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스님의 노고에 “화이팅!”, 아라메길과 경허로, 서산 마애삼존불을 보며

담마다사 이병욱 2014. 3. 30. 11:34

 

 

스님의 노고에 화이팅!”, 아라메길과 경허로, 서산 마애삼존불을 보며

 

 

 

 

하루 밤 자고 나니 세상이

 

하루 밤 자고 나니 세상이 바뀐 것 같다. 갑자기 벚꽃이 만개 하였기 때문이다. 남향의 아파트 담벼락에 핀 벚꽃나무가 올해도 어김없이 자신의 존재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벌써 수 년째 이 벚꽂나무를 관찰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 예년 보다 개화시기가 무척 빠르다. 가장 이른 시기에 핀 벚꽃이 4.3총선거 때라 기억 된다. 국회의원 선거 날에 벚꽃이 피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늦게 피었다. 심지어 어느 해의 경우 4월 중순경에 핀 때도 있었다. 벚꽃 개화시기의 바로미터라 볼 수 있는 이 벚꽃나무에 가슴설레이는 하얀 꽃을 보니 봄이 확실히 온 것이다.

 

당일치기 관광여행을 다녀왔는데

 

토요일 당일치기 관광여행을 다녀왔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당일치기 여행상품으로서 서산지방이다. 그래서 마애삼존불, 개심사, 해미읍성, 동부시장을 다녀 왔다.

 

 

 

 

 

 

교대역에서 출발하였다. 사십인승 전세버스에 약 삼십이삼명이 참여 하였다. 이제까지 삼사순례 등에서 보는 것 처럼 나이 든 시니어 세대가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가  특징이다. 주로 가족단위인데 특히 20 세대의 아가씨들이 많았다.

 

이번 당일치기여행은 일종의 역사문화탐방의 성격이 짙다. 그래서 가는 곳 마다 문화재해설사가 등장하여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개심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가이드가 한명 있긴 하였지만 인원점검만 할 뿐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현지에 있는 문화재 해설사에 의존하는 것이다.

 

여행사와 지자체가 연계 되어

 

그런데 이번 당일치기여행상품은 좀 독특한 면이 있다. 그것은 여행사와 지자체가 연계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상품권이다. 여행에 참여한 사람 모두에게 오천원짜리 상품권을 무상으로 나누어 주는 것이다. 이 상품권은 서산시내에 있는 재래시장인 동부시장에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무상으로 상품권을 나누어 주는 것은 여행객들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물건을 살 때 오천원 이상의 구매를 유발하기 위한 제도라 보여 진다. 이렇게 지자체에서 상품권을 무상으로 주는 대신 관광객들이 해야 할 일은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점심식사를 하고 난 후 영수증을 가이드에 제출하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무상으로 상품권을 주는 대신 점심을 먹었다는 영수증을 제시하여야 인정되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당일치기여행상품은 인당 25천원이다. 그러나 무상으로 상품권을 받았으므로 실제적으로 2만원에 여행하게 되는 셈이 된다. 해가 감에 따라 당일치기 여행도 개념이 바뀌고 진화해 가는 것 같다.

 

꼭 보고 싶었던 서산마애삼존불

 

교대역에서 8 15분에 출발하였다. 첫 목적지 삼존마애불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10시 가 되었다. 이후 이동시간을 제외 하고 한시간 단위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백제의 미소라 하여 잘 알려져 있는 서산마애삼존불은 꼭 보고 싶었다. 마침내 이번 당일치기를 통하여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문화재해설사의 설명이 없었다면 단지 보고 지나치는 것에 그쳤을 것이다.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1959년에 처음 발견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깊은 깊은 산속에 꼭꼭 숨어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잘 볼 수 있도록 석축이 쌓여져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불상

 

문화재해설사에 따르면 삼존불은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 불상을 중심으로 좌측에 있는 보살상이 과거이고, 중앙에 큰 불상이 석가모니 부처님이라 한다. 그리고 오른쪽의 반가사유상은 미래의 부처님으로 오실 미륵보살상이라 한다.

