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스님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카스트인가, 신도를 서열화 하는 조계종

담마다사 이병욱 2015. 4. 20. 11:36

 

스님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카스트인가, 신도를 서열화 하는 조계종

 

 

 

새로운 신도계급의 탄생인가

 

조계종에서 새로운 신도등급이 탄생하였다. 신도를 서열화 하여 최고 품계인 선혜에 해당되는 인력 357명이 처음으로 배출 되었기 때문이다. 현대불교신문에 따르면 지난 4 18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선혜품계 품서식이 열렸다고 보도 되었다. 이날 품서식에서는 자승총무원장과 지원포교원장의 축사가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사부대중공동체이었다. 신도품계 중의 선혜품수자가 배출됨에 따라 사부공동체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조계종 신도를 서열화 하고 계급을 매기는 선혜품계는 어떤 것일까? 교계 뉴스에 따르면 화엄보살 10위로 설하신 선혜의 경지를 체득이라 되어 있다. 화엄보살 10위는 무엇이고 선혜의 경지는 무엇일까? 좀더 자세히 알아 보기 위하여 검색해 보았다. 검색결과 지난 2011년에 공표된 신도품계 시행령을 발견하였다. 시행령에 따르면 신도를 등급화 하는 것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 되어 있다.

 

시행령의 목적을 보았다. 가장 큰 목적은 신도조직화이다. 그 다음으로 소속감의 고취와 자긍심의 향상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그것은 다름 아닌 조계증 신도증 확보 방안의 일환이라 보여진다. 이는 조계종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도조직화에 따른 것이다.

 

조계종의 신도수는 4만명?

 

조계종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대 종단이다. 그렇다면 신도증을 발급받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동안 시행한 신도증 등록자는 25만명 가량이라 한다. 신도 교육기관 110곳에서 매년 7천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매년 신도증소지자는 늘어 날 것이라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치는 답보상태라 볼 수 있다. 2013년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멤버십 신도증을 발급하면서 4년 이내에 100만 명에게 신도증을 발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21만 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불교의 현주소이다.

 

21만명이 신도증을 소지 하였다고 하여 교무금을 다 내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불교신문에 따르면 교무금을 납부함으로서 신도의 의무를 다하는 자는 4만명에 불과 하다고 한다. 교무금 납부기준으로만 본다면 조계종의 신도수는 4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잘 나가는 중형사이즈 교회 수준 보다 못한 것이다.

 

매월 1만원 이상 납부 하는 신도수가 4만명이라 한다. 그런데 조계종 신도품계 현황에 따르면 네 단계의 품계 중에 두 번째인 행도품계자와 정확하게 일치 한다. 또 신도증등록자가 25만명이라 하였는데 이 수치 역시 네 단계의 품계에서 첫 번째인 발심품계자’ 25만명과 정확하게 일치 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조계종에서 시행중인 신도품계는 신도증등록자와 교무금납부자를 기준으로 하여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신도품계 시행령을 보면

 

조계종 신도품계는 발심, 행도, 부동, 선혜 이렇게 네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설명 되어 있다.

 

 

1) 발심(發心) 

바른 신심을 일으켜서 진리를 추구해 가는 최초 단계로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을 일으켜 사찰의 신도로 입문한 단계로 개인의 신행과 사중 각종 불사에 참여하는 자가 품수하는 품계

 

2) 행도(行道)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행해 가는 단계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익히고 이웃을 위해 실천해가는 단계로 사찰신도의 신행을 안내하고 임원으로서의 기본자격을 가진 자가 품수하는 품계

 

3) 부동(不動)

진여(眞如)를 얻어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경지로 믿음과 배움과 보살행을

흔들림 없이 실천해 가는 단계로 사찰과 종단의 주요 임원으로서 기본자격을 가진 자가 품수하는 품계

 

4) 선혜(善慧)

十力 얻어 근기 따라 교화하는 지혜를 터득한 경지로 믿음이 견고하고,

지혜가 깊어 널리 전법 교화하는 단계로 종단 신도의 지도인력으로서 자격을 인정받는 자가 품수하는 품계

 

(신도품계 시행령, 불기 2555 (2011) 07 05일 제정공포)

 

 

발심단계는 입문단계임을 알 수 있다. 처음으로 불교에 입문하여 교육을 받는 단계를 말한다. 행도단계는 각종 교육을 이수한 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 하는 자임을 알 수 있다. 부동단계는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진 자로서 포교사 등으로 종단에서 주요한 임무를 맡은 자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선혜단계는 신도조직 중 최고의 단계로서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갖춘 자임을 알 수 있다.

