교구본사 주지에게 선거권을 위임한 것과 교구본사 주지를 대상으로 사전 선거운동한 것이 모두 선거법에 저촉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 한다.

 

투명한 재정공개가 이루어 지지 않는 한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교구본사 주지의 영향이 선거판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너도 나도 교구본사 주지가 되려 한다. 이렇게 교구 본자 주지가 되려 하는 것은 그 만큼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단자정센터에서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 하였다.

 

 

첫째, 부처님 법에 합당한 좋은 보시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사찰 구성원이 범계행위에 연루된 사찰에서부터 일정기간 보시하지 않기 운동을 펼칠 것이며, 만일 그 곳이 관람료 사찰이라면 ‘관람료 내지 않기’ 운동을 펼칠 것이다. 더 나아가서, 문화재 관람료 사찰이 그 수입의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는다면, 그 전체 사찰에 대하여 ‘보시하지 않기’ 운동을 펼칠 것이다. 아울러, 승가의 훌륭한 학인과 수좌들을 예경하고 청정한 포교당을 지원하기 위한 보시운동과, 지역사회와 불교계에 좋은 역할을 하는 사찰에 적극적으로 보시하기 운동을 펼칠 것이다.

사찰이 지금처럼 문화재 관람료 수입에 의지하는 상황하에서는, 스님들이 승가공동체 본연의 청정성을 다지고 포교에 전념하기 보다는 주지 임명권자에게 종속하게 된다. 또한 전법 대상이 되는 신도와 일반국민들에게 문화재 관람료를 걷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우선, 전통문화재 교육의 당연한 수혜자인 청소년에 대한 관람료 징수를 폐지하고, 관람료 수입의 재정공개 및 재정 투명화를 촉구할 것이다.

 

( “총무원장 대표성 취득 못했다…불복운동에 법률지원 ”, 교단자정센터, 변호인단 이미 구성, 불교포커스 2013-10-31)

 

 

교단자정센터에서는 투명한 재정공개가 이루어 지지 않는 한 보시하지 않기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불법의 온상인 주지선거가 돈선거로 타락하고 그 타락한 결과가 은처, 도박, 폭력 혐의를 받은 승려를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찰의 재정 투명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찰 재정이 완전공개 되어 투명하게 유지 되기 이전까지는 보시도 하지말고 입장료도 내지 말자는 것이다. 입장료와 각종 기도비 등 사찰의 수입원은 돈선거로 당선된 주지의 ‘사금고’와 같은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중학교 시절 수학여행 왔었던 곳

 

법주사는 중학교 시절 수학여행 왔었던 곳이다. 아마 서울과 수도권의 중학교나 고등학교 에서 법주사로 수학여행 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번 순례에 함께 한 법우님들도 법주사로 수학여행 왔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법주사는 추억이 깃들인 장소이다. 법주사 경내는 단풍으로 알록달록 하다. 어떤 나무는 마치 불에 타고 있는 듯 하다.

 

 

 

 

 

 

 

 

 

 

 

 

 

 

 

 

 

 

 

 

 

작은 사찰에는 사천왕문만 있지만 법주사는 대찰이어서일까 금강문과 사천왕문이 있다. 사천왕문의 사천왕상은 어느 절이나 마찬가지로 무시무시하게 생겼다. 중학교 시절 절이라고는 처음 가본 곳이 법주사인데 아마도 이곳 금강문과 사천왕문을 지나면서 험상굿고 무섭게 생긴 형상들을 보았을 것이다.

 

 

 

 

 

 

 

 

 

팔상전과 사망유희(死亡遊戱, Game of Death)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을 나오자 팔상전이 보였다. 그러나 팔상전은 수리중에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듯이 유명관광지를 갔더니 보수하고 있는 곳을 종종 보았다. 마찬가지로 이곳 법주사 팔상전도 보수작업을 위하여 가림막이 쳐저 있었다. 그러나 현대과학기술이 발달해서일까 천에 실물 그대로의 모습을 실사(實寫)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마치 면전에서 팔상전을 그대로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수학여행지에서 단골 촬영장소는 팔상전과 거대한 미륵보살상이다. 그래서 법주사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런데 팔상전 보수를 위한 한쪽 면에 눈길을 확 잡아 당기는 사진이 붙어 있다. 그것은 이소룡이야기이다. 법주사와 이소룡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왜 이소룡이야기가 실려 있는 사진을 붙여 놓았을까?

 

 

 

 

사진을 보니 이소룡의 ‘사망유희(死亡遊戱, Game of Death)’에 대한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이소룡이 각본과 제작과 감독까지 맡은 사망유희의 무대가 법주사 팔상전이 될 뻔 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법주사 팔상전 보수를 위한 칸막이에 이소룡이 구상한 메모 사진을 걸어 놓고 있다.

 

 

 

 

이소룡이 구상한 것을 보면 팔상전과 미륵대불이 보인다. 그리고 팔상전 층마다 영어로 메모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여덟 단계의 싸움을 묘사한 것이라 한다. ‘사망유희 (Game of Death) ‘라는 말이 암시 하듯이 각 층마다 기다리고 있는 세계 각지의 무술 고수들을 차례차례 싸워 이겨서 탑위로 올라가 마침내 숨겨져 있는 보물을 차지한다는 이야기이다.

 

왜 이소룡이야기를 올려 놓았을까?