 

또 하나 새겨 들은 설명이 연령대에 대한 것이다. 중앙의 부처님은 40대의 모습이고 왼쪽의 과거불은 20대 여성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라 한다. 그리고 반가사유의 미래보살상은 마치 개구장이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이라 한다

 

 

 

 

중앙의 부처님은 40대의 모습

 

 

 

 

 

 

 

왼쪽의 과거불은 20대 여성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

 

 

 

 

 

 

 

 

 

반가사유의 미래보살상은 마치 개구장이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

 

 

 

 

날씨에 따라 웃는 모습이

 

중앙의 여래입상의 얼굴모습은 웃는 모습이다. 이렇게 웃는 모습의 부처님상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것이라 한다. 그런데 날씨에 따라 햇빛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는 것이다. 오늘처럼 구름이 끼고 흐린 날씨에는 고요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평화롭고 자비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다.

 

 

 

 

 

 

바위에서 부처님이 튀어 나온 것처럼

 

마애삼존불은 화강암을 정으로 쪼아서 만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바위에 불과 하였던 것이 거룩한 부처님상으로 변한 것이다. 유홍준의 문화답사기에서 보는 것 처럼 마치 바위에서 부처님이 튀어 나온 듯한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부처님상을 만든 장인은 누구이었을까? 

 

 

 

 

 

 

 

 

 

 

 

 

삼존불에 대한 안내판에는 정확한 조성연대가 기록 되어 있지 않다. 다만 6세기에 조성되었을 것이라 한다. 태안반도가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중국불교가 백제를 들어 오는 과정에서 조성된 것이라 보는 것이다.

 

천오백년 동안 보존 된 이유는?

 

최초로 백제에 불교가 전래 된 때 가 기록상으로 384년이다. 인도승려 마라난타가 동진에서 법성포로 들어 온 것이 최초라 한다. 백제불교가 일본에 전파한 것은 538년으로 기록 되어 있다. 성왕이 긴메이천왕에게 사신과 함께 불상과 불경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백제에 불교가 들어 온지 일이백년 만에 주류종교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이다. 마치 오늘날 기독교가 들어 온지 일이백년만에 주류종교로 자리잡은 것처럼 급속도로 퍼져나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신앙의 산물이 바로 6세기말의 마애삼존불이라 본다.

 

 

 

 

 

 

서산마애삼존불은 깊은 산중에 꼭꼭 숨겨져 있는 듯이 보인다. 지금은 석축이 쌓여 있어서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처음 발견당시에는 우러러 보았다고 한다. 이렇게 심산유곡에 있어서일까 1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만일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 나무나 흙, 쇠붙이로 만들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보존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찾지 않는 심산유곡, 그것도 사방으로 막힌 좁은 공간에 숨겨져 있듯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그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다고 본다.

 

 

 

 

 

신조어 아라메길

 

마애불상으로 가는 길을 아라메길이라 한다. 왜 아라메길이라 하였을까? 이 신조어에 대하여 검색을 하여 보니 서산아라메길사이트가 발견된다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를 합쳐서 아라메라 한다. 

 

아라메길은 2010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2012년까지 5개의 구간을 개통하였다. 참고로 구간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구간 [18.0] 유기방가옥 - 해미읍성

 

유기방가옥(0) - 신정묘(0.3) - 유상묵가옥(0.8) - 미평교(4.7) - 고풍저수지(5.5) - 용현계곡입구(6.8)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7.4) - 보원사지(8.9) - 개심사(11.4) - 임도접경지(13.4) - 분기점 공터(14.6) - 정자(조망대14.9) - 해미읍성 북문(17.7) - 해미읍성 주차장(18.0) (단위:)

 

 

1-1 구간 [9.0] 강댕이미륵불용현리주차장

 

강댕이미륵불(0) - 쥐바위·인바위(0.2)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0.3) - 방선암(0.4) - 보원사지터(1.9) - 임도(3.1) - 개심사입구(3.9) - 전망대(4.2) - 전망대입구3거리(5.3) - 용현자연휴양림매표소(7.5) - 보원사지터(8.0) - 용현리주차장(9.0) (단위:)

 

 

1-1구간

 

 

 

 

2 구간 [11.0] 해미순교성지 - 대치2리입구

 

해미순교성지(0) - 성지1로입구(1.0) - 해미읍성서문(1.6) - 해미읍성 진남문(2.0) - 해미파출소(2.4) - 산수리회관 (3.7) - 한서대입구(6.4) - 송덕함교차로(7.4) - 대곡1리마을회관(8.1) - 현대폐차장(8.7) - 한티고개(9.7) - 대치2리입구(11.0) (단위:)

