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안양아트센터

담마다사 이병욱 2013. 11. 14. 11:01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안양아트센터

 

 

 

법륜스님이 왔다

 

법륜스님이 사는 지역에 왔다. 11 13일 저녁 안양아트센터(구안양문예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스님은 지금도 전국순회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벌써 5년째이다. 지난해의 경우 300회를 기록하여 놀라운 일정을 소화하였다. 그런데 올해 역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서 스님의 일정을 보면 작년 못지 않은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요원들

 

강연이 열리는 안양아트센터로 향하였다. 저녁 7시부터 열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강연이 열리기 몇 일 전부터 지역에서는 강연을 알리는 플레카드가 걸려 있었다. 안양과 멀리 떨어진 과천에서도 볼 수 있었고, 심지어 과천에서 시작 되는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일년에 두 차례 정도 열리는 즉문즉설이 열리면 시내 곳곳에서 플레카드를 볼 수 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강연이 열리기 이전에 스텝들이 먼저 보인다. 사거리 교차로에는 평화재단이라는 어깨띠를 두른 요원들이 안내를 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마치 일요일 아침 큰 교회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교통봉을 들고 안내를 하고 있다. 또 강연장 입구 로비에는 정토회법당 소속 사람들이 안내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강연을 위하여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어를 쓰면 고상하고 품위 있는 것일까?

 

안양아트센터에 들어섰다. 전에는 ‘안양문예회관’이라 불리던 곳이다. 시대의 영향이어서인지 이름도 바뀌었다. 동사무소가 ‘주민센터’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듯이 문예회관이라는 말 대신 영어를 사용하여 ‘아트센터’로 바뀐 것이다. 같은 말이라도 한자어를 쓰면 품위있고 고상해 보이는데, 이제는 한자어 대신 영어를 사용하면 더 고상해 보이는 모양이다.

 

 

 

 

로비에서는

 

로비에는 정토회 소속 멤버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법륜스님의 책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고 정토회를 알리는 코너도 있어서 역할이 분담되어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연장은 무료이다. 누구나 들어 갈 수 있다. 그러나 들어가기 전에 설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름과 휴대폰 번호, 살고 있는 동이름 등 기초정보이다. 이렇게 설문서를 작성을 해야 들어 갈 수 있다. 아마도 수백명에 달하는 인원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평화재단, 불교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

 

이번 법륜스님 강연은 이번에 두 번째 참가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안양 평촌에 있는 동안양여성회관에서 처음 강연을 들었다. 그때 강연 주제는 행복이야기 마당이었다.

 

그런데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 로비에서는 작성문과 함께 평화재단소개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갑자기 평화재단이라는 단체가 크게 부각 된 듯한 느낌이다. 평화재단에 대한 팜플렛을 나누어 주면서 회원이 될 것을 권유하였기 때문이다.

 

평화재단 팜플렛을 읽어 보았다. 취지를 보면 ‘평화재단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요목표로 활동합니다’라고 되어 있다. 정토회가 종교단체이긴 하지만 굶주린 북한주민돕기운동을 해온 법륜스님의 발원이 이제 평화운동으로 발전한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를 조직화 하기 위하여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종교단체의 성격을 벗어난 평화재단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평화연구원’이라는 전문가 모임이다. 그래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운동을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전문가들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 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아마도 불교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을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회의 의사결정권자들의 모임을 만들어 법륜스님의 사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모임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종교단체의 범위를 벗어나 ‘정치세력화’ 조짐이 보였을 때 기득권 세력들이 좌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모임이 어느 정도 까지 발전될지 우려의 마음으로 지켜 볼 뿐이다.

 

영상법문으로 운영되는 정토법당

 

로비에는 새로 설립된 안양정토법당의 활동상도 전시 되었다. 이런 정토법당은 전국적으로 있어서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일주일에 두 번 ‘영상법문’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정토법당은 일년에 두 차례 개설 되어 있는 불교교양대학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정토회는 사실상 법륜스님 원맨체제이기 때문에 법문 역시 스님이 한다. 그래서 전국에 걸쳐 있는 정토법당을 찾아 다니면서 교육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전국에 걸쳐 있는 정토법당에서는 영상으로 스님을 접한다고 한다. 이렇게 전국에 걸쳐 있는 정토법당에서는 스님을 친견한다거나 실제로 보는 것 없이 스님의 ‘영상법문’으로 공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스님이 전국순회 강연을 하면 스님을 직접 보고 직접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행복에서 희망으로

 

