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여자는 왜 남자의 따귀를 때렸을까? 영화 ‘님은 먼곳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4. 7. 1. 16:44

 

여자는 왜 남자의 따귀를 때렸을까? 영화 님은 먼곳에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그녀는 왜 남편의 따귀를 때렸을까? 영화 님은 먼 곳에에서 남편을 찾아 월남에 온 아내가 따귀를 때린 것이다. 그것도 한번이 아닌 여러 번 때렸고 손등으로도 때렸다. 그러자 남편은 아무 말없이 맞기만 한다. 그리고 마침내 아내 앞에 무릎을 꿇는다.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마지막 장면이다.

 

 

 

 

 

EBS에서 방영된 영화님은 먼곳에에서 마지막 장면은 뇌리에 깊이 남았다. 인터넷에서 제공된 포토를 보았으나 마지막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TV화면을 디카로 촬영해 놓았는데 이 마지막 장면에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영화가 끝났어도 마지막 장면을 보면 마치 화두처럼 의문이 생겼다. 그것은 여자는 왜 남자의 따귀를 때렸을까?”이다.

 

영화 줄거리를 보면

 

남자가 여자한테 따귀를 맞을 만한 이유는 있다. 이는 영화의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인터넷에 소개 되어 있는 영화 줄거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줄거리

 

“니 내 사랑하나”
가끔씩 동네 아주머니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인 ‘순이’는 외아들 ‘상길’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매달 군대 간 남편의 면회를 간다. 그러나 언제나 살가운 말 한마디 없는 남편 상길. 어느 날, 그녀에게 취한 상길이 묻는다. “니 내 사랑하나?

1971
년 베트남 전쟁,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길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온 순이는 다음 달도 여느 때처럼 면회를 가지만, 상길이 베트남 전에 자원해 갔다는 소식을 통보 받는다. 행방조차 알길 없는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떠나기를 결심한 순이. 베트남을 갈 수 있다는 말에 무작정 ‘정만’을 쫓아 위문공연단의 보컬로 합류하여 ‘써니’란 새 이름을 얻은 그녀는 화염과 총성이 가득한 베트남, 그 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드는데...

 

(님은 먼곳에 (2008), 이준익감독)

 

 

 

 

 

 

영화는 그다지 오래 된 영화가 아니다. 2008년도에 개봉 되었기 때문에 불과 6년만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EBS에서 매주 일요일 심야에 방송되는 한국영화특선에 소개 되었다면 그만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71년은 연장전

 

영화 줄거리를 보면 여자가 남편을 찾아 월남으로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시대적 배경은 1971년이다. 월남이 1975년 패망하였으므로 월남전 막바지로 접어 들 때라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베트남에서 1968 1월에 북베트남과 베트콩에 의한 구정대공세가 있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반전여론이 형성되었고 점차 북베트남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 되었다. 이후 전쟁종식을 위한 파리회담이 열렸다. 그럼에도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하여 소모전을 벌였다. 이에 대하여 연장전이라고 표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시대적 배경이 1971년이다.

 

스포일러(spoiler)?

 

영화줄거리에서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을 알려 주지 않는다. 다만 영화 초반부에 대한 설명이 조금 되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 주지 않는 것은 영화 보는 이를 배려해서 일 것이다.

 

영화 줄거리를 모두 알려 주면 영화가 재미 없다. 그럼에도 미개봉 된 영화내용을 모두 알려 준다면 이를 스포일러라 할 것이다. 스포일러(spoiler)란 영화의 줄거리나 주요 장면 등을 미리 알려 주어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을 말한다.

 

영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누군가 다음 장면을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식스센스는 극적인 반전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극적인 반전장면에서 누군가 저 사람 유령이야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보는 맛이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영화줄거리에서 상세하게 알려 주지 않는다. 영화리뷰나 영화평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작비가 70억의 블록버스터

 

베트남에 자원한 남편을 찾아 나선 여자는 삼류밴드와 함께 한다. 연락이 끊어진 남편을 찾기 위하여 삼류밴드와 함께 월남행 배를 탄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배타는 장면을 매우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종종 TV나 화보에서 군인들과 물자를 가득 싣고 떠나는 큰 배를 볼 수 있는데 바로 그 장면을 실감 나게 묘사 한 것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영화 님은 먼곳에는 자본이 많이 투입된 블로버스터 성격이다. 검색을 해 보니 제작비가 70억 들었다. 그리고 2008년 개봉당시 6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되어 있다.