 

네 등급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네 단계 신도등급을 보면 화엄경을 근거로 하여 명칭을 부여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신도등록증과 교무금 납부와 교육,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관련이 있다. 이는 교계뉴스에서 신도품계는 종단신도등록자인 발심(發心)품계와 기본교육이수자인 행도(行道)품계, 전문교육 및 재교육 이수자인 부동(不動)품계, 신도지도자인 선혜(善慧)품계 등 4단계로 이뤄져 있다.(불교신문 2015-04-08)”라 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에 따르면 명백히 발심품계에 대하여 종단신도등록소유자라 하였다. 이 수치가 25만명이다. 다음 단계가 행도단계로서 4만명인데 이 수치는 교무금납부자의 숫자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다음으로 부동단계는 3만명인데 이는 전문교육을 이수한자이거나 포교사 등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선혜단계로서 357명인데 대부분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명망가들이다.

 

시행령이 나온지 4년 만에 처음 선발된 선혜단계의 불자들은 어떤 인물들일까? 교계뉴스에 따르면 불자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라면 대부분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이다.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곽명희 포교사단장, 김의정 조계사 신도회장, 권익현 초대 국회 정각회장이 대표 등을 말한다. 조계종 내에서 신도회장을 지낸 자들은 자동으로 선혜품계가 됨을 알 수 있다. 또 유명정치인이나 사회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들, 그리고 역대 불자대상 포함자들 역시 선혜단계에 포함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조계종은 신도를 등급화 하여 네 단계로 나누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올라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행령에 따르면 인증절차가 있다. 예를 들어 세 번째 단계인 부동품계를 받기 위해서는 재적사찰 주지가 종단에서 인증하는 재교육 내지 신행경력 등을 점검하여 품계 신청을 하며, 포교원에서는 이를 인증한다.”라고 되어 있다. 아무리 뛰어난 신도라 하더라도 제적사찰 주지가 추천하지 않으면 상위단계로 올라 갈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신도단계에 대하여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조계종 신도등급 네 단계

구분

의미

자격요건

숫자

  

발심단계

입문자

오계 수지자

25만명

종단 신도등록자

행도단계

교육이수자

신도기본교육 이수 자

4만명

교무금 성실납부자

부동단계

주요 임원

신도전문교육 이수자

3만명 이상

포교사 등

선혜단계

지도인력

지도자교육 이수자

357

사회저명인사

 

 

 

신도등급 네 단계에서 선혜단계를 보면 대부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저명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받는 혜택도 많다. 시행령에 따르면 종단 신도 지도인력으로서의 자격향유, 종단 최고 포상대상 자격 향유라 되어 있다. 여기서 향유라는 말은 자기의 것으로 소유하여 누림이라는 뜻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선혜단계에 포함되면 불자대상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불자대상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가능성이 있는 자들에 해당된다. 이렇게 본다면 선혜단계는 종교적으로 말하면 원로원에 해당되고, 정치적으로 본다면 상원에 해당된다. 어떻게 보면 신도귀족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신도등급에서 최상위는 선혜단계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 자리에 올라 갈 수 없다. 사회적으로 유명인이거나 종단에 크게 기여한 자가 아니면 올라 가기 힘든 자리이다. 이렇게 최상위 계층으로 올라 가긴 하지만 스님의 아래에 위치 해 있다. 스님 이상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승가와 재가는 어떤 관계이어야 하는가?

 

새로 선출된 선혜품계자들에 대하여 총무원장과 포교원장은 사부공동체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 하였다. 사부공동체의 첫발이 신도서열화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지 않는다.

 

초기경전 어느 곳을 열어 보아도 비구들이 신도들을 서열화 하여 사부공동체를 실현하였다는 이야기를 보지 못하였다. 더구나 등급을 만들어 조직화 하였는데 이는 사부대중공동체정신에도 어긋난다. 승가와 재가의 관계를 수직화 시켜 놓은 것은 승가와 재가의 수평적 관계와도 어긋난다.

 

승가와 재가는 어떤 관계이어야 하는가? 이는 사방승가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앙굿따라니까야에 벨라마의 경(A9.20)’이 있다. 경에 따르면 커다란 보시를 가져 오는 보시의 과보에 대하여 설명 되어 있다. 그 중 열 네 번째 항목을 보면 사방의 참모임을 위해 승원을 세운다면. 그것은 커다란 과보를 가져올 것입니다.( Yo ca buddhapamukha1 bhikkhusagha bhojeyya, ida tato mahapphalatara, A9.20)”이라 하였다. 여기서 ‘사방의 참모임(cātuddisa sagha)’이라는 말은 ‘사방승가’를 말한다.