저녁 일곱시가 되자 강연장은 청중들로 꽉 찼다. 연중 각종 음악화, 연극, 공연 등이 열리는 관악홀은 꽤 크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찬 수백명의 청중들이 스님의 법문이 시작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강연장에는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라는 플레카드가 붙어 있다. 2010년의 경우 ‘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행복이야기 마당’이었는데 불과 3년만에 행복에서 ‘희망’으로 슬로건이 바뀌었다. 이는 행복이라는 말의 퇴조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한때 행복이라는 말이 유행하였다. 그래서 명망가들이 행복콘서트형식으로 행복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으나, 요즘은 행복이라는 말대신 힐링이라는 말이 더 유행하는 것 같다. 그래서 힐링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스타스님들이 법문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시대의 영향이어서일까 올해 법륜스님의 강연슬로건은 희망이다.

 

돈 보다 권력인가?

 

법륜스님과 함께 입장한 시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민주당 출신의 시장은 소위 학원재벌로 알려져 있다. 평촌의 학원가에서 여러 개의 학원을 소유하고 있는 재력가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러 번 도전하여 마침내 시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 돈 보다 권력인 것 같다. 자수성가 하여 어느 정도 재력이 형성되면 그 다음 추구하는 것이 명예와 권력이듯이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권력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정치인들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 가는 것 같다.

 

주로 불자들이 모인 강연에서 지역의 시장은 인사말을 하였다. 법륜스님에 대하여 ‘큰스님’이라 치켜 세우면서 불자들의 환심을 살만한 발언을 하였다. 특히 안양이 원래 불교지명이었음을 강조 하였다. 천수경에 ‘원아결정생안양 (願我決定生安養)’이라는 말이 있듯이 ‘안양(安養)’이라는 말은 다름아닌 ‘극락’을 뜻한다. 그래서 시장은 극락에 해당되는 산스크리트어 ‘수카바티(sukhāvatī)’를 인용하여 이야기 하였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수백명이 모인 불자들 앞에서 산스크리트어 수카바티라는 문자까지 써 가며 인사말을 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준비하였다고 보여진다. 더구나 안양FC(Football Club)’의 함성구호가 수카바티라고 놀라운 말도 하였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그런 경향은 더 심하다. 법륜스님이 전국순회 공연을 원할 하게 하는 것도 선거에서 표를 의식한 지자체장의 배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간의 갈등이 대부분

 

시장의 인사말에 이어 곧바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 시작 되었다. 미리 신청한 10명의 질문에 대하여 스님이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날 저녁 9 12분까지 이어진 즉문즉설시간에 열명의 질문자의 내용은 언제나 그렇듯이 가족간의 갈등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갈등은 약 60-70%가 가족간의 갈등이기 때문이다. 고부간의 갈등, 부부간의 갈등, 부모자식간의 갈등을 말한다. 이날 질문 역시 그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수백명이 지켜 보는 가운데 질문자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는다. 자신이 겪고 있는 말못할 고민과 고통에 대하여 스님의 답변을 통하여 해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단위 시간당 겪는 경험

 

스님은 질문에 앞서 기조발언 형식으로 먼저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것은 시간에 대한 것이다. 지금 질문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새로운 기회와 능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젊어서 사서 고생하는 이야기를 비유로 들어 말하였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낸 자는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듯이 보이고 고통스럽게 한 평생을 산 자는 시간이 더디게 흘러 가는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행복한 자는 십년이 하루 같다라고 느낄 것이고, 지금 불행한 자는 일각이 여삼추라 한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사람의 일생을 80세로 보았을 때 행복한 자는 불과 8일 사는 것이고, 불행한 자는 수천년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누구나 오래 살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불행한 자가 오히려 더 낫다는 역설이 된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단위 시간당 겪는 경험을 말한다. 똑 같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경험을 많이 하면 시간이 더디게 흘러 가는 것 같아서 젊어서는 고생도 사서 하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이렇게 발상의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스님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요지는 이렇다. 지금 고부간의 갈등, 부부간의 갈등, 자식과의 갈등에 따라 고통스럽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마치 젊어서 사서 고생하듯이 인생의 지혜도 생길 뿐만 아니라 행복한 인생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와 동급이 된 엄마

 

질문자는 열명이었다. 여러 질문이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자녀의 양육과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아이 넷을 키우고 있는 어느 여인이 질문하였다. 유아에서부터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 자녀가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아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와 싸우기도 하는데 어떻게 하면 말 잘듣는 아이로 키울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다.

