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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만 점거 하면 된다? 1998년의 참담하고 참혹한 종단사태

담마다사 이병욱 2015. 3. 21. 11:34

 

청사만 점거 하면 된다? 1998년의 참담하고 참혹한 종단사태

 

 

 

금번 동국대 총장과 이사장 선출 사건을 보면서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욕하며 보는 것이 막장 드라마라 하는데 요즘 조계종 권승들의 행태를 보면 막장 드라마의 요소를 모두 갖춘 것 같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막장드라마의 주역들의 행태를 보면 지난 98년 종권다툼을 재연하는 것 같다. 마치 청사만 점거하면 성공한 쿠데타로 간주 하듯이 이사장실을 점거 하는 모습에서 98년도의 데자뷰를 보았다. 보통사람들의 도덕적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권승들의 행태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여실히 보여 준 사태라 볼 수 있다.  

 

98년 사태로 인하여 교단자정센터가 출범하였다. 다시는 98년과 같은 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서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때 당시나 지금이나 사정은 나아 진 것은 없는 것 같다. 구악은 사라졌어도 신악이 생겨 났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반복되는 역사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그것은 잘못된 역사를 답습하지 않는 것이라 본다. 이런 때 뜻 있는 재가불자들이 힘을 합쳐 교단자정 운동하는 것에 대하여 응원한다.

 

다음 글은 98년 종단사태에 대하여 이전에 작성하였던 두 개의 글을 짜깁기 하여 재편하여 보았다.

 

 

 

 

 

조계종 옛 총무원청사(1998)

조계종 개혁회의는 출범과 동시에 과거 청산을 내세웠다.

개혁회의가 제시한 개혁 5대 목표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총무원 청사에 걸려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2004년 종단의 개혁세력이었던 젊은 승가는 제도권에 편입되었으나 98년의 참혹한 종단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 98년도 종단분규사태는 어떤 것이었을까. 자료를 찾아 보았다. 1998년도 12월달의 월간 해인에 나온 기록을 보면 사태의 원인을 알 수 있다.

 

98년 사태의 원인을 94년 개혁을 이끌었던 개혁세력의 분열과 일부의 과도한 ‘종권욕’ 때문이라고 규정 짖고 있다.  94년 종단개혁후에 4년이 지난 후 그 때 당시 총무원장인 월주스님의 3선 출마가 시발점이 된 사건 이다.

 

기존 보수진영과 개혁의 소외 그룹이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입지를 확보 하기 위하여 생겨난 것이 ‘3선 반대연석회의’라는 것이다. 3선반대라는 구호가 처음에는 먹혀 들어 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자, 아예 판을 깨버리고 종권을 장악하자고 주장하는 월탄스님측과 그래도 선거일정은 준수하자는 지선스님측으로 양분된다.

 

월탄스님측은 전 정종이었던 월하스님을 개입시켜 250명이 참가한 초소형 승려대회를 열고 11 11일 청사를 폭력점거하여 그들만의 종단을 만들었다. 반면 지선스님측은 월탄스님측과 결별하고 총무원, 중앙종회와 함께 11 30일 전국승려대회에 참가 함으로서 월탄스님측을 단죄 하는 대열에 합류 하였다. 2008 10월에서 12월까지 약 두 달간의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10 24

전종정 월하스님이 해종행위자들과 무승적자들의 청사난입을 허락

 

이들의 행위가 당신의 뜻임을 확인하는 ‘확인증’ 을 써줌

 

 

2) 1111

월탄스님측이 총무원 청사 강제점거

 

월하스님이 승려대회를 직접 지시.

종정 대 총무원장의 대결 양상을 연출.

‘정화개혁회의’ 라는 과도체제를 선포

 

 

3) 1112

월하 전종정 스님을 서울로 불러옴

 

자신들의 점거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

 

 

4) 1114

양재동 구룡사(주지 정우)에서 원로모임

자신들의 행위를 사후 추인받은 억지 모양새를 갖춤

 

 

5) 1116

정화개혁회의 개원

 

의원 몇 명과 신원확인도 안된 채 신분이 불확실한 승려 백여 명을 모아 놓고 회의

 

 

6) 1126

‘정화개혁회의’ 의 개원

행정, 사법, 입법을 통합하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기구를 출범.