 

사방승가는 시간적으로 삼세에 걸쳐 확대되고 공간적으로는 우주적으로 확대되는 보편적 승가를 말한다. 이렇게 본다면 사방승가에는 재가신도도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방승가도 재가신도에 대한 언급이 없이 비구, 비구니의 승가의 확장으로 규정되고 있다. 한편 현전승가는 시간, 공간적으로 제한된 사방승가의 지역승가로서의 공동체를 말한다. 이 현전승가 역시 비구, 비구니의 승가공동체이다.

 

초기경에 따르면 사방승가와 현전승가에 재가신도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사방승가의 경우 사부대중을 모두 승가의 개념으로 본다. 왜 그런가? 불교공동체는 출가자와 재가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상가에 대하여 오로지 출가자들의 공동체라고만 볼 수 없다. 왜 그런가? 재가자들의 지원이 없으면 승가는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출가자는 생활의 물자를 얻기위해 노동할 수 없음으로, 우바새와 우바이로부터 생활필수품인 의식주를 위한 생필품와 의약품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래야 현전승가가 유지된다.

 

재가자의 지원을 받은 현전승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유지하고 널리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래서 부처님을 상수로 하는 출가와 재가의 승가가 성립 된다. 이것이 삼세에 걸쳐 확대되고 공간적으로는 우주적으로 확대되는 보편적 승가인 ‘사방승가’개념이다.

 

승가라 하여 모두 출가자의 전유물이라 볼 수 없다. 출가와 재가의 관계속에서만 상가가 성립 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출재가를 막론하고 귀의의 대상은 승가가 된다. 그럼에도 한국불교에서는 스님들을 승보의 지위로 올려 놓았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는가? 재가의 신도들은 단지 스님들의 하부조직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더구나 신도들을 서열화 하여 네 단계의 품계를 만들어 신도등급을 매겨 놓음으로써 재가는 스님의 종속관계로 전락 하였다.

 

종속관계로 전락한 스님과 재가의 관계에 있어서 신도들은 아무리 훌륭한 지혜를얻어도 스님들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품계를 얻을 수 없다. 신도들의 신행이나 지혜 등 깨달음과 관계 된 것이 아닌 신도증과 교무금, 그리고 사회적 인지도에 따라 신도들을 서열화 해 놓은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한국불교는 스님을 승보로 만들어 놓았으니 스님의, 스님에 의한, 스님을 위한 불교가 된 것이다.

 

남녀차별이 있을 수 없다

 

부처님은 수 많은 가르침을 펼치셨다. 사성제와 팔정도, 십이연기와 같은 근본가르침을 비롯하여, 자비실천의 가르침, 수행의 가르침, 현실직시의 가르침 등과 함께 평등의 가르침도 설하였다.

 

부처님의 평등의 가르침은 어떤 것이 있을까? 그것은 가르침 앞에 남녀차별, 승속의 차별이 있을 수 없음을 말한다. 여자인 비구니에게도 부처님의 경지에 해당되는 깨달음을 증득 할 수 있음을 말한다.

 

초기경전에 따르면 남녀 차별이 없다. 심지어 어떤 여인은 남자보다 더 훌륭하네(S3.12)”라 하였다. 또 초기경에 따르면 악마 빠삐만이 두 손가락 만큼의 지혜를 지닌 여자로서는 그것을 알 수 없네.(S5.2)”라 하여 깨달음에 이를 수 없음을 말하자, 수행녀는 마음이 잘 집중되어 최상의 진리를 보는 자에게 지혜가 나타난다면 여성의 존재가 무슨 상관이랴.(S5.2)”라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여성이라 하여 아라한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만일 여성이라 하여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는 악마가 말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남자다 또는 여자다 그렇지 않으면 도대체 무엇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그는 악마일 뿐이리.(S5.2)”라 하였다. 깨달음에 있어서 남녀의 차별을 두는 것에 대하여 마구니의 말과 똑 같은 것으로 본 것이다.  

 

출재가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남녀차별이 없듯이 출가와 재가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왜 그런가? 부처님의 평등의 가르침에 따르면 출생을 묻지 말고 행위를 물어야 하리.(S7.9)”라 하였다. 여기서 출생이라는 말은 부처님 당시 사성계급에 따른 바라문 계급의 우월성을 말한다.