 

이에 대하여 스님은 정신과 치료를 먼저 받아 보라고 하였다. 아마 질문자가 아이들에게 신경질을 내며 싸웠다고 말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있어서 과 같은 존재인데 아이에게 화를 내며 싸우는 것은 아이와 동급이라는 것과 같아서 엄마의 자격이 없다고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그 어떤 경우에서라도 화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힘 없는 아이에게 화를 내서 제압하려 하지만, 아이가 청소년기 되면 반드시 반항이나 비행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마구 야단치고 내뜻대로되지 않는다 하여 화를 내고 심지어 아이와 싸우려 든다면 엄마의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요한다고 하였다.

 

냉정한 스님의 답변

 

35세 되는 여인이 질문하였다. 현재 갓난 아이가 하나 있는데 외국인 남편과 함께 남편의 나라로 이민을 가려고 준비중이라 하였다. 그런데 자꾸 자신의 친정어머니가 걸린다는 것이다. 자신이 20세가 되었을 때 부모가 이혼을 하였는데 어머니의 편을 들어 거들어 주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폭력에 어머니 뿐만 아니라 자신도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렇게 20세 때부터 가장 아닌 가장 역할을 해 오며 이제까지 지냈는데 이제 친정어머니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자꾸 간섭하고 의지하기 때문이라 한다. 남편도 부담스럽게 느껴서 이민가기로 하였는데 자꾸 어머니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하며 서운해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로지도 못하는 처지에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하여 조언을 구한다.

 

법륜스님의 즉설은 단호하다. 원래 계획대로 이민을 가라는 것이다. 왜 이런 밀을 하였을까? 이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어 보면 알 수 있다. 스님은 즉문즉설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이십세론’이다. 자녀들 나이가 20세가 되었으면 부모의 역할이 다 끝났음을 말한다. 그 대신 20세 이전에는 자녀들을 돌 보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동물의 세계를 빗대어 설명한다.

 

법륜스님의 이십(20)세론

 

TV다큐 프로를 보면 동물들의 세계를 볼 수 있다. 새나 동물이나 새끼를 낳으면 어미는 헌신한다. 그래서 먹이를 부지런히 날라다 먹이고 새끼가 잘 자라도록 보호해 준다. 하지만 이것도 새가 둥지를 떠날 때 까지이다. 그리고 동물이 스스로 먹이를 찾아 나설 때 까지이다. 그 이후에는 돌 보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라 한다. 나이 20세가 넘으면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가 넘었음에도 계속 보살펴 준다면 동물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20세가 넘어서까지 부모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부모를 등쳐 먹겠다는 발상이라 한다. 이렇게 ‘20세론짐승론으로 자녀와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렇다면 부모와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할까?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라

 

질문자는 부모를 안쓰러워 한다. 이혼 하여 혼자 살고 있는 친정어머니가 불쌍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친정어머니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렇게 할 수 있냐?”는 식으로 이야기 하였을 때 난감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법륜스님은 역시 20세론과 짐승론으로 설명한다. 나이 20세가 넘었으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나이이기 때문에 부모에게 전적으로 얾매이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부모를 부양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부모도 부모나름이라 미성숙된 부모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 부모의 인생에 너무 깊숙히 관여 하지 말라는 것이다.

 

스님은 부모가 싸울 때 또는 부모가 이혼한다고 할 때 개입하지 말라고 하였다. 부모는 부모인생이 있고 나는 내 인생이 있기 때문에 남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 혼자 된 부모가 불쌍하긴 하지만 자신의 길을 가라고 말한다. 이렇게 법륜스님은 냉정하게 말한다.

 

이런 법륜스님의 즉설에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스님의 법문이 올려진 인터넷 동영상 댓글에는 비난의 목소리도 많기 때문이라 한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스님도 인터넷 댓글을 보는 것 같다.

 

아베가 내 말 듣나요?”

 

열명의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이는 상황이 매우 절박한 것 같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은 것이라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대하여 법륜스님은 어느 경우든지 막힘 없이 이야기 한다. 그리고 해법을 제시한다. 그 해법의 근본 취지는 어떤 것일까?

 

법륜스님이 제시하는 해법은 다른 것이 아니다. 먼저 자신을 변화시키라는 것이디. 이는 무엇을 말할까?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상대방에게 내뜻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스님은 아베가 내 말 듣나요?”라고 말하면서 독도사태를 언급하였고, “박근혜가 내말 듣나요?”라고 말하면서 남북경색 문제를 이야기 하였다. 내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온이 내것이라면

 