 

비록 TV화면으로 영화를 보았지만 영화를 보면 막대한 물량이 투입된 흔적이 역력하다. 전투장면이나 사이공거리 등을 보면 미국에서 제작한 월남전 영화 못지 않게 생동감을 준다. 이렇게 공을 들여서 만들었기 때문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1971년 당시 월남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한뉘우스에서 전하는 월남은

 

한국인에게 있어서 월남은 매우 익숙한 나라이다. 월남전 당시 한국군의 파병으로 인하여 뉴스로도 알고 있고 또한 참전용사들의 무용담으로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한국사람들이 월남전의 실상에 대하여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한국사람들은 월남전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은 극히 단편적이라 볼 수 있다. 육칠십년대 극장에서 대한뉘우스로 보는 것 이상 더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 그래서 대한뉘우스에서 전하는 전과에 대한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요즘은 인터넷시대이다. 유튜브동영상을 보면 대한뉘우스에서 방영되었던 화면을 볼 수 있다. 주로 우리국군의 눈부신활약상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뉴스만 본다면 우리측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비추어진다. 이런 방식은 신문에서도 볼 수 있다.

 

월남전에서 오작교작전이 있다. 네이버 디지털아카이브 사이트를 검색하면 1967년 동아일보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캡쳐한 사진을 보면 다음과 같다. 

 

 

 

 

기사는 1967 3 22일자 동아일보이다. 야자수가 무성한 월남에서 작전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맹호와 백마부대 두 사단을 투입하여 채명신 한국국사령관의 진두지휘로 1번도로 주변 수백키로미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해 4 18일 자 기사를 보면 백마부대와 맹호부대가 손을 잡음으로서 작전이 성공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사망자 명단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지난 2년동안 연합군이 수많은 희생을 치러가며 작전하던 바로 이지역에서(매일경제 1967-05-03)”라는 문구를 보아 희생자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대한뉘우스에서는 끔찍한 전쟁의 참상을 보도 하기 보다 한국군의 전과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 군인들은 공포의 대상

 

대한뉘우스식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은 그야말로 귀신잡는 해병으로서 베트콩이 가장 무서워 하는 군대이다. 이에 대하여 한겨레신문에서 연재되고 있는 박태균의 베트남전쟁에 따르면 한국의 청룡부대에 대하여 남베트남 쪽의 입장에서는 용감했고, 베트콩의 입장에서는 잔인하다는 명성을 얻었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명성은 당하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 악명이었을 것이다.

 

디스커버리채널에서 방영된 ‘ 미국인들이 왔다(Then the Americans came)’을 보면, “베트남에서 한국 군인들은 공포의 대상이었죠”라고 말한다. 특히 배트콩 대장의 경우 “우리 마을과 공항사이에 한국청룡부대가 있었죠. 저는 베트콩 대장이었어요....제 아내는 ....그들은....”라고 증언 하였는데 차마 다 올릴 수 없어서 점점점(...)으로 처리 하였다. 이제까지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하여 적나라게 증언한 것이다.

 

한국군의 화려한 전과 뒤에는 수많은 희생도 따랐을 것이다. 그 때 당시 신문과 방송에서는 보도 되지 않았지만 요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는 우리측의 희생도 매우 컷음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월남전 기간동안 5,000명의 장병이 전사하고 12,000명이 부상 당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각지에 베트남참전기념비가 세워 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잔인한 미군과 초토화 된 한국군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님은 먼곳에는 베트남전의 실상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이제까지 보았던 대한뉘우스방식과는 다른 것이다. 영화속에서는 잔인한 미군과 한국군의 초토화 되는 모습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삼류밴드와 함께 남편을 찾으로 월남에 간 여자는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긴다. 삼류밴드와 함께 군위문 공연을 하는 과정에서 포탄이 날아와 아수라장이 되는 가 하면 베트콩에 포위 되어 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땅굴속에서 베트콩들과 함께 보내는 장면이 있다.