 

 

2구간

 

 

 

3 구간 [18.0] 황금산입구 - 삼길포관광안내소

 

황금산입구(0) - 대진초교분기점(6.1) - 대죽1리마을회관(9.7) - 화곡 교차로(12.4) - 해월사삼거리(16.1) - 삼길포관광안내소(18.0) (단위:)

 

 

3-1 구간 [3.0] 삼길산 구간

 

삼길포관광안내소(0) - 봉화대입구(1.3) - 봉화대(1.5) - 삼길산교회 입구(2.2) - 편션단지입구(2.4) - 삼길포관광안내소(3.0) (단위:)

 

팔봉산양길리주차장(0) - 팔봉면사무소(2.5) - 솔감저수지(4.0) - 구도항(6.5) - 주벅(전망대9.5) - 팔봉갯벌체험장(14.0) - 호덕간사지(17.0) - 방천다리(20.0) - 팔봉양길리주차장(22.0) (단위:)

 

 

4 구간 [22.0㎞] 팔봉 호리 구간

 

팔봉산양길리주차장(0) - 팔봉면사무소(2.5) - 솔감저수지(4.0) - 구도항(6.5) - 주벅(전망대9.5) - 팔봉갯벌체험장(14.0) - 호덕간사지(17.0) - 방천다리(20.0) - 팔봉양길리주차장(22.0) (단위:)

 

 

5 구간 [7.0] 부춘산

 

대산목삼거리0) - 학생수영장(0.5) - 서광사(1.1) - 부춘산전망대(1.9) - 청련사입구(2.4) - 화물차주차장(4.4) - 청구원(4.9) - 봉화대(5.9) - 대산목삼거리(7.0) (단위:)

 

(아라메길 전체코스별 안내)

 

 

코스중에 ‘1-1 구간이 마애삼존불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서산시의 아래메길 코스와 관련하여 불교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천주교 성지가 크게 부각 되어 있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2구간의 해미순교성지가 그렇다.

 

서산시의 종교편향

 

이에 대하여 교계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도 하였다.

 

 

서산시 고북면 천장사길 100 천장사의 주지 허정 스님이 서산시의 종교편향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면서 이를 불교계에 고발했다. 허정 스님은 천장사 주지 소임을 살면서 천장사 주변에서 벌어지는 서산시의 종교편향 정책 3가지 사례를 수집해 최근 불교계 언론에 보내왔다.

 

허정 스님에 따르면 서산시의 종교편향 사례는 ▲아라메길 사업에서 천장사 코스를 빼고 천주교 순례코스가 추가된 것 ▲도로명 변경신청에서 ‘천장로’를 불허한 것 ▲내포문화 숲길에서 ‘원효 깨달음의 길’을 없애버린 것 등을 제시했다.

 

서산시는 2010년 아라메길(http://www.aramegil.kr) 2구간(해미읍성-황락저수지~숭덕사~한티고개~천장사~신송저수지~촛대바위~고북면 간척지) 22.2km를 추진하고 있었는데, 돌연 2구간의 천장사 코스를 취소하고 대신에 천주교순례길 2구간(해미순교성지→ 성지2로입구→ 해미읍성서문→ 해미읍성진남문→ 해미파출소→ 산수리회관→ 한서대입구 → 송덕함교차로 → 대곡1리마을회관 → 한티고개 → 대치2리입구) 11.0㎞를 만들었다. 더구나 한티고개에서 → 대치2리 입구는 서산시가 아닌 예산군임에도 불구하고 경계를 넘어서 가면서까지 천주교 순례길을 만든 것은 명백한 종교편향이라고 허정 스님은 지적했다.

 

(“서산시의 종교편향 규탄한다” 허정스님, 편향사례 3가지 공개 , 미디어붓다,  2013-12-17)

 

 

천정사는 경허선사와 매우 인연이 깊은 절이다. 또  최인호의 소설‘길 없는 길’의 무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산 가야산 자락에 위치란 수덕사, 개심사 등과 함께 서산을 대표하는 전통사찰이다. 그럼에도 이번 서산아라메길 코스에서 천장사가 제외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천장사 주지 허정스님이 이런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 하여 이슈화한 것이다.

