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내일아침 후회하지 않으려면

담마다사 이병욱 2015. 4. 23. 07:49

 

내일아침 후회하지 않으려면

 

 

 

 

 

 

 

자신을 바꾸어 나가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어떤 경계에 부딪쳤을 때 여지 없이 깨져 버린다. 그럴 경우 이제까지 해 왔던 일들이 물거품 된 듯한 느낌이다. 한마디로 도로아미타불이다. 이렇게 깨질 때마 후회가 일어 난다. 역으로 생각하면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라는 후회가 있기에 이만한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

 

지금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거짓말을 함으로 인하여 뼈저린 고통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가 도둑질을 하지 않는 것도, 지금 내가 살생을 하지 않는 것도 머나먼 과거 전생에 끔찍한 경험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살인을 하지 않으려 한다. 또 도둑질, 성폭행, 사기, 음주를 하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오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량없는 윤회과정에서 나는 한때 살인을 저질렀을지 모른다. 그 과보로 악처에 떨어져 한량없는 기간 동안 상상을 초월한 고통을 겪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고 눈물을 흘리며 후회하였을지 모른다. 그런 참회가 있었기에 오늘날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났는지 모른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축복이다. 과거 못된 짓 하던 과보를 다 받고 인간으로 태어 났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오계를 지킬 준비가 된 자들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오계를 어기게 되었을 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 본다. 악처에 또 다시 떨어져 끔찍한 과보를 받지 않기 위해서이다.

 

계행은 어떻게 지켜지는 것일까? 기독교인이라면 하늘을 두려워할 것이다. 하느님 또는 하나님이 다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함부로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 유교를 믿는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고자 노력할 것이다.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 것이다. 불교인이라면 업에 대한 과보를 늘 생각할 것이다.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은 행위에 대한 과보를 생각한다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종교에서든지 오계준수를 요청하고 있다.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음주가 나쁜 과보를 가져 올 것이라고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를 어기면 두려움을 느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오계를 어기는 삶을 살아간다.

 

오계를 어길 때 자신도 모르게 어기는 경우도 있지만 알면서도 어기는 경우도 많다. 분명히 나쁜 짓임을 알면서도 어기는 것이다. 도둑질 하는 것이 나쁜 짓임을 알면서도 남의 물건에 손이 가는 것이다. 도박을 하면 패가망신하는 것을 알면서도 화투장을 놓지 못한다. 술마시는 것도 담배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왜 그럴까? 습관이 들였기 때문이다.

 

한번 습관된 것은 여간해서 고치기 힘들다. 그래서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라 했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사람들은 습관의 노예가 되어 한평생을 살아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 그것은 수행밖에 답이 없다. 습관은 수행을 통하여 고쳐진다. 그런 수행은 어떤 것일까? 다름아닌 수습(修習)’이다. 수행이라 하여 다리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못된 습관을 고쳐 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수행의 또 다른 말이 수습이다.

 

매번 후회한다. 특히 새벽에 후회한다. 온갖 오염원이 가라 앉은 새벽시간에 전날 행위를 떠 올리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경계에 부딪쳤을 때 여지 없이 깨졌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장자에 나오는 오십구비(五十九非)’이다. 인생육십을 살다보니 지난 오십구년 동안의 잘못을 깨닫게 되고, 오십구세까지 일들이 모두 다 잘 못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지금 여기에서 후회가 일어 났을 때 이전의 삶이 모조리 부정되는 것이다.

 

아침이 되면 매번 후회한다. 그럴 경우 이전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안다. 후회없는 인생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늘이 보고 있어서, 역사의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하여, 행위에 대한 과보가 두려워서 멈칫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여기에서 행위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위가 내일 아침에 분명히 부끄러움과 창피함, 그리고 후회를 유발할 것이라면 그만 두어야 한다. 그래서 부끄러움을 알고 자제합니다.(Stn462)”라 하였다. 것이 내가 최근 깨달은 삶의 방식이다.

 

 

행한 뒤에 후회하고

얼굴에 눈물을 흘리며 비탄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Dhp67)

 

행한 뒤에 후회하지 않고

만족스럽고 유쾌한

결과를 초래하는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이 좋다. (Dhp68)

 

 

 

2015-04-23

진흙속의연꽃