 

영화에서 베트콩과 함께 하는 땅굴생활은 사람 사는 곳이다. 거미줄처럼 엉킨 땅굴 속에서는 학교도 있어서 아이들이 지하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놀라운 장면은 미군이 포로를 대하는 장면이다그런데 미군 장교는 포로로 잡힌 베트콩을 학살하는 장면을 보여 준다. 특히 밴드단원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베트콩 대장을 즉결처분 하는 장면을 보면 이제까지 보던 미군 이미지와는 다른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장면은 한국군의 초토화 장면이다. 대한뉘우스에서는 항상 한국군이 전과를 올리는 것으로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부대가 마치 몰살 되는 듯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군의 학살과 한국군부대의 초토화 장면인 이제까지 보지 못하던 것들이다. 이런 장면이 삽입 된 것은 영화리뷰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게 해준다. 인터넷으로 본 영화 리뷰에 따르면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동기에 대하여 적고 있다.  그래서 위문공연단의 사진을 보다가 영감을 얻은 시나리오작가와 평소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연출자의 의기투합에서 시작된 이라 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영화제작자는 영화를 통하여 명분 없는 전쟁에 참여한 것과 전쟁의 참상을 보여 주기 위함이라 볼 수 있다.

 

어느 민족의 전쟁이야기

 

영화를 보면 감독의 역사인식이 보인다. 미국에서 제작된 월남전 영화가 대부분 전쟁의 참상과 부도덕을 고발하듯이 님은 먼곳에역시 역사의식에 따라 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비록 영화가 삼류밴드의 위문공연 장면 등 여러가지 눈요깃감을 보여 주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전쟁에 대하여 고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참전은 정당하였을까?

 

베트남전에 대한 글을 몇 차례 썼다. 가장 최근에 베트남참전기념탑을 바라보며(2014-02-27)’라는 제목으로 올린 바 있다. 이 글에서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된 바 있는 인도차이나 컬러로 보는 어느 민족의 전쟁이라는 제목에 ‘ 미국인들이 왔다(Then the Americans came)’라는 프로를 보고 작성한 것이다. 미국의 시각이 아닌 북배트남과 베트콩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프로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 한국의 참전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으로 다르고 있다.

 

그런데 이 프로를 통하여 알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미국의 월남전 개입은 패배가 예상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말려 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프로에서는 프랑스와의 전쟁을 들고 있다.

 

지엔비엔푸전투에서

 

디스커버리채널의 어느 민족의 전쟁이야기 1부는 주로 프랑스와 전쟁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1954년의 지엔비엔푸전투에 대한 것이다. 프로에 따르면 이 전투에 임하는 베트민 지휘관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프랑스군은 무기도 많았고 군사도 많았지요. 하지만 우리한테도 비장의 무기기 있었죠. 바로 용기이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내나라를 훔치려고 온 적들이니까요

 

(어느 민족의 전쟁이야기(인도차이나 식민지 전쟁 1부))

 

 

 

 

 

 

 

열악한 구식무기로서 신식무기로 무장한 프랑스군에 맞서 싸우려는 베트민 장교의 각오이다. 그래서 내나라를 훔치려고 온 적들이니까요라고 말하면서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한 것이다.

 

 

 

 

 

 

 

 

 

 

이처럼 베트남민족주의로 무장한 베트남군운 마침내 1954 3월 프랑스군 기지를 급습한다.  이 전투의 결과 프랑스군은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다. 이 전투로 프랑스군은 1500명이 전사하고 부상병도 수천에 달하였다. 그리고 만명이 포로로 잡힌 것이다. 베트민전사자는 8천명, 부상자는 만5천명이었다.

 

미국이 개입하였을 때

 

지엔비엔푸전투에서는 막강한 유렵인들이 약소국에게 패한 것이다. 초라하고 작은 베트남인들이 골리앗 같은 거인을 이긴 것이다. 이런 자부심이 있어서일까 미국이 베트남에 개입하였을 때 조금도 두려워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2부를 보면 ‘디엔비엔푸’전투에서 승리한 참전용사는 “소규모 인원으로 프랑스와 싸웠어요. 늘 무기가 부족했죠. 주민들이 직접 총을 제작 했습니다. 그렇게 구식 총과 대나무 창을 사용했죠. 그래도 우린 프랑스군을 이겼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미군이 들어왔을 때도 우리는 승리를 자신했어요.”라고 증언하였다.