 

전종정 스님은 정화개혁회의에서 개정하고자 한 종헌개정안이 종정중심제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정화개혁회의 개원에 불참하고 통도사로 내려가 버림

 

 

7) 1129

전국승려대회를 앞두고 중앙
종회와 교구본사주지연합회, 정화개혁회의 측간에는 막판 타협시도

 

전종정 스님의 재가를 받기 위해 통도사를 방문하였다. 그러나 전종정 스님은 합의안에 대한 재가를 거부하고 “힘있는 자가 이기는 것” 이라고 강변.

각 진영이 전종정 스님을 종단파탄의 주체
로 확인.

 

 

8) 1130

1130 전국승려대회

 

1500여 스님과 1000여 재가불자가 참여.

종정불신임.

월탄, 성문, 정우, 현호, 현근, 원학, 법일 등에 대한 중징계를 결의.

평화적인 청사 반환 요구.

70여 명의 스님과 폭력배가 화염병, , 음료수병, 쇠파이프 등으로 폭력을 행사하며 청사 진입을 강력 저지. 이 과정에서 약 35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는 불상사가 발생

 

 

9) 122

범불교재가연대 기자회견

 

한국 교사 불자회등 15개 재가단체 참여.

정화개혁회의에 대하여 종권찬탈에 눈이 먼 소수 폭력집단으로 규정

 

 

10) 126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범불교도대회 개최

 

 

11) 1211

법원이 정화개혁회의측 승려들의 퇴거 결정

 

정화개혁회의 강력반발

 

 

12) 1223

43일째 점거 하고 있던 청사에 대규모 경찰병력 투입하여 진압

 

경찰의 물대포, 최루탄, 불도저, 고가사다리에 맞서 정화개혁측은 사생결단으로 막았으나 자진투항

 

 

 

94년의 종단 분규가 4부대중과 전국민의 성원 속에 이루어진 성공적인 개혁이었다. 그러나 98년 분규는 94년 개혁 전후 종단으로부터 치탈도첩된 서의현, 황진경, 김경우, 임원두 등의 해종행위자들과 이들과 관계가 있는 전종정 스님, 그리고 개혁세력의 분열과 소외된 그룹까지 개입하면서 사상 최악의 참담하고 참혹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98년 사태는 전과정이 TV와 신문등 매스컴에서 낱낱이 중계되고 보도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위성 중계 까지 되어서 한국불교를 여지 없이 추락 시킨 다시는 기억 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사건으로 남아 있다.

 

청사만 점거 하면 쿠데타는 성공한다는 구태의연한 점거세력은 43일동안 실제로 청사를 점거 하고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종무원들이 폭력점거에 협조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재가불자들이 연대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사부대중의 규탄대회에 참가 하여 쿠데타 세력을 응징 하였던 것이다.

 

쿠데타세력은 오로지 청사만 점거 하였을 뿐 원로회의, 중앙종회, 본말사에 대한 장악력을 전혀 갖지 못한 것이다. 이런 점거 과정에 있어서 정부의 늑장대응도 문제 되었다. 마치 사태를 즐기면서 지켜보는 듯한 태도를 말한다.

 

월간해인에 실린 그 때 당시의 글을 읽어 보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 또는 무협소설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1998년의 상황은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것도 출가한 스님들끼리 벌이는 권력다툼이었고, 여기에 전 종정이 개입하였는가 하면, 청사만 점거하면 성공한 쿠데타로 인식하여 사활을 건 싸움이었다. 불자들은 그런 장면이 TV에 나올 때 마다 채널을 돌려 애써 외면하였고, 무엇 보다 타종교인들 보기가 민망하였다.

 

그와 같은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아서일까 불자들은 지금도 총무원장 선거를 한다든가, 종권이나 이권과 관련하여 불교관련 기사가 나올 때 마다 가슴을 졸인다. 그리고 다시 한번 1998년과 같은 참담하고 참혹한 사태가 일어난다면 한국불교는 끝장이라고 여기고 있다.

 

불교는 스님들만의 불교가 아니다. 또 불교는 승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승가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슴을 졸이고 염려와 걱정을 한다면 한국불교의 퇴보이고,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급격하게 변하는 다양화시대에 발 맞추어 재가불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그리고 훌륭한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불교는 비구와 비구니로 구성된 이부대중의 불교가 아니라, 청신사와 청신녀도 포함된 사부대중의 불교이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1) http://blog.daum.net/bolee591/16154564

2) http://blog.daum.net/bolee591/16154882

3)월간해인, 1998 12월호

 

 

20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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