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장날 같은 봉선사 부처님오신날

담마다사 이병욱 2014. 5. 6. 23:14

 

 

장날 같은 봉선사 부처님오신날

 

 

 

불교가 차별 받고 있다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다. 이 날에 대하여 공식적으로는 석가탄신일이라 한다. 달력이나 포털 등에 그렇게 기입이 되어 있다. 그러나 불자들은 석가탄신일이라는 말 대신 부처님오신날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이렇게 불자들 대부분 부처님오신날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달력이나 정부에서는 굳이 석가탄신일이라고 부르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이에 반하여 예수가 태어난 날을 성탄절이라 한다. 그러나 크리스천 대부분은 크리스마스라 한다. 정부에서는 성탄절이라 하고 달력에도 역시 성탄절으로 기입 되어 있지만 크리스천들이 공식적으로 부르는 명칭은 크리스마스이다.

 

한국에서는 예수가 태어난 날은 성탄절이 되고, 붓다가 태어난 날은 석가탄신일이라 한다. 한분은 성인이 태어 났다 하여 명절에나 붙이는 자를 붙여 주고, 또 한분은 같은 성인임에도 김가 이가 하듯이 석가라 한다. 그리고 태어난 날을 이라 한다. 이렇게 한국에서는 불교가 차별 받고 있다.

 

애도기간이라 하여

 

그런데 포털에서도 차별 받는다. 금일 부처님오신날 네이버 첫 화면에는 연꽃이나 연등 등 불교관련 이미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미디어 다음에서는 첫화면에 연꽃 이미지를 실어 주었다. 이에 네이버에 알아 보았더니 현재 세월호 참사에 따른 애도기간이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고 하였다. 5 5일 어린이날에도 별다른 이미지를 싣지 았았다고 하였다. 앞으로 애도 기간이 끝날 때 까지 일체 기념일에 대한 첫화면 배너 이미지를 싣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서운하다. 다른 기념일과 달리 종교의 기념을 특수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이야 이미지를 싣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종교의 경우 다르다.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이미지는 실으면서 불교의 부처님오신날 이미지를 싣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2014년 부처님오신날은 네이버에서 이미지를 싣지 않았다. 바로 이런 것이 포털권력의 전형일 것이다.

 

부처님오신날 봉선사로

 

부처님오신날 봉선사를 찾았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다. 바로 옆이 수목원이어서 주변이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봉선사는 처음이 아니다. 봉선사 연꽃축제 등으로 몇 차례 방문 하였다. 그래서 낯설지 않고 익숙한 편이다.

 

오늘이 부처님오신날이긴 하지만 도시에서는 분위기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국가지정 공휴일이기 때문에 하루 쉰다는 것 외 별다를 것이 없어서 평일이나 다름 없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절로 들어 가는 입구는 차량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서 분위기가 다르다. 봉선사 가는 길도 그렇다.

 

긴기다림 끝에

 

긴기다림 끝에 봉선사에 도착 하였다. 오전 12시를 막 넘긴 시간에 일주문 앞에는 차량과 사람으로 가득하다. 일부는 행사를 마치고 나온 사람도 있지만 들어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국제불교도기를 보고

 

일주문을 지나 봉선사 경내로 들어 갔다. 눈에 띄는 것은 국제불교도기이다. 다른 깃발은 보이지 않고 경내에는 오로지 오색의 국제불교도기만 나부끼고 있다.

 

 

 

 

 

 

 

 

 

 

 

 

오색 국제불교도기 의미

 

이렇게 사찰에서 국제불교도기가 공식적으로 사용 되고 있다는 것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국제불교도기가 테라와다 불교의 종주국이라 불리우는 스리랑카에서 130년전 처음 만들어졌지만, 이를 사용함으로서 국제불교도의 일원이 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오색의 국제불교도기 의미를 보면 다음과 같다.