 

베트남사람들은 강대국 프랑스와 싸워 이미 승리를 맛 보았기 때문에 미국이 들어 와도 이길 것을 확신 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미 전쟁의 승패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럼에도 미국은 베트남전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었고 더구나 한국군까지 끌어 들였다.

 

베트남민족해방전쟁양상으로

 

프랑스와 미국은 단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베트남에 개입하였다. 그러나 베트남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단지 외세의 개입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베트남전쟁은  민족해방전쟁의 양상을 띠었다.

 

이처럼 두 강대국을 상대로 한 베트남입장에서는 좌우 이념대결보다도 베트남 민족주의가 더 우선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데올로기의 싸움으로 보았지만 베트민 입장에서는 민족해방전쟁의 입장에서 싸운 것이다.

 

결과는 미국의 패배로 나타났다. 구식무기로 무장한 왜소한 체격의 민족주의 군대가 세계최강 미국을 이긴 것이다. 이렇게 미국이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미 정신력에서 결판 난 것이나 다름 없다. 이처럼 미국의 패배가 예견되어 있는 전쟁에 한국이 참전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월남에 참전하였을까?

 

너희들도 돈 벌로 왔지?”

 

한국이 월남에 참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좌우 이념대립기간 중에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또 하나 큰 이유는 아마 때문이라 본다. 이는 베트남 참전기념탑에 새겨진 문구로 알 수 있다.

 

전국각지에 베트남참전기념탑이 건립되어 있다. 사는 곳에도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자 기념탑이 건립되었다. 그런데 기념탑 뒷면에 시의 형식으로 된 문구가 있다. 문구 중에 그대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해외파병 용사들 그것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국위선양과 경제신장의 초석이었나니,”라는 내용이 있다. 바로 이 문구가 월남에 군대를 파견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월남파병으로 인하여 경제신장의 초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의 요청으로 월남에 파병한 것에 대하여 비판론자들은 미국의 용병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돈을 지불하는 대신 전투병을 파병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월남에 가는 것에 대하여 돈 벌로 간다고 하였다.

 

영화 님은 먼곳에에서도 돈 이야기가 나온다. 밴드멤버들이 베트콩에 포로가 되어 심문받는 과정이다. 베트콩 대장이 너희들은 왜 월남에 왔느냐?”라고 묻는다. 그러자 밴드리더는 위문공연 왔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베트콩 대장은 너희들도 돈 벌로 왔지?”라고 묻는다.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돈벌로 온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사실 영화에서 밴드멤버들은 월남에 돈 벌로 간 것이다. 부대위문공연을 다니면선 돈을 벌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영화에서는 베트콩 대장의 입을 빌어 너희들도 돈벌로 왔지?”라고 물음으로서 한국의 파병에 대하여 돈벌로 온 것이라고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여자는 왜 따귀를 때렸을까?

 

영화 마지막 신을 보면 여자와 남자가 극적으로 만난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장에서 남편을 찾아온 여자는 남자를 만나자 마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따귀부터 때린다. 남자 역시 아무말도 못하고 따귀를 맞는다. 몇 차례 따귀를 때리자 남자는 여자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숙이고 있다. 더 이상 아무 말이 없다. 영화는 그렇게 끝났다.

 

 

 

 

 

 

인터넷에서 영화리뷰를 보았다.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가 있었지만 단지 배우들의 이야기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자가 왜 따귀를 때렸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여자는 극적으로 만난 남편과 포옹하는 대신 왜 따귀를 때렸을까? 그것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을 버리듯이 월남으로 떠난 것이 야속했을 것이다. 그런 남편을 찾아 월남까지 가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천신만고 끝에 남편을 보았으나 반갑기 보다 서운한 감정이 앞섰을 것이다. 그래서 따귀부터 때린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다음 장면을 보면 남자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여자가 따귀를 때린 두 번째 이유는 명분 없는 전쟁에 참여하였기 때문이라 본다. 이는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가장 큰 메시지일 것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베트콩과 민간인을 학살하는 미군의 모습을 보여 주고 초토화 되는 한국군 부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구나 남자는 전투과정에서 극에 달한 증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명분 없는 전쟁에 참여하여

 

남자에게 베트콩에 대한 증오가 처음부터 있었을까? 우리와 아무런 이해 관계가없는 머나먼 타국의 민족과 원한 관계가 있을 리 없다. 그럼에도 월남에서는 마치 철천지 원수 대하듯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서로 학살 하였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였을까?

