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시장에서 치열한 삶의 모습, 중앙시장 호떡집

담마다사 이병욱 2014. 3. 24. 08:45

 

시장에서 치열한 삶의 모습, 중앙시장 호떡집

 

 

 

산이 있으면 올라 가야만 할까?

 

산이 있으면 반드시 올라 가야만 할까? 요즘은 ‘산행’ 개념이 바뀐 것 같다. 반드시 정상에 올라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둘레길’이라는 것이 생겼다. 산의 중턱에 길을 내서 산을 빙둘러 다니게 해 놓은 것이다.

 

일요일 수리산을 찾았다. 걸어서 당도 할 수 있는 수리산 동쪽 사면 입구에는 약수터가 있다. 이곳에서 약간 가파른 길로 올라 가다 보면 수리산 둘레길이 나온다. 인위적으로 만든 둘레길은 리어카 한대가 다닐 정도로 폭이 넓다. 한 번 올라 서면 가파른 경사 없이 산중턱 길을 돌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할 수 있다. 그래서 둘레길은 일종의 ‘산책길’이라 할 수 있다.

 

 

 

 

 

 

둘레길을 돌다 보면 일부로 멀리 산을 찾아 갈 필요가 없음을 느낀다. 산악이나 산행, 등산 동호회에 가입하면 여러 시간을 버스로 이동한 후에 정상을 목표로 산행한다. 그러나 산행을 마치고 돌아 올 때는 만성적인 교통체증에 좋았던 기분은 다 반납된다. 그래서 가는데 4시간, 산행4시간, 돌아 오는데 5시간 걸려서 거의 버스 속에서 시간을 다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근처의 둘레길을 걸으면 먼 산을 산행 하는 것과 똑 같은 기분을 느낀다. 더구나 교통체증도 없어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끽 할 수 있다.

 

야생화를 보면 강렬한 생명력을

 

날씨가 완전히 풀렸다. 바람이 불긴 하지만 부드럽다. 그러나 나무는 여전히 앙상하다. 싹이 나려면 앞으로 한달은 더 지나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봄기운이 강하다. 인위적으로 조성해 놓은 자연학습장에는 싹이 돋았다. 이제 갓 싹이 돋은 야생화를 보면 강렬한 생명을 느낀다.

 

 

 

 

 

큰꿩의 비름

 

 

 

 

 

 

 

 

섬기린초

 

 

 

 

 

 

 

각시원추리

 

 

 

우주가 열린 듯이 힘껏 피어 있는

 

야생에서 피는 꽃을 야생화라 한다. 온실에서 자란 꽃과 달리 비바람을 맞고 자란 야생화는 대게 꽃이 작고 하얀 것이 특징이다. 이른 봄에 볼 수 있는 야생화 중에 할미꽃이 있다. 무덤가에 피는 작은 보라색 꽃이다. 그러나 커다란 할미꽃도 보인다.

 

 

 

 

 

 

둘레길에 마련된 자연학습장에는 갖가지 야생화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중 어떤 것은 벌써 꽃이 피어 만개 되었다. 마치 우주가 열린 듯이 힘껏 피어 있는 모습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듯 하다.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면

 

산책하듯이 가볍고 편안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둘레길을 걸었다. 다시 사무실로 갔다. 밀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일감이 없어서 초조 하였으나 한꺼번에 몇 건이 겹치는 바람에 주말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둘레길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중앙시장을 들렀다. 언제나 그렇듯이 활기가 넘친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시장을 가보라고 한다. 운동이나 걷기등 몸을 움직이는 것이 우울증에 좋다고 하지만 시장에서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면 우울한 마음 같은 것은 한방에 날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시장 호떡집

 

중앙시장에 가면 늘 보는 광경이 있다. 그것은 중앙통로에 호떡을 파는 노점이다. 이름하여 찹쌀호떡이다. 그런데 늘 볼 때 마다 사람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다. 대체 어떤 맛이길레 줄을 서는 것일까? 어떤 맛인지 알기 위하여 줄을 섰다.

 

 

 

 

 

호떡노점은 세 명이서 하고 있다. 할머니와 주인아저씨와 주인아주머니이다. 지켜보니 각자 역할이 분담 되어 있다. 할머니는 호떡을 만들고 주인아씨는 기름판에 호떡을 되치기 하고, 주인아주머니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호떡은 보통 호떡과 다르다. 크기가 더 커서 마치 빵처럼 생겼다. 찹쌀호떡이기 때문에 재료는 찹쌀이 들어 갔을 것이다. 그리고 앙꼬가 있는데 마치 꿀이 들어 간 처럼 달다. 가격도 한 개에 700원 하여 저렴하다.

 

 

 

 

 

 

한 개를 사서 먹어 보았다. 약간 딱딱 하지만 찹쌀이 들어가서 일까 씹으면 씹을수록 씹는 맛이 났다. 속에 앙꼬는 마치 샌드위치에 들어 가는 젤리 같아서 단 맛이 났다. 700원 짜리 하나만 먹어도 한끼를 때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호떡 3개에 2천원 하니 이천원으로 충분히 한끼가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이 줄을 섰다.

 

기분전환하려면

 

사람들은 기분전환 하기 위하여 멀리 떠나려 한다. 그래서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여러 시간을 달려 산에 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을 버스에서 보낸다. 산행하면서 맑은 공기와 장쾌한 경관을 보면서 호연지기를 길렀으나 다시 되돌아 올 때 모두 반납해 버리고 만다. 상습적인 교통체증에 마무리가 좋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은 물건사러 시장에 간다. 주로 대형마트이다. 예전에는 할인점이라 하여 물건값이 쌌지만 요즘은 할인이라는 말은 쏙 들어 가고 그 대신 마트라 한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싸지 않다. 또 가격표가 붙어 있어서 가격흥정도 안된다. 그래서 시장 분위기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재래시장에 가면 사는 맛이 나는 것 같다. 마치 갓 잡은 생선이 파닥이는 것처럼 활력이 넘쳐 난다.

 

기분전환하려면 멀리 갈 필요 없이 가까운 산의 둘레길을 걷는 것이 다 낫다. 또 우울한 기분이 들면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것 보다 차라리 재래시장 구경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아무리 대형마트가 편하기로 호떡가게 같은 분위기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2014-03-2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