 

 

 

 

 

 

 

국제불교도기의 의미

색깔

신체적 오라

상징

일반적 의미

1

파랑

(Blue)

부처님의 머리카락에서 방사

자비

(Universal Compassion)

모든 존재에 대한 무량한 자비를 상징

2

노랑

(Yellow)

부처님의 피부에서 방사

중도

(The Middle Path)

모든 극단을 피하고 균형과 해탈을 얻기 위한 중도를 상징

3

빨강

(Red)

부처님의 살에서 방사

축복

(Blessing)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함으로써 얻게 되는 축복을 상징

4

하얀

(White)

부처님의 뼈와 치아에서 방사

청정과 해탈

(Purity and Liberation)

청정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해탈을 상징

5

주황

(Orange)

부처님의 손바닥, 뒤꿈치, 입술 에서 방사

지혜

(Wisdom)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흔들림 없는지혜를 상징

6

5색조합

부처님의 가르침은 보편적임을 상징

출처 ; http://www.saloeurm.com/buddhistflag.htm

 

 

 

25교구 본사 봉선사

 

봉선사는 대찰이다. 교구본사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교구본사가 두 곳 있다.화성에 있는 용주사와 남양주에 있는 봉선사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하여 강남에 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가 있고, 강북에는 25교구 본사인 봉선사가 있다. 그래서 봉선사는 한강 이북의 절들을 말사로 두고 있다.

 

교종본찰봉선사

 

봉선사가 유명한 것은 교학과 관련이 있다. 선종과 교종이 있을 때 교종위주의 사찰이 이곳 봉선사이다. 그래서일까 일주문 뒷편 현판에는 교종본찰봉선사라고 쓰여 있다. 이처럼 교학이 매우 강한 곳이 봉선사이다. 그래서 법화경 등 한역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한 운허스님이 오랫동안 주석하였고 후학을 길러 내었다. 더구나 운허스님과 6촌간인 춘원 이광수도 이곳 봉선사에서 머물기도 하였다.

 

운허스님과 이광수

 

봉선사에는 운허스님과 이광수 등이 주석 하여서 다른 사찰과 달리 교학적 이미지가 강하다. 그래서일까 봉선사에는 교학을 발전시킨 분들의 비석과 부도탑이 커다랗게 조성 되어 있다.

 

 

 

 

 

 

 

 

 

 

 

 

 

오늘은 불교도들의 세상

 

봉선사가 교구본사이고 큰 사찰이어서인지 사람들로 가득하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도시에서는 오늘이 부처님오신날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불교도들의 세상이다.

 

 

 

 

 

 

 

 

 

 

 

 

 

 

 

 

관불의식

 

대웅전으로 가 보았다. 오전에 법요식이 끝나고 관불의식이 진행 되고 있다. 아기부처님의 머리에 물을 부어 목욕시키는 의식을 말한다. 이런 장면은 우리나라 어느 절에 가든지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애도할 수 있도록

 

그런데 올해 부처님오신날의 경우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을 볼 수 있다.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에게 애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해 놓은 것이다. 주로 아이들이나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들이 많다.

 

 

 

 

 

 

 

 

파초는 어디로 갔을까?

 

봉선사에 가면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파초이다. 이전에 왔었을 때 대웅전 앞마당 화단에 파초가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파초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그러나 파초가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있어야 할 파초가 보이지 않아 아쉽다. 참고로 2010 7월에 촬영된 법당앞 파초의 사진은 다음과 같다.

 

 

 

 

 

 

2010 7월 법당앞 파초

 

 

 

비빔밥을 먹기 위하여

 

점심시간이어서인지 긴 줄이 형성되어 있다. 그 길이가 50미터가 넘는 것 같다. 무료로 제공되는 비빔밥을 얻어 먹기 위하여 긴 줄을 서는 것이다.

 

 

 

 

 

고령의 노보살들이

 

절에서 먹는 밥은 늘 그렇듯이 비빔밥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초파일의 경우 예외 없이 비빔밥이다. 그래야 수천명이나 되는 인원을 커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빔밥을 나누어 주는 분들이 너무 고령이다. 봉선사신도회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는데 60대를 넘어 70대의 고령의 노보살들이다. 수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위하여 몇 시간 씩 배식하는 것을 보면 먹기가 미안할 정도이다.