 

이의를 제기한 허정스님

 

기사에 따르면 서산시는 아라메길을 조성하면서 천주교성지순례코스를 의도적으로 부각하였다는 것이다. 해미읍성에 수 많은 천주교인이 참수당한 역사적 사건을 부각하기 위하여 해미순교성지 코스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천주교는 부각시키면서 불교는 소외된 것으로 본다. 대표적으로 천장사가 아라메길 코스에서 빠진 것이다. 이에 대하여 천장사 주지 허정스님은 천장사 카페에서 다음과 같이 다짐 하였다.

 

 

아라메길에 예정되어 있던 '천장사'가 2013년 서산에서 작성한 지도에는 빠지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천주교는  '내포문화숲길'과 '아라메길'에 각각 천주교 순례길을 조성하여 그들만의 성지로 만드는 작업을 완료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도록 방치한 것에 깊이 참회하오며 앞으로 천장사가 포함된 '아라메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허정스님,  [내포문화숲길] 내포문화숲길과 아라메길에 천주교 순례길, 2013-07-29)

 

 

허정스님은 천장사가 아라메길에서 빠진 것에 대하여 서사시청에 이의를 제기 하였다. 그래서 스님은 2013년 11월 2일자 글에서 “이미 내포문화 숲길에 천주교 순례길이 있는데도  서산시에서는 아라메길에 다시 천주교 도보순레코스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서산시를 벗어나 예산군땅을 1.6km나 침범하면서 말입니다.”라 주장하면서 “예상구간이었던 천장사 코스를 삭제하고 예상에도 없던 천주교 코스를 11km나 만든 것에 대해서 서산시는 마땅히 해명을 해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노력결실

 

이런 노력의 결실이어서일까 2014년 3월 24일자 글을 보면 “아라메길 천장사 구간이 조성중에 있습니다.”라고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천장사 제1주차장에서 시작된 새로운 코스의 아라메 길이 천정사, 언쟁이 고개, 독고개를 고쳐 광천저수지에 이르게 될 것이라 한다.

 

 

 

 

천장사에서 제안한 아라메길 코스 

 

 

 

경허로라는 명칭을 받아낸 허정스님

 

그런데 스님은 또 한가지 큰 일을 하였다. 그것은 도로명주소와 관련된 길이름이다. 이에 대하여 미디어붓다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도 하였다.

 

 

경허스님의 주석처 천장사 가는 길 3.8km 구간이 ‘경허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정부에서 추진한 도로명주소 사업으로 불교적인 이름이 사라져 가던 차에 한국불교의 중흥조 경허 스님의 이름이 들어간 ‘경허로’를 갖게 된 것이다.

경허로는 도로명 주소 시행이후 최초로 지정된 불교와 관련된 ‘명예도로명’이며, 충청남도에서는 유일한 명예 도로명이다.

천장사 가는 길의 명칭이 ‘경허로’라는 명예 도로명을 부여받기까지는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의 역할이 컸다.

 

 

 

 

명예도로명 '경허로' 지정되다! 명예도로 ‘경허로’

((3.8km, 녹색선은 ‘천장사길’ 도로 약 1.1km)

 

 

명예도로명 ‘경허로’가 성사되기까지는 약 4년의 세월이 걸렸다. 지난 2008년 천장사 주소가 ‘서산시 고북면 장요리 1번지’에서 ‘서산시 고북면 고요동 1길 93-98’로 변경되었고, 2012년 9월 허정 스님이 천장사 주지로 부임하면서 도로명 변경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 됐다.

허정 스님은 2012년 11월 24일 주민의 서명동의를 받아 도로명 주소 ‘서산시 고북면 고요동 1길 93-98’에서 ‘서산시 고북면 천장사길 100’으로 ‘천장사’를 주소에 넣는 변경을 이룬데 이어, 2013년 8월 1일부터 천장사내에서 방문객을 상대로 도로명 ‘경허로’ 도입을 위한 서명작업을 시작했다. 유인물 ‘천장사와 마을주민이 경허로(
鏡虛路)를 만드는 까닭’을 제작해 배포했고, 2013년 8월 20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서명 청원을 시작했다.