만일 세상이 내뜻대로 된다면 돈도 내마음대로 벌려야 하고, 대통령도 내뜻대로 따라 주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내뜻대로 되는 것이 없다. 이는 초기경전에서도 알 수 있다. 부처님의 두 번째 설법으로 잘 알려져 있는 다섯 명의 경(무아상경, S22:59)’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물질은 내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물질이 나라면 이 물질에 질병이 들 수가 없고 이 물질에 대하여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라.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지 말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물질은 내가 아니므로 수행승들이여, 이 물질이 질병이 들 수가 있고 이 물질에 대하여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라.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지 말라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Pañcavaggiya sutta-다섯 명의 경-무아상경, 상윳따니까야 22:59, 전재성님역)

 

 

경에서 부처님은 물질()에 대하여 내 마음대로할 수 없는 것이라 하였다. 만일 오온에 대하여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마음대로, 내뜻대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몸에 병이 나고 늙어 것을 보면 내뜻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나 자신도 내뜻대로 할 수 없는데

 

만일 세상이 내뜻대로 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황금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나면 갑자기 황금이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황금이 보기 싫은 마음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황금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내뜻대로 된다고 하였을 때 좋은 면도 있지만 끔찍한면도 있게 된다. 따라서 세상일은 내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내 자신도 내뜻대로 되지 않는다. 나 자신도 내뜻대로 할 수 없는데 남도 내뜻대로 하겠다고?

 

상대방을 바꾸려 하기 보다

 

나 자신도 내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남편이나 아내를 또는 부모를, 자식을 내뜻대로 조종하려는데서갈등과 문제가 발생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법륜스님의 해법에 따르면 상대방을 바꾸려 하기 보다 나자신을 바꾸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원수 같은 그 인간을 바꾸려 하지만 바꾸어 지지 않고 긴장과 갈등만 유발할 뿐이기 때문에 나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한다. 그래서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라고 한다. 나자신을 바꾸어 내인생은 내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법륜스님의 즉설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테레사수녀가 되어라든가 보디삿트바가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바꾸어 가다 보면 가능하기 때문이라 한다.

 

BTN에서 밝힌 스님의 불교적 해법

 

법륜스님의 즉설은 막힘없다. 그리고 거침없다. ‘준비된 질문에 준비 안된 답을 하지만 듣는 이 모두가 수긍한다. 그래서 종종 웃음바다가 되고 박수가 터져 나온다. 이런 법륜스님의 불교적 해법은 금강경의 무유정법(無有定法)에 기인한다고 방송에서 말한 바 있다. ‘특별하게 정해진 법이 없다라는 것이 무유정법이다. BTN(불교TV)에서 밝힌 스님의 불교적 해법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꼭 금강경이라기 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핵심은 중도사상이라고 말 할 수 있고, 대승불교에 오면 공사상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 금강경의 공사상을 중심으로 하고 있잖습니까? 그래서 금강경에 나오는 소위 ‘무유정법’의 사상이 즉문즉설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철학적 토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법륜스님, 불교TV <특집>BTN특집대담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2012-11-27)

 

 

스님은 대승불교적 사상에 기반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유정법이 뜻하듯이 중도적 사고방식을 말한다. 중도는 가운데길이 아니라 바른 길의 의미이다. 중도는 팔정도이다라는 초기경전에서의 가르침이 있듯이 바른 가르침을 말한다. 그런 중도는 다름 아닌 연기법칙에 대한 것이고, 이는 원인과 결과라는 원리로서 확정된 법칙을 말한다. 그런데 스님은 중도사상에 대하여 대승불교의 공사상과 관련하여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은 공하다는 공사상에 바탕을 둔 스님의 설법은 공사상의 또 다른 명칭인 무유정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흡족해 하는

 

스님이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3세까지 엄마 양육론’ ‘자녀 20세론이다. 또 스님은 강연에서 청중을 사로 잡는 마력이 있다. 강연 도중 종종 원수 같은 못된 남편을 지칭할 때 그 인간이라 표현 하고, 헤어지라고 할 때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함으로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런 스님의 강연을 듣다 보면 주어진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청중들은 대체적으로 흡족해 하는 것 같다. 웃고 박수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듯 하다.

 

스님의 책 사인회

 

저녁 9 12분 스님의 강연이 끝났다. 로비에서 스님이 최근 지은 책에 대한 사인회가 있을 것이라 한다. 스님의 책을 구입한 수 많은 사람들이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하여 길게 줄을 섰다.

 

 

 

 

 

 

 

 

 

 

 

스님이 마침내 나타났다. 평소 스님을 존경하는 이들의 눈길이 쏠린다. 두 시간에 걸쳐 열정적인 즉설을 펼친 스님은 지친 기색도 없이 책에 사인을 한다.

 

 

 

 

 

 

 

 

 

 

 

 

 

 

 

 

 

 

 

 

2013-11-1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