 

따귀치기 게임이 있다. 서로 마주 보고 앉아서 뺨을 치는 게임이다. 실험에 따르면 게임이 진행 될수록 극도로 점차 감정이 격해진다고 한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하였어도 강도가 세짐에 따라 점차 증오의 감정이 일어나게 되어 나중에는 상대방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라 한다. 월남에서도 그랬을 것이다.

 

디스커버리채널 프로에서 어느 베트남 장교는 증오심 없이는 싸울 수 없습니다라 하였다. 전투를 하다보면 증오심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는 것이다. 옆에서 동료가 죽어 나가는 것을 볼 때 증오의 감정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증오의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남자는 평소 원수처럼 지내던 동료가 전투중에 베트콩의 총에 맞아 죽자 눈이 뒤집힌다. 흰자위가 보일 정도로 눈이 뒤집힌 남자는 극도의 증오심을 분출한다. 그래서 베트콩을 향해 총을 마구 난사한다. 마치 마약을 하고 전투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전쟁은 누구든지 극도로 증오를 가진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여자가 찾아간 남자도 바로 그런 케이스이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의 따귀를 때렸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맞고만 있다. 그리고 여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고 만다. 왜 그랬을까? 자신의 행위에서 명분을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명분 없는 전쟁에서 자신의 행위가 부끄러웠기 때문에 여자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베트남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을까?

 

베트남참전용사와 베트콩상이용사

 

요즘 TV에서는 다문화에 가정을 많이 보여 주고 있다. 주로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 신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이 베트남이다.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출신 며느리들은 약 5만명이라 한다. 전쟁전에는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웠으나 40년이 지난 현재 베트남은 한국의 가장 큰 사돈나라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베트남사람들이 한국을 용서하였을까?

 

EBS에서 용서라는 프로가 있다. 평소 소원하였던 친구나 가족 등이 배낭여행을 통하여 화해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출연자 중에 월남전 참전용사가 있었다. 이 참전용사는 월남전 당시 청룡부대에서 근무할 당시 지뢰가 터져 온몸에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현재는 국가유공자라 한다.

 

월남참전용사는 아들과 함께 월남으로 화해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프로에서는 참전용사와 베트콩상이용사와 만남의 시간이 있었다. 그런 베트콩상이용사는 한쪽 팔이 없다. 한국군과 싸우다 팔을 잃은 것이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월남참전용사와 베트콩상이용사는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증오관계이었다. 그래서월남전 당시에는 마주 치면 먼저 보는 사람이 죽인다고 하였다. 하지만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더 이상 원수 사이는 아니다. 그래서 서로 화해와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프로에서 참전용사는 베트콩상이용사에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 끝나지 않은 전쟁, 악역배우 신준영과 아버지, EBS)

 

 

 

베트남참전용사는 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연발하였을까? 무엇이 죄송하다는 것일까?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용서를 빈 것은 한국군의 의해 팔을 잃은 것에 대하여 한국을 대표하여 미안하다고 말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미안하다라는 말에 대하여 범위를 더 넓히면 월남전에 참전한 것이 미안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나라에서 마치 철천지 원수 대하듯이 죽고 죽이는 전쟁을 한 것에 대하여 정당성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역시 미안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이렇게 본다면 이렇게 본다면 민간차원에서 이미 사과가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않는다

 

한국이 월남에 대하여 사과한 것은 김대중대통령이 국빈자격으로 방문하였을 때이다. 2001년 김대통령은 최초로 과거의 한국의 행위에 대하여 사과하였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들은 직접적 사과는 없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월남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하였지만 호치민묘소에 헌화만 하였을 뿐 사과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민간 차원에서는 이미 사과가 이루어진 것이다.

 

참전상이용사의 죄송합니다라는 발언에 베트콩상이용사는 무어라 말하였을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대신 서로 맞잡고 화해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베트콩상이용사는 용서하였을까?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 끝나지 않은 전쟁, 악역배우 신준영과 아버지, EBS)

 

 

 

참전용사의 죄송하다는 말에 베트콩상이용사는 용서하였으리라 본다. 그러나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라는 말이 있듯이 한쪽 팔을 잃은 베트콩상이용사는 참전용사의 죄송합니다라는 말에 용서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2014-07-0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