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내 마음 속의 동반자, 찌그러진 그림자

담마다사 이병욱 2015. 4. 10. 09:28

 

내 마음 속의 동반자, 찌그러진 그림자

 

 

 

남들을 보면서

나의 모습을 본다.

영화를 보면서

나의 내면을 본다.

 

영화에서 심리묘사

장면을 보았을 때 공감한다.

그러나 때로 불편하다.

내면에 숨겨져 있는 비밀이

드러난 것처럼 보인다.   

 

내면을 들킬 때가 있다.

숨기고 싶었던 것,

잊고 있었던 것이

남들의 행위를 봄으로 인하여

나의 내면의 치부가 드러난다.  

 

남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보았을 때

내면의 부끄러움으로 당혹해 한다.

한편으로 강한 반감을 갖는다.

그림자가 그 사람에게 투사되어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누구나 그림자가 있다.

바늘 가는 곳에 실 가듯이,

마음의 그림자 역시 항상 따라다닌다.

싫어서 도망가지만

어느 새 바싹 붙어 있다.

 

그림자는 왜 따라 다닐까?

마치 징징거리며 따라 붙는 동생 같다.

저 멀리 가라고 소리 쳐 보고

도망가지만 끝까지 따라 붙는다.

 

동생은 함께 가자고 한다.

철부지 동생과 함께

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남들 보기에도 창피하다.

그러나 같은 핏줄이기에 허용하고 만다.

 

마음속의 그림자,

떠날 수도 도망 갈수도 없다.

항상 함께 가야만 하고 함께 살아야 한다.

그림자가 따라 붙는 데는

아마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구나 알아주고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그림자 역시 알아주고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제발 나를 인정해달라

2의 나를 무시해도 되느냐

고 말하면서, 내면의 또 다른 나를

인정해 달라는 것과 같다.

 

그림자는 피하면 피할수록,

숨기면 숨길수록 집요하게 따라 붙는다

그와 비례하여 엄청나게 커진다.

압도 되면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이 된다.

 

그림자는 찌그러진

또 다른 나의 모습이다.

꼭꼭  숨기고 싶었던 또 다른 나,

애써 무시하고 싶고,

숨기고 싶은 또 다른 나의 모습이다.

 

그림자를 알게 되었을 때,

그리고 그림자를 인정하였을 때

그림자는 점차 작아 질 것이다.

그림자, 평생 함께 해야 할

내마음속의 동반자이다.

 

 

 

2015-04-1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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