 

 

 

 

 

 

 

 

 

 

절에서 먹는 음식은

 

절에서 먹는 음식은 무엇이든지 맛이 있다. 비록 부실한 재료로 되어 있는 비빔밥일지라도 식당에서 사 먹는 것 보다 훨씬 더 맛 있다. 그것은 절에서 먹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차린 것이 없어도 절밥을 먹는 다는 것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볼품 없는 비빔밥이지만 사람들은 맛있게 먹는다.

 

 

 

 

 

 

 

 

 

 

 

 

긴 줄을 기다려 비빔빕을 먹는 사람들을 보면 전형적인 서민들이다. 아마도 부처님오신날이라 하여 마음 먹고 온 듯하다.

 

 

 

 

 

잔칫집 같은 분위기

 

수 많은 사람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비빔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있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잔칫집 같은 분위기이다. 전을 지지고 전을 판매 하고 있다. 김치전과 야채전이 각각 3천원이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커다란 종이컵에 묵과 야채를 버무려 팔고 있다. 이 것 역시 3천원이다.

 

 

 

 

 

떡복이도 판다. 아이들이 좋아 하는 떡복이를 즉석에서 만들어 팔고 있는데 3천원 한다.

 

 

 

 

 

 

커피도 팔고 있다. 합창단 커피라 하여 종류별로 가격이 다르다. 커피와 녹차는 한잔에 천원이다. 냉커피는 이천원이다.

  

 

 

 

 

 

 

줄서기 싫으면

 

아이들이 좋아 하는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다. 천막부스와 달리 전용공간이 있다. 기념품 매장 처럼 고정된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표를 보니 아이스크림이 천원짜리와 2천원 짜리가 있고, 연국수는 4천원 한다. 길게 줄지어 서기 싫으면 이곳에서 연국수를 먹으면 될 것이다.

 

 

 

 

신도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전을 만들어 팔고, 떡복이를 만들어 팔고 있다. 모두 봉선사 신도회에서 하는 일이라 한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 하여 신도들을 대상으로 판매 하는 것이다. 그런데 판매 하는 것이 이것들 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전에 꽃 공양을 올리세요!!”

 

한쪽 부스에서는 꽃을 팔고 있다.  부처님전에 꽃 공양을 올리세요!!”라는 문구를 커다랗게 써 놓고 있다. 꽃 한송이 2천원이고, 두송이면 3천이다. 역시 신도회에서 하는 일이다.

 

 

 

 

 

옷도 팔고

 

또 한켠 부스에서는 옷도 판다. 주로 법복이다. 그리고 천연염색하여 만든 옷도팔고 있다.

 

 

 

 

그림도 팔고

 

파는 것은 먹는 것, 입는 것 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림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야외 갤러리가 열린 것처럼 각종 불화를 전시해 놓고 있다.

 

 

 

 

 

야외 갤러리의 가격을 보았다. 십만원대부터 백만원대까지 다양한다. 그 중에 수월관음도의 가격을 보니 백만원이다.

 

 

 

 

봉선사에서 큰 장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이 하여 봉선사에서는 큰 장이 열렸다. 신도회 주관으로 봉선사를 찾아 온 불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먹거리에서부터 꽃, 의류, 그림 등 매우 다양하다. 긴 줄을 서서 무료로 비빔밥을 먹는 대다수 사람들과 매우 차별화 되는 듯 하다.

 

희생자를 위한 천도재

 

세월호 참사영향으로 이번 부처님오신날은 매우 경건하게 치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산사음악회 처럼 시끌벅적한 가람의 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다. 이곳 봉선사에서도 오후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천도재가 열렸다. 징과 북 등이 등장하고 범패 음악소리가 나서 산사음악회 분위기와 확연하게 다르다.

  

 

 

 

 

법문이 없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2시가 되어서도 사람들이 계속 몰려 든다.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을 보니 오후 내내 이런 상황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 대웅전에서 절하고 관불하고 비빔밥을 먹고 가는 것이 보통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지만 법문이 없는 것이 아쉽다. 물론 오전에 법요식이 있어서 법문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오후에 들이닥친 사람들을 위한 법문을 들을 수 없다. 단지 절하고 등을 달고 비빔밥 먹고 가는 것이 부처님오신날 볼 수 있는 우리나라 불자들의 전형적인 신행방법일 것이다. 

 

 

 

 

2014-05-0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