2013년 9월 시청에서 고수관로를 사용하는 서명대상자 189명 주소를 받아 신도님들과 서명운동을 시작, 2013년 10월 3일 서산시 토지정보과에 ‘도로명 변경에 대한 설문조사 공정성 요구의 건’이라는 공문서를 접수시키고, 10월 8일에는 서명 받은 130명 명단을 가지고 서산시장을 면담했다.

10월 10일 서명대상자 189명 중 130명의 서명을 받아 도로명 변경 신청서를 서산시에 제출하고, 천장사 신도와 탐방객 400여명에게 받은 서명서도 같이 제출했다. 그러나 12월 6일 서산시 도로명주소위원회는 도로명 ‘경허로’ 변경안을 부결시켰다. 이 사실이 12월 16일 불교계신문 미디어붓다, 불교닷컴, 법보신문, 불교신문 등에 ‘경허로’ 부결에 대한 사건이 기사화 되었으나 몇 군데는 게재되지 못하고 몇 군데는 일주일후에 기사를 내리는 일이 일어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경허로 도로명 제정을 위한 천장사 허정 스님의 원력을 시들지 않았다. 2013년 12월 18일 서산시에 ‘도로명주소 위원명단과 회의록 공개요청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접수해 압박을 가하는 한편, 12월 24일에는 서산주지협의회 스님들과 서산시장을 면담했다. 이에 따라 서산시와 천장사는 공식 도로명은 아니지만 ‘명예도로명’ 지정방안을 논의했고, 2014년 1월 2일 서산시 토지과에 명예도로명 경허로 신청 공문  제출했다. (2014년 1월 24일 미디어붓다에 “천장사 진입로 ‘명예도로명 경허로’ 추진”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됨)

이같은 과정을 거쳐 2014년 2월 13일~ 2월 27일 서산시 고북면 홈페이지에 명예도로명 부여 주민의견 수렴 공고(서산시 공고 제2014_190호)가 나왔고, 3월 7일 서산시 도로명주소 위원회에서 명예도로명 ‘경허로’ 통과되기에 이르른 것이다.

천장사는 2014년 5월 경허선사 열반 102주기에 맞추어 명예도로명 ‘경허로 제막식’ 및 인근의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경허 백일장’등의 행사 개최할 예정이다.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은 ‘명예도로명 경허로’가 갖는 의미에 대해 ▲우리나라와 서산시 지역사회에 경허스님의 위상이 높아지고 ▲도로명주소 안내시설과 도로명주소 안내도에 ‘경허로’가 표시됨으로 자연스럽게 경허스님과 천장사가 홍보되며 ▲탐방객들에게 천장사를 쉽게 안내하는 이정표가 되고 ▲천장사와 수덕사 사이에 있는 ‘깨달음의 길’과 연계되어 걷기코스로 활용이 되며 ▲서산의 자랑스러운 인물에 경허스님이 들어갈 가능성을 높이게 되고 ▲경허스님과 수월, 혜월, 만공스님 같은 경허의 제자들이 서산의 문화 자원이 되어 앞으로 다양한 행사가 가능해지며 ▲서산시는 물론 충청남북도를 통털어 최초의 명예도로명이라는 점에서 지역민들과 불자들이 자긍심을 갖게 되고 ▲경허스님과 제자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 탐방객들과 지역 어린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며 ▲경허스님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하여 서산시와 고북면을 찾는 분들이 늘어나서 지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정 스님은 “도로명 주소 도입으로 수많은 불교지명을 상실한 불교계가 천장사에서 명예도로명 ‘경허로’를 관철시킨 것처럼 명예도로명 지정을 통한 불교지명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장사 가는 길 3.8km ‘경허로’ 됐다, 미디어붓다 2014-03-12)

 

 

지난 3 12일자에 보도된 기사전문을 실었다. 도로명으로 주소가 바뀌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임의적으로 명칭을 부여하였는데 이는 행정편의적 발상이라 한다. 전통사찰이 바로 옆에 있음에도 전혀 관련없는 명칭이 부여 되는 것이 허다 하다는 것이다.

 

박호석법사는 잘못된 도로명 주소에 왜 침묵하는가라는 글을 통하여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그러나 한국불교의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스님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허정스님은 서산시청에 이의를 제기하여 천장사로 이르는 길에 대하여 경허로라는 명칭을 받아 내기에 이른 것이다. 