 

부처님은 태생에 따른 계급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로지 행위로 그 사람의 신분이결정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은 행위를 강조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나,

태생에 의해 바라문이 아닌 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되기도 하고,

행위로 인해 바라문이 아닌 자도 되는 것입니다.

 

행위에 의해 농부가 되고,

행위에 의해 기능인이 되며,

행위로 인해 상인이 되고,

또한 행위로 인해 고용인이 됩니다.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전사가 되며,

행위로 인해 제관이 되고,

또한 행위로 인해 왕이 됩니다. (Sn3.9)

 

 

Pyramid of Caste system in India

 

 

출가자라 하여 반드시 비구로 볼 수 없다. 비구행위를 해야 비구가 되는 것이다. 만일 승복을 입고 삭발한자가 도둑질을 하면 도둑놈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행위에 의하여 신분이 결정된다는 것이 부처님의 평등의 가르침이다.

 

재가자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

 

재가자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는 자라면 출재가를 막론하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초기경전에서 밧차곳따가 부처님에게 존자 고따마의 제자로서 흰 옷을 입고, 청정한 삶을 살며, 다섯 가지의 낮은 경지의 장애를 끊고, 홀연히 태어나, 거기서 열반에 들어, 이 세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재가의 남자신도가 있습니까?(M73)”라고 물어 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밧차여, 나의 제자로서 흰 옷을 입고 감각적 쾌락을 수용하지만, 가르침을 따르고, 훈계를 받아들이고, 의심을 뛰어넘고, 의혹을 끊고, 두려움 없음을 성취하고,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스승의 가르침 가운데 사는 재가의 남자 신도가 백 명이 아니고, 이백 명이 아니고, 삼백 명이 아니고, 사백 명이 아니고, 오백 명이 아니고,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M73)”라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면 흰 옷을 입은 재가자일지라도 성자의 흐름에 들어 갈 수 있음을 말한다. 그런데 그런 성자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이다.

 

재가불자도 가르침을 실천하면 수다원, 사다함 등 사쌍팔배의 성자가 될 수 있다. 성자가 되면 공양을 받게 될 것이다. 재가자라 하여 항상 공양만 하는 신도로 머물러 있지 않음을 말한다. 그래서 부처님의 평등의 가르침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불의 비유를 들었다

 

 

“출생을 묻지 말고 행위를 물어야 하리.

어떠한 땔감에서도 불이 생겨나듯

비천한 가문에도 지혜로운 현자가 생기네.

부끄러움으로 자제하는 자가 고귀하네. (S7.9)

 

 

여기 땔감이 있다. 그 땔감의 종류는 다양하다. 향기가 좋은 고급전단향나무도 있을 수 있고 야크똥을 말린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모든 땔감에 불을 붙이면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불의 화염, 광채, 광명이다. 어느 땔감이든지 이 세 가지 요소는 동일하다. 전단향나무라 하여 더 화려한 광채가 나는 것이 아니고 야크똥이라 하여 덜 광채가 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땔감은 불이 붙으면 공통적으로 화염, 광채, 광명이 나게 되어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남녀의 차별이나 출가와 재가의 차별이 있을 수 없음을 말한다. 누구나 가르침을 실천하면 마치 모든 땔감에서 불이 붙듯이 깨달음 역시 동일하다는 것이다.

 

스님을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카스트가

 

한국 종단의 현실을 보면 남녀 차별을 하고 재가와 출가의 차별을 한다. 더구나 재가의 경우 네 단계로 등급을 매겨 서열화시켜 놓았다. 그것도 깨달음과 전혀 관련이 없이 단지 신도등록증 여부와 교무금 납부여부, 그리고 포교사 자격증 유무, 사회적 인지도에 따라 네 단계의 품계를 만들어 놓았다.

 

한국불교에서는 출가와 재가를 엄격하게 구분하여 재가를 승가의 하부조직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부처님의 평등의 가르침에 위배 된다. 출가와 재가는 동등한 관계로서 보시를 하고 공양을 받는 관계이다. 또 출가와 재가의 귀의 대상은 승가이다. 그럼에도 스님을 승보로 간주하는 한국불교에서 스님을 정점으로 하는 또 하나의 카스트가 탄생되었다. 조계종에서 시행중인 네 가지 품계에 따른 신도서열화에 동의할 수 없다.

 

 

2015-04-2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