 

하지만 이소룡의 구상은 물거품이 되었다. 이소룡이 사망하였기 때문이다.  이소룡 영화에서 ‘맹룡과강을 성공리에 마치면서 곧바로 차기작으로 기획하였던 것이사망유희이다. 그런데  이 이소룡은 사망유희 제작 도중 사망하였다. 그래서 대본이 대폭 수정되어 법주사 팔상전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촬영 되었다.

 

사망유희는 1978년에 완성되었다. 이소룡이 도중에 사망하였으므로 이소룡과 닮은 사람을 공모하였는데 한국인 김태정이 이소룡역으로 선발되어 작품을 마무리 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법주사 팔상전 수리 벽면에 이소룡 이야기를 올려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법주사 팔상전 수리벽면에는 이소룡의 사망유희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 놓고 있다. “만약에 이소룡이 죽지 않고 원래 계획대로 이곳 팔상전에서 사망유희가 완성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대한 글이다. 이런 글을 접하고 생각이 나는 것은 두 가지 이었다.

 

한가지는 사원 안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찍는 것이 정당하느냐는 것이다.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살생과 폭력을 금하는 불교에서 싸움질하는 장면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Bruce Lee in G_O_D 死亡的遊 主題歌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이소룡이 당초 구상한대로 층을 올라가며 악당을 물리치면서 마침내 국보급 보물을 찾는 다는 줄거리가 불교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불교의 단계적 깨달음과 관련이 있다. 선종의 돈오돈수와 달리 부처님의 가르침은 돈오점수이기 때문에 닦아 나아 갈수록 깨달음에 가까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사향사과 즉 여덟 가지 단계가 있는 것이다.

 

또 부처님의 가르침은 계정혜삼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팔정도로 설명된다. 정견에서부터 시작하여 정정에 이르기까지 여덟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누구든지 팔정도를 실천하면 궁극적인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스토리를 팔상전의 여덟 개의 층에 대비할 수 있다.

 

이소룡이 구상하였던 대로 가장 낮은 층에서부터 차례로 무술고수를 격파 하고 올라가는 것은 사향사과에서 탐진치로 대표 되는 번뇌를 부수는 것과 같다. 마침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여 국보급 보물을 차지하는 것은 아라한이 되어 깨달음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본다면 법주사 팔상전을 무대로 기획하였던 사망유희가 사원에서 싸움질 한 것을 기획하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워 하는 것은 법주사인 것 같다. 팔상전 수리 벽면에 아쉬움을 토로 하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만일 사망유희가 본래의 각본대로 법주사 팔상전과 미륵대불을 무대로 촬영되었다면 법주사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을 것이다. 법주사 팔상전 수리벽면에 붙여진 문구는 바로 이런 아쉬움에 대한 것이었다.

 

현재 보는 미륵대불은

 

법주사에는 국보급 문화재가 여럿 있다. 그러나 법주사 하면 팔상전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미륵대불이다. 그러나 현재 보는 미륵대불은 중학교 수학여행 시절 보던 것이 아니다. 그 때 본 것은 시멘트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팔상전 보수 벽면에는 미륵대불의 변천사를  사진으로 보여 주고 있다.

 

 

 

 

 

사진을 보면 세 종류의 대불이 있다. 좌측이 1960년대 완성된 대불이다. 관모를 쓰고 있는 이 대불의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가장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중앙을 보면 관모가 없다. 이는 기존 대불에서 관모를 제거한 것이라 한다. 하지만 이런 시멘트 대불은 철거 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청동대불이 새로 건립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수학여행 당시 보았던 시멘트 대불과 전혀 다른 청동 대불이 서 있는 것이다.

 

 

 

 

 

 

 

 

 

 

새로 조성된 청동미륵대불은 이전 대불보다 크기가 작다고 한다. 그런데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일반관광객들은 지나칠지 모르지만 불자라면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 그 안에는 밖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금동미륵대불 안으로 들어 갔다. 입구에 들어 가면 원형으로 통로가 되어 있다. 벽면에는 시주자의 이름이 쓰여 있는 천불이 조성되어 있다.

 

 

 

 

둥그런 통로를 한바퀴 돌아 제자리로 오는 위치 중앙에 전에 보지 못한 불상이 있다. 그것은 반가사유상이다. 금빛으로 빛나는 미륵보살상이다. 미래 부처님인 미륵보살을 반가사유형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법당에서 참배 하였으나

 

법주사를 다 보지 못하였다. 주어진 시간이 1시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풍인파로 인하여 차가 빠져 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차가 밀리기 전에 먼저 출발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는데 15분 구경 30분 오는데 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수박겉핱기식으로 주마간산식으로 사진만 담아 왔다.

 

중학교 시절 기억을 되살려 쌍사자 석등, 커다란 밭솥, 마애불 등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2층 구조로 되어 있는 대웅전을 참배 하였다. 다른 때와 달리 시주함에 작은 돈을 넣었다. 이전에는 다음에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시퍼런 것을 넣었으나 사찰 재정이 공개 되지 않고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보도로 인하여 동참하는 의미에서 생색만 낸 것이다.

 

 

 

 

 

 

 

 

 

 

눈물이 나도록 눈부신 단풍

 

단풍철 법주사는 관광지나 다름 없다. 사람이 북적이고 있지만 문화재 해설사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은 둘러 보면서 옛추억을 떠 올리는 것 같다. 단풍철의 법주사는 단풍놀이 하러 나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후가 되어 햇볕에 반사 되는 단풍이 눈물이 나도록 눈부시다.

 

 

 

 

 

 

 

 

 

 

 

 

 

 

 

 

 

 

2013-11-0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