 

명예도로명이란 무엇인가?

 

비록 명예도로명에 불과하지만 이정표에 경허로라고 표기 된 것만 해도 큰 의의를 갖는 것이다. 이 명예도로명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명예도로명이란?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주소법 제 8조의 2(명예도로명)와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11조의5(명예도로명의 부여 절차)에 근거한 법으로 지정되고 나서 5년후에 다시 주소위원회 회의를 거쳐 재지정 되어야 하며, 경허로가 지정되기 이전까지 서울에만 11개의 명예도로명이 있었다. 전국적으로는 몇 개의 명예도로명이 지정되어 있는지는 파악되지는 않았으나 충청남북도의 경우 ‘경허로’가 최초의 명예도로명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불교와 관련된 명예도로명은 ‘경허로’가 유일하다.

 

일반도로명은 도로명을 사용하는 주민의 과반수 동의를 얻고 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통과되어야 하지만 명예도로명은 주민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고, 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통과되기만 하면 된다. 명예도로명은 관주도형의 도로명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명예도로명을 적절히 활용하면 기존의 도로명과 마찰하지 않고 지역의 특색 내지는 불교적인 도로명을 되찾거나 지을 수 있다. 불교와 관련된 도로명을 지정할 기회를 놓친 사찰이나 불교단체에서 지금 당장 추진해 볼만한 이유다.

 

천장사는 일반도로명 ‘경허로’를 추진했으나 경허스님이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서산시 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명예도로명 ‘경허로’를 추진하게 되었다. 천장사는 명예도로명 ‘경허로’를 5년 동안 사용하고 다시 재지정 신청을 하거나 일반도로명으로 변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천장사는 명예도로명 ‘경허로’를 널리 홍보하고 앞으로 5년 동안 ‘경허로’에 대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여 ‘경허로’가 지속적으로 사용되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주소 안내시설과 도로명주소 안내도에 일반도로와 함께 표시가 되지만 일반지도에 표시되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더구나 명예도로명판을 어떤 색깔로 몇 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그러나 명예도로명을 지정하는 이유가 지역의 산업과 관광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임으로 명예도로명의 설치와 홍보를 해당 관공서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일반 지도에도 표시되도록 요구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허정 스님의 설명이다.

 

(천장사 가는 길 3.8km ‘경허로’ 됐다, 미디어붓다 2014-03-12)

 

 

명예도로명 ‘경허로’는 우리나라 최초라 한다. 이는 한스님의 원력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명예도로명을 부여 받으면 이정표에 등재 될 수 있어서 사찰을 찾는데 용이할 것이다. 더구나 자주 사용된다면 굳어져서 정식도로명으로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 한다.

 

스님의 노고에 화이팅!”

 

당일치기 여행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문화재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는 모습이 진지하다. 해설사는 삼존불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손의 모양이나 광배등과 같은 불교적 상식을 알려 준다. 더구나 과거불 현재불 미래불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서 깊게 들어간다. 마치 줄줄이사탕이나 고구마덩굴이 연상될 정도로 불교에 대한 설명이 끊임 없다. 그런 해설사는 반드시 ‘부처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

 

 

1500년전 어느 조각가에 의하여 만들어진 불상이 마치 바위에서 불쑥 나온 듯한 모습을 본다. 깊은 산중에 꼭꼭 숨어 있었길레 크게 훼손없이 지금 누구나 온하고하고 평화로운 미소의 불상을 마주한다. 그래서 불자이건 아니건 문화재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아 보인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불교가 사람들에게 설명 되고 있음에도 다음 목적지인 개심사에서는 해설사를 볼 수 없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제발로 스스로 찾아 옴에도 스님이나 종무원도 볼 수 없었다. 마치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불가의 말이 현실인 것 같다.  

 

그럼에도 천장사 주지 허정스님은 비록 작은 절의 주지소임을 맡고 있을지라도 천장사를 알리기 위하여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서산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라메길을 천장사에서 시작 되도록 하였고 더구나 도로명까지 경허로라 하여 명예도로명을 갖게 하였다. 이런 스님의 노고에 화이팅!”이라는 말로 대신 한다.

 

 

 

 

2014-03-3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